‘가족’ 이라는 단어는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합니다. 그 이름만으로 마음이 따뜻해지기도 하고, 고마움과 미안함이 교차하기도 하고, 때론 가장 미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저는 고레에다 히로카즈 감독의 영화를 좋아하는데요. 다양한 가족의 모습이 담긴 그의 영화에서 늘 감동을 받습니다. 겉으로 보기에 행복해 보이는 가족도 문제가 없지 않고, 겉으로 보기에 문제가 가득해 보이는 가족도 행복을 안고 살아가기도 합니다. 이 모든 복잡한 감정들이 ‘가족’이라는 이름으로 묶여있는 것 같습니다. 다양한 사랑의 모습으로요. 사랑하는 가족들과 함께 읽고 싶은 책을 소개합니다. 다양한 가족의 이야기지만 이 안에 우리 가족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배은희 저 | 놀
이 책은 조금 낯선 가족의 이야기입니다. 바로 위탁가정의 이야기를 담은 에세이입니다. 우리 주변에는 가족의 보호를 받을 수 없는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런 아이들이 일정 기간 위탁가정에서 지내며 ‘가족의 사랑’을 경험하게 해줄 수 있습니다. 배은희 작가는 7년 전, 생후 11개월된 은지를 위탁해 지금까지 키우고 있습니다. 언제 떠날지 모르는 딸이기에 더욱 최선을 다해 아이를 사랑해주려고 노력합니다. 남남이 만나 가족이 되는 과정은 절망도 후회도 있었지만 은지를 만나고 배운 삶의 가치들이 자신을 성장시켜주고 있음에 감사하다고 합니다. 은지를 만나지 않았다면 경험할 수 없었을 사랑을 이렇게 우리에게도 전합니다.
사람을 변화시키는 건 결국 ‘사랑’이다. 열정만 앞섰던 내가 느긋해진 것도, 깐깐한 규칙을 고집하던 내가 허용적인 할머니처럼 바뀐 것도, 위탁가족으로 살면서 배운 사랑 때문이었다.
심하게 낯가리던 은지가 이제는 엘리베이터에서 만나는 어른들께 큰 소리로 인사하게 된 것도, 유치원에서 번쩍번쩍 손을 들고 발표하게 된 것도, 위탁가족 안에서 배운 사랑의 힘이라고 믿는다.
사랑, 그 막강함을 배우는 곳이 위탁가정이다. _본문 중에서
노부토모 나오코 저/최윤영 역 | 시공사
이 책의 저자 노부토모 나오코는 도쿄에서 일하는 프리랜서 영상 감독입니다. 85세의 어머니가 치매 진단을 받게 되자 도쿄와 고향 히로시마 구레시를 오가며 원거리 간병을 시작합니다. 일을 그만두고 고향으로 돌아오려고 했지만, 그를 막아선 건 아흔을 넘긴 아버지였습니다. “네 엄마는 내가 돌보마. 너는 네 일을 해라.” 평생 아내의 돌봄을 받아오던 아버지가 이제는 어머니를 돌보게 됩니다. 엄마의 속옷을 손수 개키고, 이불잇을 갑니다. 엄마가 치매 진단을 받기 전부터 고향에 내려갈 때마다 카메라를 켜고 부모의 평범한 일상을 찍던 저자는 이제 치매와 함께 살아가는 부부의 모습을 카메라에 담습니다. 다큐멘터리로 제작되어 화제가 되었던 이 이야기를 책으로 담았습니다. 누구도 피할 수 없는 노화와 질병이 가족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 놓는지 생생하게 보여주는 한편, 가족의 돌봄의 의미를 새롭게 일깨워줍니다.
“나오코 씨, 저는 엄마를 간병하다 떠나보내고서 생각했어요. ‘간병은 부모가 목숨 걸고 해주는 마지막 육아’라고요.” 이 말을 부모가 건재한 동안에 알게 되어 다행이었다. 나는 진정으로 생각했다. 엄마는 지금, 자신의 전부를 걸고서 자식인 내가 인간으로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도록 마지막 육아를 해주고 있구나. _본문 중에서
프레드릭 배크만 저/이은선 역 | 다산책방
이 책은 『오베라는 남자』로 신드롬을 일으키며 전 세계 독자의 마음을 사로잡은 프레드릭 배크만의 에세이입니다. 25년 동안 자신밖에 모르는 삶을 살았다고 고백하는 그가 아내를 만나고 아이가 생기며 이전과는 완전 다른 삶을 살게 됩니다. 배크만은 “아들에게”라는 말로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아직 “아빠”라고 부르는 것도 서툰 아이에게, 앞으로 아이가 세상을 살아가며 알았으면 하는 크고 작은 교훈들과 요령들을 하나둘 이야기합니다. 좋아하는 일을 찾아가고,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친절을 베풀고, 뭐든 되고 싶은 대로 될 수 있지만 있는 모습 그대로 지내도 된다는 사려 깊은 조언. 특유의 엉뚱함과 위트, 장난기 어린 말들 속에 가족을 향한 사랑이 가득 담겨있습니다.
나에게 너와 네 엄마는 가장 근사하고 가장 환상적이며 가장 두려운 모험이야. 나는 너희 두 사람이 그 모험에 나를 계속 초대해준다는 데 날마다 놀라곤 한다._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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