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오스크 앞에서 주문하지 못하고 머뭇거리는 부모님, 코로나 지원금 신청을 인터넷으로 하지 못해 은행과 주민센터 앞에서 줄을 서는 부모님 때문에 속상했던 적 있을 것이다. ‘친절하게 잘 알려드려야지.’ 결심하다가도 쉽고 당연하게만 느껴지는 컴퓨터 작동법을 자꾸 물어오셔서 짜증을 낸 경험이 있을지도 모르겠다.
컴퓨터 앞에서 작아지는 부모님을 위해 컴퓨터 기초 강의를 시작한 ‘욜디’ 곽은지, 이제는 유튜브 채널 <욜디 컴퓨터 기초>를 통해 ‘우리 모두의’ 부모님이 컴맹에서 탈출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고 있다. ‘진짜’ 컴퓨터 기초부터 다질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바람을 담아 시니어 눈높이에 딱 맞는 『부모님을 위한 컴퓨터 무작정 따라하기』를 펴냈다. 더이상 남들에게 물어볼 필요 없도록, 컴퓨터가 ‘세상 쉽게’ 느껴지도록 도와주고 싶다는 ‘욜디’ 곽은지를 만나 보자.
안녕하세요, 작가님. 『부모님을 위한 컴퓨터 무작정 따라하기』는 어떤 책인지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컴퓨터 기초 강의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는 ‘욜디’ 곽은지라고 합니다.
『부모님을 위한 컴퓨터 무작정 따라하기』는 제목 그대로 ‘부모님을 위한’ 책입니다. 한 집에 한 대씩 컴퓨터가 있고 그 컴퓨터를 능숙하게 사용하는 컴퓨터 전문가도 있죠. 바로 아들, 딸입니다. 하지만 가족에게 운전은 배우는 게 아니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죠? 컴퓨터도 마찬가지입니다. 부모님께 컴퓨터를 한 번이라도 알려드린 적 있는 자녀분들은 공감하실 겁니다. 저 역시 그랬으니까요.
하지만 코로나로 인해 부모님께 컴퓨터를 알려드리는 일을 더는 미룰 수 없게 되었습니다. 컴퓨터를 사용하지 못해 약국 앞에, 주민센터 앞에 긴 줄을 서서 기다리는 부모님을 생각하니 속이 상했습니다. 같이 있었다면 제가 대신해드릴 수 있을 텐데…. 이런 마음에서 저희 부모님을 위해 유튜브 강의를 시작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전국의 많은 부모님을 만났고, 이렇게 ‘모든 부모님을 위한’ 책을 집필하게 되었습니다.
기초부터 자세히 설명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모든 내용이 영상 강의로 제공됩니다. QR코드로 삽입되어 있어 공부하다 모르는 내용은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어요. 책도 널찍하고 시원한 크기로, 글씨와 이미지가 크게 들어가 있기 때문에 보고 따라하기에도 좋습니다.
모두들 한 번쯤 컴퓨터 사용법을 물어보시는 부모님께 짜증 낸 경험이 있을 것 같습니다. ‘친절하게 설명해 드려야지.’ 마음 먹지만 내게 너무 쉽고 간단한 것을 설명하려니 답답한 마음이 들기도 하고요. 강의를 진행하며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배우는 사람의 입장이 되어서 생각하고 알려드리는 것이 중요합니다. 저도 마우스 기능을 설명해 드리려고 하니 ‘어디서부터 알려드려야 하지? 클릭, 더블 클릭도 이해 못 하시는데…. 드래그는 어떻게 알려드리지…?’ 막막했던 적이 있습니다. 아마 전국의 수많은 자녀분이 부모님께 컴퓨터를 알려드릴 때 겪는 어려움 중 하나일 것입니다.
이미 컴퓨터를 능숙하게 다루고 있는 사람들은 기초적인 부분을 설명하는 데 어려움을 느낍니다. 너무도 당연하게 사용했던 기능이기 때문입니다. 그렇기에 딱 떨어지게, 이해하기 쉽게 설명하기 위해 많이 고민하고 노력했습니다.
그럴 때 어머니께서 많은 도움을 주셨습니다. 내용을 설명해 드린 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은 없는지 여쭤보았습니다. 헷갈려하시는 부분을 확인하고 설명을 보충하는 방식으로 강의를 계속 보완했습니다. 그런 과정 없이 제 눈높이에서 설명했다면 다른 강의와 다를 바 없었을 것입니다. ‘나는 안 되는구나.’하고 포기하는 경험이 쌓일수록 컴맹 탈출이 점점 더 어려워지기 때문에, 제 강의를 들으시는 분들은 속도가 더딜지라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완주합니다.
얼마 전, 키오스크에 익숙하지 않은 어머니가 식당에서 주문에 실패하고 눈물을 흘렸다는 사연이 큰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일상을 편리하게 해주는 도구가 디지털 소외 계층에게는 큰 벽으로 느껴질 수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는데, 이런 격차를 줄이기 위해서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디지털 소외 계층을 도우려는 따뜻한 마음과 배려가 가장 중요할 것입니다. 물론 교육을 통해 소외 계층이 디지털 도구를 다룰 수 있도록 지원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정부에서도 이 분야에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죠. 그렇지만 정책적인 지원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이미 뒤처져 있는 소외 계층이 빠르게 변화하는 기술을 따라가기에는 어려움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 기사를 보고 키오스크 사용법 강의 영상을 준비하던 중, ‘키오스크 연습 사이트’와 ‘체험 공간’이 마련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디지털 소외 계층은 이 정보를 얻는 것조차 쉽지 않습니다. 또한, 한 번 배운다고 해서 바로 익숙하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지요.
따라서 지식을 알려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주변의 따뜻한 배려와 도움입니다. 키오스크가 처음 등장했을 무렵, 누구나 기기 앞에서 당황한 적이 있을 것입니다. 저도 마찬가지였고요. 처음 사용할 때 주변의 시선 때문에 포기하는 등 부정적인 경험을 하게 되면 다음에 시도할 때는 더욱 큰 두려움을 느끼게 됩니다. 그 상황을 피하려고만 하므로 점점 더 소외되겠지요.
하지만 주변에서 따뜻한 도움을 준다면 어떨까요? 한 번의 성공 경험이 긍정적인 기억으로 남는다면 다음에도 다시 도전하고 싶은 마음, 더 배워볼 마음이 생기지 않을까요? 어려움을 겪는 사람을 마주한다면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적극적으로 도움을 주는 태도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어르신들이 컴퓨터를 다룰 때 가장 어려워하거나 막막해하는 부분이 있나요? 혹은 가장 배우고 싶어하는 것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강사의 컴퓨터 화면과 어르신들이 사용하는 컴퓨터의 화면이 다를 때 많이 당황하시더라고요. 각자의 설정이 다르기 때문에, 여러 대의 컴퓨터를 켜서 살펴보면 100% 똑같은 바탕 화면은 없을 겁니다. 배경 사진과, 바탕 화면에 있는 아이콘의 종류와 개수가 모두 다르지요.
하지만 어르신들은 학원이나 영상에서 배운 컴퓨터 화면과 다르면 ‘어. 이상하다. 내가 뭘 잘못 누른 건가? 왜 다르지?’ 한참을 헤매고 당황하시다가 포기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강의할 때 혼란스러워 하실 수 있는 부분은 항상 미리 알려드립니다. “화면이 다르다고 해서 당황하실 필요 없습니다! 설정에 따라 저의 컴퓨터 화면과 다를 수 있습니다!”라고요. 그 다음에 설정 방법을 차근차근 알려드리죠.
어르신들도 컴퓨터로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전부 배우고 싶어 하십니다. 한글, 엑셀, 파워포인트와 같은 오피스 프로그램 사용법부터, 영상을 편집하는 방법이나 유튜브 채널을 만드는 것까지 관심사가 정말 다양합니다. 유튜브 댓글로 배우고 싶은 내용을 남겨주시는 분들이 아주 많은데, 그런 열정을 볼 때마다 저도 더 분발해야겠다고 마음먹고는 합니다.
유튜브 채널에서 구독자들과 소통을 활발히 하는 과정에서도 보람을 많이 느끼실 것 같습니다. 구독자들의 댓글 중 특별히 기억에 남는 것이 있나요?
물론 하나하나 소중하지만, 다음의 말씀이 가장 마음에 많이 남습니다.
“나이가 너무 많아 새롭게 컴퓨터를 배울 엄두를 낼 수 없었는데, 욜디 님의 강의를 보고 용기를 내서 열심히 따라 해보려 합니다. 벌써 일흔이라는 나이가 되어 쉽지는 않지만, 이번 기회에 꼭 배워보겠습니다.”
“강의를 들은 전과 후의 제 자존감은 하늘과 땅 차이입니다. 50년 인생의 나의 처음 컴퓨터… 그 시작이 욜디 선생님입니다.”
제 강의를 통해 자신감을 얻고 새로운 것에 도전하신다는 분들이 정말 많습니다. 적지 않은 나이에도 컴퓨터에 대한 두려운 마음을 극복하고, 노력해서 앞으로 나아가시는 모습을 보며 많은 깨달음을 얻습니다.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고요. 그래서 한 강의 한 강의 최선을 다하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부모님을 위해 소소히 시작한 강의이지만, 이제 전국에 수많은 부모님이 생겼습니다. 그만큼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기도 하지만, 항상 따뜻하게 응원하며 감사 인사를 보내주시는 구독자분들을 위해 더 많은 것들을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컴맹을 탈출하는 데 있어서는 컴퓨터 ‘기초’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해서 1년 동안 고집스럽게 왕초보를 위한 기초 강의만 진행했습니다. 하지만 저와 함께 컴퓨터 기초를 탄탄히 다지신 분들을 위해 새로운 강의를 곧 시작할 예정입니다.
컴퓨터를 배우고 싶지만 머뭇거리고 있는 분들이 많을 것 같습니다. 예비 독자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컴퓨터 공부를 시작할지 마음을 정하지 못하고 있는 여러분, 아마 대부분 한 번쯤 컴퓨터를 배워본 경험이 있을 겁니다. 그렇지만 여전히 어렵게만 느껴지기 때문에 ‘컴퓨터는 내가 정복할 수 없는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계실 거예요. 그렇기에 다시 도전할 자신이 없어 주저하고 계실 거고요.
하지만 한 가지는 꼭 말씀드리고 싶어요! 컴맹 탈출을 하지 못했던 건 여러분의 능력이나 노력이 부족하기 때문이 아닙니다. 그저 컴퓨터의 기초 단계를 제대로 다지지 못했기 때문이에요! 컴퓨터 기초를 차근차근 공부하면 누구나, 충분히 컴맹을 탈출할 수 있습니다. 컴퓨터에 대한 부정적인 기억은 모두 잊고 처음 배우는 것처럼 한 번만 더 용기를 내서 시작해보세요!
*곽은지 교육에 첨단 기술을 더하는 교육공학 전공자이자 9년 차 온라인 교육 콘텐츠 기획자입니다. 디지털 사회에서 어려움을 겪는 부모님을 위해 컴퓨터 기초 강의를 시작하여, 지금은 모두가 행복한 ‘디지털 세상’을 꿈꾸며 유튜브 채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컴맹 탈출을 원하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부모님, 사랑하는 부모님에게 컴퓨터를 알려드리고 싶은 자녀, 디지털 네이티브 자녀를 둔 학부모, 그리고 컴맹 탈출이 간절한 모든 사람과 함께합니다. YouTube · https://www.youtube.com/c/욜디컴퓨터인터넷기초강의 |
추천기사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