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록 “길고 어려운 글은 좋은 글이 아닙니다”
모든 게 디지털로 이뤄지는 초스피드 시대에 글쓰기 능력이 과연 필요하냐고 묻는 이도 있을 겁니다.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글쓰기 능력은 오히려 지금 더 필요하다고요. 제대로 된 글쓰기 능력을 갖추면 당신의 삶이, 소통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1.0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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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글은 읽는 이가 한 번에 이해하고 공감하는 글이다. 그러려면 글이 어렵지 않아야 한다. 문장도 길 필요가 없다. 핵심 내용만 있으면 충분하다. 집중과 선택을 통해 ‘요약’하는 게 글쓰기의 기본이라고 저자는 강조한다. 강약이 있는 글쓰기를 하라는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게 판단력이다. 뭐가 더 중요한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한다. 책에는 독자가 글쓰기 비법을 쉽게 이해하도록 다양한 글쓰기 사례를 실었다. 예시문과 수정문을 나란히 실어 독자가 글의 변화를 한눈에 알아보도록 구성했다. 



우리가 글을 잘 써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사람들은 왜 글을 쓸까요? 글을 잘 써야 하는 이유를 이야기하려면 먼저 ‘왜 글을 쓰는지?’에서부터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 듯합니다. 저는 글을 쓰는 것은 자신의 의견이나 주장, 생각 혹은 어떤 내용 등을 정리해 다른 사람(혹은 사물일 수도 있습니다)에게 전달하기 위해서라고 생각합니다. 내가 느끼거나 생각하는 것, 주장하거나 알리고 싶은 것을 정리해 다른 사람에게 글을 통해 이야기하는 것이죠. 그래서 글에는 글쓴이가 전달하려고 하는 내용이나 의견, 생각, 주장과 같은 ‘메시지’가 담겨 있기 마련입니다. 

그렇다면 이런 메시지를 다른 사람에게 잘 전달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글을 조리 있고 설득력 있게 잘 써야 하겠죠.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써놓은 글을 통해 그 사람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을 잘 쓴다는 것은 내가 글에 담은 메시지를 그만큼 더 다른 사람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기 쉽게, 효과적으로 전달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우리가 생각을 조리 있게 잘 정리해서 말할 수 있고, 말한 내용 가운데 핵심을 잘 간추려 글로 쓸 수 있다면 그만큼 다른 사람과, 조금 더 넓게는 이 세상과 잘 소통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되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좋은 글은 어떤 글인가요? 

한마디로 얘기하자면 짧고, 쉬운 글입니다. 특정 분야의 전문가일수록 제 말에 고개를 갸우뚱거리는 경우가 더 많은데요. 그분들은 이렇게 얘기합니다. 복잡하고 어려운 전문 분야의 내용은 그렇게 짧고 쉽게 쓸 수 없고, 그렇게 해서도 안 된다고요. 그런데 정말 그럴까요? 우리가 왜 글을 쓰는지 처음으로 돌아가 보면 그렇지 않다는 걸 금방 알 수 있습니다. 글을 쓴다는 것은 다른 사람에게 내 생각이나 주장, 혹은 알리고 싶은 내용을 전달하기 위한 행위입니다. 그렇다면 전문가가 아닌 사람이라도 최대한 그 내용을 잘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게 글을 써야 하지 않을까요? 아무리 복잡하고 어려운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그 내용을 제대로 알고 이해하는 사람은 쉽게 이야기하고 풀어서 쓸 수 있습니다. 제가 이 책에서도 여러 차례 강조하고 사례를 들어 설명한 것처럼 말이죠. 전문가가 아니라도 읽으면서 바로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는 글, 짧으면서도 쉬운 글이 좋은 글입니다. 

선생님의 ‘글쓰기의 5대 비법’에 대해 간략히 말씀해 주세요. 

제가 책에서 제시한 5대 비법은 ① 문장은 최대한 짧게 써라, ② 무조건 쉽게 써라, ③ 수동형 표현은 절대 금물! ④ 수식어를 최소화해라, ⑤ 줄일 수 있는 건 모두 줄여라, 이렇게 다섯 가지입니다. 사실 어떻게 보면 누구나 다 알고 있는 일반적인 내용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 내용을 알고 있는 것과, 실제로 글쓰기를 할 때 위에 언급한 5대 비법을 꼼꼼히 지키는 것은 전혀 다른 차원의 문제입니다. 그래서 책 제목을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못 하는, 글쓰기 비법』이라고 지은 것이고요. 제가 제시한 글쓰기의 5대 비법은 하나씩 따로 설명하지 않더라도 읽어보면 다 아는 내용입니다. 다만 이 다섯 가지 비법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결국 ‘짧고 쉽게, 최대한 많은 사람이 이해할 수 있게 쓰라’는 것이죠. 그렇게 쓴 글이 좋은 글이고, 글쓰기의 원래 목적에 맞는 글이니까요. 

작가님은 ‘요약’이 매우 중요한 글쓰기 기술이라고 강조하셨습니다. 어떻게 하면 요약을 잘할 수 있을까요? 

요약을 잘한다는 것은 어떤 사안의 핵심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역량을 갖췄다는 뜻입니다. 간단한 사례를 들어볼까요. 다양한 이해관계와 찬반이 얽힌 사회적 논쟁이 벌어졌다고 할 때 내 의견이나 주장을 제대로 펼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그 첫 단추는 논쟁의 포인트가 무엇인지 찾아서 ‘요약’하는 것이겠죠. 이 사안을 두고 왜 사회적 논쟁이 일어나는지, 이해관계자들은 이 사안에 대해 어떤 주장을 펼치고 있는지 그 핵심 내용을 찾아내 제대로 요약할 수 있어야 이를 바탕으로 내 의견이나 주장을 내놓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요약이 중요한 것이죠. 요약을 잘하려면 다양한 말이나 글 속에서 핵심 내용은 무엇인지 정확하게 찾아내 군더더기를 걷어내는 능력을 키워야 합니다. 그런데 이게 하루아침에 갖출 수 있는 능력은 아닙니다. 많은 글을 읽고, 이를 바탕으로 깊은 생각과 고민을 하는 ‘시간과 노력’이 반드시 뒷받침돼야 얻을 수 있죠. 하지만 요약의 기술은 그런 노력을 기울여 얻을 만한 가치가 있습니다. 분명히 그렇습니다. 

요약의 다음 단계인 ‘논술’과 ‘작문’에 대해서도 간단히 설명 부탁드립니다. 

논술은 요약을 바탕으로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논리적으로 내세우는 글쓰기 기술입니다. 따라서 얼마나 합당한 근거를 내세워 의견과 주장을 펼치느냐가 관건이 되겠죠. 논술을 잘한다는 것은 쟁점 사안에 대한 핵심을 요약한 뒤 적절한 사실관계를 근거로 해서 논리적인 주장을 펼치는 글을 쓸 수 있다는 얘기입니다. 그만큼 내 주장에 공감하거나 동의하는 사람들이 많아질 가능성이 큽니다. 작문은 글쓰기 기술 가운데 가장 고난도의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소설이나 희곡, 드라마 대본, 에세이 등과 같은 글이 대표적인 작문인데요. 작문에는 요약이나 논술 기법뿐 아니라 다양한 글쓰기 기법이 들어갑니다. 사실관계를 바탕으로 하는 요약이나 논술과 달리 작문은 글쓴이가 새로운 이야기를 만들어내는 스토리텔링 작업이기 때문이죠. 그만큼 종합적인 글쓰기 역량이 필요한 단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못 하는, 글쓰기 비법』의 구성이 언론사나 대입 논술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특히 유용해 보입니다. 수험생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까요? 

언론사 시험에 빠지지 않는 게 논술 시험이죠. 대입 수능에 논술 전형도 있고요. 앞서 말씀드린 대로 논술은 사실관계를 토대로 합리적인 근거를 가지고 자신의 의견과 주장을 펼쳐 다른 사람의 공감이나 동의를 이끌어내는 글입니다. 이 책의 1, 2장이 글쓰기가 왜 필요하고 어떻게 하면 글쓰기를 잘할 수 있을지에 대한 내용이라면, 3장은 요약, 논술, 작문 등 세 가지 대표적인 글쓰기 기법을 실제 사례를 들어 연습할 수 있도록 구성한 ‘실전 연습’ 부분입니다. 언론사나 대입 논술을 준비하는 수험생이라면 1, 2장을 통해 글쓰기의 필요성을 이해하고 요약하는 기술을 터득한 뒤 3장의 실전 연습을 반복해서 읽고 따라서 써보기를 권합니다. 눈으로 읽고 머리로 이해하는 것 이상으로, 사례를 앞에 놓고 직접 고민하고 생각해 쓰고 고쳐보는 게 글쓰기에서는 매우 중요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3장의 요약, 논술 부분의 사례를 반복하고 익혀서 완전히 내 것으로 소화해 낸다면 한층 더 높은 수준의 글쓰기가 가능해질 것이라고 자신 있게 말씀드립니다. 

끝으로 이 책의 독자분들에게 하시고픈 말씀이 있다면 부탁드립니다. 

제가 책에서도 여러 차례 언급했지만 글쓰기는 하루아침에 얻을 수 있는 능력은 아닙니다. 꽤 긴 시간과 노력을 들여야 서서히 얻을 수 있는 능력이죠. 모든 게 디지털로 이뤄지는 초스피드 시대에 그런 게 과연 필요하냐고 묻는 이도 있을 겁니다. 제 대답은 이렇습니다. 글쓰기 능력은 오히려 지금 더 필요하다고요. 제대로 된 글쓰기 능력을 갖추면 당신의 삶이, 소통 방식이 완전히 달라질 수 있다고요. 뭘 근거로 그렇게 얘기하느냐고요? 궁금하다면 꼭 이 책을 읽어보길 권합니다. 당신의 삶이 달라질 수 있으니까요.



*이상록

저널리스트 겸 작가다. 대학에서 신문방송학, 미디어를 전공한 뒤 20여 년 넘게 미디어 산업 분야에서 일하며 취재와 글쓰기, 영상 콘텐츠 만들기 등을 하며 살아가고 있다. 서울신문, 한겨레, 동아일보에서 15년 동안 사회부, 정치부, 경제부, 국제부 기자로, tvN에서 8년 가까이 시사교양, 다큐 프로그램을 만드는 CP(책임프로듀서)로 일했다. 현재는 정부 중앙부처인 국민권익위원회 홍보담당관으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 농구 마니아에 언론학 박사다.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못 하는, 글쓰기 비법
누구나 알지만 아무나 못 하는, 글쓰기 비법
이상록,이상우 공저
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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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