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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음으로 가득한 아파트에서 벌어지는 갈등과 화해 과정을 그린 그림책 『쿵쿵 아파트』가 출간됐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콕 프라이즈' 최우수작품상, 일본 디지콘6 아시아 어워즈 베스트 테크닉 부문 은상, 뉴욕 국제 어린이 영화제 관객상 등을 수상하며 국내외로 주목받은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토요일 다세대 주택」을 바탕으로 만든 그림책이다. 포근한 양모 펠트 인형과 미니어처로 제작한 아기자기한 소품이 돋보이는 가운데 이야기는 아파트에서 한바탕 벌어진 유쾌한 사건으로도, 대안 공간에 대한 상상과 지혜로운 공존에 대한 메시지로도 폭넓게 읽힌다.
『쿵쿵 아파트』는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토요일 다세대 주택」을 바탕으로 만든 첫 창작 그림책입니다. 소감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그동안 스톱 모션 애니메이션 기법으로 클레이, 퍼펫 등 다양한 오브제를 활용하여 애니메이션을 만들어 왔어요. 애니메이션뿐만 아니라 그림책 작업으로 더 많은 분과 폭넓게 소통하고 싶었습니다. 오랜 꿈이 오늘에서야 이루어졌네요. 첫 그림책이 출간되어서 정말 뿌듯합니다.
그동안 다양한 재료로 애니메이션을 작업해 오셨는데요. 그림책 작업과 애니메이션 작업이 어떻게 비슷하고, 또 다른지 궁금합니다.
지면과 화면은 서로 다른 매체지만 캐릭터, 배경, 사건으로 이야기를 풀어가는 과정은 닮아 있어요. 그림책은 한 장의 그림으로, 애니메이션은 1초에 24장의 그림을 움직여 이야기를 전달해요.
관객은 스크린 앞에 앉아 있고, 독자는 스크린을 손에 들고 있어요. 애니메이션의 장면 전환은 연출자가 이끌어 갈 수 있지만, 그림책은 독자 스스로가 결정합니다. 관객과 독자가 장면에 머무는 시간이 달라서 연출 방법도 달라지는 것 같아요.
애니메이션 작업 시 캐릭터의 연기, 타이밍, 사운드에 집중했다면 그림책 작업에서는 애니메이션에서 사용되었던 여러 컷을 어떻게 한 장의 이미지로 함축시킬지를 많이 고민했습니다.
‘쿵쿵 아파트’에는 다양한 연령대의 동물 캐릭터가 등장합니다. 캐릭터 소개 부탁드립니다.
101호 가수가 꿈인 염소 청년, 201호 새롭게 집을 꾸미고 싶은 기린 아저씨, 301호 마음껏 뛰어놀고 싶은 아기 토끼와 뛰는 소리를 걱정하는 엄마 토끼, 401호 조용히 글을 쓰고 싶은 코알라 할아버지, 501호 운동을 해야 하는 곰 아주머니. 작품 안에는 총 다섯 가구, 여섯 캐릭터가 등장해요.
우리가 사는 공동 주택에도 다양한 연령대의 사람들이 함께 살고 있잖아요. 친숙한 인물과 공간으로 공감대를 만들고 싶었어요. 또한 한 사람이 태어나 다양한 연령대를 경험하며 내는 소리를 작품에 담아 보고 싶었습니다. 우리는 살아가면서 당연히, 혹은 필요에 의해 소리를 내게 되잖아요. 이러한 소리가 이웃에게 소음으로 다가가는 순간을 객관화해서 보여 주고 싶었습니다.
양모 펠트 인형으로 만든 캐릭터와 아기자기한 소품들이 눈길을 끕니다. 펠트 인형 제작 과정을 간략히 들을 수 있을까요? 세트와 소품 제작에 쓰인 재료들도 궁금합니다. 혹시 ‘이런 걸로 만들 줄은 몰랐지?’ 하는 예상 밖의 재료가 있다면 알려 주세요.
강인숙: 양모 펠트 인형 제작 과정에 대해 간략히 설명하자면, 먼저 알루미늄 와이어로 인형의 뼈대를 만들어요. 뼈대가 있어야 여러 동작을 표현할 수 있어요. 뼈대 위에 양털을 올려놓고 양모 바늘로 콕콕 찔러 뼈대를 덮어 가며 인형의 모양을 만들어요. 인형의 형태가 완성되면 다양한 천을 이용해서 인형 옷을 만들어 주면 되어요.
이때 사용했던 천은 버리지 않고 모아 둔 아이의 옷으로 만들었어요. 특히 곰 아주머니의 반짝이는 카디건은 아이가 다섯 살 때 입었던 튀튀 스커트예요. 이제는 그 옷을 기억하지 못할 만큼 훌쩍 커 버렸지만, 아이에게 인형 옷에 관해 이야기해 주면 신기해해요.
전승배: 세트와 소품을 만들 때 가벼운 소재인 우드록과 스티로폼을 주로 사용하는데 이번 작업에서는 나무 합판으로 마룻바닥, 벽, 가구 등을 만들었습니다. 나무를 사용하면 제작 시간이 좀 더 걸리지만, 질감이 그대로 전달되어 사실감을 표현하기에 좋은 것 같아요.
그림책 『쿵쿵 아파트』에서 가장 좋아하는 장면은요?
전승배: 저는 이웃 모두가 모인 옥상 장면을 좋아합니다. 쿵쿵 아파트의 공용 공간인 옥상에서 그동안 서로에게 쌓인 오해와 갈등이 처음으로 풀어지거든요. 옥상에서 그려지는 저녁 하늘의 변화처럼 이웃의 관계도 빠르게 회복되어요.
강인숙: 이웃 모두가 매달린 장면을 좋아합니다. 층간 소음으로 서로 불편해하고 예민해진 이웃들이 위험에 처한 아기 토끼를 보고 너나 할 것 없이 온몸을 던져 구하는 모습에서 어른다움이 느껴졌어요. 그러고 보면 ‘쿵쿵 아파트 주민들은 층간 소음 때문에 갈등이 깊어졌지만, 알고 보면 마음이 따뜻하고 정의로운 이웃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쿵쿵 아파트』는 아파트에서 한바탕 벌어진 유쾌한 사건으로도, 대안 공간에 대한 상상과 지혜로운 공존에 대한 메시지로도 폭넓게 읽힙니다. 혹시 좀 더 무게를 두고 이야기하고 싶으신 주제가 있으셨는지 궁금해요.
오래전 아파트에서 살 때 아랫집에 사는 분이 시끄럽다며 자주 올라오곤 했어요. 어느 날은 자정쯤 가족들 모두 자고 있는데 아랫집 아저씨가 올라와서 아이가 잠을 자야 하는데 시끄러워서 계속 깬다고 조용히 좀 해달라고 그랬어요. “우리 가족은 이미 자고 있는데 혹시 다른 곳에서 나는 소리가 아닐까요?”라고 웃어넘겼지요. 정말 예민한 이웃을 만났던 거죠. 그 후 다른 곳으로 이사했고 새로운 곳에 작업실도 구했죠. 작업실 위층엔 유소년 야구단에 다니는 아이가 살고 있었어요. 그곳에서의 생활은 어땠을까요?
본의 아니게 층간 소음의 가해자도 되어 보고 피해자도 되다 보니 소음에 대해서 깊이 생각하게 되었어요. 층간 소음은 개인의 욕심에서 비롯된 걸까요, 윗집, 아랫집의 문제일까요? 관계의 문제일까요? 건물의 부실함이나 구조 자체의 문제는 아닐까요? 이렇게 층간 소음 문제를 깊이 생각하다가 ‘수직적 구조의 아파트가 수평적인 구조로 변화되면 어떻게 될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구조 변화에 대해 다양하게 생각해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저희는 작품을 만들 때 큰 주제 의식을 담기 보다는 관객과 독자의 재미를 더 많이 생각해요. 자칫 주제에 치중하다 보면 이야기의 흥미를 놓칠 수 있으니까요. 관객과 독자들이 작품을 보고 다양하게 해석하고, 다른 것들을 발견하고, 자유롭게 상상할 수 있는 작품을 만드는 것, 그게 창작의 즐거움일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쿵쿵 아파트』를 통해 독자에게 전하고 싶은 마음이 있으신지요? 앞으로 계획하고 계신 작업도 궁금합니다.
층간 소음에 지쳐 있는 이웃과 가족 모두 그림책 『쿵쿵 아파트』를 보는 내내 토요일의 평화로움과 즐거움을 느끼셨으면 좋겠습니다.
앞으로도 기회가 된다면 단편 애니메이션과 그림책을 연계하는 작업을 이어가고 싶어요. 요즘은 「건전지 아빠」라는 애니메이션을 만들고 있어요. 동네 마트에서 건전지를 보고 아빠의 모습을 떠올리게 되었어요. 가족을 위해 다양한 곳에서 활동하는 건전지 아빠의 이야기를 양모 펠트 인형으로 담아 보려고요.
끝으로 그림책 『쿵쿵 아파트』 아이들에게 많이 읽어 주시고 「건전지 아빠」도 잘 만들어질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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