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년차 승무원, 비행을 하며 느낀 것들
비행을 다니면서 짬짬이 써왔던 글들을 묶어 다듬고 보태어 『말린꽃』으로 세상에 내보내게 되었습니다. 그간의 삶에서 많은 고민과 번뇌, 그리고 그보다 많은 행복하고 감사했던 순간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0.07.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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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누군가의 쉼터가 되길 희망한다." 항공사 객실 승무원으로 하늘을 날던 그녀가 글을 쓰기 시작한 이유이다. 그녀는 예전부터 글은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유일한 수단이라고 믿으며 열심히 감정을 기록했다. 귀여운 이미지, 늘 사랑만 받으며 살았을 것 같은 여자, 하지만 '진짜' 조윤서는 어떤 사람보다도 평범하다 할 수 없는 어린 시절을 보냈다. 저자는 고통의 현실 속에서 웅크려 앉아 자신의 인생을 한탄하고 있지만은 않았다. 폭력적인 아버지와 어린 새어머니에게 받지 못한 사랑에도, 이복동생들의 생활비와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인해 늘어가는 빚더미에도 저자는 그저 이상을 꿈꾸기보다 담담히 현실을 받아들였다. 저자의 글은 사소한 일들에 상처받지 않고 좀 더 의연하게 나를 성장시키기 위한 행복의 과정을 보여준다. 

외로움과 경제적 고통에 무뎌져 메마른 삶을 살아가던 저자가 비행을 하고 동료를 만나고 다시 가족을 구성하여 온전히 자신의 행복을 찾아가는 이 과정이 마치 나의 인생의 의미를 찾아가는 과정 같아 눈물겹고 때론 기특하다. 그녀처럼 생각하다 보면 자신을 위한 삶의 방향성이 더욱 선명해질 것도 같다. 어떤 기준과 프레임에 갇혀 스스로를 잃어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면, 이 책을 읽어보는 건 어떨까? 자기 머릿속을 맴도는 생각들 복잡하고 어수선했던 마음이 조금은 정돈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은 작가와의 7문7답이다.



안녕하세요 작가님, 첫 책 신간 에세이 『말린꽃』 출간을 축하 드립니다, 본인 소개와 이 책을 집필하게 된 동기를 알려주세요.

네, 안녕하세요. 저는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고 있는 사회인이자, 아내이자, 엄마이자 여성인 평범한 30대의 한 사람입니다. 『말린꽃』은 제 인생의 첫 책이고, 저의 첫 번째 아이와 그리고 지금 뱃속에 있는 작은 아기와 같은, 자식만큼 귀한 책입니다. 대학교에서 국어국문학을 전공하였고, 평소에도 글을 읽고 쓰는 것을 좋아합니다. 찰나의 기분, 그리고 감상들에 대해 기록하고 휘발되는 기억을 놓치고 싶지 않아 기록해 두고 있습니다. 이번에는 그 동안 제가 비행을 다니면서 짬짬이 써왔던 글들을 묶어 다듬고 보태어 『말린꽃』으로 세상에 내보내게 되었습니다. 사회인으로의 10여 년, 그리고 아내와 엄마, 여성으로의 그간의 삶에서 많은 고민과 번뇌, 그리고 그보다 많은 행복하고 감사했던 순간들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작가님께서는 승무원으로 10여 년간 재직해 오셨습니다. 어찌 보면 흔하지 않은, 여성이라면 부러워할 만한 멋진 직업을 갖고 계신데, 이 부분이 책의 내용에도 많이 반영이 되어 있나요?

저는 대학 졸업반 무렵, 동기들이 국제기구나 금융업, 대기업으로 진출 할 때에 우연히 객실승무원에 최종 합격하게 되었고, 지금까지 그 직업을 계속 해오고 있습니다. 우리 사회의 보편적인 상황을 이야기해 보자면, 여성이 20대 초 중반에 사회진출을 한 뒤 30대 중반이 되면, 대부분은 결혼과 임신, 출산과 육아라는 현실적인 벽에 부딪히게 되고, 아니면 전자의 것을 다 포기한 채 커리어로서 승부를 거는 소위 ‘여장부’가 되어야만 합니다. 하지만, 저는 다행스럽게도 여성의 라이프사이클에 최적화 되어있는 회사에 다니고 있고, 그 안에서 제 역량을 펼치며 경력을 쌓고, 가정도 이루어 아이를 양육하며 지내오고 있습니다. 물론, 아이를 양육하는데 저희 가족들의 물심양면 희생적 도움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승무원이라는 직업군이 여성의 사회적 지위를 많이 인정해준다는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저는 이번 책에서 제가 승무원 ‘직업’으로서의 기술적인 면을 이야기 한다기 보다는 제 삶의 한 부분인 이 직업을 수행하면서 동시에 엄마와 아내의 역할에 아슬아슬 균형을 잡아나가는 제 삶의 이야기들을, 에피소드와 저의 소회를 중심으로 기록해 보았습니다.

『말린꽃』, 한문으로는 ‘무영화’, 제목이 독특하고 예쁜데요, 의미를 설명해주세요

책 후반부에 ‘말린꽃’라는 소제목을 달고 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이번 책을 통해서 제가 하고 싶은 이야기가 집약되어 있는 부분이기도 합니다. 삶의 단계에 따라 자연스럽게 순리대로 살아가되, 현재에 충실한, 과거나 후회에 집착하지 말고 지금의 나를 사랑하며 영원히 시들지 않는 ‘영구화’로서 향기로운 삶을 살아가자는 저의 다짐입니다.(웃음)   

책 내용에 대해 간단히 설명해 주실 수 있으실까요?

목차를 보시면 실제 비행의 단계에 맞춰 장이 짜여 있습니다. 출발 전 브리핑부터 비행준비, 비행, 착륙과 도착 후의 점검에 이르는 비행과정에 맞추어 내용을 구성하였습니다. 승무원이 되기 전의 춥고 불안정했던 20대 초반의 모습부터, 가족을 이루고 서로 다른 두 사람이 맞춰가는, 터뷸런스에 비유되는 일촉즉발의 상황과, 무사히 착륙하여 그날의 비행을 피드백하며 더 나은 내일의 비행을 도모하는 것과 같이 나의 삶도 위기를 극복하고 감사하며 더 나은 내일을 살아가고자 하는 내용입니다. 제가 직접 겪고 느끼고 생각했던 것들을 바탕으로 제 진심이 잘 전달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 『말린꽃』을 읽으면 작가님이 자신의 삶, 가족, 특히 따님에게 애정이 각별하신 것을 느낄 수 있어요.

제 성장기는 부모의 사랑이 넘치게 풍족한 환경은 아니었습니다. 대부분 외로웠고, 그리고 어느 샌가 외로움이 뭔지도 모를 만큼 치열하게만 제 삶을 살아왔습니다. 남편을 만나 마음을 나누는 방법을 알게 되었고 딸을 낳고서 부모의 마음, 그리고 인생에 대해서 깨닫고 배우게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수많은 날들을 살아가면서 또 많은 일들을 겪을 테고 그 안에서 배우고 성장하는 삶을 살아내야겠지만, 제 목숨 같은 자식은 부디, 험난한 세상 속에서도 흔들리지 않고, 내면이 단단한 사람으로 자라날 수 있도록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을 다 하려고 합니다.  

책 앞에 “비로소 행복한 여자”라고 쓰여있는데, 작가님 지금, ‘행복’하신가요?

행복이라는 것을 쉽게 단정할 수는 없지만, 저는 지금 사랑하는 가족과 곧 만나게 될 아가, 그리고 언제나 저를 지지해주는 시부모님과, 나와 비슷한 시대를 살고 있는 나의 소중한 동료들. 그리고 제 인생의 큰 도전이었던 책 출간까지. 이만하면 지금은 충분히 행복하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모든 분들께 감사하다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걱정거리 하나 없는 사람이 없어요, 그래도 모두들 잠시 잠깐, 주변의 아주 사소한 것들로부터의 행복을 찾아보면서 살아갈 수 있다면 좋겠습니다.   

꽃도 피고지는 순리의 과정이 있듯이, 책에도 일생이 있다고 한다면, 작가님의 책 『말린꽃』이 어떤 삶을 살기를 바라시나요?

처음에는 아이와의 추억을 중심으로 원고를 시작 했습니다. 본격 집필작업이 시작되면서 아이를 키우는 것에 치중되어 있던 에피소드들을 저 스스로에게 초점을 많이 옮겨왔습니다. 나의 20대 초반 대학생 시절부터 서툴렀던 사회초년생, 그리고 녹록치 않은 그러나 보람찬 사회인으로서의 삶, 나의 가족을 이루고, 그 후 덜컥 부모가 되면서 겪는 갈등과 번뇌들. 그럼에도 나는 오늘을 살아내고, 감사하고 그리고 행복하다는 것. 나에게 주어진 여러 역할들을 순리대로 잘 수행하며 앞으로도 잘 살아내 보겠다고 다짐하는 내용으로 탈고를 하면서 제 인생을 돌아보는 전환점이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말린꽃』도 여러 사람의 도움과 노력을 통해 세상에 탄생할 수 있었습니다. 글을 쓴 저와 이 책을 만든 분들의 진심이, 이 책을 읽으시는 분들께 꼭 전해지면 좋겠고 많은 사람들에 읽히고 사랑받는 오래오래 회자되는 책의 삶을 살았으면 좋겠습니다.     



* 조윤서

이화여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항공사 국제선 객실승무원으로 10년 째 일하고 있는 어른 직전의 사람입니다. 살아간다는 건 끊임없이 새로운 역할이 주어지는 일이다 보니 뜨겁게 달리던 중에도 갑작스레 다시 출발선으로 돌아가곤 합니다. 매번 낯설고 혼란스러운 출발선에서 또 다시 혼신의 힘을 다해 저의 길을 달려왔습니다. 어리석고 서툴지만 진심을 다했던 저의 이야기를 통해 단 한사람이라도 위로를 얻으신다면 오늘도 저는 행복할 것 같습니다.




말린꽃
말린꽃
조윤서 저
젤리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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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