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뉴미디어팀에서 <채널예스>를 만드는 김예스, 단호박, 프랑소와 엄이 매주 금요일, 주말에 읽으면 좋을 책 3권을 추천합니다.
『진짜 게으른 사람이 쓴 게으름 탈출법』
지이 저 | 마인드빌딩
뭐든지 열심히 하고 빨리빨리 해야 하는 한국인들은 스스로 게으르다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사당오락이 유구한 사자성어로 내려오는 시절이 있지 않았나. 하지만 자책을 넘어 게으름 때문에 ‘인생이 망할 것 같다는 위기감’이 든다면 남의 경험담을 읽는 것도 도움이 된다. 주말을 다 보내고 일요일 저녁에 저물어버린 해를 바라보며 후회를 하기 전에 선각자의 지혜를 참고하려고 한다. “나의 의지력과 자제력은 유치원생 수준이다.”(42쪽)라는 말에 위안이 된다면 도움이 될 책이다. 단, 제목 따라 저자가 진짜 게으른 사람이라고 생각하지는 마시길. 저자는 책도 써낼 만큼 부지런하다. (단호박)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홍승은 저 | 어크로스
문장형 책 제목을 싫어하지만, 이 책만큼은 좋아했다. 기록 노동자 홍승은의 첫 책 『당신이 계속 불편했으면 좋겠습니다』 . 책 제목만 읽은 사람은 “악담을 해도 이런 악담을?”이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우리 모두의 성찰을 이끈 책이다. 나는 이 책을 읽었던 충정로역 스타벅스의 공기를 기억한다. 홍승은 작가가 첫 책을 함께 만든 편집자와 두 번째 책을 썼다. 『당신이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 저자는 끊임없이 자문한다. “내가 글쓰기 책을 써도 되는 사람인가?” 두 번째 책을 계약하고 두려움에 압도되어 눈물을 흘렸던 홍승은. 그에게 같은 인사를 전한다. “당신이 계속 글을 쓰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살지 말지 고민된다면, ‘미리 보기’로 목차 제목을 읽어 봤으면! ‘참을 줄 모르고 참은 말들’, ‘사적인 이야기의 반란’, ‘매혹적인 이야기꾼이 되는 법’, ‘얼굴을 지우는 말들’ 등. 탁월한 제목들에 시선을 빼앗기는 건 시간 문제. (프랑소와 엄)
『붕대 감기』
윤이형 저 | 작가정신
2016년의 사건 이후, 한국을 살아가는 여자들은 ‘82년생 김지영’의 얼굴에 자신을 넣어보곤 했다. 약 4년의 시간이 흐른 지금, 나이도 직업도 상황도 다른 ‘김지영들’이 서로를 향해 묻는다. “이렇게 다른 우리가 함께할 수 있을까?”하고. 『붕대 감기』 는 페미니즘의 중심뿐만 아니라 언저리에 있었던 여성들의 이야기를 연결한다. 인물들은 다른 여성을 미워하고 죄책감에 빠지기도 한다. 그럼에도 소설은 우린 너무 다르기에 서로를 이해할 수 없다고 주저앉지 않는다. 오히려 차이와 상처를 받아들이는 마음들에서 어쩌면 연대가 출발할 수도 있지 않겠느냐고 묻는다. “부서진 마음은 새로운 세계를 열어 준다.” (메리 올리버) 새롭게 펼쳐질 세계를 위해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서로의 붕대를 감아주는 것이 아닐까. (김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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