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스24 유아 MD 박형욱 추천] 진심을 다한 위로와 응원의 책
4권의 그림책은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순간의 이야기와, 그 속에 반짝반짝 살아있는 희망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글ㆍ사진 박형욱(도서 PD)
2020.0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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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을 거야』
 


위로와 응원, 아주 평범하고 익숙한 것인데 막상 눈앞에 닥치면 하기도 받기도 생각보다 어렵습니다. 혹여 이것이 상대에게 전혀 다른 의미로 읽히지는 않을지 걱정도 하게 되고요, 간혹 비뚤어진 마음이 될 때면 누군가의 고마운 마음을 오롯이 받아들이지 못하는 날도 있어요. 지금 소개할 그림책들은 위로와 격려가 필요한 순간의 이야기와, 그 속에 반짝반짝 살아있는 희망의 모습을 담아냅니다. 그리고 그것은 지금의 당신도 충분히 괜찮다는, 괜찮아질 거라는, 진심을 다한 응원이기도 합니다.

 

 

『괜찮을 거야』  (시드니 스미스 글그림/김지은 역 | 책읽는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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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트 그린어웨이상 수상 작가 시드니 스미스의 새 그림책입니다. 이야기는 차가운 도시 한복판에 홀로 선 아이의 하루를 따라갑니다. 추운 겨울날, 빌딩 숲 사이를 걷는 사람들은 다른 곳으로는 시선 한번 주는 법 없이 빠르게 모였다가 또 흩어지고 차가 가득한 도로와 길가의 공사장은 연신 커다랗고 날카로운 소리로 고함을 칩니다. 작가는 거대한 도시 곳곳에 내딛는 아이의 걸음을 좇으며 복잡하고 삭막한 세상을 살아가는 작은 존재들을 향해 격려를 보냅니다. 현실은 녹록하지 않지만 괜찮을 거라고, 언제든 따뜻한 이곳으로 돌아와도 좋다고 말입니다.

 

 

『망가진 정원』  (브라이언 라이스 글그림 /이상희 역 | 밝은미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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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 일은 나를 아주 다른 사람으로 바꿉니다. 낯선 여행지에서의 경험이 일상에 변화를 가져오기도 하고, 한 번의 나쁜 기억이 사람이나 공간에 대한 불신을 굳히기도 합니다. 하물며 그것이 소중한 존재와의 이별이라면 더 말할 것도 없습니다. 『망가진 정원』 은 늘 곁에 있던 반려견을 떠나보낸 여우 에번의 이야기입니다. 혼자 남은 에번은 집 밖으로 나가고 싶어 하지 않아요. 함께라 가장 즐거웠던 정원 가꾸기는 무엇보다 하기 싫은 일이 됩니다. 에번의 감정을 그대로 반영하듯 섬세하게 색과 빛이 변하는 그림은 작품에 대한 몰입을 돕고, 이야기는 그럼에도 사라지지 않는 치유와 회복, 희망을 향해 갑니다.

 

 

『코끼리에게 필요한 것은』  (나딘 로베르 글/발레리오 비달리 그림/지연리 역 | 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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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란 그늘에 파란 코끼리가 누워있습니다. 누군가는 코끼리가 화가 났다고 하고 누군가는 코끼리가 슬퍼 보인다고 해요. 또 누군가는 코끼리가 그저 그늘을 좋아하는 것뿐이라고 말합니다. 친구들은 코끼리를 모른척할 수 없어 온갖 것들을 준비하지만, 원숭이가 들려주는 세상에서 제일 웃긴 이야기도 타조 자매의 재미있는 춤도 악어가 준비한 맛있는 아카시아 잎도 코끼리를 그늘 밖으로 나오게 하지 못해요. 그리고 어느 날 여전히 푸른 코끼리 곁에 작은 생쥐 한 마리가 가만 다가와 앉습니다. 생쥐는 무얼 하려는 걸까요? 코끼리는 필요한 것을 찾을 수 있을까요?

 

 

『도토리시간』  (이진희 글그림 | 글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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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 우리에게는 시간이 필요합니다. 타인의 평온을 해치지도 희생을 저당하지도 않는, 그저 내 몫의 시간이면 됩니다. 가끔은 그런 시간을 요구하는 것이 내 이기심의 발현인 것만 같은, 그런 날도 있지만 사실은 아닐 겁니다. 『도토리시간』 은 마음이 한없이 작아진 어떤 날, 몸까지 작아지고 만 주인공의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그는 거친 빵의 계곡을 지나 희미한 책의 숲을 건너 소란스러운 음악의 들판을 가로질러, 일상을 떠나 액자 속 다람쥐를 따라 나만의 도토리 시간으로 여행을 갑니다. 누구든 속수무책으로 자신이 작아지는 날에는 그만 이곳을 벗어나도 좋습니다. 고요한 도토리시간으로 혼자 들어가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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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형욱(도서 PD)

책을 읽고 고르고 사고 팝니다. 아직은 ‘역시’ 보다는 ‘정말?’을 많이 듣고 싶은데 이번 생에는 글렀습니다. 그것대로의 좋은 점을 찾으며 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