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되면 사람들은 더 행복해지길 서로 기원합니다. 우리가 바라는 행복에는 풍요로운 삶에 대한 바람이 간절히 담겨 있습니다. 물질적인 풍요로움이 행복의 척도가 되어버렸죠. 물질적으로는 더 풍요로워졌지만 상대적인 박탈감은 더 커지고, 아무리 가진 게 많아도 지금 나는 행복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무엇이 우리를 행복하게 할까요? 우리는 이미 답을 알고 있지만 실천하지 못하고 있는 것뿐일지도 모릅니다. 행복의 정의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는 분들의 말씀에 다시 한번 귀 기울여 보면 어떨까요?
『스스로 행복하라』 (법정 저 | 샘터)
올해로 법정 스님이 입적하신지 10년이 흘렀습니다. 스님은 안계시지만 법정 스님이 남긴 말씀은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마음에 남아 있습니다. 1976년 처음 발간한 산문집 『무소유』 를 시작으로 『새들이 떠나간 숲은 적막하다』,『버리고 떠나기』,『오두막 편지』 등 맑고 깊은 사색이 담겨 있는 주옥 같은 수필집이 여러 권 출간되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풀어놓은 ‘말빚’을 다음 생에 가져가지 않겠다는 유언 대로 집필한 책 대부분이 절판되어 많은 사람들이 안타까워했습니다.
법정 스님 열반 10주기와 샘터 50주년 지령 600호를 맞아 법정 스님의 글들이 다시 출간되었습니다. 법정 스님이 남긴 글들 중 인생을 행복하게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글을 뽑아 한 권으로 묶은 책 『스스로 행복하라』 입니다. “온갖 고통은 결국 집착에서 온다”고 하셨던 스님의 말씀처럼 불필요한 것으로부터 얼마만큼 홀가분해져 있느냐에 따라 행복의 문이 열릴 것입니다.
『그 사랑 놓치지 마라』 (이해인 저 | 마음산책)
시인으로서 40년, 수도자로서 50년의 길을 걸어온 이해인 수녀님. 일상의 고백 같은 수녀님의 시와 산문은 많은 사람들에게 따뜻한 위로를 전합니다. 이 책 『그 사랑 놓치지 마라』 에서 무엇보다 ‘순간의 소중함’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암 수술 이후 오랜 투병 생활을 이겨낸 수녀님은 저 멀리 반짝이는 빛을 좇는 것보다 바로 지금 이 순간의 가치를 누구보다 잘 알고 계셨을 겁니다.
반세기의 수도 생활 동안 수없이 기쁨에 대한 책을 읽고 묵상하고 설교도 했으나, 이제야말로 저는 자신 있게 기쁘다는 말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살아서 눈을 뜨는 것, 신발을 신는 것, 하늘과 바다와 꽃을 보는 것, 사람을 만나는 것 그리고 그날이 그날 같은 단조로운 일상의 시간표조차도 모두 새롭고 경이로운 감탄사로 다가옵니다. 살아서 누리는 평범하고 작은 기쁨들, 제가 마음의 눈을 뜨고 깨어 있으면 쉽게 느낄 수 있는 소소한 일상의 행복을 이젠 제 탓으로 놓치고 싶지 않습니다. (146쪽)
수녀님의 삶을 통해 나만의 행복을 찾는 것 보다 다른 이의 행복을 위해 아낌없이 사랑하는 것이 곧 나의 행복으로 돌아옴을 보게 됩니다. 선한 마음, 사랑의 마음이 더 나은 나를 만들고, 세상을 더 낫게 만들 수 있다는 수녀님의 마음을 올해는 실천하고 싶습니다.
김태희(도서M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