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컬 <루나틱> 은 나제비, 무대포, 고독해라는 환자들이 입원한 병동의 이름이다. 이들의 담당 의사인 굿닥터는 치료 방법의 하나로 연극 치료를 준비한다. 병동에 오기까지의 사연을 담아 자신만의 연극을 만드는 것이다.
객석에 앉은 관객들은 연극 안의 연극을 보러 온 관객으로 설정된다. 극의 초반부터 자연스럽게 관객의 참여를 유도하며, 나제비, 고독해, 그리고 ‘정상인’의 이야기가 무대 위에 펼쳐진다.
루나틱 병동의 이야기
첫 번째 환자인 나제비는 이성을 유혹하는 데 실패하는 법이 없다고 믿는다. 그러다 철벽녀 채아를 만난다. 채아는 잘 알고 지내는 형의 바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여성이다. 형은 채아를 좋아하지만, 막무가내로 대시하는 탓에 진전이 없다. 늘 형의 고민 상담을 들어주던 나제비는 ‘철벽녀’일수록 스릴이 있다며 채아를 공략한다.
결국 채아의 마음을 얻었지만, 진심이었던 채아와 게임처럼 접근했던 나제비의 사랑이 이루어지기는 어려웠다. 채아를 잃고 나서야 그를 사랑했다는 걸 깨달았지만, 이미 늦었다. 나제비는 그때부터 모든 사람을 채아로 보게 되고, 루나틱까지 오게 된다.
두 번째 환자인 고독해는 가난한 집안에서 태어나 상대적으로 부자인 남편과 결혼했다. 결혼을 못마땅해했던 남편의 집안 식구들에게 딸만 낳는다는 구박을 받아야 했고, 외도하는 남편을 내버려 두어야 했다. 남편이 죽자 자기 아들을 잡아먹었다고 막말을 퍼붓는 시어머니와 평생 함께 살았는데, 시어머니가 치매에 걸린다. 고독해의 이야기는 치매에 걸린 시어머니를 모시고 있는 병동에서부터 시작한다.
무대 바깥에 앉은 우리들의 이야기
뮤지컬 <루나틱> 은 2004년부터 대학로에서 상연되는 장수뮤지컬로 다양한 무대에 올랐다. 극이 진행되는 내내 관객과 소통하고, 함께 무대를 만든다.
루나틱 병동에 입원한 환자들의 일화를 통해 누가 정상인지, 정상이라는 건 뭔지에 대해 질문한다. 굿닥터의 처방에 따라 자신의 이야기를 무대에 올린 환자들은 이야기하는 것으로 치유를 받는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라온 ‘정상인’ 씨의 등장으로 무대에는 긴장감이 더해진다. 정상인 씨의 사연으로 인해 무대 위뿐만 아니라 객석의 사람들, 어딘가에서 오늘을 살아가고 있는 사람들의 사연까지도 생각하게 된다.
뮤지컬 <루나틱> 은 3월 1일까지 대학로 문씨어터에서 볼 수 있다.
이수연
재미가 없는 사람이 재미를 찾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