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평 반의 우주』
김슬 저 | 북라이프
집, 집이 최고다. 먹을 것도, 따끈한 보일러 바닥도, 아늑한 침대와 포근한 극세사 이불도 있는 집. 비록 옆집과 다닥다닥 붙어 있어 늘 블라인드를 내려놔야 하고, 청소를 안 해서 엉망이고, 언젠가 날 잡고 비워야겠다고 생각만 하는 냉장고 냉동칸과 제대로 개지 않아 폭발하기 일보 직전인 옷장까지 껴안아야 하지만, 집이 너무 좋다. 주말이면 사랑이 더 폭발한다. 평일 아침에 출근하는 길보다 주말에 일이 있어 나올 때가 더 고통스럽다. 다들 비슷하게 살고 있는 거 맞겠지? 책 보니까 맞는 것 같기도 하고. “나를 닮은 방, 그 한 뼘 공간에서 펼쳐지는 내 인생의 재발견”이라는 카피처럼 주말의 집을 즐기기에 좋을 책. (단호박)
『사랑하는 미움들』
김사월 | 다산북스
오랫동안 포크 가수 김사월의 노래를 들어왔다. 대상화된 젊은 여자 말고, 같은 현실을 살아가는 내 또래 여성의 모습이 있었기 때문이다. 모두를 사랑하고 싶지만 나 자신조차 사랑하지 못하는 ‘사랑하는 미움’도 김사월의 세계 안에서는 견딜 만한 게 되었다. 솔직하게 털어놓지 못하는 부정적인 감정들도 고백해도 괜찮을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그의 첫 산문집 『사랑하는 미움들』 도 그런 마음들로 가득 차 있다. 불안해도 꾸미지 않아도, 때로는 너무 미워도 결국 괜찮은 ‘나’로 돌아오는 과정이 담담히 적혀 있다. 이번 주말은 김사월의 노래, 문장과 함께 보낼 것이다. 나 자신과의 <로맨스>는 이제 시작이다. (김예스)
『여자들은 다른 장소를 살아간다』
류은숙 저 | 낮은산
누가 만든 책인 줄 알아서, 누가 기획한 책인 줄 알기 때문에 읽는 책들이 있다. ‘낮은산’에서 출간된 페미니즘 프레임 1권, 인권활동가 류은숙의 『여자들은 다른 장소를 살아간다』 도 그렇다. ‘여자들은 다른 장소를 살아간다고? 그게 뭐야?’라고 반응할 사람이 1도 없지 않을 것을 안다. 그러나, 제목만으로도 어떤 이야기일지 짐작하는 사람도 있다. 당연히 페미니스트가 될 수밖에 없는 인생도 있다. “장소를 가지려면 다양한 분투가 요구된다.” 오늘도 내 이름, 내 책상을 갖기 위해 나는 안간힘을 쓰고 있는데, 이 책을 읽고 나니 조금 개운해졌다. 류은숙의 필력은 『아무튼, 피트니스』 에서 증명되었으니, 주말에 한번 펼쳐보자. 지루함이 1도 없는 책이다. (프랑소와 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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