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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각광 받는 신조어 중 “워라밸”이라는 단어가 있다. 누구나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 단어는“Work and Life Balance”의 준말로, 일과 삶이 균형적으로 잡혀있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과도한 업무, 잦은 야근으로 인한 만성피로와 스트레스를 달고 사는 우리나라의 직장인들에게, 워라밸은 닿을 듯 닿지 않는 딴 세상 이야기처럼만 들린다.
뮤지컬 <6시 퇴근> 은 그런 평범한 대한민국 직장인들의 삶을 무대 위로 옮겨낸 작품이다. 워라밸이 무너진 채 오직 일만 하며 자기 자신을 잃어버리고 살았던 이들이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잊고 지낸 꿈을 발견해가며 변해가는 과정을 통해, 관객들에게도 삶에 대해 의미 있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뮤지컬 <6시 퇴근> 의 주인공들은 제과회사 애프터눈의 홍보 2팀 직원들로, 모두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인물들이다. 회사생활 20년이 되었지만 만년 과장의 자리에 있는 기러기 아빠, 혼자 꿋꿋이 아이를 키우는 싱글 워킹맘 주임, 지루하고 따분한 회사 생활의 활력을 여행에서 찾는 사원, 갓 취준생 딱지를 떼고 취업전선에 뛰어든 열정 충만 막내 인턴 등, 각기 다른 개성을 가진 인물들은 저 마다의 이야기를 풀어내며 작품을 풍성하게 채워나간다.
매일 반복되는 하루를 보내던 제과회사 애프터눈의 홍보 2팀 팀원들은 어느 날 한 제품의 판매실적을 끌어올리지 못하면 팀이 해체 된다는 통보를 받게 된다. 회사의 이 어처구니 없는 통보로 인해 실업자가 될 위기(?)에 빠진 팀원들은 회의 끝에 자신들이 직접 직장인 밴드를 만들어 제품을 홍보하기로 하며 뜻밖의 부업, 밴드 활동을 시작하게 된다.
마침 운명처럼 팀 안에 실용음악과를 졸업한 계약직 사원이 있고, 록 밴드 기타리스트와 베이시스트 출신의 대리가 두 명이 있고, 피아노를 연주할 수 있는 사원이 있다는 설정은 다소 개연성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6시 퇴근> 은 밴드 결성 이후의 과정을 음악과 함께 매끄럽게 이어나가며 관객들의 몰입도를 높인다.
처음에는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시작한 밴드 활동이기에, 팀원들은 서로 갈등을 겪고, 실수를 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를 겪게 된다. 그러나 어쩔 수 없이 억지로 시작된 밴드 활동을 통해 자신의 지난 회사 생활을 돌아보고, 그 속에서 잊고 지낸 진짜 나의 모습을 발견하게 되면서 팀원들은 그러나 그 위기를 함께 극복하고 서로를 조금씩 이해하게 된다. 어느 새 자의적으로, 진심을 다해 밴드 활동을 하게 되면서 6시 퇴근 밴드는 홍보도 성공하고, 처음보다 훨씬 더 성숙한 인물로 성장한다.
<6시 퇴근> 은 지난 2010년 초연된 작품으로 작년 5월, 오랜만에 공연되며 많은 관객들의 사랑을 받았다. 같은 해 11월에 또 한 번 공연된 이후 6개월 만에 앵콜 공연으로 다시 관객들을 만나고 있다. 이음새가 다소 어색한 부분은 있지만 실제 무대에서 배우들이 라이브 연주를 들을 수 있다는 점과, 대한민국의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스토리를 통해, 관객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
언제나 6시 퇴근을 꿈꾸며 오늘도 하루하루를 열심히 살아내고 있는, 수 많은 직장인들에게 힘찬 응원송을 들려주는 활기찬 작품 <6시 퇴근> 은 오는 5월 12일까지 예스 24 스테이지 3관에서 공연된다.
임수빈
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