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을 철학하는 젊은 사색가의 ‘아무 말 대잔치’
저의 아빠가 좀 이상한 분이세요.(웃음) 다섯 살 때부터 밥상에서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라고 물으셨어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9.04.01
작게
크게

저자-유진1.jpg

 유진 인스타그램 @yoojingor

 

모든 순간에 ‘인생’을 떠올릴 수 있다. 길을 걷다, 혹은 카페에 앉아 차를 마시다, 혹은 라면을 끓이다, 혹은 안경을 닦다, 혹은 책을 읽다, 혹은 비오는 날 우산을 펴다… 발길 닿는 곳마다 눈길 닿는 것마다 ‘인생’을 떠올리고 자신의 해석을 마구 갖다 붙인다. 일상으로 꿈을 살고, 일상에서 인생을 철학하는 젊은 사색가의 ‘아무 말 대잔치’.

 

 

네 번째 책이지요? 저자 소개를 부탁 드립니다.

 

유진입니다. 책으로 공부하고, 책으로 놀고, 책 만들며 살고 있습니다.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를 직접 기획, 집필, 편집, 디자인, 제작했어요. 작가는 다 알고 있어서 쓰는 사람이 아니라, 알아야 할 것 같아서 쓰는 사람이라고 생각해요. 대체 인생이란 무엇인지 알고 싶어서 이 책을 썼습니다. 쓴 책으로 『지드래곤을 읽다』  , 『책구경』  , 『아빠의 페미니즘』 이 있습니다.

 

책을 쓰게 된 계기가 재밌습니다. 다섯 살 때부터 준비하셨다고요?


저의 아빠가 좀 이상한 분이세요.(웃음) 다섯 살 때부터 밥상에서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라고 물으셨어요. 그러고는 10초도 기다려주지 않고 즉답을 하라고 하셨어요. 잘 될 때도 있었고 엉망일 때도 있었죠. 어린시절의 추억이에요. 한동안 잊고 지내다가 ‘아! 내가 인생철학을 어릴 때부터 단련한 거였구나.’ 하고 알게 되었죠. 그래서 다시 흥미를 느끼고 인생에 대한 자문자답(自問自答) 이야기를 모으다 보니 책까지 만들게 되었어요. 시시하고 소소한 것에서 인생을 떠올리는 게 옳아요. 인생 밖에서 인생을 찾을 수 없기 때문이죠. 철학은 딱딱하고 어려운 게 아니라, 항상 그 자리에 있던 존재를 조금 낯설게 바라보고, 해석하고, 의미를 부여하는 과정입니다.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는 어떤 책인가요? 머리말에 나오는 이익의 ‘관물(觀物)’을 좀 더 설명해주세요.


조선 후기의 학자 이익은  『성호사설』  ‘관물(觀物)’에서 “만물을 보면 깨달음이 있다.”고 말했어요. 일상생활에서 만나는 모든 것에서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뜻이죠.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는 99개의 사물(事物)에서 얻은 깨달음 모음집입니다. 제가 오늘날에 적합하게 좀 변형시키긴 했지만, 가장 고전적인 사유 방법이고, 공부 방식입니다. 다소 껄렁한 질문과 황당한 대답, 하지만 결국 고개를 끄덕이게 되는 설득력을 가지고 있는 책입니다. 가볍고 유쾌하게 툭툭 던지는 ‘아무말대잔치’를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인생의 본질을 가뿐히 관통하는 진귀한 모습을 목격하실 수 있을 거예요. 자화자찬이 너무 심했죠?(웃음) 제가 좀 그래요. 일단 읽어봐주세요. 재밌습니다.

 

‘인생’을 정의내린다는 게 쉬운 일이 아닐 것 같아요.


이 책은 인생이란 무엇인지 명쾌한 답을 내려주는 것이 아니라, 함께 생각해보고 얘기해보자고 제안하는 글입니다. ‘인생’이라고 하면 지나치게 광범위한 이야기로 들리기 쉽지만, 저는 ‘인생’ 그 자체가 키워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세상의 모든 주제를 품은 ‘인생’이 아니라, 눈 앞에 보이는 ‘인생’의 모습을 있는 그대로 기록한 책입니다. 거울, 마을버스, 연필, 라면, 자동차… 일상에서 인생을 철학한다고 표현하는 이유이기도 해요. 저의 기록은 99개에서 멈춘 상태인데요. 독자의 이야기가 더해지면 책이 완성된다는 의미로 100번째 자리를 남겨두었어요.

 


100번째.jpg

 


꼭지마다 사진이 있는데, 모두 굉장히 사실적이에요.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에서는 키워드가 되는 사물을 사진으로 제시했어요. 책의 오른쪽 페이지에 있는 사진들은 인생 키워드를 직관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일부러 사실적이고 운치를 찾아보기 힘든 것으로 골랐어요. 다큐 속 낭만을 담고 싶었거든요. 콘텐츠의 핵심은 ‘이야기’이고, 이미지와 텍스트는 ‘이야기’를 만드는 훌륭한 언어입니다. 텍스트로 설명할 수 없는 표정과 이미지로 말할 수 없는 마음을 한 권의 책으로 전하고 싶어, 글과 사진을 함께 싣게 되었어요.

 

프로필에 소개하고 있는 <이마젠클럽>은 어떤 곳인가요?


<이마젠클럽>은 이미지에서 텍스트를 읽고, 텍스트에서 이미지를 엮는 곳입니다. 누구나 자신만의 언어를 가지고 있다고 믿어요. 그 언어를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느낄 수 있는 무언가로 만들고 싶다는 생각으로 만든 클럽입니다. 지금 우리에게 그 무엇은 일단, 책입니다. 이미지와 텍스트를 다루는 <이마젠클럽> 활동이 모두의 유희가 되고, 언어가 되기를 희망해요. 이마젠클럽은 ‘이야기’를 가진 당신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책을 읽는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으세요?


내 인생만큼은 다른 사람이 함부로 던지는 격려와 섣부른 조언이 아니라, 좀 어설프고 거칠어도 내 식대로 생각하고 해석하고 납득해야 합니다. 대단한 철학자만 인생을 사유하라는 법 있나요. 내 인생은 내가 살아내는 것인데. 내 인생을 정의하는 사람도 마땅히 ‘나’여야 한다고 말하고 싶어요. 인생에 고수가 따로 있는 게 아니니까요. 자신이 목격한 것이 자신의 인생입니다.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가 그 말문을 열어주는 책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거창하고 고상하고 위대하지 않아도 괜찮아요. 아니, 너무 앞뒤가 딱 맞지 않은 말이 더 좋아요. 아직 우리에겐 채워가야 할 시간과 공간이 많기 때문이죠. 그래서 늘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으면 합니다.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라고요.


#번외#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중에서 재밌는 이야기 몇 가지를 소개해주세요.

99개 모두 다 재밌습니다.(웃음) 그래도 골라야 한다면 거울, 라면, 자동차를 소개할게요. 거울은 매일 보는 것이고, 라면도 매일 끊어야지 하면서도 매번 끓여 먹게 되고, 차를 타지 않는 날이 없을 정도로 자동차는 매일 쓰는 것이니까요.

 

 


본문1-거울.jpg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 거울.
왜? : 스스로를 확인하는 가장 정확한 도구인데 ‘반대로’ 보이니까.
그래서? : 인생은 영원히 ‘개썅마이웨이’일 수밖에 없어. 내가 걷는 길이 다른 사람에게는 뒤집혀서 보인다고 생각하면 나의 선택을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무리는 아니지. 그러니까, 그냥 내 맘대로 살면 돼.

 

 

본문2-라면.jpg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 라면.
왜? : 하정우가 광고에서 한 말이 잘못된 말이라서.
그래서? : “실패 좀 하면 어때요? 좀 넘어지고 그럴 수 있지. 라면을 봐~ 물에도 빠지고, 불에도 팔팔 끓고 하니까 맛있어지잖아.” 이건, 잘못된 말이야. 그렇게 내 인생을 물에 빠뜨리고 불에 팔팔 끓여서 자기들 입에 넣으려는 그들이 하는 말이야.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이야. 대부분 인생들이 그렇게 맛있게 먹히곤 해. 슬픈 일이야. 모른다는 건. 자기가 라면인지, 라면을 먹는 사람인지.

 

 


본문3-자동차.jpg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 자동차.
왜? : 관리 안 하고 오래 타면 똥차 되지만, 잘 관리하면서 오래 타면 올드카 되니까.
그래서? : 사람은 누구나 늙어. 관리 안 하고 오래 살면 꼰대가 되지만, 잘 관리하면서 오래 살면 어른으로 대우받는 거야. 인생은 자동차 같아서, 세차도 하고, 엔진 오일도 갈고, 타이어에 바람도 넣어줘야 해. 끊임없이 새로운 동력을 가지고 활발하게 움직여야 해. 가장 좋은 자동차 관리법은 차를 굴리는 거니까.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유진 저 | 포럼(FORUM)
깊이 자맥질하기도 하고 수면 위에 둥둥 떠다니기도 하며, 시시하고 소소한 것들에서 소중한 깨달음과 귀중한 의미를 캐낸다. 일상으로 꿈을 살고, 일상에서 인생을 철학하는 젊은 사색가의 아무말대잔치.


 

배너_책읽아웃-띠배너.jpg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넌 인생이 뭐라고 생각하냐 #유진 작가 #아무 말 대잔치 #깨달음
0의 댓글
Writer Avatar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