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로 살아남기’, ‘나만의 콘텐츠 만들기’ 등 지금은 ‘콘텐츠’가 매우 중요한 시기다. 『어쩌면 잘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 는 이런 시대에 글쓰기는 매우 중요하다며, 콘텐츠가 되는 글쓰기법을 소개한다.
이윤영 작가는 하루 5분으로 글쓰기 기적을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글쓰기 강의와 SNS을 통해 글쓰기의 중요성을 알리고 있다. 콘텐츠가 되는 글에는 매일 글을 쓰는 습관이 필요하다는 이윤영 작가를 만나본다.
방송작가에서 글쓰기 강사, 콘텐츠 크리에이터 디렉터로 활동하시잖아요. 또 블로그나 브런치에 글을 올리며 여러 사람과 소통하고 다방면으로 활동하고 계시는데,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계기는 무엇이었나요?
방송작가를 하면서는 대중들이 원하는 아이템, 대중들이 좋아하는 글만 썼습니다. 그런데 막상 일을 그만두고 나니 더 이상 쓸 글이 없는 거예요. 제 생애 이제 더 이상 글을 쓸 일은 없을 거라 생각하고, 아무것도 안 쓰고 몇 년을 보냈어요. 그러던 어느 날, 제 아이의 동화책 한 권을 읽고 불현듯 내 안의 내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제 이야기를 쓰려고 하니 어떻게 해야 할지, 무엇부터 써야 할지 막막하더라고요. 아주 오래전 드라마 작가가 되겠다고 좋아하는 드라마를 필사했던 오랫동안 필사했던 기억이 떠올랐어요. 내가 좋아하는 드라마 속 명대사들에 기대어 쓴다면 좀 더 쉽게 글을 쓰지 않을까 싶어서 그날부터 매일 드라마 대사 필사와 단상을 쓰기 시작했습니다.
꾸준히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뻔뻔하게 남에게 글을 보여줄 줄도 알아야 한다는 말씀이 와닿았어요. 사실 글을 공개하는 게 많이 부끄러워하는 사람이 많잖아요. 어떻게 하면 좀 더 용기 내어 글을 공개할 수 있는지 알려주세요.
사실 불과 1년 전까지만 해도 SNS 협오자였습니다. 주변에서 블로그나 페이스북 등에 글을 쓰는 사람들을 보면 마음속으로 좀 뭐라고 했거든요. 자기가 먹는 것, 여행한 것, 일상 등등을 너무 시시콜콜하게 전하는 모습을 보면서 약간의 ‘관종’이라는 생각도 했습니다. 그리고 나는 절대 ‘저런 것’을 하지 않으리라 생각했어요.
지금은 매일 1번은 기본이고, 2~3번씩 SNS에 글을 씁니다. 놀랍죠? 혼자 골방에서 쓰는 글로는 제대로 된 진짜 글을 쓰기 어려운 것 같아요. 요즘 글은 많은 분들과 소통하면서 써야 제대로 된 진정한 글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평범한 우리들에게 그런 기회가 있나요? 책을 낸 저자나 칼럼니스트가 아니고는 그럴 기회가 없죠. 그런데 SNS에서는 그것이 가능해지는 겁니다. 매일 SNS에 글을 쓰다 보면 글 쓰는 습관뿐만 아니라 자신과 비슷한 취미와 생각을 갖고 있는 분들을 만나게 됩니다. 그들과 소통하면서 글을 쓰다 보면 내 글이 어디쯤 가고 있는지, 읽을 만한 가치가 있는 글인지 금방 알게 돼요. 공개하는 글쓰기 힘들고 어렵죠? 제일 걱정되는 것이 ‘아는 사람’이 들어올까 봐입니다. 그런데 SNS상에는 닉네임이잖아요? 충분히 내 진짜 이름이 아닌 닉네임만으로도 활동할 수 있으니 조금 용기를 내어 써보세요. 저도 1년 넘게 쓰고 있지만 주변에 애써 알리지 않으면 아는 사람이 들어오기란 하늘의 별 따기입니다.
글쓰기 강연을 하시다 보면 글쓰기에 고민과 관심이 많은 수강생을 만나셨을 텐데, 기억에 남는 수강생이 있나요?
40년 넘게 일기를 써오신 분이 계셨어요. 처음 자기소개할 때 당당히 일기를 써오신 구력을 말씀하셔서 다른 수강생분들이 기가 죽기도 했고요. 그런데 수업이 진행될수록 단 한 줄도 쓰지 못하는 것이었어요. 너무 의아해서 물어보니 다른 사람들 앞에 한 번도 자신의 글을 보여준 적이 없어서 두렵다고 하시는 거예요. 일단 다그치지 않고 마음이 열리실 때까지 기다렸어요.
글쓰기 수업을 하면서 느낀 것은 글을 오래 써오신 분들이 오히려 더 두려워하신다는 것이었어요. 아예 안 쓰던 분들이 더 재미있어하시고 즐거워하시는 반면, 오랫동안 혼자 글을 써오신 분들이 더 힘들어하고 괴로워하시더라고요. 그리고 제가 코칭을 할 때 엄청나게 칭찬을 해드리거든요. 진짜 다들 너무 잘 쓰세요. 그런데 매번 하는 말씀이 ‘저 못 써요’, ‘두려워요’, ‘어려워요’예요. 글쓰기가 재미있는 유희이자 놀이인데 오래된 주입식 교육이 글쓰기는 잘해야 하고, 못 쓰면 망신당하는 것으로 인식된 모습이 제일 안타까웠어요.
글쓰기가 정말 필요한 세 사람 퇴사 준비생, 엄마, 은퇴자를 꼽으셨는데, 이 외에도 글쓰기가 필요한 사람이 있을까요?
사실 글쓰기가 필요하지 않은 사람이 이제 전 인류 통틀어 없을 듯합니다. 왜냐하면 전화 한 통을 하지 않고 살 수는 있지만 문자메시지 한 통을 쓰지 않고 살 수 있는 삶은 없잖아요!
그만큼 글쓰기는 이제 인류의 가장 큰 과제 중 하나입니다.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좀 더 체계적이고 논리적으로 정리하고 쓸 수 있어야 해요. 글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해야 하는 것은 글자를 아는 인류라면 누구나 해야 하는, 할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생각해요.
한동안 노희경 작가의 드라마를 필사하셨는데, 요즘 따로 필사하시는 드라마나 책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저는 매일 독서를 하고 단 한 페이지를 읽어도 읽은 부분 중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따로 모아둡니다. 이렇게 책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였는데요. 드라마는 현재 방영하는 드라마 위주로 필사하고 있습니다. 책은 현재 단편소설에 빠져 있어요. 1일 1 단편소설을 읽고 정리하기와 제가 부족하다고 느끼는 과학 관련 도서 읽기 위주로 하고 있습니다.
콘텐츠가 되는 글을 왜 써야 하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글쓰기에는 3단계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첫 번째 단계는 그저 마구 쓰는 것이지요. 생각날 때마다 일기처럼 매일 그저 쓰는 겁니다. 이 단계는 글쓰기 습관을 들이는데 매우 중요해요. 2단계는 주제 글쓰기 단계입니다. 한 가지 키워드를 잡고 그에 따른 자신의 생각과 경험, 감정을 써 내려가는 단계이지요. 3단계는 바로 한 가지 주제, 이른바 자신만의 콘텐츠를 가지고 연재형식으로 30개 이상의 소주제로 글을 쓰는 것입니다. 이 3단계가 되면 나만의 콘텐츠로 다양한 글쓰기뿐만 아니라 팟캐스트, 유튜브, 강연, 책 등으로 자신만의 콘텐츠를 구축해나갈 수 있게 되는 것이죠. 한 가지 콘텐츠로 글을 쓰다 보면 자연스럽게 관련 책을 읽고, 자료를 정리하게 됩니다. 365일 골방에서 죽어라 이것저것 마구 쓰는 ‘일기’ 같은 글만 쓰게 되면 이런 것을 할 수 없게 되죠.
앞으로 콘텐츠가 되는 글을 쓰려는 사람이 많이 생길 거 같습니다. 아직도 ‘글쓰기가 두렵고 어려운’ 독자에게 한 말씀 부탁드려요.
저는 글쓰기는 ‘영어’ 공부처럼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영어 공부를 하기 위해 매일 조금씩 단어를 외우고, 중고등학교 때 참고서를 보고, 서툴지만 매일 조금씩 말하기부터 연습합니다. 영어 공부는 그렇게 하면서 왜 글쓰기를 그러면 안 될까요? 하루 5분의 시간을 내어 조금씩 한 줄부터 쓰기 시작하세요. 한 줄이 두 줄이 되고, 두 줄이 5줄이 되고, 한 편의 멋진 에세이를 쓸 수도 있습니다. 서툴지만 영어 공부처럼 처음부터 한 문장부터 시작해보아요. 글쓰기, 급하지 않고, 어렵지 않습니다. 그저 매일 조금씩만 하면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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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쩌면 잘 쓰게 될지도 모릅니다이윤영 저 | 위너스북
쓸 거리가 없다면 하루 동안 물을 얼마만큼 마셨는지, 친구랑 무슨 대화를 나눴는지, 점심으로 무엇을 먹었는지 써보는 것은 어떨까. 이렇게 매일 쓰다 보면 습관은 자연스레 길러진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