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키백과(Wikipedia)는 누구나 참여해 지식을 구성할 수 있고, 누구나 무료로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온라인 백과사전이다. 『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 는 위키백과를 본격적으로 소개하는 첫 단행본으로 총 3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에서는 위키백과의 근간을 이루는 인류의 지적 전통에서 출발하여 전문가가 아닌 평범한 개인들이 어떻게 인류 지식의 거대한 보고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별다른 진입 장벽도 없고 특별한 보상도 없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어떻게 망가지지 않고 유지되는지 등 위키백과가 움직이는 원리를 소개한다. 2부에서는 사람들이 위키백과에 대해 품은 궁금증이나 불만을 모아 유머러스한 Q&A 방식으로 정리했고, 3부에서는 위키백과에서 직접 문서를 작성하고 편집할 수 있는 실전 매뉴얼을 제공한다.
위키백과는 익명의 참여자들이 인터넷이라는 도구로 함께 지식을 만들어가는 플랫폼인데, 본인의 정체를 드러내고 책을 쓴 여러분은 누구신가요?
다들 직장인입니다. 위키백과의 발전을 위해서 노력하는 위키백과 사용자이기도 하고요. 위키백과는 기본적으로 온라인 커뮤니티이지만, 온오프를 넘나드는 활동을 위해 사용자들이 모여 한국위키미디어협회를 꾸렸습니다. 이 책의 저자인 우리는 이 협회의 임원이기도 합니다. 위키백과를 비롯한 여러 위키미디어 프로젝트를 널리 알리고 발전을 도모하는 것이 공통의 목표인 사람들이죠.
세 분 다 직장인들이신데, 대체 어디서 시간이 나서 위키백과를 편집하시는 거죠?
진주완(이하 진) : 없는 시간 쪼개서 하는 거죠. 저는 주로 주말 시간을 이용합니다. 가장 돈이 적게 드는 취미 활동이라고 할까요?
정철(이하 정) : 누구나 딴짓하는 시간이 조금씩은 있습니다. 우리는 그 시간을 위키백과 편집에 쓰는 거죠.
류철(이하 류) : 포대기로 아이를 재우면서 거실의 높은 곳에 컴퓨터를 올려놓고 위키백과 편집을 한 적이 있습니다. 틈새 시간을 아주 잘 활용하고 있습니다.
세 분을 끌어당기는 위키백과의 매력은 무엇입니까?
진 : 괜찮은 문서를 만들고 나서 느끼는 성취감은 정말 큽니다. 야, 이걸 내가 해냈네 하는 뿌듯한 마음이 들죠. 적당히 만들어 던져둔 문서가 얼마 지나고 보니 다른 사람들에 의해 살찌워졌을 때도 기분이 좋습니다. 이런 게 협력이지 하는 느낌이요. 이게 은근히 중독이 심해요. 한번 뿌듯함을 느끼면 또 하고 싶어지죠.
정 : 온라인상의 글은 대부분이 휘발성입니다. 하지만 위키백과에 넣으면 인터넷이 사라지기 전까지 남아 있어요. 물론 내용은 바뀌겠습니다만. 저는 그 불멸성(?)이 좋습니다.
류 : 여러 사람이 함께 제법 괜찮은 정보를 만들어낸다는 사실에 감동을 받곤 합니다.
솔직히 말씀해주세요. 위키백과 진짜 믿어도 됩니까? 보고서나 논문 쓸 때 참조해도 될 만큼?
진 : 어떤 정보도 덮어놓고 믿지는 마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그게 심지어 교과서라고 해도 말이죠. 위키백과 역시 마찬가지고요. 다행히 위키백과는 내용에 알맞은 출처 표시를 요구합니다. 그 출처들을 직접 다시 확인하는 것이 안전하겠지요.
정 : 저는 제 판단을 믿습니다. 위키백과도 읽고, 나무위키도 읽고 그 안에서 적절히 판단할 수 있으면 됩니다. 위키백과도 반만 믿고 반은 의심해야겠지요. 다시 확인해보면 꽤 믿을 만하구나 하며 안심하게 됩니다.
류 : 전 대체로 믿는 편입니다. 하지만 정말 정확한 사실이나 정보가 필요한 상황에는 출처까지 꼭 확인하지요.
책을 읽어보면 위키백과는 덕후들에게 최적화된 놀이터라는 말이 나오는데 무슨 뜻이죠? 그리고 혹시 세 분에게도 각자 덕질하는 분야가 있나요?
진 : 덕후는 오타쿠라는 말이 확장되어 어떤 것에 심취한 사람을 뜻하게 되었죠. 특히나 인터넷의 발달로 이런 사람들이 크게 늘었습니다. 위키백과는 정보의 축적이 기본 목표이기 때문에 이런 사람들이 활동하기에 딱 알맞은 곳입니다. 내가 언제 무슨 내용을 작성했는지 단번에 확인할 수 있고, 나의 관심 분야에서 함께 활동하는 사람이 누군지도 금방 알 수 있습니다. 저는 특히 역사 쪽에 관심이 많습니다.
정 : 저는 프로그레시브 록을 좋아합니다. 얼마 전에 <프로그레시브 록 명반 가이드북>이라는 책도 썼으니 읽어... 아니 사주세요. :-) 그리고 포털에서 사전 관련 일을 오래 해서 언어, 사전에 관한 문서들을 채워 넣는 데도 시간을 많이 쓰고 있습니다.
류 : 취미생활이야 다양하게 하고 있지만 덕질이라고 할 만큼 몰입하고 있는 것은 위키백과밖에 없습니다.
전 세계적으로도 그렇고, 한국어 위키백과 역시 여성들의 참여가 무척 저조하다고 들었습니다. 세 분도 모두 남성이고요. 여성들의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하실 말씀이라도?
진 : 참 고민이 큰 지점인데요. 저희 입장에서는 그래도 위키백과가 다른 어떤 곳보다 여성들의 진입장벽이 낮은 편이란 걸 말씀드리고 싶어요. 위키백과 사용자들은 성별이나 나이 같은 거 안 따지니까요.
정 : 위키백과는 세계관을 반영합니다. 남성적 세계를 부분적으로 깨보고 싶다면 위키백과만큼 좋은 전장도 없습니다. 그리고 여성들은 논리적이고 차분한 분들이 많아서 위키백과가 잘 맞을 수 있다고 생각해요.
류 : 위키백과에 여성들의 관심 분야 문서가 많아지면 여성들의 참여도 늘 거라고 생각합니다. 여성들의 참여를 독려하는 동시에 위키백과에서도 다양한 주제 발굴에 신경을 써야 할 것 같습니다.
위키백과는 참여자들에게 어떤 보상도 하지 않고, 대가도 바라지 않습니다. 값이 매겨지지 않는 지식들이 쌓여갈 뿐이죠. 자본주의 사회에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한 걸까요? 그곳엔 정말 착한 사람들만 모여 있습니까?
진 : 하하, 자기 만족도 상당한 보상이에요. 자본주의 사회에서도 정보 공유와 자유콘텐츠에 대한 갈망은 늘 있어 왔습니다. 특히 컴퓨팅과 인터넷 영역에서는 이런 움직임이 초기부터 있었죠. 당장 우리가 사용하고 있는 월드와이드웹, HTML, http, e-mail 같은 것들 모두 최초 고안자가 자신의 독점적 저작권을 포기했기 때문에 전 세계로 유통될 수 있었습니다. 이게 사람이 착하다고 되는 게 아니거든요. 어떤 면에서는 별다른 물질적 보상이 없다는 점이 오히려 사람들을 끌어당기는 것 같아요. 자유로운 지식을 구축하는 일은 물질적 보상으로는 채울 수 없는 만족감을 주거든요. 오늘도 전 세계 수많은 프로그래머들이 깃허브에 자신이 짠 소스를 올리고 있습니다.
정 : 그간 책을 몇 권 쓰면서 수많은 저녁 시간을 쏟아 부었지만 그걸로 얻은 금액은 정말 미미했습니다. 최저 임금에 한참 미달하죠. 하지만 쓰고 나니 제 나름의 정리가 되었고, 그런대로 삶의 기록물이 되었습니다. 위키백과도 비슷합니다. 특정 문서를 정리하면서 가장 큰 수혜를 받는 독자는 바로 저입니다. 나중에도 자주 참조하게 되지요. 저는 위키백과를 제 공개 메모장이라고 생각해요.
류 : 착한 사람이라고 하기는 어려울 같습니다. 어쩌다 보니 관심을 가지게 된 사람들이고, 자신의 성향에 어울리는 놀이터를 만들어가고 있는 것이겠지요. 좀 진지한 놀이터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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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키백과, 우리 모두의 백과사전정철, 진주완, 류철 저 | 사계절
어떻게 인류 지식의 거대한 보고를 만들어가고 있는지, 별다른 진입 장벽도 없고 특별한 보상도 없는 온라인 커뮤니티가 어떻게 망가지지 않고 유지되는지 등 위키백과가 움직이는 원리를 소개한다.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