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워즈를 찍으며 나는 ‘진짜 모험’을 했다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스타워즈의 영향이 정말 컸음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나는 ‘진짜 모험’을 했고 많은 친구들을 만났다. 내 캐릭터를 모델로 한 레고도 있다! 레고 모델까지 되었으니 할 말 다한 것 아닐까?
글ㆍ사진 워윅 데이비스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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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피소드 6 _ 위켓 분장을 한 워윅 데이비스.jpg

위켓 분장을 한 워웍 데이비스. 이미지 출처 : 스타워즈 오리지널 트릴로지 그래픽 노블 <에피소드 6 : 제다이의 귀환>  ⓒ&™  Lucasfilm Ltd.

 

 

나는 1970년에 태어났다. 나와 같은 세대의 사람들 대부분이 그렇듯 코믹스는 내 어린 시절의 전부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코믹스를 통해 영웅이 되기도 하고, 악당이 되기도 하고, 어떨 때는 괴물이 되기도 했다. 코믹스와 상상력이 합쳐지면 내 몸의 한계라든지 반복되는 일상 따위는 잊을 수 있었다. 당시에는 게임도 그럭저럭이었고, 영화도 요즘처럼 재미있지 않았다. 그러던 1977년의 어느 날… 영화 「스타워즈」는 모든 것을 바꿔 놓고 말았다. 관객 모두를 놀라게 했던 이 영화가 나왔을 때의 내 나이 7세. 아직 「밤비」, 「피터팬」 등의 영화에만 익숙했던 나에게 「스타워즈」는 그 이상의 무엇이었다. 여기에 당시 「스타워즈」 영화의 광고를 인용해 보기로 한다.


‘어쩌면 지금 우주 어딘가에서 일어나고 있는 이야기일지 모른다. 우리가 사는 이곳과는 전혀 다른 은하계에서의 모험! 「스타워즈」는 한 남자의 이야기요, 한 여자의 이야기요, 또 우주 전체의 이야기다. 몇 백만 광년 동안 은하계에서 펼쳐지는 반란군의 이야기요, 또한 사랑의 이야기다. 영웅과 악당, 수백만 종의 외계인이 등장하는 우주 대서사시. 몇 백만 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이야기가 이번 여름, 드디어 당신을 찾아간다!’


이 광고를 보고 어떻게 「스타워즈」를 안 볼 수가 있었겠는가. 나는 오랫동안 줄을 서서 기다려 드디어 영화관에 들어갔다.


그런데 자리가 없어서 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어쩔 수 없이 먼저 들어간 관객들이 ‘우리가 사는 지구와는 전혀 다른 은하계의 대 모험’에 빠져 있을 때 나는 밖에서 기다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드디어 영화관에 입장! 정말 숨이 멎는 것만 같았다. 영화 「스타워즈」는 어린 내가 상상하고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 그리고 그때만 해도 몰랐다. 이 영화 덕분에 내 인생이 얼마나 많이 바뀔지, 나의 미래가 얼마만큼 달라질지…


오늘의 내가 있기까지 「스타워즈」의 영향이 정말 컸음은 말할 필요도 없겠다. 이 영화를 찍으면서 나는 ‘진짜 모험’을 했고 많은 친구들을 만났다. 내 캐릭터를 모델로 한 레고도 있다! 레고 모델까지 되었으니 할 말 다한 것 아닐까?


「제다이의 귀환」은 나에게 있어서는 정말 잊지 못할 추억이고 경험이었다. 또한 이 영화에 참여할 수 있어 정말 영광이었다. 상상해 보라… 열한 살의 어린아이가 진짜 「스타워즈」 세계에 들어가 루크 스카이워커와 대화하고 스톰트루퍼와 싸울 수 있었으니 그 감동이 오죽했을까. 물론 요즘 아이들도 이런 경험을 한다. 비디오 게임에 나오는 루크 스카이워커를 만나 볼 수 있으니 말이다. 게임도 물론 재미있지만 실제로 경험해 보는 것과는 많이 다를 것이다. 나는 촬영이 없을 때에도 스튜디오에 나가 다른 배우들의 액션 촬영 모습을 지켜보았다.


이웍이 쳐 놓은 그물에 「스타워즈」의 주인공들이 걸려드는 장면을 기억하는가? 사실 그 그물은 기중기로 들어 올렸으며(물론 기중기의 조종을 맡은 것도 이웍이 아니었다는 사실!), 그 안에는 영화계의 대스타들이 갇혀 있었다. 쓰리피오 역을 맡은 앤서니 대니얼스는 물론 텅빈 알투까지 말이다. 보험 회사 직원이 촬영장에 와 있었다면 그 장면을 보며 제발 아무 사고도 나지 않기를 마음속으로 빌었을 것이다. 그러나 갑자기 투두둑 하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물이 찢어지고, 그 안에 있던 사람들이 3미터나 되는 높이에서 추락하는 것이 아닌가! 그리고 이어진 침묵… 곧 조감독이었던 데이빗 탐블린이 “모두들 괜찮아요?”라고 물었고, 여기저기서 “네”라는 소리가 들려왔다. 용감한 반군들에게 아무 이상이 없었던 것이다, 야호!


엔도 행성에서 벙커가 폭발하는 장면을 촬영했던 게 기억난다. 특수 효과 팀에서는 몇 시간에 걸쳐 폭발물을 설치했고, 벙커가 폭발하는 장면을 잘 잡아내기 위해 10대도 넘는 카메라를 이곳저곳에 배치했다. 배우들은 물론 스탭들까지 적어도 600m는 떨어진 곳에 몸을 숨겨야 했다. 하지만 나의 경우는 달랐다. 나는 폭발물로 가득한 벙커에서 15m도 채 떨어지지 않은 나무 뒤에 있었던 것이다. 게다가 불에 잘 붙는 이웍의 털 분장까지 하고 있었다. 이 말을 들은 「스타워즈」 팬들은 폭발 장면 중 어디에 이웍이 나오는지 눈에 불을 켜고 찾겠지? 하지만 그런 장면은 없다. 실은 「이웍의 귀환」이라는 23분짜리 영화를 찍고 있었던 것이다. 물론 상상이긴 하지만 어떻게 해서 내가 「스타워즈」에서 이웍 역할을 맡게 되었는지 설명하는 그런 영화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개봉되지 않았다… 어쨌든 이 장면에서 위켓은 불이 붙은 다이너마이트를 손에 들고 벙커로 달려간다. 얼마 후 귀를 막으며 나온 이웍은 나무 뒤로 숨어 폭발 장면을 지켜본다. 불꽃 먼지가 겨우 가라앉은 후 이마에 손을 얹은 이웍은 말한다, “정말 다이내믹한 날이야!” 정말 말 그대로 다이내믹한 장면이었다….


「제다이의 귀환」을 찍을 당시에는 위켓이라는 캐릭터가 영화에서뿐만 아니라 굿즈 시장에서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지 상상도 못 했다. 굿즈 시장에 나온 캐릭터의 이름은 위켓 W. 워릭으로 정말 어딜 가나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비누, 강아지 용품, 페즈 디스펜서, 쿠키 케이스까지 위켓은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교육용 잡지나 만화에도 위켓이 등장했고 「이웍들의 모험」과 「엔도 전투」라는 제목의 스핀오프에도 등장한다. 비록 88cm밖에 되지 않지만 이웍은 거물급의 캐릭터가 되었다. 언젠가 조지 루카스에게 그의 풀네임 조지 W. 루카스에서 W가 뜻하는 게 뭐냐고 물은 적이 있다. 하지만 조지는 정확한 답을 주지 않았다. 정말 그의 이름이라고 믿고 싶다…


이웍이 없었다면 나쁜 제국군들이 승리를 거뒀을 것이다. 따라서 반군들에게 행복한 결말이란 없었을 것이다. 「깨어난 포스」의 내용도 바뀌었을 것이다. 이웍들과 위켓 W. 워릭은 전 세계 「스타워즈」 팬들의 마음속에 영원히 남을 것이다. 그 사실을 아는 나는 감동할 수밖에 없다….

 

 


 

 


 

 

스타워즈 오리지널 트릴로지 그래픽 노블 세트아치 굿윈, 로이 토마스 글/하워드 체이킨, 알 윌리엄슨, 카를로스 가르존 그림 외 1명 | 디에디션
영웅과 악당, 수백만 종의 외계인이 등장하는 우주 대서사시. 몇 백만 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이야기가 드디어 당신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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