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를 꿈꾸는 사람들의 희망찬가 - <언더그라운드>
삶이란 꿈을 잃지 않고 달려나가는 것이다.
글ㆍ사진 임수빈
2018.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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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류 마지막 지하도시
 
뮤지컬  <언더그라운드> 는 멀지 않은 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창작 뮤지컬이다. <술과 눈물과 지킬앤 하이드>,  <머더 포 투> 등 신선한 작품을 선보여 온 T&B 컴퍼니가 새로 선보인 신작이다. 6개월간의 창작과정을 거쳐 탄생한 작품으로, 전 세계적으로 빙하기가 찾아오고 지구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마지막 인류들이 살고 있는 지하 도시 ‘언더그라운드’에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언더그라운드는 오래 전부터 빙하기를 예측한 시장 노모어에 의해 건설된 계획 도시로, 노모어는 부시장 메이컵과 함께 혹독한 빙하기를 이겨낼 완벽한 보금자리를 마련한다. 그러나 도시가 안정을 찾아갈 즈음 시장인 노모어가 의문의 사고로 행방 불명 되고, 부시장 메이컵이 시장으로 당선되며 메이컵은 언더그라운드를 독재적으로 운영해나간다. 그러던 어느 날 언더그라운드에 타 지역에서 유일하게 생존한 ‘춘’이 나타나게 되고, 춘의 등장으로 인해 언더그라운드에는 새로운 사건들이 벌어지게 된다.

 

주인공 춘은 순수하고 따뜻한 사람으로 노래를 사랑하고, 자유와 희망을 꿈꾸는 인물로 그려진다. 춘은 우연히 지구의 빙하기가 해결되고 봄이 찾아오고 있지만 메이컵이 자신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해 이를 의도적으로 숨기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고, 사람들에게 사실을 알리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언더그라운드> 는 춘을 중심으로 메이컵의 음모, 이에 맞서 진실을 밝히려는 사람들의 이갸기를 2시간여의 러닝타임 동안 그려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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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더그라운드> 에는 극 속 인물이자 해설자인 ‘왕씨’라는 캐릭터가 등장한다. 왕씨는 1막, 2막으로 나뉘지만 쉬는 시간 없이 빠르게 이어지는 스토리를 보다 매끄럽게 이어주기 위한 제작진의 특별 장치라 할 수 있다. 각 장면은 무대 위에 놓인 스크린에서 보충 설명을 해주긴 하나, 워낙 빠른 호흡으로 전개가 이루어 지기에 관객들이 작품을 이해하기엔 시간이 부족하다. 이 때문에 제작진은 왕씨를 해설자로 등장시키며 각 장의 부연 설명을 보탠다. 이런 왕씨의 존재는 관객들에게 웃음을 주기도하고, 관객들의 긴장을 완화시켜 주기는 하나, 전체적인 작품의 맥락을 이해시키기에는 부족하게 다가온다.


사실 <언더그라운드>  는 신선하고 참신한 소재를 다루고 있긴 하나, 그 소재를 이어나가는 방식은고개를 갸우뚱거리게 만든다. 말하고자 하는 주제의식은 상징적인 반면 이를 풀어나가는 방법이 거기에 한참 미치지 못한다. 대놓고 B급 코드라고 하기에도 어색하고, 진지하고 탄탄한 작품이라고 하기엔 턱 없이 부족하다. 각 인물들의 성격이나 스토리 역시 그 중간즈음을 배회하며 방향성을 잃어버린 듯 하다. 하나의 확실한 루트를 택하고 이어나갔다면 충분히 좋은 작품으로 탄생했을 듯하나, 지금의 <언더그라운드>  는 이도 저도 아닌 채로, 대체 어떤 색깔을 내고 싶었던 것인지에 대해 의문을 품게 한다. 등장인물의 성격이나, 전체적인 스토리는 마치 <설국열차>의 아류작 같다는 느낌을 주기도 했다. <언더그라운드>  가 앞으로 더 많은 대중들에게 어필하려면 정확한 하나의 노선을 택해야 한다. 스토리와 인물의 성격 등 전반적인 작품 수정은 <언더그라운드>가 피할 수 없는 하나의 숙제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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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의 스토리가 큰 아쉬움을 주었지만, 배우들의 연기력과 노래, 무대 디자인 등 다른 요소들은 <언더그라운드>  가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음을 남겨주었다. 특히 좁은 공간을 최대한 활용한 2층 계단 형식의 무대와, 다양한 소품의 활용 등 은 인상적이었다. ‘러브테마’ , ‘마음의 멜로디가 들려’ 등 의 넘버들은 서정적이고 따뜻한 멜로디로 관객들의 마음을 녹여주었다. 따뜻한 봄이 주는 희망을 그려내는 작품 <언더그라운드>  는 오는 6월 24일까지 대학로 콘텐츠그라운드에서 공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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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수빈

현실과 몽상 그 중간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