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D 리뷰 대전] 언제 만나든 모든 영화는 인생이 된다
영화를 혼자 본다는 것은 자기만의 세계에서 스스로 충만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2018.0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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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성주의, 평화연구자 정희진 작가의 책 『혼자서 본 영화』 에는 자신의 인생 영화로 꼽는 28편의 영화가 보물처럼 담겨 있다. 이 책은 그 어떤 영화 리뷰보다 개성이 강하다. '가족의 탄생'을 두고는 한국 사회에서 가장 보수적인 영역은 북한이나 섹슈얼리티가 아니라 바로 가족 담론임을 폭로한다. '위 플래시'에 나오는 나쁜 선생과 제자의 왜곡된 모습에서는 자신을 짓누르던 관계를 떠올린다. 그러다 그 시선을 고통스러운 인간관계에 시달리는 사람들에게 돌리기도 한다. '혐오스런 마츠코의 일생'의 주인공은 피해자가 아니다. 나쁜 세상과 경험에 영향받지 않고, 언제나 자기 본 모습대로 살았던 강한 여성이다. 권력과 젠더에 대한 탁월한 시선과 전복적 사유가 돋보인다.
영화를 혼자 본다는 것은 자기만의 세계에서 스스로 충만한 시간을 갖는 것이다. 영화의 내용은 감독의 '연출 의도'가 아니라 관객의 세계관에 달려 있다. 누구나 자기 삶만큼 본다. 책을 읽는 동안 작가가 영화를 통해 들여다본 세계가 어느새 내 안에 들어와 나만의 느낌과 해석이 무엇이냐고 묻는다. 혼자서 본 영화는 이렇게 함께 본 영화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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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서 본 영화정희진 저 | 교양인
영화와 나만의 대면, 나만의 느낌, 나만의 해석이다. 나만의 해석. 여기에 방점이 찍힌다. 나의 세계에 영화가 들어온 것이다. 지구상 수많은 사람들 중에 같은 몸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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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