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대한민국 난국은 ‘헌법’ 때문이 아니라 ‘사람’
헌법은 인간 본연의 가치로만 제작하는 순수한 결정체가 아닙니다. 온갖 이념과 역사 그리고 경험과 현실을 포괄하는 정치적 산물입니다. 지금 시민들이 보여 주고 있는 광장에 모이는 행동은 바로 헌정의 토대를 형성하는 의사표시의 하나입니다.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16.1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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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다시, 헌법』은  ‘지금’ 헌법을 다시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하는 일반 독자를 위한 눈높이 헌법 해설서다. 참여연대 창립멤버이자 인권 변호사로 활동해온 차병직 변호사와 고려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윤재왕 교수, 비영리 공익인권법재단 공감의 윤지영 변호사가 ‘시민의 교과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아 집필에 참여해, 표제부터 부칙에 이르기까지 빠짐없이 주석을 달았다. 저자들은 최대한 쉬운 말과 간결한 문체, 다양한 예를 활용해 각 헌법 조항의 의미와 배경을 설명함으로써 누구나 헌법을 쉽게 읽고 이해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현재 우리 사회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지점과 그에 대한 견해를 통해 현재적 관점에서 헌법이 우리에게 얼마나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강조해서 보여주고 있다.

 

이 책은 7년 전에 출간된 『안녕 헌법』의 내용을 보강하고 새롭게 다듬은 개정판이다. 개정판에서는 7년 동안 우리 사회에서 벌어진 중요한 사건들, 예를 들어 통진당 해산 결정(제8조 4항, 70쪽), 미디어법 파동(제21조 3항, 156쪽), 세월호 사건(제34조 6항, 221쪽) 등을 포함했다. 그리고 본문에서 인용하고 있는 주요한 헌법재판소 결정문 전문을 독자들이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결정번호를 미주로 덧붙였다.

 

다음은 이 책의 저자 중 한 명인 차병직 변호사와의 서면 인터뷰이다.

 

 

실현을 위해서 어떻게 서로 협력하느냐


『지금 다시, 헌법』은 2007년에 나온 『안녕 헌법』의 개정판입니다. 오래 전에 나온 책을 개정해서 다시 출간하기로 결정한 이유와 계기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로고폴리스에서 시민을 위한 교양서로 헌법에 관한 책을 내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그에 대해서 이미 쓴 책이 있으니 고쳐 내자고 역제안을 했는데, 출판사에서 받아들여 성사가 된 것입니다. 출판사가 그렇게 결정한 것은 아마도 독자들의 수요가 있으리라고 판단했기 때문이겠지요.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개정판을 낸 이유는 지금 우리 앞에 펼쳐진 사태와 무관하게 국민들의 헌법에 대한 관심이 크다는 사실을 알고, 거기에 조금이라도 부응하기 위한 사소한 결심 때문입니다.

 

개정판임에도 불구하고 『지금 다시, 헌법』이 최근에 벌어진 국정농단 사건과 관련하여 언론의 많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헌법을 통해 지금 사태를 볼 때 무엇이 가장 큰 문제인지 간단히 짚어주셨으면 합니다.

 

국정 운영이라는 공적 시스템과 개인적으로 하고 싶은 일을 선택하는 사적 의사 결정의 자유를 혼동한 결과가 아닐까요? 그 양자를 엄격히 구분해야 한다는 것을 헌법은 근본에서 지시하고 있습니다.

 

책의 서문에서 이 책이 시민의 교과서가 되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하셨는데요, 시민들이 헌법을 알아야 하는 가장 근본적인 이유가 무엇인지 설명해주셨으면 합니다.

 

시민이 꼭 헌법을 알아야 할 필요는 없을 것입니다. 대의제 아래서 국민으로부터 권한을 위임 받은 국가기관과 공무담임자 들이 제대로만 하면 말입니다. 그러나 현상이 기대와 상반되게 나타나면 상황이 헌법을 들추어 보라고 요구하게 되지요. 마치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상대방에게 어떤 조치를 취해야 할지 결단을 내리기 위해서는 계약서를 찾아 읽어야 하듯이 말입니다.

 

1987년 아홉 번째 개헌에 의해 만들어진 지금의 헌법에 대한 생각이나 느낌이 궁금합니다.

 

그 이전까지 우리 헌법의 평균 수명은 4.3년에 불과했는데, 지금 헌법은 30년 째를 앞두고 있습니다. 과거에 비하면 엄청난 장수를 누리는 중이지요. 그런데 국민 생활은 안정을 찾지 못하고 있습니다. 평균 수명이 는다고 삶의 질까지 보장되는 것은 아니 듯이 말입니다. 하지만 그것은 오래된 헌법 때문이 아니라 헌법을 실행에 옮기는 사람들의 마음 탓입니다.

 

현재 국회를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있습니다. 1987년 체제로 성립된 현행 헌법의 해설서를 쓴 저자로서 앞으로 헌법 개정의 방향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개헌은 할 수도 있고, 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헌법을 거의 매년 바꾸는 국가가 있는가 하면, 한 번 제정한 헌법을 글자 한 자 고치지 않고 유지하는 국가도 있습니다. 거듭 말씀 드리지만, 우리가 당면한 난국은 헌법 때문이 아니라 사람 때문입니다. 개헌은 헌법 정신을 어떻게 실현할 것인가 하는 우리의 마음을 고쳐 먹는 계기를 마련해 줄 뿐이라고 생각해야 옳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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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개헌 논의는 다분히 정치적인 의도를 가지고 진행되는 경향이 있다고 많이들 지적합니다. 정치적인들에 의한, 정치인들의, 정치인을 위한 개헌 논의가 아니라, 시민이, 시민에 의한, 시민을 위한 개헌 논의를 진행하기 위해서 시민들은 어떤 활동을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또한 앞으로 개헌이 본격화될 때 새로운 헌법에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헌법은 인간 본연의 가치로만 제작하는 순수한 결정체가 아닙니다. 온갖 이념과 역사 그리고 경험과 현실을 포괄하는 정치적 산물입니다. 지금 시민들이 보여 주고 있는 광장에 모이는 행동은 바로 헌정의 토대를 형성하는 의사 표시의 하나입니다. 만약 개헌을 하게 된다면 그 뜻을 잘 요약해 반영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것은 모든 목소리를 다 담기 위해서 시간과 비용을 한정 없이 쏟아 부을 수는 없다는 사실입니다. 효율성을 위해서 결정적 순간에 결단을 내리는 데 과감하게 합의할 마음가짐이 필요합니다.

 

1987년에 만들어진 현재의 헌법이 여러 가지 면에서 우수하다고 말하는 의견이 있습니다. 어떤 점에서 그러한가요? 그리고 특별히 저자 님이 좋아하는 조문이 있으신지요? 있다면 무엇이고, 왜 좋아하나요?

 

헌법에 우열이 있을 수 있을까요? 1987년 헌법은 모든 국민이 바라던 대통령 직선제를 채택한 것이기 때문에 가치가 있는 것입니다. 어느 신학자가 헌법의 기본권 편을 읽고는, "세상에 이보다 더 훌륭한 복음서는 없다"고 한 적이 있습니다. 헌법은 법임에도 불구하고 상징적이고 장식적인 치장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헌법은 문학 작품이 아닙니다. 어느 한 구절에 밑줄을 긋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실현을 위해서 어떻게 서로 협력하느냐가 중요하겠습니다.


 

 

지금 다시, 헌법차병직,윤재왕,윤지영 공저 | 로고폴리스
우리 헌법은 130개의 조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법제처 홈페이지에 가면 누구나 한글로 된 헌법 조문을 15분 정도면 다 읽을 수 있다. 하지만 헌법의 행간이 담고 있는 사회적 정의와 가치까지 읽어내려면 아무래도 알맞은 길잡이가 필요해진다.《지금 다시, 헌법》은 이러한 필요에서 기획된 ‘시민을 위한 헌법 해설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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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병직 #헌법 #사람 #계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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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