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국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석사, 박사학위를 받았다. 1988년 계간 <문학과 사회>로 등단하여 89편의 문학평론을 발표했다. 1992년 ‘제1회 작가세계문학상’ 수상작인 『내가 누구인지 말할 수 있는 자는 누구인가』를 시작으로 『영원한 제국』, 『인간의 길』, 『초원의 향기』, 『시인의 별』, 『하늘꽃』, 『하비로』 등 18편의 소설을 발표했다.
밀리언셀러를 기록하며 한국적 팩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던 『영원한 제국』은 미국, 프랑스, 스페인, 일본, 중국, 대만, 몽골 등에서 번역되었고 1995년 영화화되기도 했다. 이러한 명성을 바탕으로 이인화는 박사학위를 받기도 전에 이례적으로 이화여대의 국어국문학과 전임강사로 초빙되어 부임하였다. 이후 박정희를 소설화한 대하소설 『인간의 길』을 집필했고, 2001년 서울대학교 대학원에서 ‘한국 현대소설 창작론 연구’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창작 발레 <신시21>, 설치미술 <아슈켈론의 개>, 오페라 <눈물 많은 초인>, 영화 <청연> 등의 시나리오를 썼고 온라인 게임(MMORPG) <쉔무>, <길드워> 등의 스토리 작업에 참여했다. 웹전략 게임(MMORTS) <인페르노 나인>을 개발했으며 영화?애니메이션 시나리오 저작도구인 ‘스토리헬퍼’를 개발했다.
연구서에 『이문열 연구』(공저), 『디지털 스토리텔링』(공저), 『디지털 콘텐츠 스토리 모티프 DB 연구』(공저), 『한국형 디지털 스토리텔링』 등이 있고, 역서에 이사벨라 버드 비숍의 『한국과 그 이웃나라들』, 연구논문에 「서사계열체이론」, 「한국 온라인 게임 스토리의 창작방법 연구」, 「가상 세계의 디지털 스토리텔링」 외 51편이 있다.
‘오늘의 젊은 예술가상’, ‘추리소설 독자상’, ‘중한청년학술상’, ‘이상문학상’ 등을 수상했다. 현재 이화여자대학교 대학원 디지털미디어학부 교수이다.
이인화 작가의 대표작
시인의 별
이인화 등저 | 문학사상
'제24회 이상문학상' 대상 수상작. 『시인의 별』은 고려 충렬왕 때의 사람인 안현에 대한 이야기이다. 이인화는 1997년 8월 앙카라대학의 라시드 교수가 발견한 17세기 필사본에 실린 '고려인 비칙치(서기) 안의 이야기'에 주목하여 이 소설을 썼다. 안현에 대한 역사적인 기록을 바탕으로 안현과 동일 인물로 상정한 비칙치 안이라는 인물이 옥중에서 지었다는 <채련기>의 내용을 더해 한 편의 소설로 재구성한 것이다. 고려에서 몽골의 드넓은 초원까지 이어지는 안현의 경로를 따라 사랑을 찾아 헤매는 한 남자의 이야기가 전통적인 방식인 주석, 즉 '말 끼워 넣기'라는 특이한 기법으로 전개된다. 시공을 초월한 상상력에 힘입어 독자들에게 '체험의 복원과 삶의 원형 탐구'라는 새로운 경험을 제공하는 작품이다.
영원한 제국
이인화 저 | 세계사
주인공인 중국학 학자 페터 킨은 자신의 조선조 헌종1년(1835)에 쓰인 이인몽의 '취성록'을 토대로 탄생한 장편소설 『영원한 제국』은 치열했던 조선 정가의 음모와 배경, 당파싸움과 그에 따른 패륜적 결과 등을 들려준다. 1993년 출간된 이후 100만 부 이상 판매되며 스테디셀러로 자리매김했다. 영화로도 각색되어 뛰어난 예술성을 인정받은 바 있으며, 각종 비평과 논문의 소재로 끊임없이 주목 받아왔다. 정조의 죽음에 대해 본격적으로 다룬 최초의 작품이며, 그 결과 한국에서 정조에 대한 새로운 평가나 이론적 토대를 제공하게 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정조의 죽음은 조선 왕 독살설 중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끄는 사건이다. 『영원한 제국』은 이를 정면에서 다루어 수면 위로 떠오르게 한 작품이다.
하늘꽃
이인화 저 | 동방미디어
꽃표제작 「하늘꽃」을 비롯해 다섯 작품이 실려 있는 소설집이다. 「하늘꽃」은 미발표 신작으로, 1944년 조선총독부가 발간한 '조선사찰자료 추보편'에서 발견된 112자의 애사(哀詞)를 단초로 하는 허무한 사랑이야기다. 역사적 기록들을 문학적 상상력으로 재창조해내는 이인화만의 글쓰기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창작집에 실려 있는 작품들은 공통적으로 몽골과 관련이 있다. 소설 속에서 몽골은 20년 전쯤의 한국과 닮아있다. 그곳은 한 사람이 두 사람으로 존재하는 곳, 과거와 현재가 동시에 존재하는 곳이며, 그곳에서 작가는 삶의 원형적 형식(운명의 형식)을 발견한다. 이인화에게 몽골은 한없이 낯설면서 동시에 한없이 친숙한 곳, 서사시적인 세계인 것이다. 『하늘꽃』에 실린 소설들은 서사시적 세계에 대한 상상적인 주석이라 할 수 있다. 「하늘꽃」의 '단도선사의 애사(哀詞)', 「려인」의 '팔만대장경 대반야경', 「시인의 별」의 '채련기(採連記)', 「초원을 걷는 남자」의 '소설 습작', 「말입술꽃」의 '서상효의 일기' 등에서 '기록'에 대한 작가의 관심이 드러난다.
하비로
이인화 저 | 해냄
장편소설 『하비로』는 세계 최대의 마약시장 1937년 상하이를 배경으로, 조선인 청년예술가집단 보희미안 구락부의 연쇄살인을 추적하는 과정을 그리고 있다. 사건을 수사하던 조선인 형사 이준상은 조조의 비밀지도를 발견하게 되고, 그 행방을 추격하던 중국과 일본, 조선의 암흑세력이 벌이는 악의 격전에 휘말리게 된다. 작품은 기존 한국소설이 보여준 1930년대가 일제식민 시대의 역사적 한계를 가볍게 비껴간다. 중국 상하이에 위치한 실제 거리인 '하비로'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이야기는 이국적이면서도 환각적인 분위기를 풍기며 연쇄살인과의 지적 추리게임을 벌인다. 1930년대 상하이에 대한 철저한 역사적 고증과 태평천국운동 당시의 내분에 주목한 역사적 사료에 대한 해석, 조조의 비밀지도 '발구도'를 도출해 내는 과정은 팩션의 묘미를 느끼게 한다.
지옥설계도
이인화 저 | 해냄
『하비로』 이후 8년 만에 발표된 장편소설이다. 이인화는 2003년부터 게임 리니지 서버에서 지속된 '바츠 해방전쟁' 참전을 시작으로 디지털 세계에서 새로운 스토리텔링의 가능성을 발견했다. 그리고 10년간 디지털미디어학부를 창설하는 등 전방위적인 활약을 펼치며, 디지털 시대의 서사와 문학을 융합하려는 시도를 게을리 하지 않았다. 그러한 8년간의 모색 끝에 드디어 소설과 게임의 본질을 꿰뚫는 괴물 같은 작품 『지옥설계도』를 완성해냈다. 미국 크루인터랙티브에서 출시 예정인 웹전략게임 '인페르노 나인 Inferno Ⅸ'의 원작 소설이며, 읽는 이의 예측을 끊임없이 배반하는 박진감 넘치는 스토리와 대담한 필력을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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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강이숨트는새벽
2016.01.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