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힙합 신에선 절대적, 도끼 < Multillionaire >
일부 대중은 그를 겸손 모르는 졸부로 봐도, 한국 힙합 신에선 절대적이다
글ㆍ사진 이즘
2015.08.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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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디다스 광고에서 도끼가 모자를 이마에 걸치며, 'I'm Super Star'라고 뱉는다. 제이 지가 연상될 만큼, 입이 벌어지게 멋진 장면이다. 난데없이 말을 타는 설정 또한 스웩(Swag). 자수성가계의 아이콘이 되었다. 일부 대중은 그를 겸손 모르는 졸부로 봐도, 한국 힙합 신에선 절대적이다.

 

성공은 근면성실에서 비롯됐다. 허나 2011년, 1집과 믹스테이프 그리고 더블케이와의 프로젝트 앨범까지 발매한 작업량에 비해 이게 두 번째 정규다. 올해로 데뷔 10년차인 래퍼가 이제 2집이다. 그동안 비정규, 믹스테이프, 합작이 많았다는 반증이자, 도끼가 느꼈을 고민에 대한 흔적이다. 해답은 본인 자체로 귀결된다.

 

원래도 자신의 이야기를 줄곧 다뤄왔으나 LP는 더 진솔하다. 첫 정규, 당시 혼란스러운 속내를 담은 「Q.W.N.A (Question With No Answers)」가 있다면 그 질문의 해답 같은 「We gotta know」, 깨달음이 이번 앨범에 실렸다. 평소처럼 멋을 재는 모습이 줄었다. 「More than just a girl」은 애처롭기까지 하다. 부족한 보컬, 진한 위화감에도 굳이 수록하고 다음 트랙으로 「니가 없네」를 놓아, 근래 이별을 짐작하게 한다. 비정규에서 접할 수 없던 진정성이 부여된 반면, 연출이 부족해 부자연스럽다. 도끼의 러브 송은 수동적이기 보다 능동적인, 「Lie down」이 더 어울린다.

 

계속 유지하던 셀프메이드 랩 스타 중심의 가사에도 변화가 생겼다. '망하지 않는다'가 크게 자리 잡았다는 점. 단순한 소비 수준이 올라간 것을 넘어 자신이 성공의 반열에 올랐음을 기록하고 다짐한다. 빈지노와 더 콰이엇이 가볍게 입 놀린 「내가」에서 직설적으로 나타낸다. 111마디, 후렴 없이 달린 「111%」와 레게 스타일의 「Ain't comin' down」 또한 결을 같이한다.

 

가사뿐 아니라 비트 역시, 정규는 다른 때와 다르다. 자기 자신에 집중하자는 일념이 all track produced by Gonzo로 발현되었다. 1집의 모든 편곡을 본인이 썼다.(마지막 트랙의 절반, 「Flow2nite」 제외) 그 때와 또 다른 점은 본토 프로듀서들로부터 비트를 받았다는 것이다. 이번에도 그 3곡 외의 나머지는 혼자서 책임졌다. 조력자 프리마 비스타 혹은 야모의 비트에 밀리지 않았으나, 전체적인 시너지가 모자라다. 그의 전작, < Ruthless, The Album >은 모든 곡이 모여, 그 앨범에 비장미를 형성해주었었는데, < Multillionaire >는 다룬 범위가 넓다보니 유기적인 흐름이 미흡했다. 외국 프로듀서들의 곡들 또한 무난한 정도, 오히려 머스타드의 비트는 훅이 망쳤다.

 

“랩이 책이라면 내 가사들은 잡지”(「111%」) 반면 그의 정규 앨범은 자서전 혹은 일기이고 싶었다. 본인의 종합적인 모습을 어느 때보다 솔직하게 앨범에 담고자 했다. 곡마다 다채로운 매력이 있지만 앨범은 엉성하다. 6번에서 7번 트랙으로 넘어갈 때의 괴리감이라든지, 겹치는 마지막 두 노래, 분명한 킬링 트랙, 털ㄴ업 넘버도 시원치 않다. 정규 앨범이기에 특별한 가사, 특별한 비트를 실었는데도, 결과가 그리 특별하지 않았다는 점 때문에 애매해졌다. 잡지와 자서전이 혼재되어있다. 물론 그는 도끼라서 일정 수준을 애초에 뛰어넘었으나, 도끼라서, 도끼 정규라서 기대한 부분도 많았다.

 

2015/08 전민석(lego9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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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끼 #음악 #힙합 #Multillionai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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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