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훈의 “스토리텔링을 누가 먼저 정복하느냐”
요즘 관심사는 역시 미디어에 관한 책이지요. 그 연장선에서 소셜마케팅, 그리고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광고에 대한 책도 찾아서 읽고 있습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4.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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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사서재-공훈의

 

정기적으로 책을 읽는 시간을 갖는 건 불가능합니다. 그래서 틈이 날 때 미리 책상 위에 놓아둔 책을 바로 집어 들어 읽습니다. 하지만, 한번 어느 책에 꽂히면 일이고 뭐고 다 때려치우고 파고드는 스타일이죠.

 

중학생 시절, 고모님과 함께 살았는데, 당시 저는 ‘한국단편문학대계’라는 전집에 빠져있었습니다. 정말로 식음을 전폐했다는 말이 무색할 정도였지요. 제가 그 소설책을 집어 들고 있으면 고모님 말씀이 이랬습니다. “놔둬라. 쟤는 책에 빠지면 아무 소리도 안 들린단다.” 그 버릇이 지금도 좀 남아있는 편입니다.

 

요즘 관심사는 역시 미디어에 관한 책이지요. 그 연장선에서 소셜마케팅, 그리고 새로운 미디어 환경에서의 광고에 대한 책도 찾아서 읽고 있습니다. 다만, 사용법을 설명하는 매뉴얼과 같은 표피적인 내용의 책은 질색이지요. 제가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는 책이 좋습니다.

 

서재에는 컴퓨터와 미디어 관련 기술서와 미디어 트렌드에 관한 책들, 그리고 최근 베스트셀러와 미술서적 등이 뒤섞여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인문서든지 예술서든지 저의 관심은 항상 미디어에 있습니다. 저는 모든 세상의 현상을 미디어의 눈으로 보는 습관을 갖고 있기 때문입니다. 어떤 장르의 책이든지, 저는 그 속에서 미디어에 대한 인사이트를 발견하는 게 책 읽는 습관이 돼버렸습니다. 그러니까 저의 서재에 이름을 붙인다면 ‘Media Shift Bookshelf’라고나 할까요?

 

서재 속 책장 하나에는 저의 인생을 바꾼 책들이 따로 꽂혀 있습니다. 거기에는 춘원 이광수 선생의 『유정』이란 소설책을 시작으로, 모윤숙 시인의 「렌의 애가」도 있습니다. 중학생 때 광주 시내 헌책방들을 돌아다니면서 한 권씩 사본 책들입니다. 그리고는 영어로 된 HTML 매뉴얼과 미국에서 공부할 때 가장 열심히 읽었던 교과서들과 컴퓨터 프로그래밍 언어 매뉴얼도 꽂혀있습니다. 또한 제가 서울대 대학원 때 집요하게 파고들었던 『만주어(滿洲語) 사전』과 박지원의 『열하일기』’도 있답니다. 아 참, 삼성출판사의 공전의 히트작인 『제3세대 한국문학』 전집도 한 자리를 단단히 차지하고 있습니다. 좀 복잡하지요?

 

스마트시대에 맞춰 새로운 미디어 패러다임을 이해해야 합니다. 그러고 나면 글을 쓰는 습관이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게 됩니다. 스마트시대의 새로운 스토리텔링을 누가 먼저 정복하느냐의 경쟁에 들어섰습니다. 이제 종이 위에 글을 쓰는 시대는 지나갔습니다. 스마트기기의 화면 위에서 얼마나 재미있고 입체적이고 양방향 소통이 이뤄지는 스토리텔링에 익숙해져야 합니다.

 

마치 지난 1990년대 후반 인터넷이 본격 등장했을 때 누가 먼저 홈페이지를 갖느냐에 따라 경쟁력이 달라졌듯이, 이제는 누가 먼저 SNS 상에서의 영향력을 확보하느냐의 경쟁이 시작됐습니다. 그 열쇠는 바로 스마트시대의 새로운 스토리텔링에 있습니다. 그 첫걸음은 그동안 우리가 갖고 있던 강한 고정관념을 버리는 작업부터 시작돼야 합니다. 최근 출간한 『SNS는 스토리를 좋아해』는 나도 몰랐던 고정관념을 찾아내 깨뜨려주고, 동시에 새로운 ‘스마트 스토리텔링’의 구체적인 방법까지 설명해드립니다. 

 

 

   명사의 추천

 

제 3의 물결

앨빈 토플러 저/원창엽 역 | 홍신문화사

앨빈 토플러의 ‘제3의 물결’과 ‘권력이동’은 저의 인생을 바꿔놓은 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1980년대말 신문기자로 일하던 시절에 이 책을 읽고는 세상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게 됐습니다. 이때부터 항상 미래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온갖 미래서들을 찾아 읽고 영화도 SF같은 미래세계를 그린 영화에 집착했습니다. 제가 일하던 신문에 ‘선진미래를 열자’라는 특집 기획물을 연재하기도 했지요.

 

 

WIKINOMICS 위키노믹스

돈 댑스코트,앤서니 윌리엄스 공저/윤미나 역/이준기 감수 | 21세기북스

2000년에 한국으로 돌아온 뒤 10년 가까이 흐르자 이번에는 SNS가 덮쳐왔습니다.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와 이듬해 용산참사를 보면서 저는 새로운 미디어가 필요하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이때 접한 책이 돈 탭스콧의 『위키노믹스』였습니다. 클레이 셔키의 ‘끌리고 쏠리고 들끓다’도 저에게 강렬한 인사이트를 주었습니다. 이때에 얻은 인사이트로 만들어낸 새로운 미디어가 바로 <위키트리>입니다. 2010년 2월 <위키트리>를 정식 오픈한 뒤 몇 달 지나지 않아 드디어 트위터가 떠오르기 시작했고, 이때 이것이 SNS라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저는 <위키트리>를 트위터와 강력히 연동시켰고 <위키트리>는 태생적으로 SNS와 자연스럽게 결합하게 됐습니다.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

짐 콜린스 저/이무열 역 | 김영사

창업투자회사를 경영하고 있을 때는 짐 콜린스의 『좋은 기업을 넘어 위대한 기업으로(Good to Great)』가 저의 바이블 같은 책이었습니다. 당시에는 아직 번역판이 나오지 않아 영어본으로 처음부터 끝까지 밑줄 쳐 가며 꼼꼼히 읽었을 정도로 빠져들었습니다. 아마 그때 저에게 형성된 잠재의식은 지금까지 제가 가지고 있는 기업가정신(entrepreneurship)의 바탕을 이루고 있는 지 모릅니다.

 

 

미국의 정치문명

권용립 저 | 삼인

미국을 이해하는 데 가장 중요한 기저를 구축해준 책으로 권용립 교수의 『미국의 정치문명』을 꼽습니다. 처음에는 ‘미국, 보수적 정치문명의 사상과 역사’라는 제목으로 출간됐었습니다. 1991년말의 일로 기억합니다. 이 책의 증보판이 교수의 『미국의 정치문명』입니다. 무엇보다 이 책은 미국 사회의 본질을 이해하는 기저를 만들어주기도 하지만, 그보다 더 큰 가치는 저절로 무릎을 치게 하는 발상의 전환입니다. 아마 이 책을 읽어보시면 저자의 천재적 발상에 감동하시게 될 것입니다.

 

 

새벽의 7인

루이스 길버트 | Magic Sign

목숨을 건 레지스탕스들의 지순한 애국심, 그것을 바탕으로 한 사나이들의 집요한 승부. 극적 반전의 충격과 폐부를 찌르는 듯 아픈 종말. 그것들이 남긴 평생의 여운.

 



 

 

우아한 세계

한채림/송강호/오달수/박지영 | 케이디미디어

송강호의 놀라운 연기력. 그것이 녹여낸 무조건적 부정(父情). 제가 대표이사로 있던 투자회사에서 제 이름을 걸고 투자했던 작품 가운데 내가 가장 아끼는 영화입니다. (참고로 영화가 시작될 때 첫 번째 타이틀롤에 제 이름이 나타납니다. ^^

 

 

 

 

 

 

 

늑대와 춤을

케빈 코스트너 | 드림믹스
미국식 애국주의에 반기를 든 헐리웃 대작. 미국적 패트리어티즘을 벗어나 아메리카 인디언으로 시선을 옮긴 미국영화의 혁신. 시선 이동이 만들어낸 새로운 감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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