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팎의 사정, 그 온도차 : <넛잡 : 땅콩 도둑들>
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다. 말썽만 피우는 다람쥐 설리가 동물들의 공동 식량 창고를 불태운 뒤, 식량을 구하기 위해 뉴욕의 땅콩가게 창고를 터는 이야기다. 설리와 함께 숲속 친구들이 모험에 가세하는데, 알고 보니 땅콩 가게는 은행털이 갱단이 작전을 준비 중이 범죄 소굴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땅콩이 필요한 동물들과,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갱단 사이의 대치가 시작된다.
201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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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팎의 사정
지난 17일 북미 개봉 후, 한국, 미국, 캐나다 등 16개국에서 개봉 중인 <넛잡 : 땅콩 도둑들>(이하 <넛잡>)은 미국 박스오피스 2위로 등극한 후 흥행수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자본, 기술, 노하우가 집약된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로 4년의 제작기간, 450억의 제작비가 투입되었다. 할리우드의 흥행에 힘입어 전 세계 120여개국에 순차적으로 개봉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전해들은 <넛잡>의 해외 뉴스이다. 하지만, 국내 뉴스로 접어들면 사정은 확 달라진다. 전미 개봉 후 국내에선 구정 연휴 개봉된 <넛잡>은 금의환향에 성공하지 못했다. 1월 29일 전국 372개 극장에서 개봉한 이후,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2일까지 전국 관객 30만 명에 그쳤으며, 극장수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더불어 제작사인 레드로버의 주식도 개봉 이후 급락했다.
이 놀라운 차이,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배급사의 역할 때문이다. <넛잡>의 북미 흥행은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인 오픈로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봉 첫 주 3,472개의 개봉관을 확보한 오픈로드는 배급홍보비로 245억 원(2,300만 달러)을 투자했다. 반면 국내 개봉한 <넛잡>은 당연히 대형 영화에 대한 배급사의 독과점 때문에 개봉관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372개의 극장도 소위 징검다리 상영이라 불리는 교차상영이 대부분이라서 극장의 숫자는 허수라고 봐야 한다. 여기에 기대를 약간 밑도는 <넛잡>의 완성도가 한몫을 더했다. 입소문의 도움을 얻기에 다소 허전한 영화의 밀도 때문에 <겨울왕국>의 대항마가 되기엔 역부족이었다.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예고편에 싸이가 등장했지만, 이미 국내시장의 재빠른 변화에 싸이의 ‘강남스타일’ 카드는 좀 낡고 힘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미국 내 흥행 비수기라 불리는 1월 개봉을 통해 박스오피스 2위에 등극하는 전략은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지만, 국내 영화계 대목이라 불리는 구정 연휴 개봉은 쟁쟁한 경쟁작들과의 싸움에서 탄력을 받지 못했다. 좀 깊이 들여다보면 사정은 더 복잡하다.
엄밀히 말해, <넛잡>은 캐나다의 툰박스, 미국의 오픈로드 배급사, 한국의 레드로버의 기술력과 자금, 배급력이 더해진 합작 영화로 순수 한국 애니메이션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난 2012년 <볼츠와 블립> 시리즈를 한국과 함께 제작해 온 캐나다 감독 피터 레페니오티스 감독이 연출은 물론 각색 작업에 동참 했다. 전미 배급을 맡은 오픈로드는 홍보비를 제공하는 대신, 러닝 개런티를 선점했다. 120여개국에 선판매 된 덕분에 천만 달러의 수입을 얻었지만, 판권을 양도한 형태라 레드로버의 추가 수입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온도차의 이유
복잡한 내부사정을 다 떠나, <넛잡>의 흥행 성적의 차이는 엄밀히 말해 극의 완성도와 보편적이지 않은 영화의 정서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만 놓고 보면 딱히 <넛잡>을 굳이 한국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를 이유가 없어 보인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를 밀어주던 애국심 가득한 절대 무리를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다. 말썽만 피우는 다람쥐 설리가 동물들의 공동 식량 창고를 불태운 뒤, 식량을 구하기 위해 뉴욕의 땅콩가게 창고를 터는 이야기다. 설리와 함께 숲속 친구들이 모험에 가세하는데, 알고 보니 땅콩 가게는 은행털이 갱단이 작전을 준비 중이 범죄 소굴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땅콩이 필요한 동물들과,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갱단 사이의 대치가 시작된다. 익숙한 이야기니 만큼 전략적인 이야기의 틀이 필요했는데, <넛잡>은 예상한 그 범위 내에서 조금도 변주되지 않는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개그와 수다가 다소 산만해, 지루해진 극의 이야기에 탄성을 준다기 보다 거칠게 반복된다는 느낌이 든다.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의 수준에 비해, 85분이라는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탈리안 잡>
<도둑들>
<넛잡 : 땅콩 도둑들>의 제목은 2003년 금고털이 일당의 활약상을 보인 <이탈리안 잡>을 연상시키는데, <넛잡>이 1950년대 후반의 뉴욕을 배경으로 ‘도둑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 케이퍼 필름의 장르적 특성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적 정서에서 익숙하지 않은 ‘케이퍼 필름’ 장르를 어린이 영화에 활용한 것도 이물감이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이다. ‘케이퍼 필름’은 뭔가를 훔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범죄, 갱스터 영화에서 파생된 서브 장르라 할 수 있다.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과 스티븐 소더버그의 <오션스> 시리즈를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넛잡>이 국내 관객을 사로잡지 못한 이유는 장르적 특성을 이해하고 즐기기엔 아이들은 너무 어리고, 어른들에게는 땅콩 훔치기라는 도둑질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먼저 썼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넛잡>의 장점도 단점만큼이나 뚜렷하다. 정의감 넘치는 일반적 주인공의 모습에서 벗어난 아웃사이더 설리가, 숲속 동물들과 유대감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교훈적인 메시지는 이야기 속에 잘 녹아들어 있다. 1950년대 뉴욕의 풍경을 재연한 장면과 생기 넘치는 액션 장면, 할리우드 기술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자연스러운 털의 움직임과 표현이 만족스럽다. 공원에서 생활하는 다람쥐와 도시 쥐를 구별하는 섬세한 표현법이나, 동물들의 특징을 잡아낸 부드러운 질감도 생생하다. 애니메이션의 성패를 좌우하는 캐릭터의 매력도 살아있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을 거란 오랜 속담을 적용하자면, 긍정적인 부분도 많다.
하지만, ‘품질’에 대한 부분은 반드시 얘기하고 가야겠다. 순위를 실적이라고 굳게 믿는 한국적 정서에 <넛잡>은 그 숫자로만 보면 확실히 성공한 애니메이션처럼 보일 수 있다. 할리우드에서의 흥행성공에 힘입어 레드로버의 차기작도 탄력을 받았다. 2015년 스페이스 원숭이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스파크>를 필두로 2016년 <넛잡 2>의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IMDB나 로튼 토마토를 통해 드러난 미국 관객들의 평점이 평균 이하라는 건, 흥행과 상관없이 이야기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관객들의 평가와 이미 세계 5위권 시장인 한국시장에서의 실패를 통해 보다 다양한 수준의 전략과 풍성하고 전략적인 이야기의 층위가 필요하다는 것은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이다. 안팎의 다른 사정과 국내외의 이 뚜렷한 온도차가 차기작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야, 차기작에서는 흥행 성공이 아닌 작품의 성공이라는 평가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나를 만족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작품의 제작국이 아닌, 작품의 품질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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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7일 북미 개봉 후, 한국, 미국, 캐나다 등 16개국에서 개봉 중인 <넛잡 : 땅콩 도둑들>(이하 <넛잡>)은 미국 박스오피스 2위로 등극한 후 흥행수익 5,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한국의 자본, 기술, 노하우가 집약된 국산 애니메이션 영화로 4년의 제작기간, 450억의 제작비가 투입되었다. 할리우드의 흥행에 힘입어 전 세계 120여개국에 순차적으로 개봉될 예정이라 눈길을 끈다. 여기까지는 우리가 전해들은 <넛잡>의 해외 뉴스이다. 하지만, 국내 뉴스로 접어들면 사정은 확 달라진다. 전미 개봉 후 국내에선 구정 연휴 개봉된 <넛잡>은 금의환향에 성공하지 못했다. 1월 29일 전국 372개 극장에서 개봉한 이후,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2일까지 전국 관객 30만 명에 그쳤으며, 극장수도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더불어 제작사인 레드로버의 주식도 개봉 이후 급락했다.
이 놀라운 차이, 이유는 간단하다. 우선 배급사의 역할 때문이다. <넛잡>의 북미 흥행은 할리우드 메이저 배급사인 오픈로드 덕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봉 첫 주 3,472개의 개봉관을 확보한 오픈로드는 배급홍보비로 245억 원(2,300만 달러)을 투자했다. 반면 국내 개봉한 <넛잡>은 당연히 대형 영화에 대한 배급사의 독과점 때문에 개봉관을 제대로 잡지 못했고, 372개의 극장도 소위 징검다리 상영이라 불리는 교차상영이 대부분이라서 극장의 숫자는 허수라고 봐야 한다. 여기에 기대를 약간 밑도는 <넛잡>의 완성도가 한몫을 더했다. 입소문의 도움을 얻기에 다소 허전한 영화의 밀도 때문에 <겨울왕국>의 대항마가 되기엔 역부족이었다. 세계적인 관심을 끌기 위해 예고편에 싸이가 등장했지만, 이미 국내시장의 재빠른 변화에 싸이의 ‘강남스타일’ 카드는 좀 낡고 힘없어 보이는 것도 사실이다. 또한 미국 내 흥행 비수기라 불리는 1월 개봉을 통해 박스오피스 2위에 등극하는 전략은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지만, 국내 영화계 대목이라 불리는 구정 연휴 개봉은 쟁쟁한 경쟁작들과의 싸움에서 탄력을 받지 못했다. 좀 깊이 들여다보면 사정은 더 복잡하다.
엄밀히 말해, <넛잡>은 캐나다의 툰박스, 미국의 오픈로드 배급사, 한국의 레드로버의 기술력과 자금, 배급력이 더해진 합작 영화로 순수 한국 애니메이션이라고 보기 어렵다. 지난 2012년 <볼츠와 블립> 시리즈를 한국과 함께 제작해 온 캐나다 감독 피터 레페니오티스 감독이 연출은 물론 각색 작업에 동참 했다. 전미 배급을 맡은 오픈로드는 홍보비를 제공하는 대신, 러닝 개런티를 선점했다. 120여개국에 선판매 된 덕분에 천만 달러의 수입을 얻었지만, 판권을 양도한 형태라 레드로버의 추가 수입이 없다는 점은 아쉬운 부분이다.
온도차의 이유
복잡한 내부사정을 다 떠나, <넛잡>의 흥행 성적의 차이는 엄밀히 말해 극의 완성도와 보편적이지 않은 영화의 정서 때문이기도 하다. 영화만 놓고 보면 딱히 <넛잡>을 굳이 한국 애니메이션이라고 부를 이유가 없어 보인다. 심형래 감독의 <디 워>를 밀어주던 애국심 가득한 절대 무리를 만들어내지도 못했다. 영화의 줄거리는 매우 단순하다. 말썽만 피우는 다람쥐 설리가 동물들의 공동 식량 창고를 불태운 뒤, 식량을 구하기 위해 뉴욕의 땅콩가게 창고를 터는 이야기다. 설리와 함께 숲속 친구들이 모험에 가세하는데, 알고 보니 땅콩 가게는 은행털이 갱단이 작전을 준비 중이 범죄 소굴이다. 겨울을 나기 위해 땅콩이 필요한 동물들과, 작전을 수행해야 하는 갱단 사이의 대치가 시작된다. 익숙한 이야기니 만큼 전략적인 이야기의 틀이 필요했는데, <넛잡>은 예상한 그 범위 내에서 조금도 변주되지 않는다.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개그와 수다가 다소 산만해, 지루해진 극의 이야기에 탄성을 준다기 보다 거칠게 반복된다는 느낌이 든다. 아동의 눈높이에 맞춘 이야기의 수준에 비해, 85분이라는 러닝타임이 길게 느껴지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탈리안 잡>
<도둑들>
<넛잡 : 땅콩 도둑들>의 제목은 2003년 금고털이 일당의 활약상을 보인 <이탈리안 잡>을 연상시키는데, <넛잡>이 1950년대 후반의 뉴욕을 배경으로 ‘도둑들’의 이야기를 중심에 둔 케이퍼 필름의 장르적 특성을 차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적 정서에서 익숙하지 않은 ‘케이퍼 필름’ 장르를 어린이 영화에 활용한 것도 이물감이 느껴지는 이유 중 하나이다. ‘케이퍼 필름’은 뭔가를 훔치는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로 범죄, 갱스터 영화에서 파생된 서브 장르라 할 수 있다. 최동훈 감독의 <도둑들>과 스티븐 소더버그의 <오션스> 시리즈를 연상하면 이해가 쉽다.
<넛잡>이 국내 관객을 사로잡지 못한 이유는 장르적 특성을 이해하고 즐기기엔 아이들은 너무 어리고, 어른들에게는 땅콩 훔치기라는 도둑질이 만족스럽지 못하기 때문이다. 부정적인 이야기를 먼저 썼지만, 애니메이션으로 <넛잡>의 장점도 단점만큼이나 뚜렷하다. 정의감 넘치는 일반적 주인공의 모습에서 벗어난 아웃사이더 설리가, 숲속 동물들과 유대감을 회복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교훈적인 메시지는 이야기 속에 잘 녹아들어 있다. 1950년대 뉴욕의 풍경을 재연한 장면과 생기 넘치는 액션 장면, 할리우드 기술에 견주어도 손색이 없을 만큼 자연스러운 털의 움직임과 표현이 만족스럽다. 공원에서 생활하는 다람쥐와 도시 쥐를 구별하는 섬세한 표현법이나, 동물들의 특징을 잡아낸 부드러운 질감도 생생하다. 애니메이션의 성패를 좌우하는 캐릭터의 매력도 살아있다. 첫술에 배부르지 않을 거란 오랜 속담을 적용하자면, 긍정적인 부분도 많다.
하지만, ‘품질’에 대한 부분은 반드시 얘기하고 가야겠다. 순위를 실적이라고 굳게 믿는 한국적 정서에 <넛잡>은 그 숫자로만 보면 확실히 성공한 애니메이션처럼 보일 수 있다. 할리우드에서의 흥행성공에 힘입어 레드로버의 차기작도 탄력을 받았다. 2015년 스페이스 원숭이를 소재로 한 애니메이션 <스파크>를 필두로 2016년 <넛잡 2>의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하지만 IMDB나 로튼 토마토를 통해 드러난 미국 관객들의 평점이 평균 이하라는 건, 흥행과 상관없이 이야기에 대한 만족도가 떨어진다는 이야기다. 관객들의 평가와 이미 세계 5위권 시장인 한국시장에서의 실패를 통해 보다 다양한 수준의 전략과 풍성하고 전략적인 이야기의 층위가 필요하다는 것은 반드시 배워야 할 점이다. 안팎의 다른 사정과 국내외의 이 뚜렷한 온도차가 차기작을 발전시키는 원동력이 되어야, 차기작에서는 흥행 성공이 아닌 작품의 성공이라는 평가로 가치를 높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관객의 입장에서 보자면, 나를 만족시키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작품의 제작국이 아닌, 작품의 품질이란 것을 잊지 말아야 할 것이다.
[관련 기사]
-<겨울왕국> 마음이 간질간질, 복고에 기대지 않은 건재함
-결핍 혹은 과잉, 그러나 충분히 유쾌한 <슈퍼배드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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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개의 댓글
필자
최재훈
늘 여행이 끝난 후 길이 시작되는 것 같다. 새롭게 시작된 길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느라, 아주 멀리 돌아왔고 그 여행의 끝에선 또 다른 길을 발견한다. 그래서 영화, 음악, 공연, 문화예술계를 얼쩡거리는 자칭 culture bohemian.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 후 씨네서울 기자, 국립오페라단 공연기획팀장을 거쳐 현재는 서울문화재단에서 활동 중이다.
kimhun
2014.02.16
dddbbb
2014.02.12
파인애플
20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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