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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니메이션 <터보>, 깊이 강요하지 않는 건전한 쾌감

<터보>와 함께 본 여름방학 애니메이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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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애니메이션은 어른들도 함께 즐길만한 충분한 재미와 형식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자녀를 위해 극장을 찾는 부모들의 부담을 확 줄여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블록버스터 대작들이 촘촘히 들어찬 사이에서 각각의 매력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애니메이션이 극장을 채워주어서 어린이는 물론이고, 함께 볼 영화를 고민하는 어른들에게도 풍요로운 여름방학이 될 것 같다.

이상기후 때문에 방학보다 너무 일찍 여름이 찾아오고, 끝나는 시기가 너무 길어져서 흠이긴 하지만 명백히 7월 말부터 8월 중순까지는 학생들에게는 꿀 같은 방학기간이다. 나의 어린 시절을 되짚어 보면, 시민회관 같은 곳에서 여름방학 마다 찾아오는 <로보트 태권브이><마루치 아라치> 정도가 즐길만한 어린이 영화였다. 딱 한군데 있는 상영관을 찾아가는 것도 힘들었지만 막상 도착해도 부모님은 극장에 들어오지 않거나, 들어와도 꾸벅꾸벅 졸았던 것 같다. 그런 점에서 집과 가까운 쾌적한 극장, 이야기의 진보 속에서 새롭게 거듭난 21세기 애니메이션은 어른들도 함께 즐길만한 충분한 재미와 형식을 갖추고 있다는 점에서 자녀를 위해 극장을 찾는 부모들의 부담을 확 줄여주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블록버스터 대작들이 촘촘히 들어찬 사이에서 각각의 매력으로 승부수를 던지는 애니메이션이 극장을 채워주어서 어린이는 물론이고, 함께 볼 영화를 고민하는 어른들에게도 풍요로운 여름방학이 될 것 같다.


기술의 진보? 새로운 이야기!의 승부수


<터보>

짜릿한 레이싱 블록벅스터 못지않은 속도의 쾌감과 함께 은근히 깔아둔 교훈적인 내용까지 즐겨보고 싶다면 데이빗 소렌 감독의 <터보>가 제격이다. 드림웍스 스튜디오의 작품답게 소재부터 흥미롭다. 달팽이들의 레이싱이라는 전복적인 상상력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 상상력을 현실로 실현시킴에 있어서 주저함이 없다. 스피드를 사랑하는 달팽이 터보(라이언 레이놀즈 목소리)는 친구들의 놀림 속에서도 스피드의 세계에 빠져든다. 우연히 스피드의 능력을 얻은 터보의 흥미로운 무용담이 펼쳐지는데, 달팽이와 인간의 믿을 수 없는 대결조차도 드림웍스는 충분히 있을 법한 이야기라고 말하는데, 정말 믿게 만들어 버리는 뚝심과 진심이 있다. 껍질만 바꾸면 그에 맞는 특수한 능력이 생기는 달팽이 군단의 변신술은 ‘아이언맨’ 부럽지 않다. 가장 느리다고 생각하는 달팽이가 가장 빠른 속도로 도로를 활주하는데, 개인적으로는 터보와 그 친구들이 보여주는 그 신나는 표정에서 워쇼스키의 <스피드 레이서> 못지않은 속도의 쾌감과 흥분을 맛볼 수 있었다. 어떤 어려움 속에서도 꿈을 잃거나 좌절하지 말라는 영화의 주제는 극 속에 자연스럽게 녹아들어있어 교훈적이지 않아 부담스럽지 않다.


<에픽 : 숲속의 전설>

픽사와 드림웍스가 양분하고 있던 애니메이션 시장에 뒤늦게 합류한 블루 스카이 스튜디오의 전략은 기발했다. <아이스 에이지> 시리즈와 <리오> 등 동물 캐릭터의 유쾌한 소동을 담은 코미디라는 차별화 전략으로 이제 3대 메이저 스튜디오로 우뚝 섰다. 그럼에도 새로운 변화가 필요했을까? 2013년 여름에는 최초로 사람이 주인공인 <에픽 : 숲속의 전설><터보>와 맞대결을 펼치고 있다. 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17세 소녀 엠케이가 숲 속 세계로 모험을 떠난다는 판타지 장르의 애니메이션이다. 블루 스카이는 동물은 물론 식물까지 의인화하면서 ‘동물 코미디’의 장점은 극대화하고, 사람과 식물의 교감을 통해 상상력의 영역은 새롭게 확장하는 전략을 내세웠다. CG의 기술이 사람의 시야각에 도전하고 있는 현실에서 <에픽 : 숲속의 전설>은 자연광보다 더 자연광다운 테크놀로지의 진화를 선보인다. 아빠와 소원했던 딸이 서로를 이해한다는 가족 중심의 화두는 신선하지 않지만 ‘가족애’와 이해와 관계의 회복이 필요하다는 메시지는 여전히 유효하고 흐뭇한 기분을 전해준다.

이외에도 재활용 캐릭터를 통해 재활용의 소중함과 우정을 전달한다는 독일 애니메이션 <토니 스토리 : 깡통제국의 비밀>, 게으름뱅이가 최고의 전투사로 거듭난다는 <글래디에이터: 로마 영웅 탄생의 비밀 확장 감독판>, 꼬마 비행기의 에어쇼 출전기를 그려낸 <슈퍼윙스 3D> 등 어린이 눈높이에 맞춘 교육적인 애니메이션도 있다.


복고의 힘, 그 매력 속으로


<극장판 도라에몽 : 진구의 비밀도구 박물관>

도라에몽, 스머프, 명탐정 코난 등 7080 세대에게 익숙한 캐릭터가 21세기에의 어린이들에게 친숙한 캐릭터라는 점은 가족 단위의 관객들을 매료시킨다. 부모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반추해보는 복고적 감수성에 빠지고, 현재의 아이들은 부모와 함께 현재의 감성에 맞는 이야기를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이다. 1969년 일본에서 첫 선을 보인 후 지금까지도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도라에몽 극장판 <진구의 비밀도구 박물관>은 시리즈 관객 누적수 1억 명이라는 진기록을 세워 화제가 되고 있다. 많은 관객을 매료시키고 극장판의 재미를 배가시키기 위해 도라에몽 시리즈는 매해 마법세계, 바다, 공룡시대 등 작품의 배경을 변화해 왔다. 2013년 진구와 도라에몽의 모험의 장소는 박물관이다. 또한 이번 작품을 통해 도라에몽 비밀도구의 수수께끼가 밝혀진다고 하니, 그 비밀을 극장에서 확인해 봐도 좋겠다.


<개구쟁이 스머프 2>

2011년 전 세계 5억 6천만 불의 흥행 수익을 기록했고 국내에서는 가가멜 보다 더 가가멜 같은 박명수의 목소리 출연으로 화제를 모았던 <개구쟁이 스머프>의 2탄도 8월에 만나볼 수 있다. 실사와 애니메이션이 결합된 형식의 장점을 살리기 위해 파리 오페라 극장, 노트르담 성당 등 파리 로케이션으로 진행되었다. 스머프를 잡기 위해 가가멜이 가짜 스머프 벡시와 해커스를 만들어, 스머페트를 말썽쟁이로 만든다는 설정도 재미있다. 스멉웹과 스멉북을 관리하는 사교 스머프(Social Smurf)가 소셜 네트워크를 사용하거나, 양피지 대신 태블릿 PC를 사용하는 가가멜, 가가멜의 고양이 아즈라엘이 페이스북을 사용한다는 등 21세기에 맞는 스머프 생활패턴의 변화 등 소소한 재미도 가득하다. 애초에 스머프 나라에는 파파 스머프와 남자 스머프, 스머페트가 존재하는데 이들은 혈연이 아닌 공동체 가족의 형태이다. 가족보다 더 끈끈한 가족애로 뭉친 스머프답게 ‘가족애’를 내세운 스토리 라인도 모두를 만족시킬만한 아이템이다.


<명탐정 코난 : 수평선상의 음모>

이외에도 2005년 작품인데 올해 개봉하게 된 <명탐정 코난 : 수평선상의 음모>는 초호화 유람선 살인사건을 해결하는 코난의 활약을 그리는데, 어린이 혹은 가족단위의 관람객보다는 동심 혹은 복고에 젖은 성인 남성이 더욱 좋아할만한 추리 미스터리 애니메이션이다. 이외에도 <극장판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시작의 이야기><극장판 마법소녀 마도카 마기카 : 영원의 이야기>가 개봉을 앞두고 있지만 관람등급은 15세 관람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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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최재훈

늘 여행이 끝난 후 길이 시작되는 것 같다. 새롭게 시작된 길에서 또 다른 가능성을 보느라, 아주 멀리 돌아왔고 그 여행의 끝에선 또 다른 길을 발견한다. 그래서 영화, 음악, 공연, 문화예술계를 얼쩡거리는 자칭 culture bohemian.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졸업 후 씨네서울 기자, 국립오페라단 공연기획팀장을 거쳐 현재는 서울문화재단에서 활동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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