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가장 뜨거운 시집
‘책, 임자를 만나다.’ 47회를 꾸려오는 동안 거의 모든 장르의 책을 다 다룬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 다루지 않은 장르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시’인데요, 가을, 그리고 시월을 맞아 시에 대한 얘길 나눠보려고 합니다.
글ㆍ사진 이동진
2013.1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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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임자를 만나다.’ 47회를 꾸려오는 동안 거의 모든 장르의 책을 다 다룬 것 같아요. 그런데 아직 다루지 않은 장르가 남아있습니다. 바로 ‘시’인데요, 가을, 그리고 시월을 맞아 시에 대한 얘길 나눠보려고 합니다. 오늘 시간을 위해 두 권의 시집을 가져왔는데요. 30~40대에겐 영원한 청춘의 시인일거라 생각되는 최승자 시인의 『이 시대의 사랑』 과 이성복 시인의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입니다. 두 시인의 20대 후반 쓰인 시들이 담긴 뜨거운 첫 시집. 함께 이야기 나눠보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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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시대의 사랑』 최승자,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이성복

_ 시대를 넘어 이어지는 가장 뜨거운 시집

1) 책 소개-이 시대의 사랑

등단작으로 처녀 시집의 제목을 삼은 『이 시대의 사랑』 에서 그는 정통적인 수법으로는 감당할 수 없었던 뜨거운 비극적 정열을 뿜어 올리면서 이 시대가 부숴뜨려온 삶의 의미와 그것의 진정한 가치를 향해 절망적인 호소를 하고 있다. 이 호소는 하나의 여성이기에 앞서 인간으로서의 사랑과 자유로움을 위한 언어적 결단이기도 하다.

2) 저자 : 최승자

1952년 충남 연기에서 태어났다. 고려대학교 독문과를 졸업하고 1979년 계간 《문학과지성》에서 등단했다. 시집으로 『이 時代의 사랑』 『즐거운 日記』 『기억의 집』 『내 무덤, 푸르고』 『연인들』 『쓸쓸해서 머나먼』 등이 있고, 번역서 『짜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침묵의 세계』 『굶기의 예술』 『상징의 비밀』 『빈센트 반 고호』 등을 펴냈다.

1) 책 소개-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이성복 시인은 개인적인 삶을 통해 서 얻은 고통스런 진단을 우리의 보편적인 삶의 양상으로 확대하면서 우리를 끈질기게 그리고 원초적으로 괴롭히는 병든 상태와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다. 많은 미발표시들을 포함한 그의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는 이 같은 우리의 아픔으로부터 깨어나게 하는 진실의 추구에서 얻어진 귀중한 소산이다.

2) 저자 : 이성복

1952년 경북 상주에서 태어나 서울대 불문과를 졸업했다. 1977년 겨울, 시 『정든 유곽에서』 로 등단했으며 시집으로 『뒹구는 돌은 언제 잠깨는가』 『남해 금산』 『그 여름의 끝』 『호랑 가시나무의 기억』 『아, 입이 없는 것들』 『달의 이마에는 물결무늬 자국』 등을 발표했고, 산문집 『네 고통은 나뭇잎 하나 푸르게 하지 못한다』 『나는 왜 비에 젖은 석류 꽃잎에 대해 아무 말도 못했는가』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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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48회 <책, 임자를 만나다> 도서

<28> 정유정

2011년 여러 언론과 인터넷 서점에서 ‘올해의 책’으로 선정되기도 하고, 최고의 베스트셀러 자리를 지키기도 했던 정유정 작가의 <7년의 밤>. <7년의 밤>은 <빨간책방> 1회 방송에서도 다뤄졌을 정도로 <빨간책방>과는 인연이 깊죠. 이번에는 정유정 작가가 직접 임자들을 만납니다. 신작 <28>과 함께할 정유정 작가, 그리고 두 임자가 풀어갈 이야기들. 많은 기대 바랍니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최승자 #이성복 #이 시대의 사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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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4.07.09

개인적인 삶을 통해 서 얻은 고통스런 진단을 우리의 보편적인 삶의 양상으로 확대하면서 우리를 끈질기게 그리고 원초적으로 괴롭히는 병든 상태와 치열한 싸움을 벌여왔다니 대단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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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르르

2014.01.18

이성복 시인을 개인적으로 굉장히 좋아합니다.
몇 편은 암송 할 수 있을 정도이지요 ^^;;
더불어 최승자 시인의 작품도 새롭게 만나게 되었으니
감사한 마음입니다. 오랜만에 시집을 다시 펴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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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동진

어찌어찌 하다보니 ‘신문사 기자’ 생활을 십 수년간 했고, 또 어찌어찌 하다보니 ‘영화평론가’로 불리게 됐다. 영화를 너무나 좋아했지만 한 번도 꿈꾸진 않았던 ‘영화 전문가’가 됐고, 글쓰기에 대한 절망의 끝에서 ‘글쟁이’가 됐다. 꿈이 없었다기보다는 꿈을 지탱할 만한 의지가 없었다. 그리고 이제, 삶에서 꿈이 그렇게 중요한가라고 되물으며 변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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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성복

경북 상주 출생으로 5남매 중 넷째로 태어났다. 그는 어려서부터 글쓰기에 재능을 보여 초등학교 시절부터 여러 백일장에서 상을 타기도 했다. 경기고교에 입학하여 당시 국어교사였던 시인 김원호를 통해 글을 다시 쓰기 시작했다. 이때 「창작과 비평」에 실린 김수영의 시를 읽고 깊은 감명을 받았다. 1971년 서울대 불문과에 입학하여 문리대 문학회에 가입하여 황지우, 김석희, 정세용, 진형준 등과 친분을 쌓았고 1976년 복학하여 황지우 등과 교내 시화전을 열기도 했다. 1977년 「정든 유곽에서」 등을 『문학과 지성』에 발표, 등단했다. 대구 계명대학 강의 조교로 있으면서 무크지 『우리세대의 문학1』에 동인으로 참가했다. 첫 시집 『뒹구는 돌은 언제 잠 깨는가』를 평가하는 말로 “철저히 카프카적이고 철저히 니체적이며 철저히 보들레르적”이었던 시인은 1984년 프랑스에 다녀온 후 사상에 일대 전환이 일어나 김소월과 한용운의 시, 그리고 논어와 주역에 심취했다. 그리고 낸 시집이 동양적 향기가 물씬 풍기는『남해금산』이다. 이 시에는 개인적, 사회적 상처의 원인을 찾아나서는 여정이 정제된 언어로 표현되었다. 시인은 보다 깊고 따뜻하며, 더욱 고통스럽고 아름다운, 뛰어난 시 세계를 새로이 보여준다. 서정적 시편들로써 서사적 구조를 이루고 있는 이 시집에서 그는 우리의 조각난 삶과 서러운 일상의 바닥에 깔린 슬픔의 근원을 명징하게 바라보면서 비극적 서정을 결정적으로 고양시켜 드러낸다. 이 심오한 바라봄-드러냄의 변증은 80년대 우리 시단의 가장 탁월한 성취라는 평가를 받기도 하였다. 그러나 때로는 환상소설의 한 장면처럼 납득하기 힘든 상황의 묘사, 이유가 선명하지 않은 절규 등을 담아냈다는 비판도 받았다. 또한 그는 섬세한 감수성을 지녔으며 상상을 초월하는 언어 파괴에 능란하다. 의식의 해체를 통해 역동적 상상력을 발휘, 영상 효과로 처리하는 데도 뛰어나다. 그러나 객관적 현실에 대해 냉소적이라거나 『그 여름의 끝』 이후의 관념성을 비판받기도 했다. 그는 초기 시의 모더니즘 경향에서 벗어나 동양의 형이상의 세계에 심취하였다. 1989년 「네르발 시의 역학적 이해」로 박사학위 논문을 완성하고 1991년 프랑스 파리에 다시 갔다. 다른 삶의 방법에 대한 모색의 일환으로 시인은 불교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와 함께 후기구조주의를 함께 공부했다. 이 과정에서 빠질 수 없는 것이 테니스. 시인에게 마치 애인과도 같은 테니스는 그에게 몸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켰고, 그의 삶을 보다 즐겁게 만들었다. 2007년 「기파랑을 기리는 노래-나무인간 강판권」등으로 제53회 현대문학상을 수상하였으며, 현재 계명대학교 인문대학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