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트윈스는 PO 1차전 ‘완승’ 필수 - 준PO 리뷰 & PO 프리뷰
가을의 전설이 시작되었습니다. 돌커브에서는 준플레이오프, 플레이오프, 한국시리즈 등 각 시리즈의 리뷰와 프리뷰를 해보려 합니다. 가급적 언론이나 해설가들이 말한 것 이외의 것들을 집어내 보려 합니다.
2013.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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졸전으로 시작해 명승부로 끝난 준플레이오프(이하 준PO)가 결국 두산의 승리(시리즈 전적 3승 2패)로 끝났다. 두산과 넥센 두 팀 모두 타격의 팀이라 화려한 불쇼가 펼쳐질 거라 예상되었지만 5차전을 제외하고 양팀의 방망이는 침묵했다. 5차전 전까지 이종욱, 김현수, 박병호, 강정호 등 양팀의 공격리더와 주포들이 1할대의 빈타에 허덕였고 점수도 홈런에 의한 점수였지 연타에 의한 점수는 거의 없었다. 두 팀 다 자기들이 가진 장점을 전혀 발휘하지 못한 셈. 이런 상황이라면 경험애서 앞서고 3차전을 극적으로 이긴 두산이 유리한 건 불문가지였다.
[출처: 두산 베어스] |
리버스스윕의 포인트
두산의 극적인 리버스스윕의 포인트는 단연 3차전 11회초. 3:3으로 팽팽히 맞선 상황에서 두산 투수 윤명준의 어이없는 견제 미스로 무사 3루의 황금찬스을 맞이한 넥센은 여기서 서건창, 장기영의 삼진, 이택근의 땅볼로 찬스를 무산시키고 만다. 특히 1사 이후 장기영이 투스트라이크 이후에 번트 동작을 하면서(투스트라이크라 파울만 되도 아웃 되는 상황. 인터넷에선 장기영 총검술로 불리는) 어이없이 삼진을 당한 장면이 이번 시리즈의 터닝 포인트였다. 장기영이 흔들리는 윤명준을 상대로 걸어 나가거나 희생플라이, 혹은 바운드 높게 나는 땅볼만 쳐 주었어도 시리즈는 거기서 끝이었다. (올시즌 통틀어 염경엽 감독이 얼굴을 찡그리는 건 이때 처음 봤다. 본인도 순간 아차 싶었을 것이다.) 그런데 여기서 끝내지 못하면서 분위기는 두산으로 넘어가고 말았다. 끝낼 찬스가 왔을 때 끝내지 못하면 반드시 화가 따른다. 이게 야구의 법칙이다.
염경엽 감독의 실수
초보감독 염경엽 감독은 팀을 최초로 포스트시즌에 올리고 준PO에서도 먼저 2승을 거두는 등 올시즌을 성공으로 이끌었지만 이번 시리즈에서 경기 외적으로 하나 실수를 저지르고 말았다.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준PO를 ‘박병호 시리즈’로 규정해 버린 것. 언론이나 해설가들이야 박병호가 홈런왕이고 MVP 유력 후보라 박병호 위주로 분석하는 게 당연하지만 염 감독마저 여기에 동조한 것은 경솔했다. 오히려 ‘박병호가 막혀도 우리에겐 타자들이 많다’ 이런 식으로 말했어야 했다. 실상 1차전 첫타석, 5차전 9회말 타석을 제외하고 박병호는 사실상 꽉 막혀 있었고 박병호가 막히면서 두산은 자신감을, 넥센은 조급함을 가지게 되었기 때문이다. 5차전에 박병호가 극적인 홈런을 쳤지만 넥센은 5차전까지 와서는 안 되는 시리즈였다.
13년 만의 덕아웃 시리즈는 어떻게 될까?
이제 플레이오프(이하 PO)는 13년 만에 덕아웃 시리즈로 치뤄지게 됐다. 엘지, 두산 팬 뿐 아니라 다른 팀 팬들까지 기대하게 되는 혈투가 펼쳐질 터. 일단 객관적인 전력이나 조건은 엘지가 유리하다.
두산은 지난 2010년에도 롯데에 2패를 먼저 당하고 3연승을 하는 리버스스윕으로 삼성과 PO를 치룬 바 있다. 이때도 예상외로 삼성이 엄청 고전하면서 3승 2패로 간신히 승리한 바 있다. 그때와 똑 같은 상황인 것인데 문제는 2010년은 4, 5차전을 비교적 쉽게 이겼던 반면 이번에는 있는 힘, 없는 힘 다 쓰고 왔다는 점이다. 열흘을 쉰 엘지와는 힘에서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는 상황. 게다가 4차전, 5차전 모두 니퍼트를 구원으로 썼기 때문에 선발 로테이션도 꼬인 상황이다.
일단 1차전에 아주 중요하다. 두산의 1차전 선발 노경은이 힘이 넘치는 엘지 타자들에게 난타를 당하면서 패전투수가 될 경우 시리즈는 3:0 내지는 3:1 정도로 엘지가 쉽게 가져갈 공산이 크다. 반면 노경은이 어느 정도 버텨주면서 엘지가 어렵게 어렵게 1차전을 승리하거나 외려 내주게 된다면 시리즈는 소용돌이로 빠져들 가능성이 크다. 두산이 해 볼만 하다며 생각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기태 감독이 PO를 넘어 한국시리즈 진출이 아닌 우승까지 생각한다면 반드시 1차전을 그냥 이기는 게 아니라 ‘완승’을 해야만 한다. 이번 PO의 양팀 키플레이어는 엘지는 이동현, 두산은 이종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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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박용훈
서울 출생으로 MBC 청룡 어린이회원 출신이지만 지금은 자칭 ‘C급 동네해설가’로 활동 중이다. 시즌 중에는 퇴근하면 바로 TV 앞에서 몇 시간을 보내고 비시즌에는 야구 책을 뒤적이며 허전함을 달랜다. 지인들과 집 근처에서 생맥주 마시며 야구 이야기를 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저서로 『프로야구 감독열전』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