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앞에선 노련하고 음악 앞에선 순박했던 사나이 - 로드 스튜어트
로드 스튜어트의 보컬은 굉장히 독특합니다. 일반인이라면 담배를 몇 갑은 피워야 나올 듯한 허스키한 탁성과, 그러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쿨함을 유지하는 목소리는 그를 블루스 록계 최고의 싱어의 자리에 위치하도록 만들었죠. 오늘 소개해 드릴 앨범은 그의 최고작이라 평가받는 < Every Picture Tells a Story >입니다.
2013.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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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스튜어트의 보컬은 굉장히 독특합니다. 일반인이라면 담배를 몇 갑은 피워야 나올 듯한 허스키한 탁성과, 그러면서도 어딘지 모르게 쿨함을 유지하는 목소리는 그를 블루스 록계 최고의 싱어의 자리에 위치하도록 만들었죠. (물론 잘 생긴 얼굴도 커다란 인기에 한 몫 한 것이 사실입니다.) 오늘 소개해 드릴 앨범은 그의 최고작이라 평가받는 < Every Picture Tells a Story >입니다.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 < Every Picture Tells a Story > (1971)
순박한 음악 열정이 빚어낸 솔직담백한 음반이다. 1971년 작 < Every Picture Tells a Story >는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가 26살에 공개한 세 번째 솔로앨범으로 수록 곡들의 스타일과 분위기에 맞춰 보컬 감정을 고무줄처럼 수축 이완하는 능력을 보인 그가 얼마나 빼어난 보컬리스트인지, 그리고 얼마나 음악을 사랑하는 훌륭한 노래꾼인지를 통쾌하게 입증한다.
이것은 ‘금발 킬러’, ‘돈을 향해 미소를 짓는 소비 지향적인 가수’, ‘유행에 민감한 카멜레온’ 등 휘발성 토픽거리의 주인공이라는 사실 전에 먼저 챙겨야 할 정보다.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음악적 순수성에 흠집을 내는 번외게임(?)에 열중하기도 했지만 포크, 블루스, 하드록, 그리고 스탠더드 팝을 아우르는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그의 가창력은 확실히 20세기 대중음악의 축복 중 하나이다.
과거, 그가 레이철 헌터와 이혼하고 자그마치 27살 아래인 모델 페니 랭커스타와 약혼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어 다시 한 번 평민들의 부러움과 그 이상의 분노를 사기도 했지만,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의 가치가 요지부동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페이시스(Faces)를 거쳐 롤링 스톤스에 가입하게 되는 기타리스트 론 우드(Ron Wood)와 드러머 믹 웰러(Mick Waller), 사이키델릭 록의 선두주자였던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의 멤버였던 피트 시어스(Pete Sears) 등 일류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 마스터피스는 블루스와 포크가 중심이었던 1960년대, 하드록과 팝이 대세를 이루던 1970년대의 접점을 정확히 간파한 음악으로 블록버스터 성공을 거두었다.
블루스 곡에 컨트리와 포크로 양념을 치고 컨트리 스타일의 곡엔 블루스의 자양분을 첨가하면서 중용의 덕을 완성하는 영리함을 보였지만 미국의 음악 풍경을 한껏 담았기에 국내에서는 사장(死藏)된 불운(不運)의 음반이다.
< Every Picture Tells a Story >는 세션 뮤지션들의 연주가 강조되어 있지만 로드 스튜어트는 이것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보컬을 조화롭게, 그리고 자신 있게 풀어낸다. 1960년대에서 1970년대 초반, 강한 사운드로 청각 데시벨을 높이는데 주력한 여느 록 음반들을 비웃으며 상대적으로 어쿠스틱 문법으로 출력한 이 작품은 심지어 로드 스튜어트의 보컬조차 뒤로 안치해 자연스런 연주와 조화를 탐닉했다. 그러나 로드 스튜어트의 탁해서 빛나는 음색과 포효하는 보컬은 그 악기들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 앨범은 5주 동안 차트 넘버원 자리를 넘기지 않은 클린 히트 싱글 「Maggie May」와 포크와 블루스 싱어송라이터인 팀 하딘(Tim Hardin)의 원곡을 업 템포로 커버해 특히 국내에서 인기가 높았던 「Reason to believe」(62위), 그리고 로드 스튜어트가 몸담고 있던 페이시스 멤버들과 함께 최고의 연주 실력을 제공한 「(I know) I'm losing you」(24위)를 인기 차트에 올려놓으며 대중들과의 공감대 형성에도 성공했다. 특히 「Maggie May」는 2004년에 미국의 음악 전문지 「롤링 스톤」에서 선정한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노래 500곡’ 중에서 130위에 올랐다.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가 가장 좋아했던 블루스 뮤지션 아더 ‘빅 보이’ 크루덥(Arthur ‘Big Boy’ Crudup)의 오리지널이지만 엘비스가 불러 로큰롤 역사를 바꾼 「That's all right(로드 스튜어트 최고의 보컬 중 하나!)」과 메들리로 엮은 「Amazing grace」, 밥 딜러(Bob Dylan)의 「Tomorrow is such a long time」, 그리고 모타운 레코드의 히트 메이커인 에디 홀랜드(Eddie Holland), 노만 휘트필드(Norman Whitfield), 코넬리우스 그랜트(Cornelius Grant)가 작곡해 템프테이션(Temptations)이 불렀던 원곡을 커버한 「(I know) I'm losing you」도 이 작품이 미국 대중음악의 뿌리를 선망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하는 트랙들. 이전에 발표한 두 장의 음반에서 곡 만들기를 실천한 로드 스튜어트는 여기에서 기타리스트인 론 우드와 함께 어쿠스틱 사운드를 담은 타이틀 트랙 「Every picture tells a story」와 또 다른 기타 주자 마틴 퀴텐튼(Martin Quittenton)과 공동으로 「Maggie May」를 만들어 일취월장(日就月將)한 작곡법을 경험했다. 이 음반으로 로드 스튜어트는 본격적으로 창작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되었고 직접 프로듀싱을 담당해 가수를 넘어선 음반의 지배자 위치를 확인했다.
로드 스튜어트의 본격적인 전성기를 가져온 이 앨범은 < Every Picture Tells a Story >라는 제목처럼 수록 곡 모두가 그의 입과 가슴을 통해 음악에 대한 순수함과 열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장외 플레이보이에 앞서서 장내 멀티 플레이어였음을 알아야 한다. 비록 그가 여자 앞에선 노련했을지 몰라도 음악 앞에선 순박했음을 앨범은 말해주고 있다. 그 순수한 음악 열정이 음반을 솔직담백하고 농도 짙은 분위기로 이끈 것이다.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 < Every Picture Tells a Story > (1971)
이것은 ‘금발 킬러’, ‘돈을 향해 미소를 짓는 소비 지향적인 가수’, ‘유행에 민감한 카멜레온’ 등 휘발성 토픽거리의 주인공이라는 사실 전에 먼저 챙겨야 할 정보다. 1970년대 중반 이후부터 음악적 순수성에 흠집을 내는 번외게임(?)에 열중하기도 했지만 포크, 블루스, 하드록, 그리고 스탠더드 팝을 아우르는 ‘멀티 플레이어’로서의 그의 가창력은 확실히 20세기 대중음악의 축복 중 하나이다.
과거, 그가 레이철 헌터와 이혼하고 자그마치 27살 아래인 모델 페니 랭커스타와 약혼했다는 소식이 날아들어 다시 한 번 평민들의 부러움과 그 이상의 분노를 사기도 했지만, 이 이야기를 꺼내는 것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의 가치가 요지부동이라는 것을 말하기 위함이다.
페이시스(Faces)를 거쳐 롤링 스톤스에 가입하게 되는 기타리스트 론 우드(Ron Wood)와 드러머 믹 웰러(Mick Waller), 사이키델릭 록의 선두주자였던 제퍼슨 에어플레인(Jefferson Airplane)의 멤버였던 피트 시어스(Pete Sears) 등 일류 뮤지션들이 참여한 이 마스터피스는 블루스와 포크가 중심이었던 1960년대, 하드록과 팝이 대세를 이루던 1970년대의 접점을 정확히 간파한 음악으로 블록버스터 성공을 거두었다.
블루스 곡에 컨트리와 포크로 양념을 치고 컨트리 스타일의 곡엔 블루스의 자양분을 첨가하면서 중용의 덕을 완성하는 영리함을 보였지만 미국의 음악 풍경을 한껏 담았기에 국내에서는 사장(死藏)된 불운(不運)의 음반이다.
< Every Picture Tells a Story >는 세션 뮤지션들의 연주가 강조되어 있지만 로드 스튜어트는 이것에 휘둘리지 않고 자신의 보컬을 조화롭게, 그리고 자신 있게 풀어낸다. 1960년대에서 1970년대 초반, 강한 사운드로 청각 데시벨을 높이는데 주력한 여느 록 음반들을 비웃으며 상대적으로 어쿠스틱 문법으로 출력한 이 작품은 심지어 로드 스튜어트의 보컬조차 뒤로 안치해 자연스런 연주와 조화를 탐닉했다. 그러나 로드 스튜어트의 탁해서 빛나는 음색과 포효하는 보컬은 그 악기들의 독주를 허락하지 않는다.
이 앨범은 5주 동안 차트 넘버원 자리를 넘기지 않은 클린 히트 싱글 「Maggie May」와 포크와 블루스 싱어송라이터인 팀 하딘(Tim Hardin)의 원곡을 업 템포로 커버해 특히 국내에서 인기가 높았던 「Reason to believe」(62위), 그리고 로드 스튜어트가 몸담고 있던 페이시스 멤버들과 함께 최고의 연주 실력을 제공한 「(I know) I'm losing you」(24위)를 인기 차트에 올려놓으며 대중들과의 공감대 형성에도 성공했다. 특히 「Maggie May」는 2004년에 미국의 음악 전문지 「롤링 스톤」에서 선정한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노래 500곡’ 중에서 130위에 올랐다.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가 가장 좋아했던 블루스 뮤지션 아더 ‘빅 보이’ 크루덥(Arthur ‘Big Boy’ Crudup)의 오리지널이지만 엘비스가 불러 로큰롤 역사를 바꾼 「That's all right(로드 스튜어트 최고의 보컬 중 하나!)」과 메들리로 엮은 「Amazing grace」, 밥 딜러(Bob Dylan)의 「Tomorrow is such a long time」, 그리고 모타운 레코드의 히트 메이커인 에디 홀랜드(Eddie Holland), 노만 휘트필드(Norman Whitfield), 코넬리우스 그랜트(Cornelius Grant)가 작곡해 템프테이션(Temptations)이 불렀던 원곡을 커버한 「(I know) I'm losing you」도 이 작품이 미국 대중음악의 뿌리를 선망하고 있다는 점을 여실히 증명하는 트랙들. 이전에 발표한 두 장의 음반에서 곡 만들기를 실천한 로드 스튜어트는 여기에서 기타리스트인 론 우드와 함께 어쿠스틱 사운드를 담은 타이틀 트랙 「Every picture tells a story」와 또 다른 기타 주자 마틴 퀴텐튼(Martin Quittenton)과 공동으로 「Maggie May」를 만들어 일취월장(日就月將)한 작곡법을 경험했다. 이 음반으로 로드 스튜어트는 본격적으로 창작의 매력에 눈을 뜨게 되었고 직접 프로듀싱을 담당해 가수를 넘어선 음반의 지배자 위치를 확인했다.
로드 스튜어트의 본격적인 전성기를 가져온 이 앨범은 < Every Picture Tells a Story >라는 제목처럼 수록 곡 모두가 그의 입과 가슴을 통해 음악에 대한 순수함과 열정을 이야기하고 있다. 그가 장외 플레이보이에 앞서서 장내 멀티 플레이어였음을 알아야 한다. 비록 그가 여자 앞에선 노련했을지 몰라도 음악 앞에선 순박했음을 앨범은 말해주고 있다. 그 순수한 음악 열정이 음반을 솔직담백하고 농도 짙은 분위기로 이끈 것이다.
글/ 소승근(gicsucks@hanmail.net)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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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이즘
이즘(www.izm.co.kr)은 음악 평론가 임진모를 주축으로 운영되는 대중음악 웹진이다. 2001년 8월에 오픈한 이래로 매주 가요, 팝, 영화음악에 대한 리뷰를 게재해 오고 있다. 초기에는 한국의 ‘올뮤직가이드’를 목표로 데이터베이스 구축에 힘썼으나 지금은 인터뷰와 리뷰 중심의 웹진에 비중을 두고 있다. 풍부한 자료가 구비된 음악 라이브러리와 필자 개개인의 관점이 살아 있는 비평 사이트를 동시에 추구하고 있다.
sind1318
2013.06.01
rostw
2013.03.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