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무와 비애, 외로움으로 가득한 ‘겨울여행’ - 슈베르트, <겨울 나그네>(Winterreise, D.911)
어느덧 1월도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D.911>을 안 듣고 넘어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겨울은 유난히 혹독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어김없이 봄이 찾아올 테고, 그때 들으면 이 곡의 참맛은 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겨울 나그네>는 역시 눈 쌓인 겨울에 들어야 절절하게 가슴을 울립니다.
2013.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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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여행 다녀오셨습니까? 나이가 조금씩 들다보니 혼자 떠나는 여행을 엄두도 내지 못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30대까지만 해도 배낭을 메고 어느날 훌쩍 떠난다거나, 때로는 프랑스행 비행기에 몸을 싣고 파리의 뒷골목을 혼자 헤매기도 했습니다. 프랑스의 일간지 ‘르몽드’ 주말판에는 파리에서 열리는 주요 공연 일정이 거의 다 실려 있는데, 드골 공항에 도착하면 일단 신문 한 부를 사서 볼만한 연주회가 뭐가 있나부터 살피곤 했습니다. 살 플레옐이나 올랭피아 극장을 찾아가서 클래식 연주회도 보고, 재즈 연주도 듣곤 했지요. 지금 생각해보면 참으로 맘대로 살았던 시절이었습니다. 이제는 누가 보내준다고 해도 혼자서 파리의 공연장이나 뒷골목 카페를 서성대는 일은 하지 못할 것 같습니다. 낯선 곳에 혼자 있어야 하는 ‘외로움’을 견디기 힘들기 때문입니다. 몸도 마음도 약해진 탓이지요. 낯선 곳으로의 여행뿐 아니라 ‘힘든 여행’도 마찬가집니다. 이를테면 추운 겨울에 혼자 떠나는 여행 같은 것은 꿈도 꾸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러니 이 글을 읽을 당신이 아직 마흔을 넘지 않았다면 혼자 떠나는 여행을 가급적 많이 즐기시기 바랍니다. 나이가 좀 들면 모험이 두려워질 뿐 아니라 자신을 위해 돈을 맘대로 쓰는 것도 힘들어집니다.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출처: 위키피디아]
또 군말이 길어졌군요. 어느덧 1월도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D.911>을 안 듣고 넘어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겨울은 유난히 혹독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어김없이 봄이 찾아올 테고, 그때 들으면 이 곡의 참맛은 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겨울 나그네>는 역시 눈 쌓인 겨울에 들어야 절절하게 가슴을 울립니다.
모두 24곡으로 이뤄진 이 가곡집의 전편을 관통하는 주제는 ‘세상에서 버림받은 나그네의 정처 없는 방랑’이라고 할 수 있지요. 매우 슈베르트적인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 인생의 클래식 101’에서 함께 들었던 슈베르트의 음악들, 예컨대 <방랑자 환상곡>이나 <피아노 소나타 21번>과 일맥상통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잠시 후 설명해드릴 가사를 음미하면서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알려져 있다시피 31년의 짧은 생을 살았던 슈베르트는 약 600곡의 가곡을 썼는데, 그중에서도 가곡집(歌曲集) 형태로 출판된 것은 모두 세 작품입니다. 작곡연도로 살펴보자면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1823년), <겨울 나그네>(1827년), <백조의 노래>(1828년) 순이지요. 그 어느 것이든 가사를 음미하며 듣지 않으면 재미가 없습니다. 아울러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가급적 혼자 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겨울 나그네>는 더 그렇습니다. 이 곡을 들을 때는 철저하게 혼자여야 합니다. 만약 다중이 모인 콘서트홀에서 이 음악을 듣게 될지라도, 당신 자신의 내면에만 고독하게 집중해야 음악이 귀를 열고 가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슈베르트의 가곡을 듣는다는 것은 혼자 떠나는 여행과 비슷합니다. 게다가 오늘 들을 <겨울 나그네>의 제목인 ‘Die Winterreise’를 우리말로 직역하면 ‘겨울여행’입니다. 물론 그 여행은 허무와 비애, 외로움으로 가득하지요. 4년 앞서 작곡했던 가곡집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만 하더라도 시적 화자의 여정과 극적인 줄거리를 갖고 있습니다. 자연에 대한 찬미와 청춘의 아름다움에 대한 묘사도 가끔 등장합니다. 하지만 <겨울 나그네>에서 슈베르트의 꿈은 완전히 무너집니다. 이 가곡집은 훨씬 절망적인 분위기로 겨울의 어둠 속을 헤맵니다.
가사를 쓴 이는 빌헬름 뮐러(Wilhelm Muller)라는 독일 시인입니다. 독일문학사에서는 그다지 중요하게 거론되지 않는 시인입니다. 그도 그럴 것이 그의 시풍은 매우 소박하고 민요적입니다. 질풍노도처럼 달려 나가던 낭만의 시대에 별로 어울리지 않는 시인이었던 셈입니다. 말하자면 때를 잘못 타고 났다고도 할 수 있겠지요. 한데 슈베르트는 그의 시를 무척 좋아했던 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와 <겨울 나그네>는 모두 그의 시를 가사로 삼고 있습니다. 어떻게 해서 슈베르트가 뮐러의 시를 접하게 됐는지는 좀 불분명합니다. 친구의 집을 방문했다가 책상 위에 놓여 있던 시집을 발견했다는 설도 있고, 작곡가 베버의 권유로 뮐러의 시에 곡을 붙였다는 설도 있습니다.
어쨌든 슈베르트가 뮐러의 시에 완전히 매혹당한 것은 분명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아주 당연한 얘기입니다만, 뮐러의 시에서 ‘정처 없는 방랑자’라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일 겁니다. 게다가 뮐러는 1827년 9월에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사인은 심근경색이었다고 전해집니다. 1827년은 <겨울 나그네>가 작곡된 바로 그 해였지요. 슈베르트가 가장 존경했던 음악가 베토벤이 그해 봄에 세상을 떠났고,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시인 뮐러도 같은 해 9월에 세상을 등졌던 겁니다. 슈베르트는 10월에 <겨울 나그네>를 완성하고 다음해인 1828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인 뮐러보다 오히려 더 젊은 나이인 31세였습니다.
모두 24곡으로 이뤄져 있어서 전편의 가사를 모두 소개하는 것은 아무래도 좀 무리일 성싶습니다. 오늘은 <겨울 나그네>의 전반부 중에서도 특히 애청되는 1곡 ‘밤인사’(Gute Nacht)와 5곡 ‘보리수’(Der Lindenbaum), 6곡 ‘넘쳐 흐르는 눈물’(Wasserflut)의 가사를 소개합니다. 하지만 전편의 가사를 음미하면서 이 가곡집 전부를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가급적이면 독일어 원어와 한국어 번역이 나란히 나와 있는 텍스트를 활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뮐러의 시집 『겨울 나그네』(김재혁 옮김)는 국내에서 민음사가 번역해 펴냈습니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도 함께 수록돼 있습니다.
「밤인사(Gute Nacht)」
1곡 ‘밤인사’(Gute Nacht). “(1절) 낯선 이방인으로 왔다가 다시 이방인으로 떠나네. 5월은 내게 친절했네. 꽃들은 만발하고 소녀는 사랑을 속삭였네. 그녀의 어머니는 결혼을 약속했네. 그러나 이제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차고 길은 눈에 덮였네. (2절) 여행을 떠날 날을 정하지도 못했는데, 나는 어둠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서네. 달빛을 벗 삼고 짐승의 발자국을 따라, 하얀 풀밭을 지나가네. (3절) 사람들이 나를 쫓아낼 때까지, 나는 왜 서성이며 기다리는 것일까. 주인의 문 밖에서 짖는 개야, 짖을 테면 얼마든지 짖으려무나. 사랑은 방랑을 좋아한다네. 신이 그렇게 이곳저곳을 떠돌도록 정해 놓았네. 그러니 내 사랑이여, 이제는 안녕! (4절) 너의 단꿈을 방해하지 않고, 너의 휴식을 훼방치도 않으리. 발걸음도 들리지 않게 살그머니 문을 닫으리. 떠나면서 그 문에 ‘안녕’이라고 적으리. 너는 그것을 보고, 너를 사랑했던 내 마음을 기억할까.”
「보리수(Der Lindenbaum)」
5곡 ‘보리수’(Der Lindenbaum). “(1절) 성문 앞 우물곁에 보리수가 서 있네. 나는 그 그늘 아래서 많은 꿈을 꾸었지. 그토록 많은 사랑의 말을 가지에 새겼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 나무 밑을 찾았네. (2절) 오늘도 나는 어두운 밤에 그곳을 지나가네. 깜깜한 어둠 속에서 나는 눈을 감지. 나뭇가지가 흔들리면서 ‘이리 오게 친구여, 여기서 안식을 찾게나’라고 속삭이네. (3절) 차가운 바람이 얼굴 위로 매섭게 불고 모자가 어딘가로 날라 갔네. 그래도 나는 뒤돌아보지 않는다네. (4절) 그곳을 떠나고 많은 시간이 흘렀지. 그래도 나는 여전히 ‘여기서 안식을 찾으라’는 속삭임을 듣고 있다네.”
「넘쳐 흐르는 눈물(Wasserflut)」
6곡 ‘넘쳐 흐르는 눈물’(Wasserflut). “(1절) 눈물이 쉼 없이 눈 위로 떨어져, 내 뜨거운 슬픔을 차디찬 눈이 삼켜버리네. 풀들이 파릇하게 돋아나면 따뜻한 바람이 불고 얼음이 깨지고 눈도 녹겠지. (2절) 눈아, 너는 내 그리움을 알고 있겠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말해보렴. 내 눈물을 쫓아가면 어느덧 시냇물에 가닿을 텐데. 눈물이 도시로 흘러들어 번화한 거리를 지나서 뜨겁게 반짝이면, 그곳이 바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집이란다.”
슈베르트(Franz Peter Schubert) [출처: 위키피디아]
또 군말이 길어졌군요. 어느덧 1월도 하순으로 접어들면서 슈베르트의 <겨울 나그네 D.911>을 안 듣고 넘어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올겨울은 유난히 혹독하지만 조금만 더 기다리면 어김없이 봄이 찾아올 테고, 그때 들으면 이 곡의 참맛은 좀 줄어들 수밖에 없습니다. <겨울 나그네>는 역시 눈 쌓인 겨울에 들어야 절절하게 가슴을 울립니다.
모두 24곡으로 이뤄진 이 가곡집의 전편을 관통하는 주제는 ‘세상에서 버림받은 나그네의 정처 없는 방랑’이라고 할 수 있지요. 매우 슈베르트적인 주제를 담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내 인생의 클래식 101’에서 함께 들었던 슈베르트의 음악들, 예컨대 <방랑자 환상곡>이나 <피아노 소나타 21번>과 일맥상통하는 주제라고 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잠시 후 설명해드릴 가사를 음미하면서 들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알려져 있다시피 31년의 짧은 생을 살았던 슈베르트는 약 600곡의 가곡을 썼는데, 그중에서도 가곡집(歌曲集) 형태로 출판된 것은 모두 세 작품입니다. 작곡연도로 살펴보자면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1823년), <겨울 나그네>(1827년), <백조의 노래>(1828년) 순이지요. 그 어느 것이든 가사를 음미하며 듣지 않으면 재미가 없습니다. 아울러 또 하나 중요한 것은 가급적 혼자 들어야 한다는 점입니다. 특히 <겨울 나그네>는 더 그렇습니다. 이 곡을 들을 때는 철저하게 혼자여야 합니다. 만약 다중이 모인 콘서트홀에서 이 음악을 듣게 될지라도, 당신 자신의 내면에만 고독하게 집중해야 음악이 귀를 열고 가슴으로 다가올 수 있습니다.
슈베르트의 가곡을 듣는다는 것은 혼자 떠나는 여행과 비슷합니다. 게다가 오늘 들을 <겨울 나그네>의 제목인 ‘Die Winterreise’를 우리말로 직역하면 ‘겨울여행’입니다. 물론 그 여행은 허무와 비애, 외로움으로 가득하지요. 4년 앞서 작곡했던 가곡집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만 하더라도 시적 화자의 여정과 극적인 줄거리를 갖고 있습니다. 자연에 대한 찬미와 청춘의 아름다움에 대한 묘사도 가끔 등장합니다. 하지만 <겨울 나그네>에서 슈베르트의 꿈은 완전히 무너집니다. 이 가곡집은 훨씬 절망적인 분위기로 겨울의 어둠 속을 헤맵니다.
어쨌든 슈베르트가 뮐러의 시에 완전히 매혹당한 것은 분명합니다. 왜 그랬을까요? 아주 당연한 얘기입니다만, 뮐러의 시에서 ‘정처 없는 방랑자’라는 자신의 모습을 발견했기 때문일 겁니다. 게다가 뮐러는 1827년 9월에 33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납니다. 사인은 심근경색이었다고 전해집니다. 1827년은 <겨울 나그네>가 작곡된 바로 그 해였지요. 슈베르트가 가장 존경했던 음악가 베토벤이 그해 봄에 세상을 떠났고, 자신이 그토록 좋아했던 시인 뮐러도 같은 해 9월에 세상을 등졌던 겁니다. 슈베르트는 10월에 <겨울 나그네>를 완성하고 다음해인 1828년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시인 뮐러보다 오히려 더 젊은 나이인 31세였습니다.
모두 24곡으로 이뤄져 있어서 전편의 가사를 모두 소개하는 것은 아무래도 좀 무리일 성싶습니다. 오늘은 <겨울 나그네>의 전반부 중에서도 특히 애청되는 1곡 ‘밤인사’(Gute Nacht)와 5곡 ‘보리수’(Der Lindenbaum), 6곡 ‘넘쳐 흐르는 눈물’(Wasserflut)의 가사를 소개합니다. 하지만 전편의 가사를 음미하면서 이 가곡집 전부를 꼭 들어보시길 권합니다. 가급적이면 독일어 원어와 한국어 번역이 나란히 나와 있는 텍스트를 활용하는 게 좋겠습니다. 뮐러의 시집 『겨울 나그네』(김재혁 옮김)는 국내에서 민음사가 번역해 펴냈습니다.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도 함께 수록돼 있습니다.
「밤인사(Gute Nacht)」
1곡 ‘밤인사’(Gute Nacht). “(1절) 낯선 이방인으로 왔다가 다시 이방인으로 떠나네. 5월은 내게 친절했네. 꽃들은 만발하고 소녀는 사랑을 속삭였네. 그녀의 어머니는 결혼을 약속했네. 그러나 이제 세상은 슬픔으로 가득차고 길은 눈에 덮였네. (2절) 여행을 떠날 날을 정하지도 못했는데, 나는 어둠 속에서 스스로 길을 찾아 나서네. 달빛을 벗 삼고 짐승의 발자국을 따라, 하얀 풀밭을 지나가네. (3절) 사람들이 나를 쫓아낼 때까지, 나는 왜 서성이며 기다리는 것일까. 주인의 문 밖에서 짖는 개야, 짖을 테면 얼마든지 짖으려무나. 사랑은 방랑을 좋아한다네. 신이 그렇게 이곳저곳을 떠돌도록 정해 놓았네. 그러니 내 사랑이여, 이제는 안녕! (4절) 너의 단꿈을 방해하지 않고, 너의 휴식을 훼방치도 않으리. 발걸음도 들리지 않게 살그머니 문을 닫으리. 떠나면서 그 문에 ‘안녕’이라고 적으리. 너는 그것을 보고, 너를 사랑했던 내 마음을 기억할까.”
「보리수(Der Lindenbaum)」
5곡 ‘보리수’(Der Lindenbaum). “(1절) 성문 앞 우물곁에 보리수가 서 있네. 나는 그 그늘 아래서 많은 꿈을 꾸었지. 그토록 많은 사랑의 말을 가지에 새겼네. 기쁠 때나 슬플 때나 그 나무 밑을 찾았네. (2절) 오늘도 나는 어두운 밤에 그곳을 지나가네. 깜깜한 어둠 속에서 나는 눈을 감지. 나뭇가지가 흔들리면서 ‘이리 오게 친구여, 여기서 안식을 찾게나’라고 속삭이네. (3절) 차가운 바람이 얼굴 위로 매섭게 불고 모자가 어딘가로 날라 갔네. 그래도 나는 뒤돌아보지 않는다네. (4절) 그곳을 떠나고 많은 시간이 흘렀지. 그래도 나는 여전히 ‘여기서 안식을 찾으라’는 속삭임을 듣고 있다네.”
「넘쳐 흐르는 눈물(Wasserflut)」
6곡 ‘넘쳐 흐르는 눈물’(Wasserflut). “(1절) 눈물이 쉼 없이 눈 위로 떨어져, 내 뜨거운 슬픔을 차디찬 눈이 삼켜버리네. 풀들이 파릇하게 돋아나면 따뜻한 바람이 불고 얼음이 깨지고 눈도 녹겠지. (2절) 눈아, 너는 내 그리움을 알고 있겠지. 어디로 흘러가는지 말해보렴. 내 눈물을 쫓아가면 어느덧 시냇물에 가닿을 텐데. 눈물이 도시로 흘러들어 번화한 거리를 지나서 뜨겁게 반짝이면, 그곳이 바로 내가 사랑하는 사람의 집이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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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문학수
1961년 강원도 묵호에서 태어났다. 까까머리 중학생 시절에 소위 ‘클래식’이라고 부르는 서양음악을 처음 접했다. 청년시절에는 음악을 멀리 한 적도 있다. 서양음악의 쳇바퀴가 어딘지 모르게 답답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서구 부르주아 예술에 탐닉한다는 주변의 빈정거림도 한몫을 했다. 1990년대에 접어들면서부터 음악에 대한 불필요한 부담을 다소나마 털어버렸고, 클래식은 물론이고 재즈에도 한동안 빠졌다. 하지만 몸도 마음도 중년으로 접어들면서 재즈에 대한 애호는 점차 사라졌다. 특히 좋아하는 장르는 대편성의 관현악이거나 피아노 독주다. 약간 극과 극의 취향이다. 경향신문에서 문화부장을 두차례 지냈고, 지금은 다시 취재 현장으로 돌아와 음악담당 선임기자로 일하고 있다.
2013년 2월 철학적 클래식 읽기의 세계로 초대하는 <아다지오 소스테누토>를 출간했다.
정원선
2014.08.31
rost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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