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 투자만 생각해보면 2008년 서브프라임발 금융위기와 2011년 유럽발 금융위기를 겪으면서 주식시장에 투자한 대부분의 서민들은 급작스런 시장의 충격에 대응하지 못하고 그동안 쌓아온 수익를 단 몇 달 만에 날려버리는 일들이 속출했다. 거기에 얼마만 지나면 시장이 회복되리라 생각했음에도 불구하고 투자한 돈이 여윳돈이 아니었기에 대부분은 버티지 못하고 손절을 해야 했다. 그래서 오늘은 IMF를 전후로 우리 경제상황의 변화와 재테크의 함수를 통해서 앞으로 우리의 재테크에 어떤 생각의 변화가 필요한가 알아보는 시간을 가지려 한다.
72의 법칙으로 알아보는 경제적 변화
복리의 법칙이라 불리는 ‘72법칙’은 ‘내가 가진 자산을 2배로 불리기 위해서는 몇 년이 필요한가? 혹은 얼마의 투자 수익률을 올려야 하는가?’에 대해서 재무계산기를 통하지 않고도 간단한 계산을 통해 쉽게 알아볼 수 있는 매우 심플한 법칙이다.
예를 들어 내가 가진 1억원을 10년 만에 2억원으로 불리려고 하면, 72/10 = 7.2%의 투자 수익률을 올려야 한다는 것이고, 반대로 내가 가진 1억을 10% 수익률에 투자하면, 72/10 = 7.2년이 걸리면 2억원이 된다는 이야기이다.
그렇다면 IMF가 일어나기 바로 직전인 1997년 초에는 시중 은행의 1년만기 정기예금 금리는 얼마였을까? 14% 수준이었다. 2012년 현재는 얼마인가? 3%가 조금 넘는다. 이것이 뜻하는 바는 무엇일까? 가장 안전한 시중 정기예금 상품에 복리로 투자할 때 내가 가진 자산 1억원이 있다고 하면 15년 전인 1997년에는 72/14 = 5.1, 약 5년이 조금 지나면 내가 가진 돈이 두 배가 되었지만, 15년이 지난 지금은 72/3 =24, 즉 24년이 지나야 내가 가진 돈이 두 배가 된다는 말이다. 무려 5배나 시간이 걸린다. 그래서 IMF 이전에는 시중 금리에 꾸준히 투자하기만 해도 금방 부자가 될 수 있었지만 이제는 단순한 저축만으로는 부자가 되기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저축이 필요 없다는 얘기는 아니니 오해하지 않기 바란다.
필자는 지난 세 번의 컬럼을 통해서 종잣돈을 모을 때에는 원금을 잃지 않는 ‘저축’이라는 수단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을 몇 번이나 피력한 바 있다. 결국, 장기적인 플랜을 가지고 원하는 수준의 종잣돈을 모았으면 이제는 적극적인 투자도 고려해 봐야 한다는 것이 필자의 생각이다.
재테크의 함수 엠프트(MFT)
재(財) 테크(Technology)란 말은 1980년대 일본에서 유래된 말로써 ‘돈을 불리는 기술’이라는 뜻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중요한 가정이 하나 깔려 있다. 우선 투자에 쓰일 종잣돈(Seed Money)이 마련되어 있어야 하고, 내가 알고 있는 재테크 기술을 언제 써야 하는지 알 수 있는 경제적인 안목이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다시 말하면, 종잣돈도 없고 알고 있는 재테크의 기술을 언제 써야 하는지 알 수도 없다면 우리가 알고 있는 재테크 지식은 무용지물이라는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투자에 앞서서 재테크에 쓰일 종잣돈을 안전하게 빨리 모으고, 언제 어디에 투자해야 하는지 아는 것이 성공투자의 관건이라고 생각한다.
어쨌든, 필자는 재테크의 함수를 ‘엠프트(MFT)’라 명칭하고 알리고 있다.
재테크를 하기 위한 3가지 중요요소가 있는데, 이는 다음과 같다.
2. 투자자산의 포트폴리오(Finance portfolio) : F
3. 투자시간(Time) : T
따라서 개인의 총자산을 Y(Yield)라 할 때 재테크의 함수는 다음과 같다.
그동안 우리의 재테크는 이 중에서 M, T를 제외한 F에만 너무 집중했다고 생각한다. 쉽게 말하면 ‘얼마의 종잣돈을 모으고, 남은 시간을 어떻게 투자에 활용해야 하며, 인생의 중요한 재무적인 이벤트(결혼, 교육, 주택, 은퇴)까지 고려해서 어디에 투자를 해야 하는가’ 하는 장기적인 시각을 갖지 못하고 단순히 ‘어떤 펀드가 좋더라, 어떤 주식이 좋더라, 어디 부동산에 투자해야 좋더라’ 하는 생각만 하고 투자해오지 않았나 생각해보야야 한다는 것이다. 그래서 종잣돈도 모으기 전에, 시간이 주는 엄청난 혜택을 제대로 알기도 전에 시도하는 무모한 재테크는 위험하다는 것이다. 물론, 필자도 2000년 초반에 직장에 들어가면서 아무것도 모른 채 남들이 한다니까 막무가내로 펀드도 사고 주식도 사고 집도 사던 시절이 있었다. 그래서 투자에 앞서서 우리의 재테크 함수는 어떤가 점검해보는 시간이 필요한 것이다.
먼저, 종잣돈에 대해서 알아보자.
종잣돈은 다른 재무적인 목적(아파트의 중도금 상환, 자녀의 학자금 등)에 구애받지 않고 최소한 3년은 투자에만 집중해서 굴릴 수 있는 돈을 말한다. 만약에 종잣돈 1억원을 가지고 20년 동안 10%의 수익률을 올린 투자자 A와 이의 절반인 5천만원을 가지고 20년 동안 10%의 수익률을 올린 투자자 B의 함수를 비교해보면 다음과 같다.
투자자 A의 경우에는 20년 후 1억원이 6억 7천만원이 되고, 투자자 B의 경우에는 20년 후 5천만원이 3억 3천 5백만원이 된다. 결과적으로 똑같은 수익률을 올렸지만, 나중에는 그 결과의 차이 역시 2배가 된다는 사실에 우리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 따라서 무엇보다 종잣돈의 크기를 먼저 키우는 것이 성공 투자의 관건이라는 것을 잊어서는 안 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부자들의 평균 종잣돈 2억 4천만원을 모으는 데는 과연 얼마의 시간이 걸일까? 아래의 표를 보고 이야기해보자.
매년 1천만원의 종잣돈을 저축해서 4%의 꾸준한 수익률을 올릴 경우에는 2억 4천만원을 모으기 위해 약 17.1년이라는 시간이 걸리지만, 저축액을 2천만원으로 늘릴 경우에는 10년이 소요된다. 반면에 우리가 중요시하던 수익률 5%로 올릴 때 매년 1천만원을 저축할 경우 16.1년이 소요된다. 이것은 무엇을 뜻하겠는가? 종잣돈을 모을 때에는 수익률보다 저축액의 크기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위의 표에서 보듯이 1%의 수익률 차이로 종잣돈을 모으는 시간은 크게 줄어들지 않지만, 저축액을 늘릴 경우에는 종잣돈을 모으는 시간이 급속도로 줄어든다.
마지막으로 우리가 가지고 있는 시간의 가치를 절대를 간과해서는 안 된다. 20세의 청년이 가지고 있는 2억원과 60세 노인이 가지고 있는 2억원의 차이를 보면 우리는 이를 명확히 알 수 있다.
20세의 청년 한백수 씨가 2억원을 가지고 있다고 가정할 경우는 이 돈을 가지고 꾸준히 5%의 수익을 올리게 되면 60세 노인이 되었을 때 가지게 되는 자산은 약 14억원이 된다. 그런데 60세 양로원 씨가 가지고 있는 2억원은 섣불리 투자할 수 없는 그의 노후를 위한 최소한의 은퇴자금이 될 것이다. 그래서 단순히 계산할 때 2억원을 가진 20세 한백수 씨의 40년간의 시간의 가치는 14억(5%의 수익을 꾸준히 올린 40년 후의 한백수 씨의 자산) - 2억(60세의 양로원 씨의 자산) = 12억이라는 계산이 나오는 것이다. 그러므로 젊어서 종잣돈을 빨리 모으고 자신이 가진 투자시간을 아끼고, 늘리는 것이 성공 투자의 가장 기초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그렇다면 투자시간(T)를 아끼는 것은 무엇인가? 그것은 남들보다 먼저 종잣돈을 모아서 빨리 투자를 시작하는 것이다. 30세에 투자를 시작한 사람은 평균 은퇴연령 55세까지 25년간의 투자기간이 있지만, 40세에 투자를 시작한 사람은 55세까지 15년간의 투자시간밖에 갖지 못하기 때문이다.
투자시간(T)를 늘리는 것은 무엇일까? 그것은 정년을 늘이는 것이다. 남들과 똑같이 55세에 은퇴해서도 20년을 일할 수 있는 제2의 인생을 꾸준히 준비해온 사람이라면 그만큼 남들보다 더 긴 투자기간을 확보할 수 있다. 앞에서 72의 법칙에서 살펴본 바와 같이 우리는 이제 쉽게 자산이 불어나지 않는 저금리시대에 살고 있다. 따라서 현재의 경제상황을 정확히 파악하고 성공적인 투자를 위해서 종잣돈을 모으되 절대로 조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남들보다 더 오래 투자할 시간을 확보할 수 있도록 좀 더 일찍 투자에 눈을 뜨고, 오래 일할 준비를 하는 것이 이 시대에 맞는 합리적인 재테크가 아닌가 생각해본다.
- 수익률의 새빨간 거짓말 박용제 저 | 북스토리
이 책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빠질 수 있는 금융상품들의 수익률의 함정을 파헤치며 보다 정확하게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도록 했다. 그리고 금리, 환율, 시장PER 등 가장 손쉽게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지표를 소개하며, 업종 선택의 원칙과 그에 따른 기술적 투자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독자들은 저자의 경험들을 통해 때로는 통계적으로, 때로는 거시적으로, 때로는 기업가치분석으로, 때로는 차트를 활용해서 8할의 승률의 약속하는 투자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박용제
유명한 애널리스트도 아니고 투자의 달인이나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펀드매니저도 아닌, 수많은 개인 투자자 중의 하나이자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그러나 지난 5년간의 투자에서 연평균 20퍼센트 이상의 꾸준한 수익률을 내왔다. ‘주식투자 1,000퍼센트 달성하기’ ‘급등주 따라잡기’ 등 매 시간마다 HTS와 씨름해야 하는 등의 투자법이 아닌, 직장에서 내 할 일 다 하면서도 하루에 20분, 주말에 한 시간 정도 시황을 분석하는 수고만으로 달성한 수익률이다. 현재 현대해상 교육을 전담하는 하이인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인증자로서 현대해상 및 한경아카데미 그리고 유수 기업체에서 알기 쉬운 경제 및 재테크 강사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
yerim49
2012.10.03
pea96
2012.10.02
천재
2012.10.01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