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제로, 1천만원 투자했는데 남은 건 56만원?
평균적으로 직장인의 10명 중 5명은 주식 투자(펀드 같은 간접투자를 포함)를 한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오랜 투자 경험을 가졌다는 사람조차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늘은 주식 투자에서 접하게 되는 수익률의 함정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한다.
글ㆍ사진 박용제
2012.09.06
작게
크게

평균적으로 직장인의 10명 중 5명은 주식 투자(펀드 같은 간접투자를 포함)를 한다. 그러나 이들 가운데 오랜 투자 경험을 가졌다는 사람조차 꾸준한 수익을 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다. 오늘은 주식 투자에서 접하게 되는 수익률의 함정에 대해서 이야기 하려고 한다.


제로썸(Zero-sum) 수익률의 함정

35세 직장인 김세경 씨는 종잣돈 1억원을 두 달 동안 주식에 투자한 결과 다음과 같은 결과를 얻었다. 두 가지의 경우를 예를 든다면 당신은 어떤 것이 더 나은 결과를 준다고 생각하는가?

A안 : 첫 번째 달의 수익률은 20%, 두 번째 달의 수익률은 -20%
B안 : 첫 번째 달의 수익률은 -20%, 두 번째 달의 수익률은 20%

평소에 일반인들을 대상으로 강의할 때, 대다수의 사람들은 B안을 선택했다. 아무래도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욥기 8장 7절)’라는 성경 구절처럼 ‘해피엔딩’을 선호하는 우리들의 정서 때문이라 생각된다.

그런데 실제로 이것을 계산해보면 결과는 다음과 같다.


둘의 계산 결과는 9천 6백만원으로 똑같다. 이는 우리가 초등학교 수학에서 배운 것과 같다. 곱셈은 앞뒤가 바뀌어도 결과는 똑같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사실은 우리가 처음에 투자한 1억원이 9천 6백만원이 되었다는 사실이다. 수익률은 20%, -20%로 더하면 0%인데(제로썸의 수익률), 나의 잔고는 4백만원이나 줄어들고 말았다. 이것이 필자가 말하는 주식 투자에서의 수익률 함정의 시작이다.

그런데 여기에는 20% 수익이 났을 때, 친구들과 기분 좋게 술 한잔 마신 비용과 주식 거래에 들어가는 금융 수수료, 그리고 거래세가 포함되어 있지 않다. 실제 손해는 4백만원이 아니라 더 늘어나는 것이 현실이다. 도박이나 선물옵션 투자시장에서 제로썸 게임은 누군가 돈을 잃으면 그 잃은 만큼 누군가는 돈을 딴다는 이야기이지만, 수익률 게임에서 제로썸은 투자자에게 항상 손실을 안겨준다.

당신은 이런 수익률의 함정에서 진정 자유로운가? 수익률은 괜찮은 것 같은데 나의 투자 잔고가 좀처럼 늘지 않는다면 제로썸 수익률의 함정에 빠져 있지 않은지 점검해보아야 한다.


대박의 꿈이 쪽박이 되기 쉬운 이유

High Risk, High Return. 투자자라면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이야기이다. ‘위험이 있는 곳에 수익이 있다’라는 뜻이지만, 바꿔 말하면 ‘높은 수익률의 그림자 뒤엔 언제나 많은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는 뜻이기도 하다.

올해 38살인 김정섭 씨는 1천만원을 가지고 주식 투자를 시작하려고 한다. 김정섭씨는 지인으로부터 시가 총액이 300억원밖에 되지 않는 소형주를 추천받는다. 최근에 2,000원 하던 주식이 연일 두 번의 상한가를 치더니(15%씩 두 번) 2,640원이 되었다. 그런데 아직 본격적인 상승은 시작도 하지 않았다는 말을 듣고는 1천만원 전부를 2,600원에 매수했다. 이후의 이야기는 당신의 상상에 맡기겠다.

왜 많은 사람들이 우량주보다 일반인들은 잘 알지도 모르는 소형주에 투자를 할까? 근본적인 이유는 자산의 크기 차이 때문이다. 내가 100억원대 자산가라면 1%의 수익만 나도 1억원이라는 거금이 되지만, 1천만원의 1%는 10만원으로 개인 투자자들의 성에 차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투자 금액(종잣돈)이 작은 투자자들은 더 높은 수익을 찾아 더 위험한 주식에 투자할 확률이 높다. 그렇다면 그 결과는 어떠할까?

당신에게 두 가지 투자안이 주어졌다고 가정해보자.

A안 : 시가총액 1조원 이상의 대형주, 1달간 최대 수익률은 10%, 최저 수익률은 -10%
B안 : 시가총액 300억원 미만의 소형주, 1달간 최대 수익률은 50%, 최저 수익률은 -50%

개인 투자자가 1천만원의 종잣돈을 가지고 투자를 시작할 경우 A안과 B안에 투자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단, 예상되는 수익률은 A의 경우 첫달은 10%, 두 번째 달은 -10%, B의 경우 첫달은 50%, 두 번째 달은 -50% , 이렇게 수익률이 반복해서 나왔다고 가정했다.

1천만원으로 변동폭이 적은 대형주에 투자한 A안의 경우 제로썸의 수익률이 반복될 경우 10달째는 950만원이 되고, 20달째는 900만원이 된다. 그러나, B안의 경우는 10달째 237만원, 20달째는 56만원이 된다. 그렇다. 주식 투자에서 변동폭이 클수록 실제적으로 투자자의 잔고는 급속도로 줄어들게 된다. 그래서 소액으로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주식 투자는 대박보다 쪽박을 안겨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이는 주식 투자뿐 아니라 다른 투자에서도 마찬가지다.


‘-50% 100%의 법칙’과 오마하의 현인 워렌 버핏의 충고

투자의 법칙 중에 ‘-50% 100%의 법칙’이라는 것이 있다. 이는 앞에서 살펴보았듯이 내가 1천만원으로 투자를 할 경우 처음에 -50%의 손실을 내게 되면 그 다음에는 100%의 수익을 내야 원금을 회복할 수 있다는 말이다. 계산해보면 1천만원에서 -50%의 손실을 보게 되면 5백만원이 되고, 여기서 100% 수익인 5백만원이 더해져야 1천만원의 원금 회복이 가능하다. 그래서 우리는 여기서 가치투자의 귀재 워렌 버핏의 투자 원칙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는 본인의 저서에서 말하기를 “투자의 제1원칙은 돈을 잃지 않는 것이다. 그리고 투자의 제2원칙은 1원칙을 잊지 않는 것이다”라고 말했다. 그의 말대로 투자의 핵심은 결국 높은 수익률보다 원금을 잃지 않는 리스크 관리에 있다.

당신의 투자는 철저한 리스크 관리에 기초하고 있는가? 좀처럼 부자가 되기 어려운 저금리시대에 우리의 투자 패턴을 다시 한번 점검해보아야겠다.



img_book_bot.jpg

수익률의 새빨간 거짓말 박용제 저 | 북스토리
이 책에서는 개인 투자자가 빠질 수 있는 금융상품들의 수익률의 함정을 파헤치며 보다 정확하게 금융상품을 선택할 수 있는 안목을 기르도록 했다. 그리고 금리, 환율, 시장PER 등 가장 손쉽게 시장의 흐름을 읽을 수 있는 지표를 소개하며, 업종 선택의 원칙과 그에 따른 기술적 투자법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독자들은 저자의 경험들을 통해 때로는 통계적으로, 때로는 거시적으로, 때로는 기업가치분석으로, 때로는 차트를 활용해서 8할의 승률의 약속하는 투자법을 배우게 될 것이다.

 



‘대한민국 No.1 문화웹진’ 예스24 채널예스

#투자 #수익률 #워렌 버핏 #주식 투자 #수익률의 새빨간 거짓말
5의 댓글
User Avatar

marie23

2013.02.03

주식투자는 이래서 돈벌기가 힘든거네요~ 정말 피가되고 살이되는 글입니다
답글
0
0
User Avatar

다대기

2012.10.02

주식투자로 돈버는 건 이런 이유로 힘든 건가봐요^^ 아마도 이건 다 심리적인 부분도 작용되는 것 같네요
답글
0
0
User Avatar

gs20wow

2012.09.08

와 정말 무섭네요...진짜 탁! 와닿는 칼럼이었어요! 꼭 한번 읽어봐야겠네요...
답글
0
0

더 보기

arrow down
Writer Avatar

박용제

유명한 애널리스트도 아니고 투자의 달인이나 증권업계에 종사하는 펀드매니저도 아닌, 수많은 개인 투자자 중의 하나이자 평범한 샐러리맨이다. 그러나 지난 5년간의 투자에서 연평균 20퍼센트 이상의 꾸준한 수익률을 내왔다. ‘주식투자 1,000퍼센트 달성하기’ ‘급등주 따라잡기’ 등 매 시간마다 HTS와 씨름해야 하는 등의 투자법이 아닌, 직장에서 내 할 일 다 하면서도 하루에 20분, 주말에 한 시간 정도 시황을 분석하는 수고만으로 달성한 수익률이다. 현재 현대해상 교육을 전담하는 하이인재원에서 선임연구원으로 일하고 있으며, 국제공인재무설계사(CFP) 인증자로서 현대해상 및 한경아카데미 그리고 유수 기업체에서 알기 쉬운 경제 및 재테크 강사로 열심히 활동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