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히트텍만 100만 장 판매, 유니클로의 전략은?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독특한 예술 창고” - “옷은 패션이 아니다. 생필품이다.” 유니클로는 옷에 대한 인식을 바꾸며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교체 주기가 빠른 옷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2012.0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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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스트 패션에 도전하다
“옷은 패션이 아니다. 생필품이다.” 유니클로는 옷에 대한 인식을 바꾸며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교체 주기가 빠른 옷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는 패스트푸드처럼 고객이 요구하는 물건을 얼마나 신속하게 제공할 것인가에 주력했고, 옷을 라면이나 생필품처럼 유행을 타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조금씩 자주 사는 물건으로 접근했다. 그러려면 옷은 의류 매장이 아니라 마트에 가서 사는 게 맞다. 그래서 대형 할인 마트 같은 이미지의 유니클로를 1984년 히로시마에 열었다. 이 매장은 셀프 시스템으로 손님들이 자유롭게 고르도록 하고, 앞치마를 두른 직원은 상품을 보충하거나 질문을 받았을 때 안내를 하는 역할만 한다. 매장은 오전 6시부터 문을 열었다. 주요 고객인 젊은 사람들이 대학에 가거나 출근하는 길에 마치 문구나 패스트푸드처럼 구매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방식, 곧 직접 생산해서 직접 판매하는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이다. 플리스 재킷, 히트텍, 브라탑 등의 인기 상품은 매년 100만 장 넘게 팔린다. 품질은 높지만 가격은 낮게 책정하며 수량은 세밀하게 정해놓고 추가 생산이나 재고 없이 완전 판매를 기록하는 데 주력한다. 이러한 전략은 고정관념을 깨트려 정체되지 않고 제품을 빠르게 순환하여 결국 새로운 고객을 창조하게 한다.
세상을 바꾸는 패스트 아트
유니클로 역시 세상을 바꾸는 생각에 예술을 덧붙였다. 2003년부터 여러 나라의 예술가들과 “티셔츠를 더 자유롭게, 재미있게” 만들자는 뜻으로 티셔츠 프로젝트(UT)를 진행하고 있다. UT셔츠는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받는 즐거운 선물 같다. UT라면 예술도 생필품처럼 빠르게 입을 수 있다.
2008년, UT셔츠는 검은 피카소라 불리는 흑인 낙서화가 장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의 예술을 입었다. 그는 인종차별, 종교, 정치, 다양한 사회현상, 죽음 등에 대한 생각을 낙서를 통해 표현했고 거리, 지하철, 아파트, 화장실 등 비어 있는 벽은 모두 그의 캔버스가 되어주었다. 그는 닥치는 대로 그렸고 거침없이 빠른 선과 색으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UT셔츠도 바스키아의 캔버스가 되었다. 마구 낙서하듯 글자, 숫자, 사람, 괴물을 익살스럽고 재미있게 표현했다. 물감을 푹 찍어 뚝뚝 흐르는 대로 그리다가 내키지 않으면 다른 색으로 칠해버리는 즉흥적인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낙서는 예술의 형식을 바꾸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예술은 세상을 빠르게 바꾸었다. 거침없이 표현된 자유로움 속에 유니클로가 합류해 매일 예술을 티셔츠처럼 자주 갈아입을 수 있게 만들었다.
같은 해 낙서 화가 키스 해링도 유니클로 티셔츠에 낙서했다. 밝고 화사한 바탕에 굵은 외곽선을 두른 사람 모양은 탄생과 죽음, 사랑과 섹스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무거운 주제가 밝고 운동감 있게 표현되어 살아 있는 낙서 같다. 사람 모양이 춤을 추듯 항상 재미있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낙서 금지 구역에서는 빨리 그리고 사라져야 한다. 화가는 사라져도 낙서는 남는다. 여기저기 눈에 띄는 낙서를 따라가면 무엇을 만날 수 있을까? 깔깔대는 하트, 흥겹게 추는 춤, 신나게 타는 자전거, 허공을 나는 망토 등 낙서? 보면 따라하고 싶고, 따라하면 재미있고 즐거워진다. 키스 해링의 UT셔츠를 입으면 낙서 같은 세상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 낙서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가능하다.
옷에 대한 인식을 바꾸면 고정관념이 바뀌고 또 세상을 바꾸게 된다는 유니클로 공식은 형식을 바꾸면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예술과 만났다. 유니클로 세상에서 주인공이 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독특한(unique) 예술 창고(art warehouse)에서 일상이 된 예술을 쇼핑하고 있는 모습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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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옷은 패션이 아니다. 생필품이다.” 유니클로는 옷에 대한 인식을 바꾸며 패스트 패션(Fast Fashion)이라는 용어를 만들어냈다. 교체 주기가 빠른 옷을 만들기 시작했던 것이다. 그는 패스트푸드처럼 고객이 요구하는 물건을 얼마나 신속하게 제공할 것인가에 주력했고, 옷을 라면이나 생필품처럼 유행을 타지 않고 가까운 곳에서 조금씩 자주 사는 물건으로 접근했다. 그러려면 옷은 의류 매장이 아니라 마트에 가서 사는 게 맞다. 그래서 대형 할인 마트 같은 이미지의 유니클로를 1984년 히로시마에 열었다. 이 매장은 셀프 시스템으로 손님들이 자유롭게 고르도록 하고, 앞치마를 두른 직원은 상품을 보충하거나 질문을 받았을 때 안내를 하는 역할만 한다. 매장은 오전 6시부터 문을 열었다. 주요 고객인 젊은 사람들이 대학에 가거나 출근하는 길에 마치 문구나 패스트푸드처럼 구매하는 것이다.
이 모든 것들은 소품종 대량생산 체제를 갖추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SPA(Specialty store retailer of Private label Apparel) 방식, 곧 직접 생산해서 직접 판매하는 패스트 리테일링(Fast Retailing)이다. 플리스 재킷, 히트텍, 브라탑 등의 인기 상품은 매년 100만 장 넘게 팔린다. 품질은 높지만 가격은 낮게 책정하며 수량은 세밀하게 정해놓고 추가 생산이나 재고 없이 완전 판매를 기록하는 데 주력한다. 이러한 전략은 고정관념을 깨트려 정체되지 않고 제품을 빠르게 순환하여 결국 새로운 고객을 창조하게 한다.
세상을 바꾸는 패스트 아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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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니클로 역시 세상을 바꾸는 생각에 예술을 덧붙였다. 2003년부터 여러 나라의 예술가들과 “티셔츠를 더 자유롭게, 재미있게” 만들자는 뜻으로 티셔츠 프로젝트(UT)를 진행하고 있다. UT셔츠는 열심히 일한 사람들이 받는 즐거운 선물 같다. UT라면 예술도 생필품처럼 빠르게 입을 수 있다.
2008년, UT셔츠는 검은 피카소라 불리는 흑인 낙서화가 장미셸 바스키아(Jean-Michel Basquiat)의 예술을 입었다. 그는 인종차별, 종교, 정치, 다양한 사회현상, 죽음 등에 대한 생각을 낙서를 통해 표현했고 거리, 지하철, 아파트, 화장실 등 비어 있는 벽은 모두 그의 캔버스가 되어주었다. 그는 닥치는 대로 그렸고 거침없이 빠른 선과 색으로 자신의 생각을 자유롭게 표현했다. UT셔츠도 바스키아의 캔버스가 되었다. 마구 낙서하듯 글자, 숫자, 사람, 괴물을 익살스럽고 재미있게 표현했다. 물감을 푹 찍어 뚝뚝 흐르는 대로 그리다가 내키지 않으면 다른 색으로 칠해버리는 즉흥적인 자유로움을 만끽하게 해준다. 남을 의식하지 않는 낙서는 예술의 형식을 바꾸고, 누구나 즐길 수 있는 예술은 세상을 빠르게 바꾸었다. 거침없이 표현된 자유로움 속에 유니클로가 합류해 매일 예술을 티셔츠처럼 자주 갈아입을 수 있게 만들었다.
같은 해 낙서 화가 키스 해링도 유니클로 티셔츠에 낙서했다. 밝고 화사한 바탕에 굵은 외곽선을 두른 사람 모양은 탄생과 죽음, 사랑과 섹스 같은 주제를 다루고 있다. 무거운 주제가 밝고 운동감 있게 표현되어 살아 있는 낙서 같다. 사람 모양이 춤을 추듯 항상 재미있게 움직이기 때문이다. 낙서 금지 구역에서는 빨리 그리고 사라져야 한다. 화가는 사라져도 낙서는 남는다. 여기저기 눈에 띄는 낙서를 따라가면 무엇을 만날 수 있을까? 깔깔대는 하트, 흥겹게 추는 춤, 신나게 타는 자전거, 허공을 나는 망토 등 낙서? 보면 따라하고 싶고, 따라하면 재미있고 즐거워진다. 키스 해링의 UT셔츠를 입으면 낙서 같은 세상으로 이동하는 것 같다. 낙서가 안내하는 대로 따라하기만 하면 가능하다.
옷에 대한 인식을 바꾸면 고정관념이 바뀌고 또 세상을 바꾸게 된다는 유니클로 공식은 형식을 바꾸면 단조로운 일상에서 벗어나 삶의 주인공으로 만들어주는 예술과 만났다. 유니클로 세상에서 주인공이 된 우리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아마도 독특한(unique) 예술 창고(art warehouse)에서 일상이 된 예술을 쇼핑하고 있는 모습이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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