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꽤 괜찮은 사람’ 그녀가 당신과 함께 하고 싶은 것 - 『공효진의 공책』 공효진
안녕, 난 지구에요, 지구.
당신이 살고 있는, 발 딛고 있는 바로 그 지구랍니다. 알다시피, 요즘 제가 많이 아파요. 아주 그냥, 끙끙 앓고 있어요.
2011.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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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효진의 공책』 저자이자 배우 공효진 씨와 나눈 인터뷰를 토대로 작성됐습니다.)
안녕, 난 지구에요, 지구.
당신이 살고 있는, 발 딛고 있는 바로 그 지구랍니다. 알다시피, 요즘 제가 많이 아파요. 아주 그냥, 끙끙 앓고 있어요. 지난겨울, 이상기온에 식겁한 것도 다 제가 앓고 있는 탓이었어요. 온난화니 삼림 파괴니, 인간의 악행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시달리니, 제 아무리 강건한 체질을 타고 났다지만 견딜 재간이 있겠어요. 지들 편하자고 날 달달볶기만 하니, 나오는 건 탄식이요, 내가 아프면 자기들도 힘들면서 도대체 왜 그런지 몰라요.
요즘 한국이라는 나의 일부에선 같은 생명을 땅에 묻어버리는 이상한 일도 벌어져요. 인간이 함께 살고 있는 소와 돼지, 닭 등의 생물을 ‘살처분’이라는 이상한 말로 대학살하고 있어요. 생매장이자 명백한 제노사이드죠. 물질적으로 석유 사회, 항생제 사회, 단백질 사회로 근대를 압축할 수 있을 텐데, 단백질 착취에 대한 성찰과 인식의 부족이 빚어낸 비극이죠. 고기는 무조건 옳다며, 질 낮은 사료를 먹이고 과다한 항생제를 주입하고 턱없이 부족한 공간에 햇볕과 바람도 들지 않는 곳에 가둬 길렀으니, 그들이 병을 일으키지 않고 배겨요?
그도 그렇지만, 생명의 아비귀환을 듣는 나로선 정말이지, 미치고 환장할 노릇이에요. 그래놓고선 침출수 공포니 뭐니 하면서, 생쇼를 하고 있는 꼬라지를 보면, 저것들 인간이 맞나 싶어요. 어쩜 그리 염치가 없을까요. 나, 위키리크스에 폭로하고 싶어요. 아마, 학살당한 소나 돼지도 그런 심정일 걸? 인간들의 악행의 자서전을 아주 줄줄이 읊고 싶을 걸요? 인간의 언어로 말하지 않는다고, 우리가 말 못하는 줄 아나본데, 니 뽕이죠.
허나, 모든 인간이 그런 건 아니라는 것. 그게 나로선 좀 위안이 돼요. 날 슬프게 하는 것들로 가득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좀 덜 슬프게 세상을 만들고자 애쓰는 사람도 있어요. 자신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날 걱정해주는 사람들. 그러니까, 이 편지는 그런 염치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고마움이자 날 좀 아껴달라는 하소연이기도 해요. 내가 아프면, 사람들도 시달리면서, 대체 왜!!! 특히, 이 사람, 공효진에게 전하는 고마움이에요. 하는 짓이 얼마나 예쁜지. 내 안에 이런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그녀, 이런 사람이에요. 진정 자신을 알고 행복해지는 법을 아는 사람.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고, 뭐 때문에 고민하고 뭘 하고 싶은지 들여다보는 건 귀찮기도 하지만 무서운 일이니까. ‘나’를 더 잘 안다는 것,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똑바로 직시한다는 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때로는 도망가고 싶을 만큼 어렵다. 하지만 자꾸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관심을 가져야 알 수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p.223)
참, 알죠? 우리 효진 씨가 『공효진의 공책』이라는 책을 낸 것. 그것도 패션이나 트렌드, 배우 생활을 다룬 게 아니라, 바로 환경. 즉, 내 몸을 생각해준 책을 냈어요. 꺄아아아아아아. 내 멋대로 부제를 붙이자면, 이래요. 그들이 ‘환경에 대해’ 말하지 않는 24가지. 책엔 24가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거든요. 바로 효진 씨가 나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실천하고 있는 일들.
거칠게 말해, 이 책은, 우리 효진 씨는 ‘환경계의 위키리크스’예요. 당신이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친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을 까발리거든요. 버럭 셰프에게 꼼꼼하게 사사받은 우리 효진 씨가 확신을 가진 환경 레시피로 제대로 꼬시는 거거든요. 사람들이 좋아하고 인정해 줄 거란 자신감도 충만하고요, 매력도 철철 넘쳐요. 그러니, 당신도 우리 효진 씨랑 함께 행복해 봐요. 효진 씨 얘기를 좀 해볼게요.
환경계의 위키리크스, 공효진
나 하나가 책을 낸다고 세상이 바뀌지는 않을 거야. 좀더 큰 목소리와 큰 힘이 필요하지. 사실 나는 그러니까 책을 내는 이유가, 좋은 영향을 주려는 것보다, 안 좋은 영향을 좀 줄이고자 하는 거야. (p.208)
효진 씨에겐, 이 책을 만드는 동안이 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환경 레시피 만들다보니, 자신도 확실하게 알고 깨닫게 된 거죠. 애초, 에세이를 쓰고자 했던 건 아니었지만, 환경에 대한 정보를 담아 이해시키고 공감을 호소하다보니, 살이 덧붙여졌어요. 자신이 찍은 사진과 환경을 생각하면서 바뀐 일상과 관심이 에세이처럼 표현이 된 거죠.
그래서 본인 스스로도 애착이 큰 책이래요. 당대의 패셔니스타, 셀러브리티로서의 공효진이 아닌 일상에서 환경과 지구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일상의 모습이 담겼기 때문이 아닐까요? 본인도 이런 환경 책이 쉽게 대중에게 다가서고 공감을 얻을 거란 생각을 못했대요. 하지만, 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든 있는 법인가 봐요. 세상엔 역시 좋은 사람이고 싶은 사람이 잠재돼 있다는 것을 확인한 거죠. 서로에게 이렇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것, 지구와 사람들의 관계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녀 역시, 자극제가 되고 싶었대요. 좀 더 귀찮은 일을 깨우는 셈이지만, 잠재된, 게을러져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고 싶었대요. 만들고 나니, 뿌듯해지고. 배우는 감성이 전달됐을 때 희열과 고마움을 느끼는데, 이번 책을 통해서도 그랬다죠. 특히 자신에 대한 좋은 면을 어필하면서 좋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이 가진 매력도 새삼 깨달아서, 시간과 공이 들긴 해도, 다른 배우들에게 권하고 싶고, 자신이 좋은 예가 됐으면 싶대요.
혹시, 그 얘기 아세요? 『노 임팩트 맨』. 정말로 나 지구를 생각하고 그것을 행동에 옮기는 열혈동지의 이야기죠. 뉴욕 한복판에서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고 살아남기 1년 프로젝트를 다룬 책이에요. 저자(콜렌 베번)와 그의 가족은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고, 유기농 식단을 고집하며, 자전거 마니아가 되고, 전기를 끊으면서 일상을 살아가요. 놀랍고도 유쾌한 이야기랍니다.
이 책은 효진 씨가 책을 쓰게 된 계기와 용기를 제공해주기도 했어요. 이 책을 보고선, 아, 그래, 이야기가 뚜렷하고 진심을 담는다면, 통할 거야, 하는 자신을 가졌다죠. 평소, 지구력과 추진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효진 씨가 유독 『공효진의 공책』만은 달랐다죠. 당장 돌진하고 추진해서 만들었어요. 역시 사람은 꽂히면 한다! 그렇죠? 나와 환경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실천하는데서 필요한 것도 그런 것 아니겠어요?
효진 씨의 폭로(?)는 작은 단위고 사소한 것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기도 하죠. 그러니, 본인도 꽤 만족도가 높나 봐요. 덕분에 리뷰도 꼼꼼하게 보고, 편지나 쪽지도 많이 온다니까. ‘하의실종’이니 하는 검색은 안 해도,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꼬박 챙겨보는 효진 씨의 열성. 운 좋으면, 정말 와 닿는 글에 대해선 답장도 해준다니, 어때요? 당신도 책 보고 효진 씨에게 편지 한 번 날려보심이?
책 만들면서 고민되는 지점들도 있었죠. 우선 날 생각하면, 재생지를 써야한다고 생각했고, 애초 계획 역시 그랬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제동이 걸린 부분이 있었으니. 재생지를 쓰면 랩핑을 해야 하는데, 그건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사진이 많이 깨져서 가독성에서 떨어지며, 책이 많이 구겨져서 반품이 많아지는 단점 등. 아, 막판에 교체를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제목도 잠 못 자면서 고민했다죠. 날 위하는 책이라, ‘지구수비대’ 등의 의견도 나왔는데, 어떤 내용일지 호기심도 불러일으키고 공효진이 드러나는 제목으로 마지막에 낙찰된 것이 지금의 ‘공책’이었다는 후일담. 효진 씨~ 절묘한 제목이에요. 의도가 그대로 반영된. 그러니, 앞으로 심화된 책이 나오면, ‘공책2’ ‘공책3’와 같이 나가는 것, 기대해도 되겠죠?
사실 쉽게 마음먹은 책이 아니다. 아주 오랫동안 고민했고, 용기를 내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본업이 배우이다보니 악역도 맡게 될 것이고, 소비를 과하게 하는 부잣집 딸 연기도 하게 될 것이고, 제품을 광고하는 모델도 할 것이다. 그러면서 소비를 줄이자는 얘기를 하고 있으니 마음에 걸리는 게 사실이다.… 모두를 설득시키고 이해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면 진심으로 고맙겠다. (p.213)
공효진이 좋아하는 것을 지키는 방법
그렇게 찾아낸 것이 화초와 강아지였다. 내가 관심을 갖고 보살펴줘야만 하는 생명, 내가 없으면 결코 살아갈 수 없는 존재.… 그들을 돌보고 함께 살아온 시간이 길어질수록 그들이 소중해졌다. 그럴수록 ‘생명’이라는 것의 무게가 느껴졌다. 지구상에 인간만이 ‘살아 있는’ 존재는 아니다.… 그런데 도대체 왜 우리는 이 지구가 우리만의 것인 양 굴고 있을까? (p.21)
좋아한다는 것. 그런 것이 있다면 지켜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죠. 효진 씨도 그랬어요. 자연을 좋아하고, 바다와 산을 좋아하고, 포근한 느낌을 좋아했던 소녀였어요. 어렸을 때 호주 브리즈번에서 살면서 자연과 친근하게 지낸 경험도 그런 효진 씨를 만들었죠. 그러니, 다시 돌아온 서울에 대한 서먹함, 이상함도 있었던 거예요. 왜 서울 하늘이 이렇게 뿌옇지? 해결책은 없는 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관심, 그것이 사람을 바꿔요.
당신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내 안에 있는 작고 사소한 것 하나에도 당신이 관심을 보인다면, 나를 대하는 태도 역시 달라질 걸요? 효진 씨도 다정다감해진 자신을 발견했대요. 이전에는 좀 더 딱딱하고 뻣뻣하며 무뚝뚝한 사람이었는데, 나 아닌 존재들에게 의미를 부여하고 그 의미를 느끼면서 감성적으로 풍부해지고, 즐거움과 행복을 느끼게 됐어요.
당신의 몸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내 몸도 중요해요. 내 몸에 살고 있는 당신이 그래서 내 몸을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크다 싶으면 효진 씨처럼, 컵과도 대화를 해보거나 나 아닌 다른 존재를 챙겨주는 일을 해 봐요. 표면적으로 성취해야 하는 것에 매달리는 것 외에 날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을 한 번 찾아봐요. 아, 그러면 삶과 일상이 충만하고 풍요로워져요. 그건 효진 씨가 임상실험을 충분히 거친 결과에요.
그렇다고 이런 게 마냥 쉬운 건 아니랍니다. 함께 사는 생명을 배려하고 날 위해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일은 곧 자신의 자유를 조금 내어주는 일이기도 해요. 가끔 쓰고 싶거나 마음대로 누리고 싶은 자유도 있잖아요. 효진 씨라고 그런 게 없겠어요. 여행을 가고 싶은데, 강아지나 화초가 마구 눈에 밟히는 거죠.
그럼에도 그녀는 그것을 ‘긍정의 힘’으로 돌파해요. 힘 안 들고 하는 건 성취감을 느낄 수 없다! 관심은 그만큼 자신의 것을 조금씩 내어주는 일인지도 몰라요. 또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충돌지점도 있을 텐데, 우리 효진 씨는 어떻게 돌파할까요? 책에도 나와요. 그녀는 그런 마찰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털어놔요.
사실, 어려운 것 인정해요. 요즘 화두인 모피. 인조모피를 만들면 동물 희생은 없어지겠죠. 하지만 환경오염은? 물론, 모피를 안 입고 살 순 있겠죠. 그러면 신발, 가방, 지갑 등에 쓰이는 가죽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는 것. 그렇게 모든 것이 이어져 있다는 것. 참, 어렵죠.
맞아요. 효진 씨라고 완벽한 건 아니에요. 그것 때문에 책을 내면서 남자친구와 작은 갈등을 빚기도 했다는데, 그거 참 인간적이죠? 지구적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모습이 팬들이 효진 씨를 더욱 친근하게 느끼는 지점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모피를 놓고 고민하면서, 대중들이 모피를 사게끔 조성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일이지만, 그녀는 그 고민을 거두진 않아요. 그래서 더욱 예뻐 보여요.
혹시 누군가는 그녈 좋지 않게 볼 수도 있겠죠. 그녀도 책 내기 전 걱정을 했어요. 자기 목소리를 내고, 색이 뚜렷한 책을 내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지 않을까? 의류회사 광고도 하는데, 소비를 덜 하자고 하면 모순되는 건 아닐까?
그럼에도 효진 씨는 용기를 낸 거죠. 광고주 쪽에선 달갑지 않을 수 있지만, 나를 더 크게 생각한 거예요. 흠흠. 바로 나, 지구!!! 결코 나쁜 의도나 다른 의도가 아니고, 날 위해 더 좋은 방법을 찾고 고민하자는 것. 아니, 그리고 요즘 기업치고 환경과 지구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게 제대로 된 기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꼭 필요한 시대잖아요. 사회적 기업들도 속속 생겨나고.
에코, 환경, 지구 등 어떤 기업이든 꼭 지향해야 할 지점이니, 우리 효진 씨는 되레 소비자들에게 더 좋게 어필할 수 있는 모델이지 않겠어요? 나를 사랑해주는 우리 효진 씨 같은 사람이 늘어나면, 나도 인간을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될 테고. 함께 나누고.
나는 완벽하지 않다. 나 역시 고민하고, 망설이고 있고, 이 책을 읽는 당신과 내가 다르지 않다. 그러니 지금은 “나와 함께 해주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p.11)
공책, 서로의 진심을 함께 쓰실래요?
그래서 나는 진심으로 바란다. 인간을 포함해서 지구상의 살아 숨 쉬는 모든 것들이 함께 행복하기를. (p.73)
날 아낀답시고, 나를 이용한 사람들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내가 넓은 마음으로 포용했지만, 지금 나도 마이 아파요. 정말, ”인간들 나파요~”하고 얘기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요. 그래도 우리 효진 씨는 진심이 느껴져요. 더구나 한국은 지형이 좀 험난해서인지,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자신의 마음에 있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은데, 효진 씨는 좀 달라요. 아마, 진심은 언젠가는 통한다고 믿고 있는 그녀여서겠죠.
날 생각하는 마음이 묻어나는 이 책도 그런 마음에서 감행한 거예요. 진실과 진심으로 접근하면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칠 테고, 그건 또한 배우로서 이득이 될 거란 생각도 했겠죠. 역시 많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알아봤듯, 효진 씨는 볼매(볼수록 매력 있는) 스딸이에요~ <파스타>의 유경이 그랬듯, 더 알아보고 싶고, 호감도가 높은 사람이고요.
효진 씨도 아마, 더 예뻐지고 싶고, 마르고 싶고, 키 크고 싶은 마음도 있고, 나이를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은 욕망도 있을 거예요. 아마 20대 후반인가, 30대인가 알쏭달쏭한 모습으로 남고 싶은 그런 욕망 말이죠. 그래도 그녀는 그와 함께, 나이에 맞는 걸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러네요. 억지로 한 자리에 머물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듯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모습. 아마 10년 후쯤엔 그녀는 ‘에코맘’으로서 ‘에코배우’로서, 더 성숙하고 매력 있는 지구인이 돼 있지 않을까요?
곧 봄이 오고, 신록이 우거질 4~5월 에코의 달이 와요. 푸름을 오래도록 만끽하고픈 당신이라면, 뭔가 작은 것이라도 해야죠? 아마 효진 씨도 함께 할 거예요. 그 전에 이 책에 나온 작은 실천부터 하나둘 쌓아간다면, 더 좋은 만남이 되겠고요. 우리 효진 씨는 또 지금보다 깊고 내게 좋은 영향을 주는 방법을 제시할 계획도 갖고 있어요. 점점 단계를 높여가면서 실천할 수 있는 그런 방안을 엮는 거죠. 한 세 권 정도 만들면 좋겠다는데, 함께 공책을 써 가는 것도 참 좋겠죠?
작년에 효진 씨는 임순례 감독님과 함께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이라는 영화도 찍었어요. 아마 지금 한국에서 많은 소들에게 행해지는 학살에 대해 마음이 편치만은 않을 거예요. 누구에게 잘못을 물어야 하고 탓해야 하는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다른 생명들의 죽음에 가슴 아파한다는 것, 그건 내 안에 함께 사는 생명들의 도리와 염치가 아닐까 싶어요. 나 지구는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에요. 특히 인간의 것은 더더욱 아니고요.
수많은 생명들이 인간에 의해 살고 죽는다.… 어쨌든 난 이상하게 동물이 겪는 고통이 더 마음 아프다. 사람처럼 울거나 화내거나 구구절절 말할 수 없는 존재들, 말 못하는 짐승이기 때문일까?… 그래서 나는 자꾸 그들을 대신해서 이야기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그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곧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니까. (p.71)
우리 효진 씨 책을 함께 펴요. 환경 공부를 하고 정보만 쌓자는 게 아니고요, 지금과 다른 나, 즉 지금보다 나은 지구를 꿈꿀 비전을 주변과 함께 나눠요. 그건 효진 씨가 주최하는 파티 같은 거예요. 그 파티에 당신은 초대될 자격이 충분하고요. “이건 당신에게 보내는 초대장과 같다. 끝없는 즐거움과 기쁨이 보장되는 우리들의 파티에, 우리들의 놀이에 당신도 함께해주면 좋겠다는 초대.”(p.243)
자, 오늘 편지는 이만 줄여요. 지구한테 편지 받았다고, 자랑해도 좋아요. 공책에 적어놔도 좋고요. 효진 씨에게도 고맙다는 말 꼭 전해요. 아마 효진 씨 같은 사람이 조금씩 더 차츰 늘어나면 나도 이상기후 같은 걸로 심통 부리지 않아도 될 텐데. 우리 함께, 지구해요. 지구하자는 말이 무슨 말이냐고요? 따로 물어보세요. 안녕~ ^.^
안녕, 난 지구에요, 지구.
당신이 살고 있는, 발 딛고 있는 바로 그 지구랍니다. 알다시피, 요즘 제가 많이 아파요. 아주 그냥, 끙끙 앓고 있어요. 지난겨울, 이상기온에 식겁한 것도 다 제가 앓고 있는 탓이었어요. 온난화니 삼림 파괴니, 인간의 악행에 그저 속수무책으로 시달리니, 제 아무리 강건한 체질을 타고 났다지만 견딜 재간이 있겠어요. 지들 편하자고 날 달달볶기만 하니, 나오는 건 탄식이요, 내가 아프면 자기들도 힘들면서 도대체 왜 그런지 몰라요.
요즘 한국이라는 나의 일부에선 같은 생명을 땅에 묻어버리는 이상한 일도 벌어져요. 인간이 함께 살고 있는 소와 돼지, 닭 등의 생물을 ‘살처분’이라는 이상한 말로 대학살하고 있어요. 생매장이자 명백한 제노사이드죠. 물질적으로 석유 사회, 항생제 사회, 단백질 사회로 근대를 압축할 수 있을 텐데, 단백질 착취에 대한 성찰과 인식의 부족이 빚어낸 비극이죠. 고기는 무조건 옳다며, 질 낮은 사료를 먹이고 과다한 항생제를 주입하고 턱없이 부족한 공간에 햇볕과 바람도 들지 않는 곳에 가둬 길렀으니, 그들이 병을 일으키지 않고 배겨요?
허나, 모든 인간이 그런 건 아니라는 것. 그게 나로선 좀 위안이 돼요. 날 슬프게 하는 것들로 가득한 세상이지만, 그래도 좀 덜 슬프게 세상을 만들고자 애쓰는 사람도 있어요. 자신의 불편함을 감수하고 날 걱정해주는 사람들. 그러니까, 이 편지는 그런 염치 있는 사람들에게 전하는 고마움이자 날 좀 아껴달라는 하소연이기도 해요. 내가 아프면, 사람들도 시달리면서, 대체 왜!!! 특히, 이 사람, 공효진에게 전하는 고마움이에요. 하는 짓이 얼마나 예쁜지. 내 안에 이런 사람이 살고 있다는 게, 얼마나 고마운지.
그녀, 이런 사람이에요. 진정 자신을 알고 행복해지는 법을 아는 사람. “내가 뭘 좋아하고 뭘 싫어하고, 뭐 때문에 고민하고 뭘 하고 싶은지 들여다보는 건 귀찮기도 하지만 무서운 일이니까. ‘나’를 더 잘 안다는 것, 내가 어떤 사람이라는 걸 똑바로 직시한다는 건 타인과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것보다 더 힘들고 때로는 도망가고 싶을 만큼 어렵다. 하지만 자꾸 스스로에게 말을 걸고 관심을 가져야 알 수 있다. 내가 바라는 것이 무엇인지, 내가 어떻게 해야 행복할 수 있는지.”(p.223)
참, 알죠? 우리 효진 씨가 『공효진의 공책』이라는 책을 낸 것. 그것도 패션이나 트렌드, 배우 생활을 다룬 게 아니라, 바로 환경. 즉, 내 몸을 생각해준 책을 냈어요. 꺄아아아아아아. 내 멋대로 부제를 붙이자면, 이래요. 그들이 ‘환경에 대해’ 말하지 않는 24가지. 책엔 24가지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방안들이 있거든요. 바로 효진 씨가 나를 위해, 그리고 자신을 위해 실천하고 있는 일들.
거칠게 말해, 이 책은, 우리 효진 씨는 ‘환경계의 위키리크스’예요. 당신이 일상에서 무심코 지나친 사소하지만 중요한 것들을 까발리거든요. 버럭 셰프에게 꼼꼼하게 사사받은 우리 효진 씨가 확신을 가진 환경 레시피로 제대로 꼬시는 거거든요. 사람들이 좋아하고 인정해 줄 거란 자신감도 충만하고요, 매력도 철철 넘쳐요. 그러니, 당신도 우리 효진 씨랑 함께 행복해 봐요. 효진 씨 얘기를 좀 해볼게요.
환경계의 위키리크스, 공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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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진 씨에겐, 이 책을 만드는 동안이 참 의미 있는 시간이었어요. 환경 레시피 만들다보니, 자신도 확실하게 알고 깨닫게 된 거죠. 애초, 에세이를 쓰고자 했던 건 아니었지만, 환경에 대한 정보를 담아 이해시키고 공감을 호소하다보니, 살이 덧붙여졌어요. 자신이 찍은 사진과 환경을 생각하면서 바뀐 일상과 관심이 에세이처럼 표현이 된 거죠.
그래서 본인 스스로도 애착이 큰 책이래요. 당대의 패셔니스타, 셀러브리티로서의 공효진이 아닌 일상에서 환경과 지구를 생각하고 실천하는 일상의 모습이 담겼기 때문이 아닐까요? 본인도 이런 환경 책이 쉽게 대중에게 다가서고 공감을 얻을 거란 생각을 못했대요. 하지만, 날 생각하는 사람들은 어디에든 있는 법인가 봐요. 세상엔 역시 좋은 사람이고 싶은 사람이 잠재돼 있다는 것을 확인한 거죠. 서로에게 이렇게 좋은 영향을 주고받는 것, 지구와 사람들의 관계도 그랬으면 좋겠어요.
그녀 역시, 자극제가 되고 싶었대요. 좀 더 귀찮은 일을 깨우는 셈이지만, 잠재된, 게을러져 있는 사람들에게 조금이라도 영향을 주고 싶었대요. 만들고 나니, 뿌듯해지고. 배우는 감성이 전달됐을 때 희열과 고마움을 느끼는데, 이번 책을 통해서도 그랬다죠. 특히 자신에 대한 좋은 면을 어필하면서 좋은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책이 가진 매력도 새삼 깨달아서, 시간과 공이 들긴 해도, 다른 배우들에게 권하고 싶고, 자신이 좋은 예가 됐으면 싶대요.
혹시, 그 얘기 아세요? 『노 임팩트 맨』. 정말로 나 지구를 생각하고 그것을 행동에 옮기는 열혈동지의 이야기죠. 뉴욕 한복판에서 환경에 영향을 주지 않고 살아남기 1년 프로젝트를 다룬 책이에요. 저자(콜렌 베번)와 그의 가족은 플라스틱 사용을 금지하고, 유기농 식단을 고집하며, 자전거 마니아가 되고, 전기를 끊으면서 일상을 살아가요. 놀랍고도 유쾌한 이야기랍니다.
이 책은 효진 씨가 책을 쓰게 된 계기와 용기를 제공해주기도 했어요. 이 책을 보고선, 아, 그래, 이야기가 뚜렷하고 진심을 담는다면, 통할 거야, 하는 자신을 가졌다죠. 평소, 지구력과 추진력이 떨어진다고 생각했던 효진 씨가 유독 『공효진의 공책』만은 달랐다죠. 당장 돌진하고 추진해서 만들었어요. 역시 사람은 꽂히면 한다! 그렇죠? 나와 환경에 대해 많이 생각하고 실천하는데서 필요한 것도 그런 것 아니겠어요?
효진 씨의 폭로(?)는 작은 단위고 사소한 것이긴 하지만, 많은 사람들이 간과하는 것이기도 하죠. 그러니, 본인도 꽤 만족도가 높나 봐요. 덕분에 리뷰도 꼼꼼하게 보고, 편지나 쪽지도 많이 온다니까. ‘하의실종’이니 하는 검색은 안 해도, 이 책에 대한 이야기는 꼬박 챙겨보는 효진 씨의 열성. 운 좋으면, 정말 와 닿는 글에 대해선 답장도 해준다니, 어때요? 당신도 책 보고 효진 씨에게 편지 한 번 날려보심이?
책 만들면서 고민되는 지점들도 있었죠. 우선 날 생각하면, 재생지를 써야한다고 생각했고, 애초 계획 역시 그랬대요. 그런데, 알고 보니, 제동이 걸린 부분이 있었으니. 재생지를 쓰면 랩핑을 해야 하는데, 그건 더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되고, 사진이 많이 깨져서 가독성에서 떨어지며, 책이 많이 구겨져서 반품이 많아지는 단점 등. 아, 막판에 교체를 했다는 비하인드 스토리.
제목도 잠 못 자면서 고민했다죠. 날 위하는 책이라, ‘지구수비대’ 등의 의견도 나왔는데, 어떤 내용일지 호기심도 불러일으키고 공효진이 드러나는 제목으로 마지막에 낙찰된 것이 지금의 ‘공책’이었다는 후일담. 효진 씨~ 절묘한 제목이에요. 의도가 그대로 반영된. 그러니, 앞으로 심화된 책이 나오면, ‘공책2’ ‘공책3’와 같이 나가는 것, 기대해도 되겠죠?
사실 쉽게 마음먹은 책이 아니다. 아주 오랫동안 고민했고, 용기를 내는 데도 많은 시간이 걸렸다. 본업이 배우이다보니 악역도 맡게 될 것이고, 소비를 과하게 하는 부잣집 딸 연기도 하게 될 것이고, 제품을 광고하는 모델도 할 것이다. 그러면서 소비를 줄이자는 얘기를 하고 있으니 마음에 걸리는 게 사실이다.… 모두를 설득시키고 이해시킬 수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다만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져주면 진심으로 고맙겠다. (p.213)
공효진이 좋아하는 것을 지키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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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아한다는 것. 그런 것이 있다면 지켜주고 싶은 것이 인지상정이죠. 효진 씨도 그랬어요. 자연을 좋아하고, 바다와 산을 좋아하고, 포근한 느낌을 좋아했던 소녀였어요. 어렸을 때 호주 브리즈번에서 살면서 자연과 친근하게 지낸 경험도 그런 효진 씨를 만들었죠. 그러니, 다시 돌아온 서울에 대한 서먹함, 이상함도 있었던 거예요. 왜 서울 하늘이 이렇게 뿌옇지? 해결책은 없는 건가? 좋아하는 것에 대한 관심, 그것이 사람을 바꿔요.
당신의 몸만 중요한 게 아니에요. 내 몸도 중요해요. 내 몸에 살고 있는 당신이 그래서 내 몸을 생각해줬으면 좋겠어요. 그게 크다 싶으면 효진 씨처럼, 컵과도 대화를 해보거나 나 아닌 다른 존재를 챙겨주는 일을 해 봐요. 표면적으로 성취해야 하는 것에 매달리는 것 외에 날 즐겁고 행복하게 해주는 것들을 한 번 찾아봐요. 아, 그러면 삶과 일상이 충만하고 풍요로워져요. 그건 효진 씨가 임상실험을 충분히 거친 결과에요.
그렇다고 이런 게 마냥 쉬운 건 아니랍니다. 함께 사는 생명을 배려하고 날 위해 환경보호를 실천하는 일은 곧 자신의 자유를 조금 내어주는 일이기도 해요. 가끔 쓰고 싶거나 마음대로 누리고 싶은 자유도 있잖아요. 효진 씨라고 그런 게 없겠어요. 여행을 가고 싶은데, 강아지나 화초가 마구 눈에 밟히는 거죠.
그럼에도 그녀는 그것을 ‘긍정의 힘’으로 돌파해요. 힘 안 들고 하는 건 성취감을 느낄 수 없다! 관심은 그만큼 자신의 것을 조금씩 내어주는 일인지도 몰라요. 또 배우라는 직업이 가진 충돌지점도 있을 텐데, 우리 효진 씨는 어떻게 돌파할까요? 책에도 나와요. 그녀는 그런 마찰에 대해서도 가감 없이 털어놔요.
사실, 어려운 것 인정해요. 요즘 화두인 모피. 인조모피를 만들면 동물 희생은 없어지겠죠. 하지만 환경오염은? 물론, 모피를 안 입고 살 순 있겠죠. 그러면 신발, 가방, 지갑 등에 쓰이는 가죽은? 꼬리에 꼬리를 문다는 것. 그렇게 모든 것이 이어져 있다는 것. 참, 어렵죠.
맞아요. 효진 씨라고 완벽한 건 아니에요. 그것 때문에 책을 내면서 남자친구와 작은 갈등을 빚기도 했다는데, 그거 참 인간적이죠? 지구적까지는 아니지만, 그런 모습이 팬들이 효진 씨를 더욱 친근하게 느끼는 지점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어요. 모피를 놓고 고민하면서, 대중들이 모피를 사게끔 조성하는 일은 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도 하고. 복잡하고 머리 아픈 일이지만, 그녀는 그 고민을 거두진 않아요. 그래서 더욱 예뻐 보여요.
혹시 누군가는 그녈 좋지 않게 볼 수도 있겠죠. 그녀도 책 내기 전 걱정을 했어요. 자기 목소리를 내고, 색이 뚜렷한 책을 내는 것이 문제가 되지 않을까? 사람들에게 반감을 사지 않을까? 의류회사 광고도 하는데, 소비를 덜 하자고 하면 모순되는 건 아닐까?
그럼에도 효진 씨는 용기를 낸 거죠. 광고주 쪽에선 달갑지 않을 수 있지만, 나를 더 크게 생각한 거예요. 흠흠. 바로 나, 지구!!! 결코 나쁜 의도나 다른 의도가 아니고, 날 위해 더 좋은 방법을 찾고 고민하자는 것. 아니, 그리고 요즘 기업치고 환경과 지구를 고려하지 않는다면 그게 제대로 된 기업이라고 할 수 있어요? 기업의 사회적 책임이 꼭 필요한 시대잖아요. 사회적 기업들도 속속 생겨나고.
에코, 환경, 지구 등 어떤 기업이든 꼭 지향해야 할 지점이니, 우리 효진 씨는 되레 소비자들에게 더 좋게 어필할 수 있는 모델이지 않겠어요? 나를 사랑해주는 우리 효진 씨 같은 사람이 늘어나면, 나도 인간을 더욱 사랑할 수 있게 될 테고. 함께 나누고.
나는 완벽하지 않다. 나 역시 고민하고, 망설이고 있고, 이 책을 읽는 당신과 내가 다르지 않다. 그러니 지금은 “나와 함께 해주세요”라고 말하고 싶다. (p.11)
공책, 서로의 진심을 함께 쓰실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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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 아낀답시고, 나를 이용한 사람들도 많았어요. 오랫동안 내가 넓은 마음으로 포용했지만, 지금 나도 마이 아파요. 정말, ”인간들 나파요~”하고 얘기하고 싶을 때가 한 두 번이 아니라고요. 그래도 우리 효진 씨는 진심이 느껴져요. 더구나 한국은 지형이 좀 험난해서인지, 많은 셀러브리티들이 자신의 마음에 있는 말을 쉽게 꺼내지 못하고, 주저앉는 경우가 많은데, 효진 씨는 좀 달라요. 아마, 진심은 언젠가는 통한다고 믿고 있는 그녀여서겠죠.
날 생각하는 마음이 묻어나는 이 책도 그런 마음에서 감행한 거예요. 진실과 진심으로 접근하면 사람들에게 매력적으로 비칠 테고, 그건 또한 배우로서 이득이 될 거란 생각도 했겠죠. 역시 많은 사람들이 처음부터 알아봤듯, 효진 씨는 볼매(볼수록 매력 있는) 스딸이에요~ <파스타>의 유경이 그랬듯, 더 알아보고 싶고, 호감도가 높은 사람이고요.
효진 씨도 아마, 더 예뻐지고 싶고, 마르고 싶고, 키 크고 싶은 마음도 있고, 나이를 더 이상 먹고 싶지 않은 욕망도 있을 거예요. 아마 20대 후반인가, 30대인가 알쏭달쏭한 모습으로 남고 싶은 그런 욕망 말이죠. 그래도 그녀는 그와 함께, 나이에 맞는 걸 열심히 하는 사람이었으면 좋겠다고 그러네요. 억지로 한 자리에 머물려고 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흘러가듯이 살았으면 좋겠다는 모습. 아마 10년 후쯤엔 그녀는 ‘에코맘’으로서 ‘에코배우’로서, 더 성숙하고 매력 있는 지구인이 돼 있지 않을까요?
작년에 효진 씨는 임순례 감독님과 함께 <소와 함께 여행하는 법>이라는 영화도 찍었어요. 아마 지금 한국에서 많은 소들에게 행해지는 학살에 대해 마음이 편치만은 않을 거예요. 누구에게 잘못을 물어야 하고 탓해야 하는지 알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다른 생명들의 죽음에 가슴 아파한다는 것, 그건 내 안에 함께 사는 생명들의 도리와 염치가 아닐까 싶어요. 나 지구는 어느 누구의 것도 아니에요. 특히 인간의 것은 더더욱 아니고요.
수많은 생명들이 인간에 의해 살고 죽는다.… 어쨌든 난 이상하게 동물이 겪는 고통이 더 마음 아프다. 사람처럼 울거나 화내거나 구구절절 말할 수 없는 존재들, 말 못하는 짐승이기 때문일까?… 그래서 나는 자꾸 그들을 대신해서 이야기하고 싶은지도 모른다.… 그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환경이 곧 사람들이 잘 살 수 있는 환경이니까. (p.71)
우리 효진 씨 책을 함께 펴요. 환경 공부를 하고 정보만 쌓자는 게 아니고요, 지금과 다른 나, 즉 지금보다 나은 지구를 꿈꿀 비전을 주변과 함께 나눠요. 그건 효진 씨가 주최하는 파티 같은 거예요. 그 파티에 당신은 초대될 자격이 충분하고요. “이건 당신에게 보내는 초대장과 같다. 끝없는 즐거움과 기쁨이 보장되는 우리들의 파티에, 우리들의 놀이에 당신도 함께해주면 좋겠다는 초대.”(p.243)
자, 오늘 편지는 이만 줄여요. 지구한테 편지 받았다고, 자랑해도 좋아요. 공책에 적어놔도 좋고요. 효진 씨에게도 고맙다는 말 꼭 전해요. 아마 효진 씨 같은 사람이 조금씩 더 차츰 늘어나면 나도 이상기후 같은 걸로 심통 부리지 않아도 될 텐데. 우리 함께, 지구해요. 지구하자는 말이 무슨 말이냐고요? 따로 물어보세요. 안녕~ ^.^
6개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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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자
김이준수
커피로 세상을 사유하는,
당신 하나만을 위한 커피를 내리는 남자.
마을 공동체 꽃을 피우기 위한 이야기도 짓고 있다.
팡팡
2012.12.17
나이기를
2012.03.21
kkkktttt
2011.05.25
공.책... 많은 사람들이 읽었으면 좋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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