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킹클래스] 온 가족이 함께 지켜야 할 몇 가지 식습관
친환경음식과 ‘로컬 푸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교육감, 교육위원 후보자들의 공략을 들여다보면, 무상 급식을 넘어 ‘친환경 급식’ ‘유기농 급식’을 실현하겠다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0.0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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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 2010.07.24. 10:00~11:30
장소: 대한 식문화연구원(수도요리학원), 2층 3강의실

친환경음식과 ‘로컬 푸드’에 대한 관심이 크게 늘고 있다. 6월 전국동시지방선거의 교육감, 교육위원 후보자들의 공략을 들여다보면, 무상 급식을 넘어 ‘친환경 급식’ ‘유기농 급식’을 실현하겠다는 목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아이를 가진 학부모들의 먹거리 걱정은 이제 유별난 것이 아니라 당연한 것이 되었다. 하지만, 정작 우리 아이들에게 ‘좋은 음식’을 설명하고 올바른 식습관을 길러주는 법을 배울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다. 『아이를 살리는 밥상』을 펴낸 이종임 요리연구가와 박보경 모녀는 무엇보다 아이들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건강은 섭취하는 식품과 관련이 깊고 음식은 곧 생명을 유지하는 수단이다. 먹기 좋고 맛있다고 또한 간편하고 값이 싸다고 해서 선택할 것이 아니라 좋은 먹거리를 선별해서 섭취해야만 한다. 그리고 어려서부터의 올바른 식습관 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기 때문에 아이를 위한 사랑의 음식을 만들어야 한다.(『아이를 살리는 밥상』, p.5)

지난 7월 24일 오전, 종로 5가에 위치한 수도요리학원. ‘온 가족이 함께 요리하는, 아이를 살리는 요리체험 교실’이 열렸다. 이날 초대된 열 가족은 앞치마를 두르고 가족별로 준비된 조리대에 둘러앉았다. 각종 요리 프로그램에서 다양한 음식을 뚝딱뚝딱 만들어내곤 했던, 이종임 요리연구가의 바른 먹거리 교육이 먼저 진행되었다. 참석한 아이들의 연령은 4세에서 중학생까지 다양했고 엄마뿐만 아니라 아빠도 함께 참석한 가족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

“요즘은 예전보다 ‘집 밥’을 먹는 횟수가 많이 줄어들었죠. 학교에서의 급식문화와 외식사업의 발달 등으로 우리 가정에서 직접 요리를 해서 먹는 경우가 드물어 진 게 사실이에요. 그런데 아이들이 7, 8세까지 먹었던 식습관이 평생을 좌우한다고 합니다. 가정에서 ‘집 밥’과 멀어 질수록 이런 식습관을 곁에서 지도해주기가 어려워지게 마련이죠. 이럴 때 일수록 식생활 교육, 즉 밥상머리 교육이 중요해요.”


이종임 요리연구가는 식생활 교육의 중요성을 가장 먼저 언급했다. ‘어른이 수저를 들기 전까지는 음식을 입에 가져다 되어서는 안 된다’는 식의 아이들의 식사를 어렵게 만드는 식생활 교육이 아니라 어떤 음식을 언제, 어떻게, 어떤 마음가짐으로 먹어야 하는지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교육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질병은 하루아침에 오지 않는다. 어려서부터 무절제한 음식을 먹어 영양의 불균형이 이루어져 제대로 된 먹을거리 보다는 좋아하는 것들만 즐기는 편식습관, 오랜 시간 잘못된 식습관들이 질병을 유발시키고 더 나아가 성격에도 나쁜 영향을 미친다. 이제는 아이를 위해 어떤 음식이 좋고 나쁜지, 어떻게 만들어서 어떻게 먹어야 하는지, 누구와 함께 먹어야 하는지 밥상머리 교육인 ‘식생활 교육’으로 바꿔 나가야 한다. (『아이를 살리는 밥상』, p.5)


제철 음식과 로컬 푸드 그리고 유기농 식품

“우리 땅에서 나는 제철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는 그녀는 “계절마다 변화하는 몸의 상태에 맞춰, 자연은 때마다 땅속에서부터 올라오는 기가 듬뿍 담긴, 다른 맛과 성질”을 선사한다고 덧붙였다. 또한 음식을 5가지 컬러로 나누어 각각의 색깔을 지닌 식품을 골고루 섭취하는 것도 건강에 큰 도움이 된다고 전했다.

“붉은색(토마토, 딸기 등) , 흰색(마늘, 양파 등), 검은색(검은 콩, 미역 등), 노란색(고구마, 호박 등), 초록색(솔잎, 브로콜리 등)을 띄고 있는 채소와 과일과 곡류를 다섯 가지 색상별로 골고루 먹어야 건강해져요. 이 다섯 가지 컬러 푸드를 골고루 먹어야 되는 이유는 몸의 장기들에 각기 좋은 것이 있기 때문이죠.”

‘집 밥’을 먹는 횟수가 줄어들면서, 각종 식품첨가물에 대한 위험은 커지고 있다.

태어나면서 농약으로 오염된 음식을 먹기 시작하여 인스턴트,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게다가 외식을 즐기다 보니 우리 아이들은 비만이 되어가고 알레르기와 아토피에 시달릴 수 밖에 없습니다. 그래서인지 요즘 엄마들도 아이들이 먹는 식재료는 농약을 사용하지 않은 유기농이어야 하고, 각종 식품 첨가물이 들어가지 않아야 하며 제철에 나는 신선하고 가공되지 않은 자연식품으로 만들어져야 한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집에서 만들어 주는 음식이야 말로 가장 안전하다는 것을 점차 깨달아가고 있는 것이지요. (『아이를 살리는 밥상』, p.29)


이 날, 이종임 요리연구가는 김밥을 예로 들어 설명했다. “김밥에 들어가는 어묵, 햄, 소시지, 게맛살에는 삼십에서 사십 가지의 식품첨가물이 들어가게 마련이에요. 그래서 사먹는 김밥보다 집에서, 김치, 당근, 계란과 햄, 소시지를 빼고 불고기로 대신하여 만들어 주는 것이 좋아요. 가공되지 않은 것을 넣어서 좋다는 것이죠.” 그리고 그녀는 부모가 먼저 식품첨가물의 위험성을 확실히 인식하고, 가급적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아이도 안 먹으려고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가정에서 앞서 말한 좋은 재료들로 음식을 만들어 주는 것이 더 중요해요.” 이어 당장 활용할 수 있는 간단한 팁을 알려줬다. “여름에는 아이스크림보다 제철 과일을 갈아서 얼려서 꿀을 얹어서 먹는 것이 좋아요.”

곡류를 선택하는 기준도 제시했다.

“우리 어린이들은 흰밥을 좋아하나요. 현미나 잡곡밥을 좋아하나요. 현미나 잡곡밥은 부드럽지는 않죠. 흰밥은 색깔도 뽀얗고 먹을 때 부드럽고 먹기는 참 좋죠. 모든 열매들, 곡식은 영양분이 많은 영양분이 겉에 들어 있어요. 그런데 흰 쌀밥은 그 좋은 영양분들을 벗겨냈어요. 현미라든지, 통밀 이런 것들은 겉에 있는 딱딱한 부분을 덜 벗겨낸 것이지요. 먹을 때는 딱딱하지만 그 속에서는 우리 몸을 아주 튼튼하게 해주는 영양소들이 잔뜩 들어있어요. 현미밥이나 잡곡을 먹는 게 좋아요. 그 대신에 꼭꼭 씹어서 먹어야 되요. 그래야 소화가 잘 됩니다. 빵도 마찬가지예요. 흰 빛깔에 빵보단 색깔이 있는 빵이 훨씬 더 몸에 좋아요.”


체험하며, 감사하며


음식을 먹을 때 감사하는 마음으로 먹는 게 중요하다고 말한다. 아이들이 음식을 먹을 때, 엄마한테 감사하다는 말을 할 수 있도록 교육시킴으로서, 하나의 음식이 만들어지기까지, 노력해준 많은 사람들을 생각하고 감사한 마음을 갖게 해줄 수 있다고 말하며, 그래야만 음식을 소중히 여기게 되며, 음식을 남기지 않고 과소비하지 않게 된다고 첨언했다. 이어지는 요리 실습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체험하는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것이 바로 음식의 소중함이라고 강조했다.

박보경 저자의 안내로 이어진 요리 실습시간. 함께 만들어볼 요리명은 ‘통고구마 치즈구이’였다. (글 말미, 상세 레시피 참고) 날이 무딘 어린이용 칼을 이용해 양파와 피망 등 각종 야채를 써는 아이들의 손동작이 여느 놀이와는 다?게 조심스러웠다. “청피망 친구도 쓱싹쓱싹 썰어 달라”는 저자의 말을 들은 한 아이는 “요리사다, 우리”하며 까르르 웃었다. 또한 고구마가 구워지는 중간에 콩나물 키우는 법에 대해 설명을 듣고 따라하던 한 아이는 준비된 콩을 볼에 옮겨 담다, 콩을 하나 덥썩 입에 넣었다. 아이의 엄마는 웃으며 “이건 바로 먹는 게 아니라, 키워야 하는 거야” 라고 말하곤 아이의 모습을 사진기에 담았다.

이종임 요리연구가는 실습을 마치고 난 후, 저자의 사인이 담긴 책을 하나하나 선물하며 아이들에게 좋은 식습관이 형성되도록 책에 설명된 음식의 레시피는 물론 여러 이론도 잘 챙겨달라고 당부했다.


[통고구마 치즈구이]


- 재료: 고구마 2개, 청피망, 홍피망 15g씩, 김치 30g, 김 1/2장, 양파 1/5개, 자연치즈 60g, 볶은 천일염, (캐릭터 장식용: 브로컬리, 피망, 아스파라거스, 김 등)

- 만드는 법
1. 고구마를 깨끗이 씻어 반을 갈라 찜통에 찐다.
2. 양파와 피망은 사방 0.3cm로 다지고 김치는 줄기부분 속을 털어내고 같은 크기로 다진다.
3. 찐 고구마는 테두리 0.5cm 정도 남겨두고 숟가락으로 판 다음 으깬다.
4. 으깬 고구마에 2번의 다진 채소를 넣고 볶은 천일염으로 간을 한다.
5. 4번의 고구마는 다시 고구마 속에 채우고 위에 치즈를 올린다.
6. 치즈 위에 식재료를 사용해 얼굴모양으로 꾸민 후 180도 예열된 오븐에서 치즈가 녹을 때까지 굽는다.


#쿠킹클래스 #이종임
2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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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ognose

2012.06.17

제철음식이라고 해도 농약 안치는 건 아닐 거같은데 말이죠. 자연치즈라는 건 그냥 슈퍼에서 파는 치즈와도 다른 거겠죠. 좋은 건 알지만 역시 돈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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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사

2012.03.31

무엇보다도 국내에서 나는 제철음식은 건강에도 유익하겠지요. 특히나 요즘같은 봄철에는 냉이, 쑥, 달래 등등이 제철음식으로는 가장 제격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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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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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종임

한국 가정식의 대가로 널리 알려진 요리연구가 이종임은 한양대학교 식품영양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학교에서 식품공학과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현재,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으로 대한식문화연구원과 수도요리학원을 이끌고 있으며 한양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로 재직 중이다. 음식에 대한 전문적인 식견과 조리 있는 언변으로, 1981년 MBC TV ‘오늘의 요리’를 진행해 우리나라에 본격적인 요리 방송 시대를 연 것으로 평가받는다. 최근에는 EBS TV의 ‘최고의 요리 비결’과 MBN TV의 ‘알토란’을 통해 요리 고수만이 만들 수 있는 새로운 건강 음식들을 소개하고 있다. 그는 오늘날 세계를 매혹시키고 있는 ‘요리 한류’의 초석을 다진 대표적인 인물이기도 하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 노벨 평화상 수상 만찬회 한국 음식 총감독을 시작으로, 2002년 프랑스와 스페인에서 한국 전통 음식 페스티벌을 개최했으며 2011년에는 미국 드렉셀대학교 한식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평소 흔한 건강 보조제인 비타민도 먹지 않을 정도로 제철 식재료의 신봉자인 그는 이 책을 통해서 건강 식단의 중요성을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우리 모두가 피할 수 없는 중장년, 음식을 만드는 데 들이는 노동량을 줄이면서 영양은 최대치로 끌어올린 최고의 건강 반찬들은 ‘어른의 식탁’을 더욱 풍성하게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