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책(2010년 3월 6일) - 『바람이 분다, 가라』 & 『과식의 종말』
촉망받던 한 여성 화가가 폭설 속 미시령 고개에서 돌연한 죽음을 맞는다. 미술 평론가 강석원은 그녀의 죽음을 자살로 단정하고, 이 사건을 ‘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한 젊은 여성 화가의 죽음’으로 신화화하려고 한다. 자살로 단정 짓는 평론가와 자살이 아님을 증명하려는 친구. 각자가 믿는 진실을 증명하기 위한 힘겨운 여정의 끝에서, 그들은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될까?
글ㆍ사진 채널예스
2010.03.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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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라, 어떻게든 가라……. 한강의 나직한 목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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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이 분다, 가라
한강 저 | 문학과지성사

촉망받던 한 여성 화가가 폭설 속 미시령 고개에서 돌연한 죽음을 맞는다. 미술 평론가 강석원은 그녀의 죽음을 자살로 단정하고, 이 사건을 ‘재능과 미모를 겸비한 한 젊은 여성 화가의 죽음’으로 신화화하려고 한다. 자살로 단정 짓는 평론가와 자살이 아님을 증명하려는 친구. 각자가 믿는 진실을 증명하기 위한 힘겨운 여정의 끝에서, 그들은 어떤 진실과 마주하게 될까?

나직하지만 힘 있는 문장, 시적이면서 서늘한 목소리의 작가, 한강이 네 번째 장편소설을 펴냈다. 이상문학상을 수상한 「몽고반점」을 비롯, 그녀는 항상 안온한 일상에 잠재된 거친 욕망과 상처를 집요하게 탐문하는 글을 써왔다. 이번에 나온 소설 역시 격렬한 투쟁을 치르듯 온몸으로 부딪히고 상처 입는 사람들의 이야기이다. 삶과 죽음의 경계 위에서 간절하게 숨 쉬어야만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 실제로 작가는 ‘breath fighting’에 관한 이야기를 듣고 이 소설을 구상하게 되었다고 한다. ‘breath fighting’이란 의식불명의 환자가 인공호흡기를 쓰고 있다가 갑자기 스스로 숨을 쉬면서 벌어지는 충돌을 일컫는 용어이다. 이 용어에서 작가는 호흡기를 쓴 채 숨과 싸우는 어떤 여자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떠올리고 그 여자의 이야기를 쓰고 싶다는 강렬한 충동에 사로잡혔다고. 그리하여 작가가 네 번의 차디찬 겨울을 나며 쓰게 된 장편이 『바람이 분다, 가라』다.

현재와 과거를 오가는 등장인물들의 어지러운 기억들과 의식을 좇다 보면, 그리고 압도적인 이미지로 인물들의 내면을 지배하는 먹그림들 사이를 배회하다 보면, 비로소 작가의 숨 가쁜 호흡이 닿는 지점에 이른다. 삶과 죽음의 날카로운 경계 위에 선 채 지독한 번민과 고통으로 괴로워하는 순간들, 숨과 숨이 맞부딪히는 팽팽한 긴장의 순간들로 점철된 것이 삶이라면, 우리에게 주어진 이 삶을 어떻게 살아 내야 하는가. 살아 내는 것으로 우리는 진실한 빛을 얻을 수 있을까?
먹기 시작하면 멈출 수가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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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의 종말
데이비드 A. 케슬러 저/이순영 역/박용우 감수 | 문예출판사

많은 이들이 맛있는 음식을 앞에 두면 스스로를 통제하기 어렵다고 하소연한다. 지금까지 사람들은 이러한 통제할 수 없는 식욕에 대하여 개인의 의지 부족으로 치부해 왔지만, 『과식의 종말』의 저자이자 전 미국 FDA(식품의약국) 국장을 지낸 데이비드 A. 케슬러는 현대인들의 과식 습관을 면밀하게 분석하여 전혀 다른 결론을 내리고 있다.

저자는 서문을 통해 이 책을 쓰게 된 배경엔 ‘오프라 윈프리 쇼’가 있었다고 말한다. 비만의 이유와 감량에 관한 주제로 쇼에서 이야기를 하는 도중, 출연한 한 방청객은 사람들에게 스스로 통제할 수 없는 자신의 과식 행동에 대한 실망과 좌절, 분노를 토로했다. 이 출연자에 공감한 저자는 무엇이 이런 종류의 행동을 유발하는지, 과식을 하면 건강에 안 좋다는 걸 알면서도 끊임없이 먹는 이유가 무엇인지, 초콜릿 과자 중독자인 자신이 과식에 대한 유혹에 매번 넘어갔던 이유가 무엇인지를 알고 싶었다고 밝힌다.

저자는 설탕과 지방, 소금이 든 음식을 섭취할 때 몸과 마음이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설명하면서 미스테리한 과식 습관의 암호를 풀어 나간다. 일부 사람들의 뇌는 배가 고프지 않아도 고당분 고지방 음식을 찾도록 길들여지며, 이러한 음식은 욕구와 충동을 더욱 부추긴다는 것. 한 덩이보단 두 덩이에 만족하는 법이며, 음식에 설탕과 지방이 더 많이 첨가될수록 더 매력적으로 보이는 법이다.

식품 회사들은 매출을 늘리기 위해 이를 교묘히 이용하고 있다. 설탕과 지방, 소금을 절묘하게 혼합한 식품을 생산하여 사람들의 식욕을 자극하며, 그 결과 수많은 이들이 과식 성향을 보이게 된다는 것. 인간의 뇌와 심리, 이를 이용하는 식품 산업에 대한 탁월한 비판서이다.
#과식 #한강
20의 댓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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앙ㅋ

2011.12.10

겨울은 식욕의 계절 요즘 입맛이 자꾸 자꾸 땡겨서 고민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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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해유

2010.04.09

책 소개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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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kfqjfdldia

2010.04.05

미각을 자극하는 맛있는 음식들이 너무만흥ㅁ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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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식의 종말

<데이비드 A. 케슬러> 저/<이순영> 역/<박용우> 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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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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