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지관 한국문학번역원장이 소개하는 조지 오웰의 『코끼리를 쏘다』
글ㆍ사진 채널예스
2007.06.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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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은 시간 동안 최대의 효과를 기대하는
‘아스피린적 독서’
짬 나는 대로 생각나면 읽는
‘비타민적 독서’
성적 때문에, 시험 때문에 읽어치우는
‘소화제 같은 독서’
이런 습관을 치유하는 방법은?

아무런 치료도 하지 않고
그저 책장을 넘기는 것.

안녕하세요. 책 읽어 주는 사람 신윤줍니다.

모두 읽어요 / 날마다 읽어요
좋아하는 책을 읽어요 / 그냥 읽기만 해요

이 프로그램은 책을 가장 빠르고 싸게 사는 방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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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 금요일 이시간은 내가 읽은 책 한권을 소개받는 시간이죠.

오늘 책을 소개해 주실 분은 한국문학번역원 윤지관 원장인데요, 윤지관 원장이 읽어주실 책은 영국의 작가 조지 오웰의 산문집 <코끼리를 쏘다>입니다.

나는 길에서 멈추었다 코끼리를 목격한 순간 쏘아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이 분명히 들었다. 부려먹는 코끼리를 죽인다는 것은 중대한 문제였다.

그것은 값비싼 거대한 기계를 파괴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그래서 피할 수만 있다면 절대로 죽이지 말아야 한다. 게다가 멀리서 저렇게 평온하게 풀을 뜯고 있으니 황소보다도 위험해 보이지 않았다.

나는 오랫동안 그 놈을 지켜보고 있다가 다시 난폭해질 기미가 없는지 확인한 후 집으로 갈 생각이었다.

그 순간 나는 내 뒤를 따라오던 군중을 힐끗 쳐다보았다. 적어도 2천명은 족히 돼 보였으며 계속 불어났다. 군중은 길 양쪽을 저 멀리까지 꽉 채우고 있었다. 나는 번쩍거리는 색깔옷들 위에 떠 있는 누런 얼굴의 바다를 보았다. 이 조그만 구경거리에 들떠있는 행복한 얼굴들.. 그들은 코끼리가 곧 사살될 것이라고 믿고 있었다.

그들은 마술을 시작하려는 마술사를 보듯 나를 지켜보았다. 그들은 나를 좋아하지는 않았지만, 내가 마술과도 같은 총을 들고 있으니 잠시동안 지켜볼 가치가 있는 사람이 되었다.

갑자기 나는 결국 코끼리를 쏘지 않을 수 없음을 깨달았다. 사람들이 나에게 기대를 걸고 있으니 그 일을 수행해야만 했다.

INT) 윤지관 원장

이 작가가 젊은 시절에 버마에서 제국 경찰로 복무한 경험이 있습니다. 그때 코끼리가 발정기에 들어선 코끼리가 주민들에게 난동을 피우는 소란을 피우는 그런 일이 있었는데, 경찰을 출동을 해서 코끼리를 보니까 그때는 이미 진정돼 있어요.

그렇다면 코끼리를 그냥 둬야 되는데 자기 뒤에 따라오는 많은 군중들의 기대에 찬 그런 눈빛에 견디다 못해서 결국 코끼리를 쏘게 되죠.

본인의 주체적인 뜻에서라기보다는 어떤 타인의 요구나 상황의 요구 때문에 그 상황의 꼭두각시 노릇을 하게 되는 그런 체험들이 누구한테나 있는데

특히 이 책에서 조지 오웰이 직접 겪은 체험은 자기가 이제 제국경찰로서 버마인들이라는 피지배 민족들 앞에서 자기가 비록 지배자인 백인이지만, 백인임에도 불구하고 제국주의 체제속에서 스스로도 제국주의의 꼭두각시가 될 수 밖에 없는 그런 상황을 그렸다.. 아이러니한 상황이죠. 그런 점에서 저에게 다가온 점이 있습니다.

윤지관 원장은 오랫동안 영문학 교수로 교직에 몸담았고, 지난해부터 한국문학번역원장으로 일하고 계십니다.

한국문학번역원은 한국어로 된 문학작품과 저서를 해외 27개 언어로 번역하고, 소개하고, 해외에서 출간사업을 하는 정부기관인데요, 한국문학번역원을 이끄는 리더로서 윤지관 원장은 이런 계획을 가지고 있습니다.

INT) 윤지관 원장

번역원은 기본적으로 한국문학을 비롯한 한국의 중심적인 문화적인 성취물들을 해외로 번역 소개하고 상호 교류하는 일인데요, 일차적인 목표는 그거지만.. 더 원대한 이상이랄까 그것은 결국은 한국에서 도달한 어떤 성취를 가지고 세계인들과 교류하면서 세계문화의 형성이랄까 이런 일에 동참하는 데 있습니다. 그게 이제 저희 한국 정부 및 우리 국민들의 뜻이기도 하구요..

책 읽는 사람들은 아름다운 풍경이죠
책 읽는 사회 함께 만들어요
kbs 보이는 라디오 책 읽는 사람들

‘독서는 책을 읽는 것만이 아니다. 자기가 읽은 내용을 남에게 들려주는 것, 그리고, 다른 사람들이 읽은 책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것도 아주 좋은 독서습관이다.’

지독한 독서가인 일본의 다치바나 다카시가 들려주는 좋은 독서방법입니다.

오늘 들으신 프로그램, 저희 KBS 홈페이지 kbs.co.kr 온북티브이 홈페이지 onbooktv.co.kr을 통해 보이는 라디오로 언제든 보실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책 읽어 주는 사람 신윤주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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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지 오웰

본명은 에릭 아서 블레어Eric Arther Blair. 인도에서 태어나 영국의 대표적인 작가이자, 언론인, 비평가로 활동하였다. 1903년 6월 25일, 영국령 인도의 벵골 주 모티하리에서 세관관리의 아들로 태어났다. 8세 때 사립예비학교에 들어갔으나, 이곳에서 상류층 아이들과의 심한 차별을 맛보며 우울한 소년시절을 보냈고, 장학생으로 들어간 이튼교에서의 학창시절 역시 계급 차이를 뼈저리게 실감하는 계기가 되었다. 졸업 후 대학 진학을 포기하고 1922년부터 5년간 미얀마에서 대영제국 경찰로 근무했으나 영국 제국주의가 저지르는 악마적 만행을 두 눈으로 목격한 그는 자신의 직업에 회의를 느껴 직장을 그만두고 파리로 건너가 작가수업을 쌓았다. 유럽으로 돌아와 어린 시절부터 꿈이었던 작가가 되기로 한다. 파리와 런던에서 노숙자, 접시닦이, 교사, 서점 직원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는 속에서도 소설을 쓰고 서평과 에세이를 발표했다. 1933년에 파리와 런던에서 겪었던 생활을 바탕으로 한 첫 소설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생활(Down and Out in Paris and London)』과 1935년 식민지 백인 관리의 잔혹상을 묘사한 소설 『버마 시절』이다. 이 시기부터 그는 죽음의 원인이 된 결핵을 앓기 시작했다. 사회 정의의 문제에 민감했고, 진실을 알리고자 하는 욕구가 강했던 그는 첫 소설 『버마 시절』에 이어 『목사의 딸』, 『그 엽란을 날게 하라』를 출간했고, 잉글랜드 북부 노동자의 가난한 삶을 그린 사회주의 색채가 짙은 르포르타주 『위건 부두로 가는 길』을 발표했다. 중·장년 시절에는 버마(현재 미얀마)에서 경찰관으로 재직했지만, 식민지배의 불합리성을 목격한 후 사직을 하고 영국으로 이주하면서 빈곤한 생활을 겪다가 전체주의를 혐오한 그는 스페인 내전에 가담하여 부상을 입기도 했다. 그 체험을 기록한 1936년 『카탈로니아 찬가(Homage to Catalonia)』는 뛰어난 보도 문학으로 평가된다. 1941년부터 1943년까지 BBC방송국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후 [트리뷴]의 문학 담당 편집자로 일하면서 정치와 문학 분야의 논평을 정기적으로 썼다.그리고 2차 대전 직후인 1945년에는 러시아 혁명과 스탈린의 배신을 우화로 그린 『동물농장』으로 일약 명성을 얻게 되었다. 그러나 그해 그는 아내를 잃고 자신도 지병인 폐결핵의 악화로 병원 신세를 지게 된다. 1946년 스코틀랜드 주라 섬에 머물며 작품 활동을 계속하여 전체주의의 종말을 기묘하게 묘사한 디스토피아 소설 『1984년』을 집필하였고, 1949년에 출간되었다. 『1984년』은 전제주의라는 거대한 지배 시스템 앞에 놓인 한 개인이 어떻게 저항하다가 어떻게 파멸해 가는지, 그 과정과 양상, 그리고 배후를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디스토피아 소설이다. 작품의 무대인 오세아니아는 전체주의의 극한적인 양상을 띠고 있는 나라이다. 오세아니아의 정치 통제 기구인 당은 허구적 인물인 빅 브라더를 내세워 독재 권력의 극대화를 꾀하는 한편, 정치 체제를 항구적으로 유지하기 위해 텔레스크린, 사상경찰, 마이크로폰, 헬리콥터 등을 이용하여 당원들의 사생활을 철저하게 감시한다. 당의 정당성을 획득하는 것과 동시에 당원들의 사상적인 통제를 위해 과거의 사실을 끊임없이 날조하고, 새로운 언어인 신어를 창조하여 생각과 행동을 속박함은 물론, 인간의 기본적인 욕구인 성욕까지 통제한다. 『1984년』은 올더스 헉슬리의 『멋진 신세계』, 예브게니 이바노비치 자먀찐의 『우리들』과 더불어 디스토피아를 다룬 소설 가운데 대표작으로 꼽히며, 이후 많은 예술작품에 영향을 주었다. 주인공 윈스턴 스미스는 이런 당의 통제에 반발을 느끼고 저항을 꾀하지만, 오히려 함정에 빠져 사상경찰에 체포되고, 혹독한 고문 끝에 존재하지도 않는 인물 '골드스타인'을 만났다고 자백하고, 결국 당이 원하는 것을 아무런 저항 없이 받아들이는 무기력한 인간으로 전락한다. 『1984년』은 오웰을 20세기 최고의 영향력 있는 작가로 만들었다. 장르에 상관없이 언제나 확고한 정치적 신념을 바탕으로 글을 썼으며 소설, 에세이, 르포, 평론 등 700여 편의 작품을 남기고, 1950년 47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조지 오웰의 47년간의 삶 중 시대적 배경은 전쟁으로 인한 평화가 무너지는 격변기로 두 차례의 세계대전이 일어났으며 전체주의(집단주의)와 공산주의, 사회주의, 민주주의 사상이 다변화되면서 사회 부조리를 고발하는 대표 언론가로 상징된다. ‘조지 오웰’은 21세기 새 시대를 맞이하여 199년 영국 BBC 조사한 ‘지난 천년동안 가장 위대한 작가 3위’, 2008년 [더 타임스]가 선정한 영국 작가 50인의 2위로 선정되었다. 게다가 영문학에서는 ‘오웰주의’, '오웰주의자'라는 뜻의 Orwellism이나 Orwellian이라는 표현이 따로 있을 정도이니, 이 정도면 그가 서양 문학사에서 차지하는 위치는 쉽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주로 당대의 문제였던 계급 의식을 풍자하고 이것을 극복하는 길을 제시하였으며, 또 일찍이 스탈린주의의 본질을 꿰뚫고 거기서 다시 현대사회의 바닥에 깔려 있는 악몽과 같은 전체주의의 풍토를 작품에 정착시켰다. 그는 ‘나는 왜 쓰는가’라는 글에서, 글을 쓰는 이유를 “전체주의에 반대하고, 민주적 사회주의를 지지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며, 자신의 글 중에서 정치적 목적을 가지고 쓴 글들만이 생명력을 가지고 있다고 이야기하고 있다. 주요 저서로는 『파리와 런던의 밑바닥 생활』 ,『버마의 나날』, 『목사의 딸』, 『엽란을 날려라』, 『위건 부두로 가는 길』, 『카탈로니아 찬가』, 『숨쉬러 올라오기』, 『고래 뱃속에서』, 『사자와 일각수』, 『동물 농장』, 『비판적 에세이』, 『영국 사람들』, 『1984년』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