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감] 깜짝 이벤트 - <연어> 100쇄 출간 축하 댓글을 남겨주세요! <연어> 콘서트에 100쌍(총 이 백 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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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양 남대천에 가면 매년 10월쯤에 연어 축제를 볼 수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남대천에서 태어난 연어가 동시베리아 베링 해협을 돌아 다시 한국 강원도 고향으로 돌아오는데, 큼지막한 연어가 펄떡펄떡 뛰며 강을 거슬러 오르는 모습도 신기하고, 직접 장화 신고 물에 들어가서 맨손으로 연어를 잡아보는 재미도 쏠쏠합니다.
많은 물고기가 있지만 연어만큼 친숙한 물고기도 없을 것입니다. 굳이 맛있다는 이유 외에도 연어는 그 신기한 회귀본능 때문에 눈길을 끕니다. ‘거꾸로 강을 거슬러 오르는’ 연어의 행동양식은 여러 가수와 시인이 노래로 자주 다룬 바 있는데, 이렇게 자연의 흐름에 거스를 줄 안다는 것, 또 그렇게 거슬러 자신이 태어난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것에서 인간은 연어에게 공통점을 많이 느끼는 모양입니다.
시인 안도현은 그런 연어의 이야기를 짤막하게 어른을 위한 우화로 풀어놓았습니다. 짤막하지만, 많은 어른에게 동심의 세계를 새롭게 던져 주는 책, 『연어』를 오늘 함께 읽어 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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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호색을 입은 다른 연어와 달리 은빛 비늘로 빛나는 주인공 은빛연어는 이제 다 자라서 자기가 처음 알로 태어났던 고향으로 돌아가야 합니다. 주인공 은빛연어가 고향으로 돌아오기까지의 여정에는 다양한 모험과 만남이 있습니다. 이야기가 시작되자마자 나타나는 포식자 독수리, 강을 거슬러 올라가며 만나는, 인간이 만든 공해물질과 불곰 같은 위험요소 속에서 은빛연어는 살고자 헤엄치며, 그 과정에서 삶의 목적을 생각하게 됩니다.
『연어』는 단순히 연어의 처지에서만 풀어내는 이야기는 아닙니다. 은빛연어가 속한 연어 떼에는 여러 가지 직업과 성격을 지닌 다양한 연어가 등장합니다. 가설과 검증을 하는 과학자 연어, 전체 집단을 이끄는 힘센 리더 연어, 폭포를 뛰어넘기 직전에 큰 목소리로 떠드는 웅변가 연어, 은빛 연어의 곁에서 사랑을 키워가는 눈맑은연어 등 다채롭게 의인화된 연어 캐릭터를 통해 안도현의 『연어』는 살아가며 만나는 여러 가지 삶의 모습을 연어 떼 속에서 그려냅니다.
강을 거슬러 고향으로 헤엄치는 이 연어 떼의 모습은 인간 사회와 매우 닮은 점이 많습니다. 주인공 은빛연어가 끊임없이 고민하는 주제는 ‘왜 우리는 거슬러 올라가야 하나?’인데, 실상 거슬러 올라가서 알을 낳고 수정을 하면 그것으로 연어의 삶은 끝나기 때문입니다. 연어 떼는 본능적으로 고향에 돌아가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그 목표에 ‘왜?’라는 이유를 달아보는 것을 매우 어려워합니다. 사람도 태어나서 자라고 직업을 얻어 돈을 벌고 가정을 꾸리지만, 그 삶에 ‘왜?’라는 물음표를 달기가 참 난감한 경우가 많습니다.
『연어』에 등장하는 연어 떼의 모습에는 인간 사회의 가시적 투영 외에도 다분히 종교적이고 철학적인 의미도 있습니다. 어린 은빛연어는 날 때부터 슬픔을 지니고 나오는데, 치어의 탄생은 어미의 죽음으로부터 시작되며, 수억 개의 알은 미처 깨어나기도 전에 다른 짐승의 먹쳀가 되기 때문입니다. 그 살아남은 이들이 고향으로 돌아와 자신의 삶을 마감하고 또 다음 세대의 삶을 만들고자 남은 생을 살아가는 과정이 소설 『연어』의 줄거리인데, 이는 날 때부터 인생이 고해며 윤회라는 불교 사상과도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습니다.
소설 도입부에 누나 연어가 은빛연어 대신 죽고, 상류로 올라가는 길에 끝없이 포식자를 만나고, 공해로 등이 굽은 연어도 보고, 중간에 눈맑은연어와 사랑에 빠지는 이 모든 과정은 희로애락, 생로병사라는 인간의 감정과 성장 과정이 고스란히 투사되어 있음을 보여 줍니다.

은빛연어는 폭포 앞에서 ‘왜 우리는 거슬러 올라갈까?’라는, 연어에게는 매우 근본적인 질문을 마주하게 됩니다. 고난 앞에서 비로소 인생의 참 의미를 묻는 과정을 통해 은빛연어는 새로운 깨달음을 얻습니다. 높다란 폭포와 인간이 만들어준 편안한 우회도로 앞에서 연어들은 큰 선택을 하게 됩니다. 바로 폭포를 거슬러 올라가기로 하는 것이죠.
연어들이 인간이 만들어 준 계단형의 편안한 오름길을 마다하고 굳이 폭포를 뛰어넘겠다는 무모한 도전을 벌이는 것은 연어의 일생에 대한 경건한 깨달음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폭포를 뛰어넘는 과정은 결국 일종의 자연선택입니다. 폭포를 넘을 정도로 건강한 신체와 정신을 지닌 자만이 다음 세대를 이어갈 번식 자격을 얻는다는 깨달음을, 은빛연어는 동료에게 전파하고, 이것은 삶의 공간이 도전에 대한 응전이고 끝없는 도전과 경쟁 속에 적자생존이라는 규칙이 지켜지는 공간임을 의미하고 있습니다.
사실 이러한 내용은 여러 가지로 논란의 소지를 불러일으킬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최근 개봉했던 영화 <300>은 스파르타의 문화를 그리면서 신체가 건강하지 않은 이에 대한 부득이한 차별을 그려 논란이 있었는데, 『연어』에도 자칫 약육강식, 적자생존에 대한 지나친 옹호로 비칠 수 있는 위험성 또한 있습니다. 물론 실제 현실이 그러한 세상이고, 그에 대한 가치 판단을 책이 따로 담은 것은 아닙니다만, 아이들이 읽기에는 조금 주의와 지도가 필요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소설 『연어』는 정말 부제처럼 ‘어른을 위한 동화’입니다. 한 마리 연어가 나고 자라면서 삶의 최종 목표를 향해 달려나가는 과정은 사실상 지금 어른들의 시점에서 구성되어 있습니다. 연어는 자신의 어린 시절을 회고하고, 당장 자신 앞에 닥친 ‘거슬러 오름’의 문제를 놓고 고민하는데, 이는 학업을 다 마치고 거친 사회에 나와 험난한 세파를 헤쳐야 하는 지금의 2-30대 성인의 시점입니다. 한 어른이 인생의 여러 고난과 전환점 앞에서 지나온 세월과 주변의 사람들을 돌이켜보고, 삶의 목표를 다시 한 번 생각해 보는 시점부터가 소설의 시작이고, 그렇기에 소설은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회인들에게 크게 공감을 얻을 수 있습니다.
얼마 전 미국 서부 해안에서는 원주민 전설에 나오는 ‘연어의 왕’이 심해에서 잡혀 화제가 된 적이 있습니다. 자연과 함께 숨 쉬고자 했던 아메리카 원주민에게 연어는 놀라운 자연의 선물이었는데, 바로 때가 되면 강으로 거슬러 올라와 인디언의 식량을 제공해 주기 때문이었습니다. 심해에 사는 거대한 연어는 가끔 출몰해 원주민에게 ‘연어의 왕’으로 불렸고요.
연어는 굳이 한국뿐 아니라 세계 곳곳에서도 그 회귀본능과 역본능 덕에 인간의 눈을 항상 끌어온 존재입니다. 연어 외에도 뱀장어의 탄생과 회귀에서 벌어지는 모험을 다룬 『긴코장이 대항해』(국내에는 정식 판권발행이 되지 않았지만, ABE라는 어린이 동화전집에 나온 적이 있습니다)와 같은 소설이 있는 걸 보면, 인?은 동물의 회귀본능에 매우 관심이 높은 모양입니다. 돌아가고자 하는 인간의 욕망은 연어나 뱀장어와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영화 <박하사탕>의 명대사가 사람들의 가슴에 남는 것도 그런 이유겠지요. “나 다시 돌아갈래~!”
[마감]깜짝 이벤트 - 시인 안도현과 함께하는 <연어> 100쇄 출간 기념 콘서트에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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