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원규 소설가는 서울에서 태어나 2009년부터 소설을 발표하며 본격적인 글쓰기를 시작했다. 제14회 한겨레문학상 수상작인 『열외인종 잔혹사』를 비롯해 장편소설 『반인간선언』 『크리스마스 캐럴』 『망루』 『너머의 세상』 『광신자들』, 청소년 소설 『아지트』 『주유천하 탐정기』, 에세이 『황홀하거나 불량하거나』, 평론집 『성역과 바벨』, 번역서 『원전으로 읽는 탈무드』 등이 있으며, 2017년 tvN 드라마 [아르곤]을 집필했다. 성공회대학교 대학원에서 신학(Th.D)를 공부했으며, 성서 원문에 입각한 정교하고 의미론적인 성경연구를 추구하는 동서말씀교회를 섬기고 있다. 최근에는 치밀한 취재를 통해, 천민자본주의로 점철된 강남의 모습을 그린 『메이드 인 강남』을 출간했다.
책의 재미를 느꼈던 때는 언제부터였나요?
대학에 진학했을 때였습니다. 중, 고등학교 때는 교과서의 한 문장조차 읽지 못할 정도로 난독증 환자에 가까웠는데, 대학교 때, 전공이 제 적성에 맞지 않아 하릴없이 시간을 보내던 중 무료함을 해소할 길이 없어 찾은 곳이 대학이 위치한 지역의 시립도서관이었습니다. 처음엔 책을 읽겠다는 생각이 전혀 없이 그저 시간을 때우고 돈 없이도 오랜 시간 버티고 있을 수 있는 장소로 도서관을 택했습니다. 그러다 점차 책 냄새, 조용한 도서관의 분위기, 정적이지만 텍스트 너머로 활력 넘치게 꿈틀거리는 생동감의 매력에 빠져들면서 책의 재미를 느꼈던 것 같습니다.
책 읽는 시간은 작가님께 왜 소중한가요?
책은 우리의 현실 너머의 세계를 상상할 수 있게 해줍니다. 단순한 공상의 세계가 아니라 현실의 부당함, 한계, 부조리를 한층 객관적이면서도 분석적으로 사유할 수 있는 힘을 제공하는 게 텍스트를 담아낸 책이란 믿음이 있지요. 그래서 책 읽기, 책 읽는 시간은 그만큼 소중한 가치를 저에게 제공해 주는 것 같습니다.
요즘 저자님의 관심사는 무엇이며 그 관심사와 관계하여 읽을 계획인 책이 있나요?
한국 사회뿐 아니라 세계적으로 학대와 억압, 계층적 부당함 속에서 신음하는 10대의 성장과 갈등이 현재 저의 머리와 귀를 사로잡은 주요 관심사입니다. 그래서인지 고대와 중세, 근대에 이르기까지 청소년들의 삶의 양식과 방향, 그들에게 관심을 기울인 책이라면 분야나 장르 불문하고 찾아오는 편입니다.
책을 좋아하는 독자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미디어 시대에서 책 역시 하드웨어적 측면에서 많은 변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그 변화의 움직임이 담고 있는 깊은 내면에는 여전히 인간, 공동체, 세상을 구성하는 건 텍스트에 있다는 바탕과 신뢰가 내재하여 있다고 생각합니다. 책에 대한 지속적인 관심의 끈을 갖고 함께 하는 창의적이고 주체적인 독자로 오랫동안 남아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주원규 “책은 현실 너머를 상상하게 해요” 소설가 주원규의 서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