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읽었던 책을 다시 읽을 때 즐겁습니다. 거기서 전혀 몰랐던 구절이나 알아차리지 못했던 의미를 새롭게 발견했을 때, 혹은 좋아하는 부분을 알면서도 천천히 다시 읽어 내려갈 때, 그럴 때 즐거움을 느낍니다.
2016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근래에는 치마만다 은고지 아디치에의 『우리는 모두 페미니스트가 되어야 합니다』를 읽어볼 계획입니다. 항상 관심을 두고 있는 주제인데도 막상 읽어본 책은 손으로 꼽을 정도라는 점이 항상 부끄럽네요.
작년에 펴낸 시집 『희지의 세계』는 시인으로서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고 또 써나가야 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과 함께 쓰였습니다. 그런 의도를 공감해주시면 좋겠다는 마음도 있는 한편, 그런 의도 따위는 조금도 신경 쓰지 마시고 부디 읽고 싶은 대로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도 있습니다.
앨리스 먼로 저/정연희 역
노벨상 수상 전에는 잘 모르는 작가였지만, 단편 소설이라는 것이 이토록이나 우아할 수 있다는 것에 크게 놀랐습니다. 근래의 수년간 가장 인상적인 독서경험이었습니다.
배수아 저
저는 배수아의 소설이 아니었다면 문학을 시작하지 않았을 것입니다. 여전히 제 마음속 가장 깊숙한 곳에서 사랑하는 작가이며, 『훌』은 그의 작품 중 가장 좋아하는 소설집입니다.
오에 겐자부로 저/서은혜 역
여러 번 이야기한 적 있지만 오에 겐자부로는 제가 제일 사랑하는 작가입니다. 그의 모든 작품을 사랑하지만 그 중에서도 그의 만년 3부작을 마무리하는 이 소설에서 그가 평생에 걸쳐 쌓아 올린 그의 저력이 잘 드러난다고 생각합니다.
엘리자베스 스트라우트 저/권상미 역
가장 좋아하는 소설이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누군가 책을 추천해달라고 하면 가장 먼저 추천하는 소설입니다. 아주 전형적이지만 전형적인 것이 지닌 강력한 힘을 보여주는 소설입니다.
Lily Tomlin,Julia Garner
최근에 본 영화 가운데 가장 좋은 영화였습니다. 영화의 모든 요소에서 무엇 하나 불편함이 느껴지지 않고, 물 흐르듯이 흘러가는 것이 좋았습니다.
행잉록에서의 소풍 Picnic At Hanging Rock DVD
오래된 호주 영화인데, 이 영화가 가진 기묘한 분위기를 아주 좋아합니다. 아주 섬세한 듯하면서도 무지막지하게 이야기를 진행시키는 것이 즐겁습니다.
시인 황인찬, 응시의 감각과 정직한 조율사 김도언의 시인의 얼굴 15
[시인 특집] 황인찬 “한 번에 읽히는 시가 좋다” 『희지의 세계』펴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