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도킨스 저/이한음 역
“신은 과연 우주를 설계하고 인간을 창조했을까?” 많은 사람들이 믿는 이 명제에 대해 다시 한 번 고민해볼 수 있는 책이라서 기억에 남습니다. 생물계의 복잡성이 신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창조론을 과학과 사회학, 역사적 사례를 통해 논리적으로 비판하는 글이 대부분인데요. 토마스 아퀴나스의 회귀적 증명과 성 안셀무스의 연역적 논증, 성서 논증과 파스칼의 내기 논증 등 신의 존재를 옹호하는 여러 논증을 역사적 증거와 과학적 논리를 통해 여지없이 깨부수며, 이 모든 것은 잘못된 믿음이 주는 환각이라고 명쾌하게 주장하고 있습니다.
크리스토퍼 차브리스,대니얼 사이먼스 공저/김명철 역
실험을 통해 현상을 분석하는 소리공학자로서 인간의 인지능력에 관한 재미있는 실험이 흥미로웠습니다. 우리가 어떤 한 가지 일에 집중하고 있을 때는 바로 옆에서 고릴라가 가슴을 두드리며 지나가도 전혀 알아채지 못한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서문부터 흥미진진한 이 책의 가장 큰 매력은, 그동안 전혀 의심해보지 않고 굳게 믿었던 수많은 상식과 검증받은 지식들이 사실은 완전히 잘못된 정보였고 허구라는 사실을 통렬하게 내보여주는 데 있죠. 익숙하고 공감 가는 6가지 착각의 징후와 그로 인한 결과, 이를 예측하고 방지하기 위한 방법을 실질적이고 현실적인 사례들로 구성하여 삶을 살아가는 데 도움이 되는 것 같습니다.
던컨 J.와츠 저/정지인 역/황상민 해제
‘내가 세상에 대해 아는 지식이란 바닷가 백사장의 모래 한 조각보다 못하다’는 구절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이 책은 세상을 들여다보는 프레임을 과감하게 바꿔야 한다는 사실을 잘 증명해줍니다. 사회 문제를 더 이상 ‘상식적 수준’에서 검토하고 해결해서는 안 되며, ‘합리적인 의심과 비판, 그리고 늘 가던 길과의 결별’은 세상이 더 공정해지고 더 올바른 선택으로 향하기 위한 즐거운 배반의 길이라 이 책에서는 말하고 있습니다.
신동준 저
처음에는 제목에 이끌려 책을 보게 되었습니다. ‘후흑(厚黑)’이란 면후심흑(面厚深黑)의 준말로 ‘두꺼운 얼굴과 시커먼 속마음’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후흑학은 수천 년 중국의 통치술과 성공의 원리를 ‘뻔뻔함’과 ‘음흉함’으로 설명합니다. 후흑학의 요체는 한마디로 ‘철면피가 되라’는 것인데요. 영웅호걸이라 불리며 중국 역사를 장식한 수많은 위인들이 하나같이 낯가죽이 두껍고 음흉하기 이를 데 없는 인물들이었다는 것입니다. 새로운 관점에서 중국 역사를 바라보고 새로운 성공의 처세술을 보여주고 있어 흥미로웠습니다.
월터 아이작슨 저/안진환 역
스티브 잡스가 고난을 개척하여 그의 혜안으로 오늘날 큰 인기를 얻는 각종 IT 기기를 만들어내는 과정을 다각도로 접근 및 설명해주어 참 좋았습니다. 실리콘밸리에서 보낸 잡스의 어린 시절부터 그의 마지막 순간까지, 그의 괴팍한 채식주의 믿음과 선불교로부터 받은 영향, 디자인 스튜디오에서의 일, 픽사에서의 비전, 애플의 혁신 정신 등 잡스의 개인사 전체가 담겨 있어서 참 재미있게 읽은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