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프라임 키숀 저/최경은 역
감히 사부님으로 모시고 싶은 에프라임 키숀의 책입니다. 웃고 싶을 때 읽고 울고 싶을 때 읽지 마십시오. 이 책을 읽으면 무조건 웃어야 하니까요. 에프라임 키숀이 웃으라고 명령할 때 불복종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W.E.보우먼 저/김훈 역
가상의 산 럼두들에 오르기 위해 뭉친 사람들이 있습니다. 문제점을 보지 못하는 낙천적인 등반대장과 병약한 자기 몸 돌보느라 대원들에게 신경 못 쓰는 팀 닥터, 길치 길잡이, 맛없는 음식의 대가인 요리사 등 무능력자 일곱 명의 코믹 등반기입니다. 캐릭터가 너무 만화 같잖아, 라고 생각했는데 책장을 덮고 보니 주변에서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는 캐릭터들입니다. 현실은 더 우스꽝스러우니까요.
심산 저/이은 그림
와인을 처음 배울 때 교과서 같은 와인정보서적을 보는 것은 위험합니다. 방대한 와인의 세계에 발도 딛기 전에 질려버릴 수가 있습니다. 와인은 소재일 뿐, 에세이로 풀어쓴 책은 와인입문자에게 긍정적 호기심을 제공할 것입니다. 소주만 신봉하던 제가 와인에 관심을 갖도록 도와준 책입니다.
정철 저
저는 프리랜서 카피라이터입니다. 주변의 카피라이터들이 책을 심심찮게 내는 편인데 열 권 중 만족스러운 책은 한두 권 정도입니다. 외국 광고이론의 재탕이나 별 도움 안 되는 광고에 대해 주절주절 쓴 글들이 싫습니다. 적어도 카피라이터가 책을 낸다면 이 정도 수준의 책을 내야 할 것 같습니다.(이 대목에서는 저도 찔리긴 합니다.) 일반 사람들이 이 책을 읽을 때 ‘역시 카피라이터는 생각하는 것이 다르구나’ 할 겁니다. 발상의 전환이 무엇인가 제대로 보여주는 책.
제이슨 저
짧은 만화입니다. 금방 읽지만 여운은 몇 날 몇 개월을 갑니다. 몇 장 안 되는 만화로 인생을 송두리째 보여주는 작가의 천재성에 경의를 표합니다. 대강 그린 듯한 그림체는 묘한 중독성이 있고 독서 후 부작용은 인생 덧없음에 대한 무기력증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