딩동댕 유치원, 어린이에게 다정한 세계를 선물하다
<딩동댕 유치원>을 처음 시작한 2022년, 아들은 여덟 살, 딸은 네 살이었죠. 그들의 경험과 질문들이 곧 나의 방송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글 : 출판사 제공 사진 : 출판사 제공
2025.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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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딩동댕 유치원>


<딩동댕 유치원>은 40여년 간 수많은 어린이에게 기쁨을 선사해준 국내 최장수 유아 프로그램이다. <딩동댕 유치원>은 지난 2022년 어린이날 100주년을 기념해 프로그램의 전면 개편에 나섰는데, 그 운전대를 잡은 것이 바로 이지현, 김정재 PD다. 두 연출자는 아이들에게 편견 없는 세상을 물려주겠다는 목표로 지난 3년 간 자폐 아동 별이, 유기견 출신의 강아지 댕구, 조손 가정의 조아 등 다양한 개성을 가진 캐릭터들이 어우러지는 풍성한 이야기를 만들어냈다. 이지현 PD는 책 『어린이는 어린이』를 통해 ‘다양성 교육’의 필요성, 미래 사회에 대한 기대감을 펼쳐 보인다. 책 출간 후일담을 인터뷰로 만나보자.


 

첫 책인데, <딩동댕 유치원> 프로그램 제작기를 책으로 집필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매일 아침 8시에 방송되기까지, <딩동댕 유치원>에는 100명이 넘는 사람들이 함께했습니다. 누군가는 “애들 방송 만드는 건데, 뭐 별 거 있어?” 생각하지만, 정반대입니다. 오히려 더 섬세하게, 더 진심으로 다가가야 하는 어려운 작업입니다. 그 어려운 일을 PD, 작가, 성우, 배우, 손인형 연기자, 카메라팀, 기술팀, 그래픽팀, 공간디자인팀까지 모두가 기적처럼 3년을 해왔습니다. 저와 김정재 PD가 대표 저자로 이름을 올렸지만, 이 책은 함께 땀 흘린 모든 사람이 주인공인 ‘어린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어른들의 분투기’입니다.


이지현 PD

 

이 책은 누구를 위한 책인가요? 또 어떻게 읽으면 좋을까요?

우선은 아이를 키우는 양육자를 위한 책입니다. 제가 아이를 키우면서 했던 고민의 과정이 담겨있기 때문에, 동지로서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하지만 단지 ‘양육서’에 그치지 않습니다. 장애, 다문화, 성교육, 노키즈존 등 사회적 이슈를 담은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겪었던 다양한 경험을 담았고, 이런 이슈에 관심이 있는 모든 어른들을 위한 책입니다. 

 

콘텐츠 창작자로서 주로 어디에서 영감을 얻으시나요?

“가장 개인적인 것이 가장 창의적인 것이다.” 거장 마틴 스코세이지의 말이면서, 봉준호 감독의 아카데미 시상식 수상 소감이기도 했던 말입니다. 저 역시 이 말에 너무 동의합니다. <딩동댕 유치원>을 처음 시작한 2022년, 아들은 여덟 살, 딸은 네 살이었죠. 그들의 경험과 질문들이 곧 나의 방송 아이템이 되었습니다. 발달장애 캐릭터 ‘별이’도 아들이 속한 통합학급 생활을 통해서 들려준 이야기들이 큰 동기와 영감이 되었습니다. 특히, 둘째는 제가 <딩동댕 유치원> 시작할 때, 유치원에 입학해서 제작을 그만뒀을 때, 졸업을 했습니다. 둘째 아이와 프로그램이 함께 성장하는 느낌이 들었죠.

 

<딩동댕 유치원>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기획은 무엇인가요?

2023년 여름에 발달장애아동 ‘별이’ 캐릭터를 탄생시켰던 기획입니다. 우리 아이들이 발달장애 친구에 대해 ‘알고, 이해하고, 함께 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기획이었습니다. 별이가 처음 등장했던 ‘안녕, 별아?’ 편을 기점으로 <딩동댕 유치원>의 지향점도 조금 더 선명해졌고, 존재 가치도 단단해졌다는 생각을 했죠. 그 후에도 유아 성교육, 노키즈존 등 ‘전지적 어린이 시점’으로 세상을 바라보는 ‘특집 기획’들이 다 기억에 남습니다.

 

연출하는 동안 보수적인 사회 분위기나 정치적 프레임에 휘말린 적도 있었을 텐데요. 어떻게 대응하셨나요?

지인들에게 “진보 쪽이냐?”라는 질문을 받았고, 기사 댓글에도 정치색을 추측해서 비난과 응원을 동시에 받기도 했습니다. 저는 그런 말에 기본적으로 대응하지 않습니다. 대응하는 순간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훼손되니까요. 이제까지 방송에 담아온 이야기들은 일상에서 아이들이 “엄마, 맞아! 우리 반에도 저런 친구 있어!”, “나도 저런 일 있었어!”라고 말했던 것들입니다. 아이들 입장에서는 <딩동댕 유치원>에서 일어나는 일은 나와 내 친구의 이야기일 뿐입니다. 거기에 정치색을 입히고, 민감한 이슈로 변질시키는 건 어른들이죠.

 

책 집필 중 <딩동댕 유치원> 프로그램이 개편되며 변화가 있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때 어떤 마음이셨나요?

에필로그 집필만 남겨둔 시점에 소식을 듣게 되었죠. 개인적으로는 예고 없는 이별처럼 느껴졌습니다. 물론 회사의 판단은 존중하지만, <세서미 스트리트>처럼 꾸준히 다양한 캐릭터와 기획을 가지고 확장하고 싶었기에 아쉬움이 컸습니다. 그 마음을 담아 책에 ‘이제 그만하라는 말’이라는 글을 추가했고, 마치 오래 사귄 연인에게 마지막 편지를 쓰는 듯한 기분이 들었죠. 오히려 글을 쓰면서 마음이 많이 정리되어서 감사하기도 했습니다. 지금은 PD로서 ‘언젠가’ 꼭 하고 싶었던 기획의 시작 단계에 있습니다. 우리 책 중에 ‘어린이도 철학 할 수 있어!’라는 글에도 소개했는데, 그 내용으로 실제 기획안 공모에서 선정되었죠. <어린 철학자>라는 제목으로 2026년 봄에 선보일 예정입니다.

 

책의 인세를 전액 기부하신다고요. 어떤 취지에서였나요?

‘세이브더칠드런’의 발달장애아동의 놀 권리 보장을 위한 사업에 기부하기로 했습니다. 서비스 기관 접근성이 낮은 복지 사각지대의 발달장애아동에게 놀세이버*를 지원하는 사업입니다. <딩동댕 유치원>에서 하늘이를 위한 ‘무장애 통합 놀이터’ 에피소드를 준비할 때, 장애아동의 놀 권리를 고민했던 적이 있습니다. 프로그램이 누렸던 영광과 그 중 하나인 이 책의 수익은 그들의 권리를 지켜주는 데 쓰이면 좋겠다고 공동저자와 함께 생각을 모았습니다. 작은 기부지만 우리 하늘이와 별이 같은 친구들에게 큰 도움으로 닿길 바랍니다.

(* 장애 아동의 놀 권리 증진을 위해 활동하는 놀이 전문가)



* AI 학습 데이터 활용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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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는 어린이

<이지현>,<김정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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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