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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 you know? 윤고은] 일상의 경험에서 시작하는 작품 세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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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 문학상에서 두각을 나타내는 한국 작가가 많아졌어요. 문학의 힘으로 세계에 이름을 알리는 우리 작가들을 키워드로 소개합니다.


대거상

윤고은 작가는 2021년 『밤의 여행자들』로 대거상을 받았어요. 아시아 작가로 대거상을 받은 것은 윤고은 작가가 처음이라고. 대거상은 영국 추리작가협회가 1955년 제정한 상으로, 해마다 픽션과 논픽션을 아울러 총 11개 부문을 수상해요. 번역추리소설 부문은 영어로 번역된 비영어권 추리문학 중 뛰어난 작품을 고르기로 유명하죠. 윤고은 작가로서는 영어로 번역되어 출간된 첫 책이 바로 세계에서 알아주는 큰 상을 받았으니, 부담스러웠을 수도 있을 거예요. 하지만 작가는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앞으로 더 자유롭게 글을 쓰겠다”는 소감을 밝히기도. 


다크투어

『밤의 여행자들』의 주요 소재는 바로 다크투어. 블랙 투어리즘(Black tourism) 또는 그리프 투어리즘(Grief tourism)이라고도 불리는 다크투어는 재해피해를 입은 장소, 전쟁 철거지, 학살 장소 등에서 인류의 죽음이나 슬픔을 주요 주제로 경험하는 여행을 말해요. 다크투어를 전문으로 판매하는 여행사 직원이 회사에서 고통을 받다 퇴사 대신 자신이 기획한 상품에 손님으로 참여하면서 재난에 휘말린다는 줄거리. 자본주의가 일으키는 재난 같은 순간을 다크투어에 빗대어 신선하게 전달하고 있어요. 작가 스스로 여행을 좋아하기도 하고, 미국을 덮친 허리케인의 풍경과 동일본 대지진 뉴스 등을 보면서 아이디어를 얻었다고 해요. 


지하철

윤고은 작가의 첫 산문집 『빈틈의 온기』에는 지하철이 자주 등장해요. 일상 속에서 자주 마주치는 공간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작가가 주 4회 라디오 방송을 녹음하기 위해 하루에도 꼬박 편도로 1시간 38분 동안 지하철을 타야 하는 ‘지하철 이동자’이기 때문. 문보영 시인은 산문집 추천사를 쓰며 출발역과 도착역 사이에는 “우리의 구체적인 삶과 짠내 나는 일상의 모험”이 있다고 쓰기도 했죠. 어쩌면 긴 시간 동안 지하철을 타면서 여러가지 생각을 했기 때문에 우리가 윤고은 작가의 작품을 꾸준히 만나볼 수 있는 것은 아닐까요?


라디오

윤고은 작가는 소설가이자, 7년 차 DJ이기도 하죠. 매일 월~금 낮 12시부터 2시까지 <윤고은의 EBS 북카페> 프로그램을 책임지고 있어요. 몇 남지 않은 ‘책 소개’가 주요 주제인 방송이에요. 작가 본인도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기 전에는 소설 위주로 읽었지만, 방송을 준비하면서 다른 카테고리의 책을 많이 접했다고 해요. 여러 책을 읽으며 작품에 영감을 많이 받고 있다고. 


5:55

알람시계를 설정하는 방법은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크게는 두 가지로 나뉠 거예요. 일어나야 하는 시간 한참 전부터 5분, 10분 단위로 잔뜩 알람을 설정해 놓는 사람과, 일어나야 하는 시간에만 딱 하나를 설정해 놓는 사람. 윤고은 작가는 전자에 속하는 사람인데요. 글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매일 첫 알람은 새벽 5시 55분에 맞춰 놓고, 두 번째 알람은 새벽 5시 58분에 울린다고. 그 이후로도 열다섯 번의 알람을 설정해 놨다고 해요. 과연 작가는 매일 새벽 5시 55분에 일어날 수 있을까요? 이 궁금증은 다른 글에서 다시 만나볼 수 있겠네요. 


레지던시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예술가에게 일정 기간 동안 전시 공간이나 작업실, 거주 공간 등을 제공해 창작을 지원하는 사업을 말해요. 서울 명동의 프린스 호텔에는 ‘소설가의 방’이라는 이름으로 레지던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 프로그램은 윤고은 작가가 한 잡지에 ‘호텔 프린스의 추억’이라는 제목으로 기고한 에세이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만들어졌죠. 우연히 작가의 글을 읽은 호텔 관계자가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협력해 작가에게 공간을 내어주기 시작했어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설집 『호텔 프린스』가 나왔죠. 


228번

이 키워드는 과연 무엇일까요? 윤고은 작가가 자신이 보낸 메일함을 살펴보다, 열어보는 메일마다 ‘늦어서 죄송합니다’라는 문장을 발견하고는 해당 문장이 들어간 메일이 몇 개나 있는지 검색했을 때 나온 검색결과예요. (『빈틈의 온기』, 254쪽) 덧붙여 ‘늦었습니다’는 96건이었다고. 작가 본인은 ‘게으름’이라고 표현하지만, 이제까지 4권의 장편소설과 4권의 소설집, 1권의 에세이, 그밖에도 많은 엔솔로지에 참여한 윤고은 작가. 게으른 게 아니라 그만큼 열심히 활동했다는 증거예요. 앞으로도 더 좋은 작품 기대할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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