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만에 만난 문학 영재 정여민의 생각들
해가 저물었다고 어둠이 다 내려온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빛들로 인해 진짜 깊은 어둠을 발견하지 못할 때 저는 깊은 어둠에서 빛나는 별들을 보며 성장했습니다.
제23회 우체국 예금 보험 어린이 글짓기 대상 수상자이자 SBS <영재 발굴단>에서 문학 영재로 소개된 정여민. 그의 책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스페셜 에디션이 출간되었다. 미발표 시 「자작나무 가는 길」과 이제 어엿한 성인이 된 저자가 시를 사랑해 주신 독자들을 위해 쓴 편지가 새롭게 수록되었다.
첫 시집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가 꾸준한 사랑을 받고 있는 만큼 출간 이후 많은 독자들이 작가님의 근황을 궁금해하셨어요. 그간 어떻게 지내셨나요?
청소년에서 청년이 되어 요즘엔 책임질 일들이 많아 짐을 실감하며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글 쓰는 것 외에 모델 공부도 같이하고 있으며, 두 분야가 전혀 다른 세계라고 생각했는데 사랑을 향한 느낌과 감정의 표현은 비슷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그래서인지 결국은 둘 다 쉽지 않은 길이라 여겨집니다.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스페셜 에디션에는 미발표 시 「자작나무 가는 길」과 새로 쓴 서문이 수록되었습니다. 성인이 된 이후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를 다시 마주하게 된 소회를 들려주세요.
첫 시집 때의 모든 감정이 소중했고, 간직하고 싶었고 시집을 통해 같이 성장하고 같이 아파했다는 생각이 드네요.
첫 시집 출간으로부터 8년여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시집에 수록된 40편의 시 중에서, 열 네 살의 정여민이 가장 좋아했던 시와, 스물 두 살 정여민의 마음에 지금까지도 남아 있는 시가 있을까요.
작곡가분들 중 “어떤 곡은 한 시간 만에 완성된 곡입니다.”란 말을 들은 적이 있는데 제게는 「돌」이라는 시가 그러했던 것 같습니다. 학교 다녀오는 길에 5분 안에 쓰인 시라서 다른 시보다 기억에 남고 「아궁이」라는 시는 산골에 와서 가족들의 힘들었던 추억이 담긴 시라 더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
SBS <영재 발굴단>에 ‘문학 영재’로 출연했던 당시를 떠올려 보면, ‘재능이란 이런 것이구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섬세하고 탁월한 표현들로 독자들을 깜짝 놀라게 했는데요. 이번에 새로 쓴 서문을 읽고 그 재능이 여전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시를 대하는, 혹은 글을 대하는 작가님의 태도나 마음가짐도 그대로이신가요.
해가 저물었다고 어둠이 다 내려온 것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빛들로 인해 진짜 깊은 어둠을 발견하지 못할 때 저는 깊은 어둠에서 빛나는 별들을 보며 성장했습니다. 그 별빛이 죽지 않는 한 자연과 사람과 소통하며 글을 이어갈 것 같습니다.
‘작은 바람 소리가 마음을 흔들어도 마음에 새겨진 오래된 ’시‘ 한 구절로 삶을 사랑할 수 있듯이’ 라는 표현이 인상적이었습니다.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에 수록된 글 역시 독자들에게 ‘마음에 새겨진 오래된 시’ 가 되었으리라 확신합니다. 작가님께도 마음에 새겨진 오래된 시가 있다면 소개해 주실 수 있을까요?
서정주 시인의 『푸르른 날』을 산책할 때 마음속으로 많이 읊었습니다. 제 걸음과 날씨가 그 시랑 딱 맞았을 때, 지구가 잠시 멈춘 것처럼 기분이 좋았습니다. 나태주 시인의 『풀꽃』도 제 자존감이 낮았을 때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 마지막에 부록으로 수록된 수필에, ‘다른 사람이 상처받지 않는 온도는 따뜻함‘ 이라는 구절이 있습니다. 살아 보니 열정적인 사람이나 냉정한 사람이 되는 것보다 따뜻한 사람이 되는 게 더 어렵더라고요. 작가님께서는 너무 뜨겁거나 차가워질 때 어떤 식으로 마음의 온도를 조절하시나요.
제가 이 질문에 대답하기엔 아직 부족한 면이 많은 사람이지만 저는 ‘거리 두기’를 하는 편인 것 같습니다. 자연이나 사람이나 ‘조절’ 이라는 거리 두기를 통해 좀 더 이상적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생각이 들고, 그 거리 두기는 사람의 개입 없이 ‘시간’ 이라는 조력자를 통해서만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를 스페셜 에디션으로 처음 만나는 독자들이 이 책을 어떻게 읽어 주길 바라시나요? 그리고 이전에 『마음의 온도는 몇 도일까요?』를 읽었던 독자들에게는 이번 스페셜 에디션이 어떤 의미로 다가가길 바라시는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이런 걸로도 시를 쓰는구나.’라는 말을 들은 적 있습니다. ‘이런 사람도 시집을 낼 수 있구나.’라는 기회의 우연을 이 시집을 통해 발견하실 수 있을 것 같은데, 그냥 제 시선이 머무는 곳에 같이 머물렀다가 미처 알아차리지 못한 감정을 글로 반겨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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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정여민> 글/<허구> 그림13,320원(10% +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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