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랭이 뉴스레터 황엄지(몽자)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다”
주말랭이는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었지만, 주말랭이가 백지 상태일 때부터 지금까지의, 무언가 그려져온 여정을 보며 누군가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글ㆍ사진 출판사 제공
2024.07.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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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주 금요일 아침 6만 명의 메일함에 찾아가는 뉴스레터가 있다. 평범한 직장인의 사이드로 시작해 설레는 주말을 책임지는 브랜드로 성장한 〈주말랭이〉 이야기다. 뉴스레터의 홍수 속, 주말랭이는 어딘가 다르다. 구독자 70% 이상이 지인 추천으로 유입되었을 뿐만 아니라, 누적 피드백은 12,000건이 넘는다. 1년간 뉴스레터를 100% 오픈한 ‘찐랭이’는 무려 1만 명 이상. 주말랭이 홈페이지에서 서로의 주말 경험을 나누는 랭랭이들을 보고 있으면 이런 생각이 든다. 무엇이 이들을 움직이게 했을까?


『찐팬이 키운 브랜드 주말랭이』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이 될 것이다. 주말랭이 발행인이자 대표인 황엄지가 써내려간 이 책에는 번아웃을 극복하기 위해 친구들과 사이드를 시작한 순간부터, 퇴사를 결정하고 주말랭이를 사업화하는 과정까지 주말랭이의 성장 과정이 세세히 담겨 있다. ‘우리를 기다리는 이들이 있어서’ 매주 레터를 보냈고, ‘우리를 필요로 하는 이들이 있어서’ 사이드를 본업으로 전환했다. 찐팬들과 함께한 4년 간의 브랜드 여정을 읽다보면 반짝이는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지속 가능한 성장, 주체적인 삶을 꿈꾸고 있는 당신에게 이 성장기가 용기와 힌트가 되기를 바란다.


사이드 프로젝트로 주말랭이를 시작했다고 들었어요. 사이드 프로젝트를 하기로 마음먹은 계기가 있나요?

번아웃을 겪기 전까지 저는 지나치게 결과중심적인 사람이었어요. 과정이 어떻든 결과만 좋으면 된다, 내가 원하는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현실은 아무렴 좋다는 생각이었죠. 그렇게 치열하게 앞을 바라보고 달려 커리어 성취를 이루었어요. 그러나 그토록 바라던 상태에 도달했는데,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을 겪으며 공허함을 마주했죠. 코로나19가 심했던 시기라 사람들을 만나는 것에도 제약이 많았어요. 어떻게든 이 블랙홀에서 벗어나고 싶었어요. 다른 사람에게 조언을 구하기 어렵다면 내가 왜 이렇게 힘든지 스스로에게 물어보기로 결심했습니다.


그렇게 저는 거의 매일 밤마다 일기를 썼어요. 지금 이 순간만큼은 나에게 솔직해지자는 마음으로,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하는 이야기를 쏟아냈어요. 며칠간 자문자답하면서 내가 왜 힘들어 하는지, 왜 공허한지 진단할 수 있게 되었어요.

주도적으로 살고 싶은데 지금은 그렇지 못하다는 점, 결과만 바라보고 달려왔는데 그 다음 목표 지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 번아웃의 원인이란 것을 깨달았어요. 그리고 주도성을 가지고 다음 목표점을 찍어보자고 결심했죠. 그게 사이드 프로젝트에 대한 생각으로 이어졌어요.


초반에는 본업을 유지하면서 주말랭이를 발행하셨는데, 지치지 않고 동기를 유지할 수 있었던 방법이 있나요?

앞에서 말한 것처럼, 주도적으로 내 시간을 보내고 싶고, 그 다음 목적지가 필요해서 사이드 프로젝트를 시작했어요. 사업을 하고 싶거나 돈을 벌고 싶어서가 아니라 과거의 열정 넘치던 내 모습을 되찾고 싶어서요.

그렇기 때문에 가장 큰 동기 부여가 됐던 건 ‘재미’ 였어요. 하나부터 열까지 내가 상상하는 대로 스케치하고 색칠할 수 있다는 것, 그리고 내 지문이 묻은 그림을 세상에 선보일 수 있다는 것. 그 모든 과정이 즐겁고 행복했어요. 거기에 더해 ‘잘 보고 있다’는 구독자들의 응원 한 마디가 내적 동기를 강화시켜 주었고요. 특별히 스스로 채찍질하지 않아도 즐기며 할 수 있었죠. 번아웃을 계기로 시작했기에 주체적으로 만드는 과정의 즐거움이 더 크게 다가왔던 것 같아요.



첫 뉴스레터를 발송하기까지, 많은 고민을 했을 것 같아요. 그 당시 어떤 고민을 하고, 느끼셨던 감정에 대해 이야기해주실 수 있나요? 

함께 시작한 두 명의 친구와 이야기하던 중, 다이어트, 건강 정보, 편의점 신상, 밀키트 신상 등 다양한 아이디어가 나왔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뭐가 잘 팔릴까? 뭐가 뜰까?’와 같이 잘될 것 같은 주제를 고르려고 애썼던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 모두가 공감하는 주제를 찾지 못했어요. 잘될 것 같은 주제를 찾아도 심장이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었죠.


그래서 시선을 외부가 아니라 ‘내부’로 가져왔고 우리 셋이 공감하는 지점을 찾으려고 노력했어요. 그러다 직장인들이 모두가 고민하는 ‘주말에 뭐 하지?’라는 콘셉트가 나왔고요. 고민도 없이 직진했어요. 잘될지는 모르겠지만 나, 그리고 주변 친구들에게는 분명 필요하다는 믿음이 있었어요. 그런 고민 끝에 탄생한 주제라서 더 오래 진정성 있게 만들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진짜 이렇게 해도 되는 건가?’ 물음표 그 자체였어요. 처음 주말랭이를 시작한 세 명 모두 보여주기 위한 글을 써본 적도, 디자인적 감각이 있는 것도, 그렇다고 콘텐츠 관련 일을 해본 적도 없었어요. 그 누구도 이 씬에서의 경험이 없었기에 처음 보는 도시에 지도 한 장 달랑 들고 여행을 떠나는 기분이었어요. 그럼에도 첫 레터를 보낼 수 있었던 건 ‘모르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아무것도 모르니까 우리가 얼마나 서툰지도 몰랐고, 그저 무모하게 즐겁게 시작했던 기억이 있어요. 당시 저희에게는 첫 번째 발송 그 자체가 성취였어요. 그 레터의 모양이나 내용과 관계없이 말이죠!


 


본업과 사이드 프로젝트의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 세운 원칙 중 가장 효과적이었던 것은 무엇인가요?

‘무조건 본업이 우선이다’라는 원칙 덕에 오래할 수 있었다고 생각해요. 물론 빠르게 성장할 수 없다는 맹점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사업이나 성장을 고려하고 시작한 것이 아니었고, 우리도 구독자도 즐거웠으면 좋겠다는 마음이었기에 당시 방향성과 잘 맞았죠. 에피타이저가 메인디쉬의 경계를 넘는 순간 식사의 균형이 깨지는 것처럼, 사이드 프로젝트는 본업인 메인디쉬를 더 맛있고 즐겁게 만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존재라고 생각했어요.

 

주말랭이 뉴스레터를 운영할 때, 콘텐츠 품질과 구독자 소통이 중요하다고 하셨어요. 어떤 노력을 하고 계신가요?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이 있을까요?

여전히 200%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그럼에도 ‘굳이 이렇게까지?’ 싶을 만큼 품질에 신경 쓰고 있어요. 품질은 곧 저희의 존재 이유이자 본질이기에 타협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품질은 여러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어요. 첫 번째는 글의 방식에 대한 것이에요. 표현이 누군가를 불편하게 하지는 않는지, 소외감을 느끼진 않을지, 강요받는 느낌은 없는지를 체크해요. 두 번째는 다루는 아이템에 대한 품질이에요. 내 친구가 시간을 들여 이 경험을 한다고 했을 때 흔쾌히 추천할 것인가? 그렇지 않다면 과감히 빼려고 합니다.


그 외에도 구독자들의 취향과 세상은 빠르게 바뀌고 있기에, 지속적으로 뉴스레터 지표를 관리하고 면밀히 모니터링하며 가설 수립-검증을 반복하고 있어요.  

 


다양한 소통이 있지만 그중 딱 한 가지를 꼽자면 바로 ‘이름 불러주기’라고 생각해요. 뉴스레터 매체만이 갖는 강력한 강점이죠. 처음 만난 모임에서도, 누군가 내 이름을 기억하고 불러주면 그때부터 마음이 열리기 시작하잖아요. 어떠한 스킬과 방법보다 중요한 본질은 여기 있다고 생각해요.


특별히 신경 쓰는 부분은 앞서 이야기한 콘텐츠 품질 관리예요. 구독자들은 주말랭이가 믿을 만한 콘텐츠를 제공해준다는 믿음으로 매주 저희 레터를 받아보세요. 그 기대가 무너진다면 이후의 것들도 존재할 수 없기에 콘텐츠 자체가 제일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 밖에도, 최근 6개월 혹은 1년간 주말랭이 뉴스레터를 꾸준히 읽는 찐팬들에게만 시크릿 편지를 비정기적으로 보내요. ‘이건 어디서도 공개하지 않고 여러분께만 알려줄게요’라며 에디터들의 정보를 모아 고마움을 표현합니다.  



주말랭이를 통해 수익화에 성공하셨는데요. 첫 수익을 얻고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해요. 마케팅 전략에도 변화가 있었을까요?

벌써 몇 년이 지난 지금도 첫 광고 제안을 받았던 순간의 감정을 잊지 못해요. 우리가 돈을 받아도 되는 걸까? 뉴스레터에 광고를 실으면 구독자들이 거부감을 느끼진 않을까? 기쁜 만큼 우려와 걱정도 컸어요.


당시 광고비는 5만 원이었만 20배, 100배 더 잘해드리자는 마음으로 광고에 임했어요. 전문 포토그래퍼 지인에게 요청해 사진도 멋스럽게 찍고, 글도 여러 번 계속해서 수정했죠. 뉴스레터 발행 이후에는 지인들에게 홍보하기도 했어요. ‘받은 만큼만 하자!’가 아니라 받은 것의 몇 배로 하자는 마음으로 임했더니 신기하게도 이후부터 광고 문의가 많아졌어요. 그래서 지금도 ‘구독자든 광고주든, 우리가 많은 것 그 이상으로 돌려주자’라는 철학은 유지하려고 노력 중이에요.


 저희는 여전히 마케팅을 잘하지 못해요 ^^;. 팀원 중에 마케팅과 가까운 사람이 전혀 없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말랭이를 운영하면서 느낀 점이 있다면, 멋스러운 전략보다 찐한 진정성이 사람들의 마음을 열 수도 있다는 사실이에요. 그래서인지 주말랭이 팀에는 마케터가 없지만, 전국의 구독자분들이 마케터가 되어 주변에 저희를 홍보해주십니다. 얼마나 감사한 일인지 몰라요.  


사이드 프로젝트로 시작한 주말랭이가 본업이 되기까지의 과정을 담은 『찐팬이 키운 주말랭이』를 쓰셨어요. 책을 통해 독자에게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가 있을까요?

누구에게나 처음이 있다는 것을 전하고 싶어요. 이건 실제로 제가 용기가 필요할 때 써먹는 방법인데요. 몇 십 만, 몇 백 만 유튜버가 대단해보일 때 그들의 첫 번째 영상을 굳이 찾아봐요. 그들의 식은땀, 떨리는 눈빛과 목소리 등 처음의 어설픔과 설렘이 고스란히 녹여진 귀한 콘텐츠인데요. 대단한 사람의 시작을 보고 있으면 나도 할 수 있겠다는 용기가 생기더라고요. 물론 주말랭이는 여전히 가야 할 길이 멀었지만, 주말랭이가 백지 상태일 때부터 지금까지의, 무언가 그려져온 여정을 보며 누군가 용기를 얻었으면 좋겠어요.


그리고 구독자분들께, 여러분이 공감해주고 응원해주었기에 주말랭이를 이렇게 만들어갈 수 있었다는 스토리를 전하고 싶어요. 러브레터라고 해야 할까요?


또한, 회사 다니며 새로운 프로젝트를 시작하고 싶다면, 여유를 갖고 과정의 즐거움 있는 힘껏 즐기셨으면 좋겠어요. ‘이걸 통해 얼마를 벌어야지, 성공을 해야지, 무엇이 되어야지’와 같이 결과를 바라는 것보다 어설프지만 하나씩 완성되어 가는 과정을 온전히 즐기는 것을 추천해요. 삶이 더 충만해지고 더 오래오래 할 수 있을 거예요. 그리고 이것이 그 어떠한 동기보다 강력하다고 생각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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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