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

[시 플레이리스트] 오랜만에 학교에서 배웠던 시를 다시 읽고 싶을 때

김수영 「눈」 X George Winston ‘The Snowman’

  • 페이스북
  • 트위터
  • 복사

돌아보니 참 좋은 작품이 많더군요. 그땐 미처 느끼지 못했던 여러 가지 감정이 행 사이, 연 사이 사이로 차오릅니다. (2024.07.15)

George Winston - The Snowman


눈은 살아 있다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마당 위에 떨어진 눈은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 위에 대고 기침을 하자

눈더러 보라고 마음 놓고 마음 놓고

기침을 하자


눈은 살아 있다

죽음을 잊어버린 영혼과 육체를 위하여

눈은 새벽이 지나도록 살아 있다


기침을 하자

젊은 시인이여 기침을 하자

눈을 바라보며

밤새도록 고인 가슴의 가래라도

마음껏 뱉자


- 김수영, 「눈」 (『김수영 전집1』, 민음사)



시간이 한참 흐르고 난 뒤에야 소중해지는 것이 참 많습니다. 학창 시절 문학 시간이 그중 하나입니다. 교과서가 너덜너덜할 때까지 읽고, 줄치고, 외우면서도 잠깐 멈춰 단어와 문장을 곱씹을 여유는 없던 시절입니다. 어린 시절 배웠던 시를 오랜만에 다시 꺼내 읽어보니 느낌이 새롭습니다. 돌아보니 참 좋은 작품이 많더군요. 그땐 미처 느끼지 못했던 여러 가지 감정이 행 사이, 연 사이 사이로 차오릅니다. 나이를 먹어서 그런 건지, 어른이 되어 생긴 여유인지 헷갈립니다. 어쨌든 매 순간을 꼭꼭 씹어 삼키며 만끽해야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언젠가는 지금을 몹시 그리워할 테니까요.




추천기사


이 기사가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SNS 버튼을 눌러 추천해주세요.

독자 리뷰

(0개)

  • 독자 의견 이벤트

채널예스 독자 리뷰 혜택 안내

닫기

부분 인원 혜택 (YES포인트)
댓글왕 1 30,000원
우수 댓글상 11 10,000원
노력상 12 5,000원
 등록
더보기

글 | 채널예스

채널예스는 예스24에서 운영하는 콘텐츠 플랫폼입니다. 책, 영화, 공연, 음악, 미술, 대중문화, 여행 등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김수영 전집 1

<김수영> 저16,200원(10% + 5%)

김수영 연구의 권위자이자 『김수영 육필시고 전집』의 편자인 이영준 교수가 새로 엮은 『김수영 전집』(시, 산문) 결정판이 민음사에서 출간되었다. 김수영 연구사에 한 획을 그은 『김수영 육필시고 전집』은 초고에서 시상 메모까지 현존하는 354편의 육필 시 원고를 담은 정본으로, 김수영의 시 세계가 탄생하는 최초의 ..

  • 카트
  • 리스트
  • 바로구매

오늘의 책

소설을 읽는다는 건 내가 변하기 위한 일

줄리언 반스의 신작. 영미문학의 대표작가답게 ‘소설은 이렇게 쓰는 장르’임을 입증해냈다. 엘리자베스 핀치라는 인물을 통해 진실의 아이러니를 들춰내고, 인간과 삶의 다면성을 지적으로 풀어냈다. 이 소설을 읽으며 타인을 이해하는 것이란, 내가 변하기 위한 일임을 깨닫게 될 것이다.

제4회 사계절그림책상 대상 수상작!

심사위원 전원의 마음을 사로잡은 그림책. 보름달이 환한 밤, 기억을 잃어버린 할머니는 여자아이로 변해 아이와 함께 우유갑 기차를 타고 할머니의 할머니를 만나러 간다. 꽃밥과 달전, 푸짐한 반찬들로 소담스럽게 차려진 할머니의 밥상은 한가위 보름달처럼 모두를 품어 안는 감동을 선사한다.

캔버스 위에 펼쳐진 밤의 세계

화가들에게 밤은 어떤 시간이었을까? 밤을 주제로 명작을 남긴 거장 16인의 이야기를 섬세하게 풀어낸 정우철 도슨트의 신간. 책을 가득 채운 101점의 그림은 밤의 고요한 시간을 감각적으로 보여준다. 밤이 깊어질수록 별은 더 환해진다는 말처럼, 밤의 그림이 깊어질수록 감상의 여운은 길게 남는다.

삶을 구할 수학

피타고라스 정리, 근의 공식, 미적분이라는 말을 들을 때 무엇이 떠오르는가? 생멸을 반복하는 생명과는 다른, 시공간을 초월한 만고불변의 법칙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수학이 생명의 언어라면? 제목부터 아름다운 이 책은 수학이 삶을 이해하는 데, 살아가는데 어떤 도움을 주는지 일깨운다.


문화지원프로젝트
PYCHYESWEB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