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분을 뛰어넘어 조선 최고의 화원을 꿈꾸는 복동이
『복을 그리는 아이』 한현정 작가 서면 인터뷰
민화는 복을 기원하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가정의 화목과 부귀영화, 출세와 입신양명, 장수, 건강 등을 기원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알고 보면 복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이름을 복동(福童)이라고 했습니다. (2024.05.09)
세상이 뒤집혀 양반도 상놈도 없는 그런 날이 온다면 마음을 움직이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꿈인 복동이. 천민 신분인 복동이는 도화서 화원을 지낸 주인어른의 시중을 들며 어깨 너머로 그림에 대한 애정을 키워 간다. 복동이는 장터 구경을 갔다가 우연히 세화꾼 송노인의 나비 그림을 보게 된 후, 그림을 배우고 싶다며 송노인을 찾아 가는데……. 과연 복동이는 신분을 뛰어넘어 조선 최고의 화원이 될 수 있을까?
안녕하세요. 신작 『복을 그리는 아이』 출간을 축하드려요. 출간 소감이 궁금해요.
기다린 만큼 더 책이 반갑고 귀한 느낌입니다. 독자 여러분께 『복을 그리는 아이』를 선보이게 되어 설레고 기쁘면서도 살짝 걱정도 됩니다. 부디 오래도록 독자에게 사랑받는 책이 되었으면 합니다.
이 작품은 조선 후기 서민들의 이야기를 담은 역사 동화예요. 조선 후기에 새롭게 등장한 많은 서민 문화 중 그림을 소재로 가져온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대구에 있는 계명대학교 시민대학에서 민화를 배운 적이 있어요. 그때, 민화의 매력에 푹 빠져 있었던 것 같아요. 그러다 이 그림의 정체가 궁금해지기 시작했어요. 작품의 소재가 된 민화(民畵)는 말 그대로 백성의 그림입니다. 고고하고 단정한 사의(寫意)를 품은 선비의 그림도 좋지만 저는 민화가 참 멋지다고 생각했습니다.
‘복동이’의 이름은 어디서 출발한 것인가요?
민화는 복을 기원하는 그림이기도 합니다. 가정의 화목과 부귀영화, 출세와 입신양명, 장수, 건강 등을 기원했습니다. 이 모든 것이 알고 보면 복을 받기를 바라는 마음입니다. 그래서 주인공의 이름을 복동(福童)이라고 했습니다. 복을 타고나 행복하게 자라는 어린아이, 나아가 복을 나누어 주는 아이가 되라는 뜻입니다.
작품 속에는 여러 민화가 소개되는데요, 각각의 민화들을 고른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특히 결말에 다다라서 ‘복동이’가 많은 민화 중 백자도를 택해 그리는 것에 의미가 있을까요?
「호작도」는 호랑이 같은 지배층에 대드는 민중의 모습을 까치로 비유해 신분제의 붕괴를 암시했어요. 「약리도」는 복동이가 노비에서 도화서 화원이 되겠다고 결심한 부분에 등장시켰습니다. 마지막 부분에는 「백자도」가 등장합니다. 쌍계사 독성각에 그린 백 명의 아이들의 모습이죠. 복동이가 바라던 좋은 세상은 아이들이 마음껏 뛰어놀고 행복한 세상이 아닐까 합니다.
작업 과정에서 특별히 신경 쓰셨거나 고민하셨던 부분이 있으신가요?
역사 동화이기 때문에 배경이나 언어, 의미를 왜곡하지 않으려고 노력했습니다. 많은 자료를 찾아보고 일일이 고증하면서 써야 했기 때문에 시간도 걸리고 힘들었던 것 같습니다.
작품 속에서 복동이의 대사가 참 인상적이에요.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제가 대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작가님은 어떤 순간에 스스로를 대견하다는 생각이 드나요?
저는 책을 출간하는 순간이 스스로 대견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한 권의 책을 써내기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과 번민, 좌절과 기다림의 순간들이 있습니다. 꿋꿋하게 버텨온 날들 속에 오늘이 있다는 사실이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와 앞으로의 계획을 전해주세요.
앞으로도 진정성 있는 글을 쓰고 싶습니다. 물론 그 글이 독자에게 사랑받는 책이 되길 소망합니다. 스스로가 대견한 순간이 많았으면 좋겠습니다.
*한현정 대가야의 도읍지 고령에서 태어나고 자랐어요. 2002년 [매일신문] 신춘문예에 동시가, 2016년 [농민신문] 신춘문예에 소설이 당선되었어요. 2019년부터 [아동문예] 등에 단편 동화를 발표했어요. 한국문화예술위원회 문학나눔, 대구문화재단 창작지원, 대구지역 우수출판콘텐츠 지원 등을 받았어요. 지은 책으로 동시집 『고자질쟁이 웃음』, 『후비적후비적』, 장편동화 『대가야의 달빛 소녀』 등이 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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