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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의 ‘승리’로서 당당히 어둠 속을 춤추다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작가 서면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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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시력을 잃기 시작한 순간부터 저자는 시간에 쫓기듯 각종 문학에 탐닉해왔고 내면화된 깊은 문장들은 그의 인생과 더불어 뜨거운 감성이 가득한 에세이로 만들어졌다. (2024.05.02)

2023년 샘터 문예공모전 생활수필 부문 대상을 받은 시각장애인 에세이스트 조승리의 첫번째 단행본이 출간되었다. 장애인으로서, 마사지사로서, 딸로서 그리고 여성으로서 살아온 이야기를 시원시원하게 써내려간 저자는 앞이 보이지 않는 캄캄한 현실 속에서도 자신만의 불꽃을 여실히 지켜냈음을 보여준다.

열다섯, 시력을 잃기 시작한 순간부터 저자는 시간에 쫓기듯 각종 문학에 탐닉해왔고 내면화된 깊은 문장들은 그의 인생과 더불어 뜨거운 감성이 가득한 에세이로 만들어졌다. “열 가구 집성촌에 더부살이”하듯 자라온 알싸한 어린 시절, “휴먼 다큐가 어울리지 않고 코믹 시트콤에 가까”울 정도로 얼얼한 모녀간의 대화 그리고 마사지사로서 “누군가에게 고된 삶을 견뎌내게 할 의지”가 된 홧홧한 오늘날까지, 모든 이야기는 파편적이지 않고 하나의 줄기로 이어져 아름다운 불꽃으로 독자의 마음에 화려하게 피어날 것이다.



독자 리뷰들이 굉장히 인상적이었습니다. 독자들이 남긴 리뷰를 다 확인하시나요? 확인하셨다면 어떠셨는지 궁금합니다.

첫 출판이기에 독자들의 평가가 궁금했습니다. 거의 모든 리뷰를 읽어본 듯싶습니다. 감사하게도 응원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용기가 났습니다. 그리고 계속 글을 써야겠다는 각오를 다졌습니다.

글을 쓰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책 한 권을 내기까지, 글쓰기가 힘들지는 않으셨나요?

재작년 어느 복지관에서 주관하는 글쓰기 교실을 수강하게 되었습니다. 수업은 동화 작가 박현경 선생님이 진행하셨습니다. 두번째 수업이 있던 날 선생님은 제 원고를 낭독하다 울컥 눈물을 쏟으셨습니다. 그 눈물은 내 가슴 속 묻어두었던 꿈을 일깨웠고 선생님께 몽땅 일러버리겠다는 심정으로 원고를 쓰기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울분에 찬 글쓰기였습니다. 계속 원고를 쓰다보니 나는 어느 때보다 잔잔해졌고 내 글쓰기는 누구를 위해서가 아닌 온전히 나를 위한 것이란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이번 책에 묶인 두 편의 에피소드는 10년 전 썼던 원고였고 나머지는 2023년에 쓴 원고입니다. 사실 무언가에 홀린 듯 4월부터 6월 사이 원고지로 600매에서 700매를 썼습니다. 평소 원고를 꾸준히 썼던 게 아니라서 쌓인 분량을 보고 저도 깜짝 놀랐습니다. 내 안에 하고 싶던 말이 이토록 많았음을 그때 알았습니다. 그렇게 몽땅 쏟아놓고 나니 마음이 무척이나 후련해졌습니다.

책 제목이 굉장히 인상적입니다. 제목은 작가님 정하셨나요? 아니면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저는 제목 짓기에 무척이나 소질이 없습니다. 그래서 편집자님께 이왕이면 잘 팔릴 것 같은 제목으로 지어달라 부탁했습니다. 그렇게 여러 개의 제목 후보가 제게 전달되었는데 단번에 이거다 싶은 제목이 없어서 망설였습니다. 편집자님이 추천한 제목은 ‘인생’이라는 단어가 들어가 마음에 차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에는 서른여덟 밖에 되지 않은 제가 인생을 논하기엔 좀 건방져 보이는 것 같았거든요. 결국 제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다시 고민해 달라 요청했습니다. 그렇게 다시 전달받은 제목이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였습니다. 사실 지랄이라는 단어에 저는 충격을 받았습니다. 그리고 겁이 났습니다. 여기서 싫다 하면 지랄 다음은 뭐가 튀어나올지 몰라 그냥 하겠다고 대답해버렸습니다.

걱정스러운 마음으로 주변 이들에게 제목이 이렇게 정해졌다고 이야기했더니 처음에는 모두가 헉하고 놀랐지만, 제목을 두어 번 입으로 굴려보고는 나와 찰떡같이 맞는다고 해서... 내 인격에 관해 다시 성찰하는 기회가 되었습니다.

책을 쓰실 때 가장 신경 쓰신 부분이 있으신가요?

제 원고는 사람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나 자신의 이야기도 있지만 타인의 삶을 소재로 한 에피소드도 있습니다. 원고를 쓰며 인물이 특정되지 않게 조심했고 본명이 거론되는 분께는 양해를 미리 구해두었습니다. 내 글쓰기로 인해 타인에게 상처를 주거나 피해를 끼쳐서는 안 되니까요.

책에서 가장 애착이 가는 글과 문장이 있다면? 어느 글이었나요?

글로는 「끝까지 한 방」. 이 원고를 쓸 때 저는 어느 때보다 마음이 울렁댔으며 그 시절을 그리워했습니다. 과거의 추억 중 가장 평온했던 시절이었나 봅니다.

문장으로는 “인간의 귀소 본능이란 태어난 장소로 돌아가려는 것이 아니라 결국 사람에게 돌아가고 싶어하는 그리움이라는 것을(「찔레꽃 향기 되어」)”입니다.



글을 쓰기 전의 일상과 그 후의 일상, 책을 내고 나서의 일상과 그 후의 일상에 차이가 있나요?

글을 써야겠다고 마음먹은 후의 일상은 완전히 달라졌습니다. 우선 생계였던 마사지 일을 차츰차츰 줄여나가고 그만치 원고를 쓰는 시간을 늘렸습니다. 불필요한 모임을 정리하고 혼자만의 시간을 가지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처음 이런 결정을 내렸을 때는 홀로 고립될까 두려웠고 불안했지만, 현재는 원고를 구상하고 쓰는 시간이 더 없이 즐겁습니다. 출간 후의 일상은 아직 큰 변화가 없습니다. 사실 책이 나온 지 오래되지 않았거니와 출간이 초스피드로 진행되었기 때문에 지금도 얼떨떨한 기분입니다. 굳이 달라진 일상을 찾자면 아침에 눈을 뜨면 새로 올라온 서평을 찾아봅니다. 그러고는 속으로 외쳐봅니다.

“형님들 오늘도 더 신나게 살아보겠습니다.”

어떤 분들에게 이 책을 추천해 주시고 싶으신가요?

저자 소개문에서도 이야기했지만 이 원고들은 나를 다독이기 위한 글들입니다. 타인에게 보이기 위한 것이 아니었기에 추천이라는 말이 좀 민망합니다. 굳이 함께 읽어주셨으면 하는 이들을 뽑자면 장애아를 가진 부모님들입니다. 장애인 당사자인 제가 그분들께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우리는 어떻게든 살 것이며, 살아갈 겁니다. 부모라는 이유로 자녀의 미래를 미리 재단하지 말아주세요. 그리고 억지로라도 가벼워지세요.



*조승리

“원고를 쓰기 시작한 것은 내가 쓴 글을 낭독하다 울컥 눈물을 쏟은 한 사람을 위해서였습니다. 어느새 나는 신이 나 스스로 책상에 앉아 원고를 쓰고 있습니다. 글은 결국 누군가를 위해서가 아닌 나를 위해 쓴다는 사실을 알고 조금 놀랐습니다. 이 책은 내 마음을 다독이기 위해, 시간의 점들을 모아 쓴 과거와 현재의 기록입니다.”

86년 아시안게임을 시청하다 나를 낳은 엄마는 내 이름을 ‘승리’라 지었다. 열다섯부터 서서히 시력을 잃어 이제는 눈앞이 어둠으로 가득하지만, 엄마가 지어준 이름 덕분에 나는 대한민국의 승리로서 신나는 일을 찾아 어둠 속을 헤매 다닌다.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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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ㆍ사진 | 출판사 제공

출판사에서 제공한 자료로 작성한 기사입니다. <채널예스>에만 보내주시는 자료를 토대로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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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지랄맞음이 쌓여 축제가 되겠지

<조승리> 저11,700원(0% + 5%)

&lt;b&gt;“비극으로 끝날 줄 알았지”&lt;/br&gt;대한민국의 ‘승리’로서 당당히 어둠 속을 춤추다&lt;/br&gt;&lt;/b&gt;&lt;/br&gt;작가 조승리의 인생은 마치 불꽃같다. 저 멀리까지 도달하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하늘로 힘껏 솟아오르고, 결국 공기 저항에 부딪혀 허공에서 멈칫하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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