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력과 원고를 동시에 쌓도록 돕는 웹소설 장면 실습 워크북
『북마녀의 웹소설 장면 묘사 실습 강의』 북마녀 작가 서면 인터뷰
웹소설을 포함하여 스토리 콘텐츠를 많이 접한 분들은 정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들 겁니다. 왜냐하면 그게 바로 클리셰이니까요. 수많은 서사 매체에서 클리셰라 할 수 있는 시퀀스를 제가 개요로 짜보았습니다. 참, 예비 시어머니가 물 뿌리는 장면은 없습니다. 하하! (2024.03.11)
『북마녀의 웹소설 장면 묘사 실습 강의』는 신인 작가와 지망생의 창작 멘토이자 인기 웹소설 유튜버 북마녀가 작가 지망생이라면 반드시 실습해야 하는 장면 묘사 예제를 엄선해 담은 워크북이다. 웹소설 독자가 환장하는 포인트를 어떻게 넣어야 할지, 장면을 어떻게 흥미진진하게 구성할지에 관해 활용도 높은 장면 예제와 함께 친절하고 날카로운 조언을 날린다.
『북마녀의 웹소설 장면 묘사 실습 강의』는 웹소설뿐만 아니라 장르 소설, 웹툰, 시나리오 등 모든 스토리에 활용할 수 있는 클리셰와 결정적인 장면 묘사 예제들이 담겨 있어 장면을 어떻게 구성할지 고민이 될 때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이 책은 어떻게 나오게 되었나요?
직업 특성상 다양한 작가 지망생의 고민을 자주 듣게 됩니다. 웹소설을 며칠 전에 접한 왕초보와 1년 이상 웹소설을 써본 사람의 고민은 다를 수밖에 없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과적으로 비슷한 증상을 겪게 됩니다. 한마디로 ‘장면을 어떻게 써야 할지 모르겠다’가 많은 지망생이 입을 모아 말하는 증상입니다. 막혀서 못 쓰거나, 쓰더라도 묘사가 부족하여 독자가 장면을 이해할 수 없는 원고가 나오는 것이죠. 물론, 왕초보이신 분들은 ‘소설 쓰기’ 문법 자체를 모르는 경우도 허다합니다.
실제로 시놉시스 속 줄거리(스토리라인)를 자세하게 써두면 글이 막힐 확률이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하지만 시놉시스 작성 능력과 원고 집필 능력은 별개입니다. 줄거리를 아무리 자세하게 써두어도 당장 써야 할 장면을 제대로 묘사하지 못하면 글의 퀄리티는 낮아집니다.
이 지난한 고민의 시간이 길어질수록 웹소설 시장에서 가장 중요한 성공 조건인 ‘속필’에서 멀어지게 됩니다. 웹소설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양질의 원고를 ‘빨리’ 써야 합니다.
수많은 작가와 지망생의 시놉시스, 그리고 원고를 보면서 장면 묘사 훈련의 필요성을 깨달았습니다. 원고를 많이 쓸수록 좋아지겠지만, 작가 지망생들은 기성 작가들에 비해 경험치가 현저히 떨어지죠.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장면 묘사 실습이 떠올랐고, 보편적으로 활용하기 좋은 클리셰를 연구하여 장면 예제와 강의를 합친 가이드북을 만들게 되었습니다.
웹소설 학원, 웹소설 공모전, 웹소설 관련 학과 등이 다양하게 생길 만큼 웹소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어요.
솔직히 웹소설 시장 바깥에 있는 분들의 관심이 높아진 까닭은 원작 웹소설의 IP 확장을 통해 제작된 드라마나 노블코믹스(웹툰)의 영향이 크다고 봅니다. 또한 웹소설 시장이 커지면서 작가 지망생을 위한 온라인 강의가 많이 생겼는데, 이 강의 플랫폼들이 수년간 ‘쓰기 쉽다’, ‘부업으로 가능하다’는 식의 광고를 많이 했죠.
웹소설 산업 규모는 약 1조 390억 원으로 수년간 폭발적으로 성장했습니다(한국출판문화산업진흥원의 ‘2022 웹소설 산업 현황 실태’ 기준). 사실 독자 수는 587만 명으로 생각보다 많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웹소설 독자 대부분이 작품을 읽기 위해 돈을 쓰는 데 거침이 없는 열성적인 소비자들입니다. 이것이 일반 대중서 시장과는 확연히 다른 점입니다.
결과적으로 ‘매출 규모가 큰 시장인데 일반 문학보다 쓰기 쉽다’는 희한한 오해가 만들어진 것 같습니다. 솔직히 웹소설에 대한 인식이 좋아졌는지는 의문입니다. 웹소설의 IP적 위상이 높아지면서 오히려 웹소설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한 사람들의 잘못된 분석과 폄하가 증가한 실정입니다.
웹소설 시장에서 데뷔작을 낸다고 대박이 난다든가 떼돈이 보장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하지만 웹소설 시장 바깥의 장르 소설과 순문학에 비하면 여전히 성공할 기회의 문이 넓고, 누구나 들어올 수 있게 열려 있는 것은 사실입니다.
『북마녀의 웹소설 장면 묘사 실습 강의』에는 웹소설의 결정적 장면들이 예제로 200개나 담겨 있는데요. 200개의 장면들을 어떤 기준으로 고르셨는지 궁금해요.
원래 예제를 300개 만들려다가 무리인 것 같아 200개에서 멈춘 거랍니다. 제가 ‘웹소설의 결정적 장면’이라는 표현을 썼는데요. 이는 ‘클라이맥스’ 장면을 말하는 것이 아니에요. 사실 임팩트가 매우 크고 강렬한 이미지의 사건은 웬만히 필력을 갖춘 사람이라면 다 잘 씁니다. 그런데 스토리는 그런 큰 사건만으로 구성된 서사가 아닙니다. 그 내용만으로는 장편을 쓸 수도 없고요. 독자의 흥미를 일으키면서도 스토리를 부드럽게 이어갈 수 있는 장면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바로 이런 장면을 선별하여 구성했습니다.
웹소설을 포함하여 스토리 콘텐츠를 많이 접한 분들은 정말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느낌이 들 겁니다. 왜냐하면 그게 바로 클리셰이니까요. 수많은 서사 매체에서 클리셰라 할 수 있는 시퀀스를 제가 개요로 짜보았습니다. 참, 예비 시어머니가 물 뿌리는 장면은 없습니다. 하하!
웹소설 작가들이 말하는 ‘글럼프’란 무엇인가요?
글럼프란 ‘글’과 ‘슬럼프’를 합친 신조어입니다. 글이 써지지 않고, 글을 쓸 수 없고, 억지로 써봤자 퀄리티가 나오지 않는 슬럼프를 의미합니다. 웹소설 작가만 겪는 것은 아니고, 글을 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겪게 되는 증상이죠.
그런데 글럼프 기간이 길어질 경우, 다른 분야보다 웹소설을 쓰는 분들의 고통이 상대적으로 큽니다. 말하자면 일반서 시장에선 ‘7년 만의 역작!’이 가능하지만, 웹소설 시장에서 7년 동안 글을 쓰지 못하면 이름값이 사라집니다. 이는 굉장히 빠른 흐름으로 돌아가는 웹소설 시장의 특수성 탓입니다. 특히 ‘연재’를 기반으로 하는 장르가 많다 보니 글럼프에 빠지는 순간 직격타를 맞게 됩니다.
아이디어만으로 원고 앞부분을 시작하는 경우를 ‘지름작’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웹소설을 이렇게 시작하는 경우 보통 어떤 문제들이 생기나요?
지름작으로 결말까지 양질의 원고를 만들어내는 경우는 극히 드물어요. 스토리라인이 제대로 짜여 있지 않은 채로 이야기를 풀어나갔는데 정말 재미있더라? 이는 극소수의 천재 작가에게도 흔하게 일어나는 일이 아닙니다.
특히 작가 지망생들이 지름작을 쓰는 이유는 대체로 ‘신작병’ 때문입니다. 웹소설 작가가 빠지는 3대 작가병 중 하나이지요. 신작병에 관해서는 제가 유튜브 영상과 <억대 연봉 부르는 웹소설 작가수업>에서 자세히 알려드린 바 있는데요. 신작병은 지금 쓰고 있는 글이 잘 안 풀릴 때 그 고통을 피하기 위해 발현할 때가 많습니다. 만약 그 지름작이 안 풀린다면 다음 신작병이 또 찾아오겠죠?
지금 당장 1화를 써서 올리고 싶어 죽겠더라도 진정하고 시놉시스부터 쓰세요. 만약 지금 쓰고 있는 스토리가 있다면 그게 먼저입니다.
많은 웹소설 지망생들이 필력을 기르고 싶은데 무엇을 연습해야 할지, 어떤 것부터 시작해야 할지 잘 모를 것 같습니다.
필력을 기르려면 우선 ‘소설 쓰기’ 문법을 전반적으로 알고 있어야 합니다. 기본적인 문법과 함께 소설 스타일의 문장을 쓸 줄 알아야 합니다. 비문학의 표현과 소설의 표현은 그 묘사 방식과 선택되는 단어 자체가 다릅니다.
두 번째로는 인물의 행동과 심리, 그리고 상황을 묘사할 수 있는 단어들을 잘 조합하여 좋은 문장을 만들 수 있어야 합니다. 이를 위해서는 많은 단어가 머릿속 ‘쓸 수 있는 단어’ 집합에 들어 있어야겠지요. 표현력이 부족하다면 다채로운 표현을 머리에 넣을 수 있도록 문장 연습을 하는 게 좋습니다. (그런데 문장 연습의 필요성을 알더라도 혼자 하는 게 쉽지 않지요. 그래서 스파르타식 강제 훈련 모임인 [웹소설 문장강화클럽]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머리에 넣은 표현을 활용하여 스토리의 흐름에 맞게 장면을 묘사하는 연습을 꾸준히 하세요. 이 삼박자가 조화를 이루어야 마침내 소설가의 ‘기본’ 필력을 갖추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 세 가지 중 하나라도 부족하다면 아무리 최신 트렌드를 알고 있어도 반영하기 힘들어요. 독자의 구미를 당길 만한 원고를 쓰고 싶다면 기본부터 탄탄히 쌓아 올려 보세요.
마지막으로 웹소설 지망생들이 『북마녀의 웹소설 장면 묘사 실습 강의』를 어떻게 활용하면 좋을지 말씀해주세요.
영양제를 한꺼번에 먹는다고 몸이 갑자기 좋아지지 않듯이, 실습 예제를 조금씩 차근차근 꾸준히 자신의 문체로 쓰는 게 좋아요. 주 1회 몰아서 하지 마시고, 하루에 하나씩 미션을 클리어하는 기분을 느껴보세요. 어느새 웹소설 시장에서 원하는 양질의 원고를 써 내려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겁니다.
*북마녀 웹소설 PD, 글쓰기 강사, 웹소설 유튜버. 초보 작가를 위한 창작 멘토로서 ‘북마녀’ 채널을 운영한다. 같은 분야의 여러 위치에 있으면서 현실과 이상의 간극을 좁히고, 지망생의 데뷔를 앞당기며, 신인 작가의 고민을 해결해주는 작가메이커로 활약하고 있다. 클래스101, 서울시50 서부캠퍼스에서 웹소설 강의를 진행해 왔고, [일요습작클럽], [북마녀 빨간딱지 웹소설 강의], [자정의 습작] 등 다양한 수업 및 모임으로 작가 양성에 힘쓰고 있다. 『억대 연봉 부르는 웹소설 작가수업』, 『북마녀의 시크릿 단어 사전』, 『웹소설 큐레이션』을 썼다. 유튜브 북마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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