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혈압, 당뇨를 이기는 생활습관은?
『슬기로운 환자생활』 김기덕 작가 서면 인터뷰
채식 위주의 건강한 식습관은 수축기 혈압을 11정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혈압약 한 알과 유사한 정도의 효과입니다. (2024.01.15)
가랑비에 옷이 젖는 줄 모른다는 말처럼 사소한 습관이라도 반복되면 큰 질병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흡연으로 폐암이 생기거나, 음주로 간경화가 발생하는 것들을 예로 들 수 있다. 뿐만 아니라 운동을 조금 게을리하거나 디저트 등 단 음식을 즐기는 것만으로도 비만이나 당뇨병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런 질병은 뇌졸중이나 심혈관질환 등으로 발전하여 심각한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폐암이나 간경화, 뇌졸중이나 심장마비처럼 무시무시한 질병의 시작 이 사소한 습관으로부터 발생하는 것을 명심하자.
나쁜 습관을 좋은 습관으로 바꾸는 것만큼 경제적이고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다. 술 담배를 멀리하는 것만으로도 폐암과 간경화로부터 멀어질 수 있고, 운동이나 음식 조절을 하는 것만으로도 뇌졸중이나 심장마비를 예방할 수 있다. 실제로 좋은 생활습관은 고혈압 환자와 당뇨병 환자에서 혈압약 한 알, 당뇨병약 한 알 만큼의 효과를 가져온다. 즉, 생활습관으로 약을 대신할 수 있다는 것이다.
고혈압이나 당뇨병과 같은 질병들은 숫자로 된 진단 기준이 있다. 증상이 전혀 없지만, 나중에 합병증을 유발할 수 있는 수치를 그 진단 기준으로 삼는다. 이 기준은 어느날 갑자기 기준치를 넘어서는 것이 아니다. 나쁜 습관이 오래 반복될수록 점점 더 진단 기준에 가까워진다.
선생님 안녕하세요. 먼저 독자들에게 선생님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가정의학과 전문의 김기덕입니다. 병원에서는 주로 만성질환과 관련된 진료, 그리고 건강검진 관련된 업무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 가정의학전문의 겸 대한생활습관병 학회의 학술 이사로 활동하고 계십니다. 본업과 병행하시며 책을 출간하신다는 것이 쉬운 일이 아닌데 이렇게 책을 내시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책에 있는 것처럼, 고혈압이 정의되고 변경되는 과정에 대한 긴 서사들이 있습니다. 암기과목처럼 나는 고혈압이니까 약을 먹어야 한다는 식으로 이해하기보다는, 고혈압이 왜 질병으로 간주하기 시작하고, 치료를 하게 되었는지 이해하게 되면 병에 대한 이해도 더 깊어지고, 치료가 필요한 이유를 알게 되므로 치료에 대한 태도가 보다 적극적으로 변합니다.
하지만, 진료실에서는 이런 설명을 드리기에 시간이 매우 제한적이다 보니 책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을 늘 하고 있었습니다. 건강 측면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야 한다는 목적의 측면에서 보면 책을 쓰는 것은 본업과 병행이라기보다는 본업의 연장선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슬기로운 환자생활』에서는 생활 습관으로도 약을 대신할 수 있다 하셨는데, 대표적인 사례는 무엇이 있을까요?
가장 대표적인 것은 고혈압입니다. 채식 위주의 건강한 식습관은 수축기 혈압을 11정도 낮추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는 혈압약 한 알과 유사한 정도의 효과입니다. 또 체중을 1kg 감소할 때마다 수축기 혈압은 1.1씩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5kg 정도를 줄이면 5-6정도 감소할 수 있습니다.
물론 혈압약도 마찬가지이지만 생활 습관 요법의 이런 효과는 개인마다 차이가 있으므로 정기적인 관찰이 필요합니다. 다만 생활 습관 개선을 핑계로 치료를 미뤄서는 안 됩니다. 약물치료를 시작하고 본인이 생활 습관을 병행하면서 조절이 잘 되면 약을 줄이는 방향이 바람직합니다.
현대인들의 건강을 위협하는 대표적인 생활습관병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딱 하나를 꼽기는 어렵지만, 당뇨병이 최근에 급증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당뇨병을 앓고 있는 기간이 길어질수록 합병증이 증가합니다. 실명부터 뇌졸중이나 신부전 등과 같은 무시무시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는데, 평균수명이 길어지면서 합병증이 발생도 증가하게 됩니다. 노년기의 합병증 발생을 줄이기 위해서는 젊어서부터 적극적인 혈당 관리가 중요하고, 더 중요한 것은 당뇨병 전단계, 혹은 정상일 경우에도 적극적으로 관리해서 당뇨병이 발생하지 않는다면 더욱 좋겠죠.
그럼 그런 생활습관병을 예방하고 치료하기 위해서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이 있을까요?
과당이나 단순당을 피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가급적 혈당을 상승시킬 수 있는 음식들은 피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탄산음료, 당분이 많이 들어있는 과자, 시리얼, 빵 등을 줄이고 채소와 건강한 단백질 위주로 식사하면 좋겠습니다. 식사 후 가벼운 운동도 혈당 강하에 도움이 됩니다. 점심 식사는 조금 거리가 있는 곳까지 걸어가서 먹고 걸어서 온다거나, 식사 후에 엘리베이터 대신 계단을 이용한다거나 하는 사소한 습관들을 루틴으로 만들면 큰 노력 없이 건강에 더 다가갈 수 있습니다.
성별 또는 나이별 생활 습관은 다른가요? 나이별로 필요한 생활 습관이 있다면 무엇이 있을까요?
큰 차이는 없지만, 젊은 나이에는 달리기나 줄넘기, 라켓 운동과 같이 뼈를 자극하는 운동이 골밀도를 높일 수 있어서 도움이 됩니다. 뼈는 20-30대에 최대 골량에 도달하고 이 후로 감소하는데 노년기에는 뼈에 강한 자극을 주는 운동이 관절염이나 낙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근력 운동이 중요합니다.
또 노년기에 골다공증이 심할 때는 관절을 과도하게 비트는 요가는 골절의 위험이 있으므로 주의가 필요합니다. 여성의 경우에는 난소의 노화가 시작되는 30대 중반 이후부터 더욱 적극적으로 혈당 관리가 필요합니다. 에스트로겐의 효과가 감소하면서 혈당이 조금씩 상승하고 복부지방이 증가하기 시작하는데, 이런 효과는 폐경 이후 더 급격해지므로 미리 관리하면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이 책을 읽은 그리고 앞으로 읽을 독자들을 위해 전하고 싶으신 말이 있으신가요?
생활습관병이라는 말이 있긴 하지만, 생활 습관이 잘못되어서 환자가 된다는 의미는 아닙니다. 질병이 발생하는 것에는 여러 원인이 있으므로, 생활습관병이 있다고 해서 본인을 자책하지는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이 책을 쓴 이유는 책임을 자신에게 돌리기 위해서가 아니니까요. 책을 읽고 무언가 생활에 작은 변화가 생기길 바랍니다.
*김기덕 충남대학교 의과대학 졸업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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