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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읽아웃] “책 읽다 거북목 된 사람 여기 모이세요”

책읽아웃 - 오은의 옹기종기 (374회) 『에디토리얼 씽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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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임’감을 가지고 ‘어떤 책’을 소개하는 시간이죠. ‘어떤,책임’ 시간입니다. (2024.01.04)


불현듯(오은): 오늘의 특별 게스트는 터틀넥프레스 출판사의 김보희 대표님입니다.

김보희: 안녕하세요. 작가님 출연하실 때 같이 응원해 드리러 오던 곳이었는데 출연을 하게 되어 어리둥절하고, 많이 떨립니다.(웃음)

불현듯(오은): 오늘 함께 이야기 나눌 책은 최혜진 작가님의 책 『에디토리얼 씽킹』입니다.

 

『에디토리얼 씽킹』

최혜진 저 | 터틀넥프레스

 


불현듯(오은): 출판사 이름이 재미있어요. 이 이름을 어떻게 짓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김보희: 굉장히 고민을 많이 했었어요. 어느 날은 어떤 작가님과 술을 마시면서 여러 이름을 고민하기도 했어요. 그때 나온 이름 중에는 진짜 별별 이름이 다 있었어요. 예를 들어 ‘쾌지나북스’까지 갔다 왔거든요.(웃음) 그렇게 고민하고 있었는데 그 작가님이 미국인가 영국의 한 독립 영화사 같은 곳의 이름이 ‘커피 스테인’이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러니까 커피 자국 이래요. 본인들이 회의를 엄청 많이 하니까 그때 생기는 커피 자국을 의미하는 거죠. 그러면서 생각한 거예요. 그러면 책을 좋아하고 책 만드는 사람들의 특징은 뭘까, 하고요. 역시 거북목 아닐까 하면서 그럼 터틀넥이라고 얘기하면서 하하하 웃었는데요. 이게 후에도 잊히지 않는 거예요. 아무리 다른 이름들을 떠올려봐도 말이에요. 그래서 결국 6개월 정도 더 고민하다가 ‘터틀넥프레스’로 결심하게 되었습니다.

불현듯(오은): 오늘 저희가 다룰 책은 최혜진 작가님의 『에디토리얼 씽킹』이라는 책입니다. 이 책, 캘리님은 어떻게 읽으셨어요?

캘리: 새해를 맞이하는 시기에 읽으니까 되게 자극이 되더라고요. 생각의 방식을 바꿔보게 하는 이야기들이 담긴 책이라서요. 그런 의미에서 새해에 이 책을 소개하기로 한 것도 너무 잘한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불현듯(오은): 어떤 훈련법이나 사고법 관련한 책들이 있잖아요. 이런 것들은 뭔가 몸을 바꾸거나 생활을 완전히 뒤집어야 가능한 것이 많아서 나중에 하자고 차일피일 미루다가 결국은 시도조차 안 하는 경우가 많은데요. 『에디토리얼 씽킹』에서 말하는 것들은 정말 일상에서 시작할 수 있는 것들이잖아요. 이미 우리가 이 재료를 가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까 나도 한번 해볼까 싶어지는 거죠. 그런 호기심과 용기 같은 것이 생기는 책이어서 새해 첫 시간에 소개하는 것이 저도 참 좋습니다.

캘리: 그런 차원에서는, 출간일을 고민하지 않으셨을까 싶기도 한데요. 어떤가요?

김보희: 뒷이야기가 있는데요. 이 책은 최혜진 작가님이 자신의 에디터 생활 20주년을 기념하는 책이기도 해요. 지금까지는 에디터라는 ‘본캐’로는 책을 쓰신 적이 없었어요. 에디터지만 대부분 미술서, 예술서를 쓰셨는데요. 이번에 처음으로 에디팅에 대한 책을 쓰신 거죠. 그게 20주년 안에 나오면 좋잖아요. 그래서 준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제가 1인 출판이다 보니 책 만드는 시간이 생각보다 오래 걸리더라고요. 원래는 10월쯤 나오면 좋겠다고 계획을 했는데 결국 12월에 나오게 되었고요. 너무나 우연히도 이 시기가 너무 좋았어요. 우연한 시기였는데 마무리하고 시작할 때 좋은 책이라는 이야기들을 독자분들도 많이 해 주셔서요. 복이 있는 책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캘리: 미술서를 써오신 분답게 이 책에서도 다양한 미술 작품이나 각종 사진들을 볼 수 있어요. 이 책이 그냥 생각법이라는 한 주제만을 다루고 있는 것이 아니거든요. 그래서 여러 가지 자극이 되는 책이었는데요. 편집자님이 편집하는 과정에서도 많은 자극이 됐을 것 같아요. 어떠셨어요?

김보희: 일단 놀란 것은 이런 거예요. 사실 본인의 일을 언어화 하는 게 쉽지 않잖아요. 그러니까 요리를 잘하는 것과 요리 잘하는 법을 알려주는 건 또 다르듯이 말이죠. 그런데 자신의 일을 이렇게 언어화 할 수 있다는 게 일단 너무 신기했어요. 편집을 하면서 ‘나는 편집일을 그렇게 설명할 수 있을까’ 이런 생각도 들더라고요. 또 하나는 책을 만드는 저의 일도 일종의 창작이니까요. 뭔가 계속 해보고 싶다는 자극이 계속 있었어요. 동기 부여가 많이 되더라고요. 이런 기획을 해볼까 저런 기획을 해볼까, 하면서요. 그래서 책 작업하면서도 많이 배우고 또 자극도 받았던 그런 책이에요.

불현듯(오은): 장안의 화제로 떠오르고 있는 책인데 『에디토리얼 씽킹』이 어떤 책인지, 그리고 에디토리얼 씽킹이라는 용어 자체가 구체적으로 어떤 것을 가리키는지 소개해 주는 시간을 갖도록 하겠습니다.

김보희: 에디토리 씽킹은 일종의 편집적 사고법인데요. 책에서 이렇게 정의하고 있습니다. “정보와 대상에서 의미와 메시지를 도출하고 그것을 의도한 매체에 담아서 설득력 있게 전달하기 위해서 편집하고 구조하는 일련의 사고 방식”이라고요.

조금 더 쉽게 설명을 드리자면 잡지 에디터가 하는 일을 생각해 보시면 되는데요. 잡지 에디터는 세상에 있는 수많은 정보나 현상, 데이터 같은 재료들에서 의미화 할 수 있는 것들을 수집하고요. 그것을 의미화 한 다음, 편집을 해서 매체에 싣기 위해 글과 이미지를 다루고, 독자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는데요. 그 과정에서 에디터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생각이 있잖아요. 그것을 12가지 키워드로 정리한 것이 『에디토리얼 씽킹』이라는 책이에요.

이게 이 시대에 왜 중요한가 생각해보면요. 지금 세상에 너무 많은 것들이 있잖아요. 진짜 하늘 아래 새로운 게 없다고 할 만큼 모든 게 다 있어요. 이런 시대에 어떻게 하면 새로운 의미를 만들어낼 수 있을까 고민이 되는데요. 그럴 때 이 책에서 저희가 빌려와서 활용해 볼 것들이 참 많아요. 그에 대한 답이 『에디토리얼 씽킹』이라고 소개해 드리고 싶습니다.

불현듯(오은): 창작자뿐 아니라 많은 사람들이 지금은 개인의 계정을 운영하면서 사진도 업로드하고 글도 올리잖아요. 그런 것에서도 편집법에 대한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는 책입니다. 우리 모두 사진 한 장을 올릴 때도 그냥 툭 올리는 게 아니라 거기에 대한 몇 줄의 설명이나 나의 감정을 담아서 올리잖아요. 또 이 사진을 먼저 할까 저 사진을 먼저 할까 배치도 고민하고요. 어떤 기획을 가지고 올려볼까, 하는 생각까지 하기도 하는데요. 『에디토리얼 씽킹』은 여러 가지 궁리를 할 수 있게 만드는 책이라는 점에서 단순히 크리에이터 지망생뿐 아니라 이미 생활 속에서 크리에이터인 모든 분들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이라고 저는 생각했습니다.

캘리: 맞아요. 어떤 사람들은 피드를 보면 굉장히 감각적이잖아요. 똑같이 사진을 올리고 글을 올리는 SNS 공간인데도 왜 어떤 사람들은 더 눈에 띌까 생각해보면, 그것이 바로 에디토리얼 씽킹에 담겨 있는 능력, 기획의 힘이라는 생각을 책을 보면서 많이 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김보희: 저는 또 한 가지 생각해 본 게 있었는데요. SNS나 뉴스레터를 만드시는 분들, 그러니까 자신의 매체를 운영하는 분들한테도 도움이 되지만요. 자영업자 분들한테도 에디토리얼 씽킹이 유용할 것 같더라고요. 지금 너무 많은 가게들이 있잖아요. 음식점이든 카페든 편집샵이든 말이에요. 그런 곳들이 어떻게 우리만의 차별화된 의미를 만들어서 고객을 만날 것인가 고민할 때도 에디토리어 씽킹이 굉장히 유용할 것 같아요.

불현듯(오은): 편집자도 편집을 하는 사람이니까 책을 읽고 든 생각이 있었을 것 같아요.

김보희: 일단 편집자들이 다 읽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고요.(웃음) 여기서 제안하는 훈련법들이 있는데요. 그 훈련법들이 생활에서 재미있게 해볼 수 있는 것들이거든요. 물론 그게 바로 어떤 즉각적으로 효과를 일으킨다기보다 천천히, 정말 먼지처럼 쌓여서 나중에 효과를 일으키는 훈련법들인데요. 이런 것들을 재미있게 한번 시도해 봤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왜냐하면 책 만드는 일을 하다 보면 거북목이 되는 것뿐만 아니라(웃음) 책상 안에 갇혀 있게 되는 일들이 제 경우는 많이 있었거든요. 에디토리얼 씽킹을 통해서 책상을 벗어나서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았으면 좋겠다는 바람이 들었었습니다.

불현듯(오은): 캘리 님은 어떤 부분이 특히 좋았나요?

캘리: 도입부에서 작가님이 이 책에 어떻게 의미를 부여하고 계신지 말씀하신 부분이 있어요. 그게 되게 와닿더라고요. 어떤 내용이냐면, ‘의미의 최종 편집권이 나에게 있다’는 생각이 자신을 다르게 살게 했다는 거거든요. 소화하기 버거운 어떤 사건을 겪을 때에도 작가님은 편집이 지닌 힘을 발견했다고 하시는 거죠. 현실은 똑같은데 그걸 나의 편집적인 생각으로, 이것을 긍정적인 사건으로 달리 생각해 볼 수 있었다고요. 그것이 편집의 힘이라고 말씀을 해 주시는데 그 부분이 참 좋았어요.

자영업 말씀하셨지만 만약 내 가게가 골목에 있는 접근성이 떨어지는 가게라고 했을 때, 그것은 되게 단점일 수 있잖아요. 앞에 있는 현실 그 양상은 똑같지만 그것을 달리 생각해서 어떤 강점으로 만들어낼 수도 있을 거예요. 그 힘을 에디토리얼 씽킹에서 가질 수 있다고 말씀을 하시는 것 같아서요. 이게 모두에게 참 필요한 생각이다, 응원이 된다, 이런 생각을 하게 됐어요.



* 오디오클립 바로 듣기 



에디토리얼 씽킹
에디토리얼 씽킹
최혜진 저
터틀넥프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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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 신연선

읽고 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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