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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하루 "아픔의 나이가 점점 내려가는 것이 참 아파요"

청소년소설 『살자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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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청소년 자살률이 높은 건 다들 아실테고요. 점점 더 심각해지는 게 마음 아파요. 어른과 사회와 구조와 환경이 청소년들을 자꾸 어둠으로 이끄니까요. (2023.11.29)


‘이곳보다 더한 지옥은 없어서’ 죽음을 선택하려는 청소년들을 도와주는 자살클럽이 살자클럽으로 돌아왔다. 청소년의 아픔과 상처를 ‘함께하는 삶’으로 위로해주는 오하루 작가가 『ㅈㅅㅋㄹ』 이후 1년 만에 소설 『살자클럽』을 출간했다. 『ㅈㅅㅋㄹ』이 삶의 끝에서 만난 청소년들이 서로를 통해 치유되는 과정을 보여주었다면, 『살자클럽』은 청소년간, 세대간 조건 없는 연대로 함께 사는 세상을 보여준다.



작가님, 안녕하세요. 먼저 독자분들께 작가님에 관해 간단히 소개해주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청소년 소설을 쓰는 오하루 작가입니다. 작년에 『ㅈㅅㅋㄹ』이라는 소설로 처음 인사를 드렸고, 이번에 『살자클럽』이라는 소설로 또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첫 소설 『ㅈㅅㅋㄹ』을 내시고, 두 번째 소설 『살자클럽』까지 1년 만이네요. 1년 안에 두 번째 소설을 내는 게 쉽지 않으셨을텐데, 『살자클럽』은 어떤 내용인지 궁금합니다.

『살자클럽』은 『ㅈㅅㅋㄹ』에 이어지는 내용이지만, 꼭 『ㅈㅅㅋㄹ』을 읽지 않아도 재밌고 흥미로운 소설입니다. 말씀처럼 1년 안에 두 번째 소설을 쓰는 게 물론 쉽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꼭 하고 싶었어요. 『ㅈㅅㅋㄹ』을 기획할 때 『ㅅㅈㅋㄹ』이라는 제목으로 『살자클럽』을 기획했어요. 『ㅈㅅㅋㄹ』으로 ‘살아주어 고마워’라는 메시지를 시작했다면 『ㅅㅈㅋㄹ』으로 그 메시지를 완성하고 싶었거든요. 결국 편집장님과 함께 오랜 고민 끝에 이번에는 초성이 아닌 『살자클럽』으로 나온 것이고요. 너무 힘들었지만, 감사한 일이죠. 『ㅈㅅㅋㄹ』이 독자들의 사랑을 받지 못했다면, 연작이 가능할 리 없으니까요. 지면을 빌어, 『ㅈㅅㅋㄹ』을 사랑해주신 독자분들께 감사드려요. 『살자클럽』은 『ㅈㅅㅋㄹ』과 같이 생명의 소중함을 말하고 있지만, 조금 차이가 있어요. 『살자클럽』은 끊임없이 연대를 말하고 있거든요. 같은 아픔을 겪는 이들의 연대, 세대간의 연대, 청소년들의 연대…. 아마 ‘함께’라는 것이 주는 기쁨을 흠뻑 느끼실 수 있을 거 예요.

말씀하셨듯이, 이번 책에서 ‘조건 없는 연대’를 특히 강조하셨는데 그 내용에 대해서 좀 더 자세히 알고 싶습니다.

연대는 조건을 포함하고 있지 않다고 생각해요. 그저 손잡고 어깨동무하고 같이 가는 것에 무슨 조건이 필요하겠어요. 하지만 어른이 되고 여러 상황과 환경을 경험하다 보면 자연스레 조건이 생기죠. 사랑도 조건이 있을 것 같은 생각에 사로잡히기도 하고요. 하지만 아이들은 그렇지 않거든요. 청소년들은 같은 아픔을 보면 서로 보듬고 울어요. 마음을 열면 나이와 상관없이 친구를 해주어요. 깊은 슬픔에 빠져 있다가도 작은 것에 웃어요. 그런 친구들과 같이 살아가다 보면 어른들의 마음속에도 사실 그런 친구들이 있다는 걸 깨닫게 돼요. 서른이 되고 마흔이 되어도 마음속 십대는 살아있으니까요. 그 십대가 깨어나면 우리도 조건 없는 연대가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 생각을 이 소설에 담고 싶었던 것 같아요.

『살자클럽』에 새롭게 등장하는 청소년들에 대해 더 이야기 듣고 싶습니다.

처음에 『ㅈㅅㅋㄹ』을 초성으로 할 때, 왜 초성으로 했냐고 물으면 제가 두 가지를 말했어요. 우선은 청소년의 문화. 청소년들은 초성만으로 대화할 때가 있거든요. 인정을 ‘ㅇㅈ’이라고 하고 ‘응응’을 ‘ㅇㅇ’이라고 하는 식으로요. 그리고 두 번째는 자살이라는 글자를 똑바로 보기 힘 든 자살 유가족들을 생각했어요. 어느 유가족이 자살에 대한 책을 읽고 있었는데, 지인이 묻더래요. 이제 이런 글자 적힌 거 보아도 괜찮냐고. 그 말에 괜찮다고 하지도 못하고, 안 괜찮다고 하지도 못하는 자신이 싫더래요. 그 이야기를 듣고 제목을 초성으로 해야겠다는 마음을 굳혔고, 유가족의 목소리도 담고 싶었어요. 그래서 『ㅈㅅㅋㄹ』에는 소유가 등장했고, 소유는 『살자클럽』에도 등장해요. 그리고 『살자클럽』에는 참사로 인해 언니를 잃은 구름이와 동생을 잃은 정 경위가 등장해요. 또 소개하고 싶은 인물은 해빛인데요. 자해를 하는 것으로 세상에 자신의 아픔을 알리는 인물이에요. 아픔으로 인해 자신을 방어하지만 결국은 자신과 함께하기로 마음먹은 소유와 정 경위에게 마음을 열어주죠. 정말 살아주어 고마운 녀석이죠.

작가님이 현장에서 보고 듣는 청소년 자살 문제는 어떤가요? 정말 심각한가요?

한국의 청소년 자살률이 높은 건 다들 아실테고요. 점점 더 심각해지는 게 마음 아파요. 어른과 사회와 구조와 환경이 청소년들을 자꾸 어둠으로 이끄니까요. 더 이상 끌려가는 녀석이 없도록 정말 많은 분이 애쓰시는데, 수능 이후 한 명이 또 하늘나라로 갔어요. 한국은 정말 입시 문제부터 어떻게 해결이 되면 좋겠는데, 빛이 한줄기도 보이질 않네요. 암담합니다.

매일 밤, 시간을 정해두고 청소년들의 여러 문제를 무료로 상담해주신다고 들었어요. 요즘 청소년들의 고민은 무엇인가요?

새벽 2시까지 아이들의 목소리를 들어요. 저녁에는 아이들을 직접 만나고, 밤에는 디엠과 전화 상담을 해요. 이런 말이 있어요. ‘중세부터 청소년기 특징은 같은데, 우리나라만 다른 특징이 나오는 건 입시 때문이다.’ 좋은 대학에 가는 것이 목숨을 걸어야 하는 일이 되는 것이 아이들을 가장 힘들게 하죠. 그 외에는 가정 문제가 제일 많고요. 부모가 싸우는 가정에서 태어나고 싶었던 아이는 없지만, 부모의 싸움을 견뎌야 하는 아이는 점점 많아지니까요.

오하루 작가님의 첫 소설인 『ㅈㅅㅋㄹ』이 청소년 자살을 다룬 민감한 소재임에도, 여러 학교나 기관에서 많은 강연 요청이 들어왔다고 들었습니다. 만나는 청소년들에게 꼭 해주는 이야기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처음에는 설마 자살을 다룬 소설인가 하다가 읽어보시면 결국 살자고 부탁하는 책이라는 걸 아셔서 그런 것 같아요. 그런데 참 기쁘면서도 슬픈 일이에요. 강의 요청이 많은 것은 기쁜 일이지만, 자살을 예방하고 ‘살아주어 고마워’라는 말을 들려줘야 하는 세상이 된 거잖아요. 자살예방 강의를 중고등학교에서만 했었는데, 이제는 초등학교에서도 요청이 와요. 아픔의 나이가 점점 내려가는 것이, 저는 참 아파요. 그래서 청소년들을 만나면 같이 아파하죠.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고, 함께 울어요. 미안하다고 사과도 많이 하고요. 이야기를 듣다 보면 정말 미안해져요. 사회와 어른들이 아이에게 몹쓸 행동을 너무 많이 하거든요. 그리고 살아주어 고맙다는 말을 많이 하죠. 살아주는 게 진짜 고마워요.


*오하루

자유로운 글쟁이로 일하며 마음이 아픈 청소년들에게 ‘품’이 되어주고 있다. “저도 사랑받을 수 있나요?”, “제 이야기 좀 들어주세요.”, “죽고 싶어요.”로 시작하는 소설보다 소설 같은 청소년의 이야기를 온라인, 오프라인으로 만나며 살아주어 고맙다는 인사를 전한다.
첫 소설 『ㅈㅅㅋㄹ』이 삶의 끝에서 만난 청소년들의 치유와 회복을 얘기하고 있다면, 『살자클럽』은 어떤 조건과 상관없는 연대와 희망을 얘기하며 “살아주어 고마워.”라는 메시지를 완성한다. 작가의 소설이 청소년은 물론, 청소년을 아끼는 어른들에게도 따뜻한 선물이 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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